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을 것이 많은 자들의 비루한 의식수준-도공노조
며칠 전에 도로공사 어용노조의 민낯을 기록해두었더랬다. 자본가가 던져주는 알량한 떡고물마저 기득권으로 쥐고 앉아 비정규직 노조를 폭도로 몰아갔던 그들이다. 당연히 비난받지 않을 수 없었을 거다. 그랬더니 이제 또 멀쩡한 정신으로는 읽기 어려울 정도의 난문을 만들어 성명이라고 발표했다.
노동자의 자위권 행사는 생존을 요구하는 '동료'노동자들의 본사점거를 폭력으로 저지하면서 비아냥대는 것이 아니다. 동료 노동자들의 어깨를 걸고 노노분할을 획책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씨를 말린 후 곧장 정규직의 가슴으로 노동시장유연화의 칼날을 돌릴 자본과 정권을 향해 힘을 과시하는 것이 참다운 노동자의 자위권 행사다.
'동료' 노동자의 가슴을 후벼파놓고 그걸 자위권 행사라고 하는 건 그냥 어용노조의 자위에 불과하다. 이 어용노조의 구성원들은 '동료'여야 할 비정규직 노동자들보다 아마 훨씬 많은 것을 가졌을 것이다. 가진 게 많으므로 잃을 게 많고, 잃을 게 많음으로 지켜야 한다는 강박이 있을 거다. 그러나 기껏 가진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것들이, 한 순간 자본과 정권의 변덕으로 씨알 하나 남김 없이 사라질 것에 불과함을 알았다면, 이따위 자위질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비루한 정신세계가 벌이는 잔인한 폭력은 없었을 것이고.
뱉어놓은 말의 부끄러움을 알 날이 머지 않았음을 이들만 모른다. 아마 향후 오랫동안, '어용노조'란 무엇인가를 이야기할 때 절대 빠지지 않을 모범적인 사례로 도공노조는 남게 될 것이다. 현중노조가 그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