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증명하는데 실패한 이후의 단순한 계획
잠깐 의기소침했다. 사람이 다 그런거 아닌가? 그나마 3~4일 의기소침하고 말았으니 다행이다.
내 삶을 증명하는데 실패했다는 건, 부정적으로 보자면 참 못 살아왔다는 것을 뜻할 테다. 가만 돌이켜보면 그렇기도 하다. 뭐 하나 뾰족하게 남긴 것도 없다. 반백년을 넘어 살았다고 하는데, 아직 철이 덜 든 듯도 하고.
긍정적으로 보자면, 향후 반백년을 기하고 인생을 다시 리셋하는데 뭐 별 여한이 없다는 거다. 까이거 어차피 암 것도 없는 판국에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취지다. 물론 그동안 배운 것도 있고 해본 일도 있으니 거기서 몸에 밴 거 다 털기는 아까울 수 있겠지만, 차라리 아예 다 털어버리는 것도 깔끔해서 좋을 듯.
뭘 할지는 더 생각해보기로 하고, 일단은 이사에 준하는 수준의 집정리를 해봐야겠다. 그리고 벌려놓은 일들만 우선 정리 좀 하고. 운동을 다시 시작해야지. 새 마음 새 기분 먹으려고 하니 날씨도 좋다. 해가 짱짱하구나. 태풍이 언제 왔었냐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