잃을 것이 많은 자들의 비루한 의식수준-도공노조

며칠 전에 도로공사 어용노조의 민낯을 기록해두었더랬다. 자본가가 던져주는 알량한 떡고물마저 기득권으로 쥐고 앉아 비정규직 노조를 폭도로 몰아갔던 그들이다. 당연히 비난받지 않을 수 없었을 거다. 그랬더니 이제 또 멀쩡한 정신으로는 읽기 어려울 정도의 난문을 만들어 성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미지: 텍스트

노동자의 자위권 행사는 생존을 요구하는 '동료'노동자들의 본사점거를 폭력으로 저지하면서 비아냥대는 것이 아니다. 동료 노동자들의 어깨를 걸고 노노분할을 획책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씨를 말린 후 곧장 정규직의 가슴으로 노동시장유연화의 칼날을 돌릴 자본과 정권을 향해 힘을 과시하는 것이 참다운 노동자의 자위권 행사다.

'동료' 노동자의 가슴을 후벼파놓고 그걸 자위권 행사라고 하는 건 그냥 어용노조의 자위에 불과하다. 이 어용노조의 구성원들은 '동료'여야 할 비정규직 노동자들보다 아마 훨씬 많은 것을 가졌을 것이다. 가진 게 많으므로 잃을 게 많고, 잃을 게 많음으로 지켜야 한다는 강박이 있을 거다. 그러나 기껏 가진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것들이, 한 순간 자본과 정권의 변덕으로 씨알 하나 남김 없이 사라질 것에 불과함을 알았다면, 이따위 자위질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비루한 정신세계가 벌이는 잔인한 폭력은 없었을 것이고.

뱉어놓은 말의 부끄러움을 알 날이 머지 않았음을 이들만 모른다. 아마 향후 오랫동안, '어용노조'란 무엇인가를 이야기할 때 절대 빠지지 않을 모범적인 사례로 도공노조는 남게 될 것이다. 현중노조가 그랬듯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9/09/24 10:35 2019/09/24 10:35
Trackback Address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