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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놀러온다던 친구들이 바람을 맞추고 살짝 쓸쓸해 하던 찰라
2009년 새해를 맞이하자마자 서울서 통나무 부부가 내려왔다.
묵혀둔 성토대회로 새해첫날 밤을 보냈고, 오랫만에 최교와 나도
새벽까지 이어진 긴 술자리를 즐겁게 보냈다.
옆마을에 새로 둥지를 트신 발바리 한이아빠가 연말연초를 서울서
가족들이랑 보내시고, 다시 컴백괴산 하셨다. 이양반이 둥지를 튼 사기막리란 동네는
여러모로 매력적인데 무엇보다 산골스러우면서도 아침부터 해질녘까지 내려앉는 햇살
만큼은 무엇보다 바꿀수 없는 매력덩어리다. 워낙 단열이 잘되는 집인지라 1월 2일 이후로
2박 3일을 거의 10여명이 보냈지만 좁은 줄도 모르고 추운줄도 모르겠고, 느므느므 흥미진
진했을 뿐만 아니라 정말 오랫만에 즐거운 여행을 한듯한 느낌까지 강렬하니 이보다 좋은게
어디있겠는가 싶더라..
만삭에 가까운 두명의 배불뚝이 임산부들은 시골의 혹독한 겨울을 보내며, 따뜻한 욕실과
수세식 화장실에 대한 로망을 가슴에 품은채 임신시기를 겪고 있던 찰라.. 한이아빠의 새
보금자리는 여느 팬션이나 콘도보다도 훌륭한 여행지였을 뿐 아니라 거의 우리들의 로망과
도 같은 곳이였다.ㅋㅋ
한이아빠님의 새이름은 "내 아내 남자친구 장승깍는 이기적인 쪼잔한 귀염둥이 독거노인장영감
한이아빠"로 개명되었고, 이이름 짓기 놀이를 이틀동안이나 했으나 전혀 지루함이 없었던 우리들은
그간의 삶을 성찰하기에 이르렀다. 단순하고 솔직한 말장난 겸 놀이에 이렇게 빠져들다니...
그동안 삶이 질기게도 퍽퍽했군 하고 말이다.
장에 나가 막걸리에 순대국 한그릇씩... 겨울채비로 골댄바지와 솜바지 하나씩 장만하고
나와 뜀풀은 5천원에 두개하는 털모자를 사서 쓰고 만두재료를 잔득 사다가 1월 3일 저녁
파뤼를 준비했다.
30대 중반을 넘어 이제는 40대에 더욱 가까워진 사람들.. 게다가 한이아빠님은 50대초반..
근데 우리 이렇게 놀아도 되는거지?? 역시 나이는 정말 중요하지 않다는 걸 자꾸만 실감
하게 된다. 김치만두국 파뤼후 이어지는 포카열전~~ 게임과 놀이가 인간에게 주는 무궁무
진한 감동과 스릴은 현실의 건조함과 쓸쓸함 때때로의 퍽퍽함을 녹여내기에 너무나도
충분하다는 진리를 다시 깨닿는 순간이였다. 행복은 놀이를 타고 온다~~ 라는 유명한(?)
명언처럼~~
1월 4일 우린.. 늦은 아침을 먹고나서 무엇을 했느냐면 썰매타기 경주.. 세상에 몇만년
만에 하는 듯한 느낌.. 꽁꽁언 연못위 30M쯤되는 곳?? 우와.. 이 산골에 이런곳이 있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 게다가 썰매까지 등장.. 느므느므 흥미진진.. 무한 재미..
천안서 온 풍각쟁이 부부가 장고와 꽹가리 이중주 연주를 한 이후 그 소리듣고 아랫마을서
올라온 동네 아줌마들의 요구에 우린 그곳을 떠나기전 장고연주와 할매들의 노래를 들었고
그렇게 그렇게 3박 4일의 긴~~ 그러나 무지하게 짧게 느껴지는 행복한 새해의 한 순간을
채웠다. 뿌듯하고 재밌었고 여유있는 그 시간들~~ 에 고맙고 감사하다.
살면서 잊지 말아야 할것과 늘 함께 있어야 할 것들에 대해 느끼게 하는 새로운 순간이였다.
느므 퍽퍽하게 살지 말것이며, 느긋하게 여유있게 그러면서 주변도 둘러보고^^
친구들아 매순간 잊지않고 찾아줘서 고맙고.. 조만간 또 놀자^^
댓글 목록
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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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나도 요즘 비슷한 생각 하고 있었다요. 중국이 춥고, 난방이 안된다고 투덜거리는 한국 선생님들에게 이게 훨씬 건강한거라고 말하고 싶은데도, 뼛속까지 시린 날이면 아아 -_- 전기방석이라도 안키고는 못배기고야 마는. ㅠㅠ 아무튼 산후조리 최선을 다해서. 불끈!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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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추운건 정말 싫은데.. 특히 외국은 온돌난방이 아니라 겨울이 정말 춥게 느껴지잖아.. 그래두 잘 견디고 있군..딜레마를 겪더라도 몸을 아프게 하진 마시오..^^..휴~~ 멀리서도 관심써죠서 늘 땡큐야^^어리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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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제 괴산으로 다시 내려가는구나... 붓기는 많이 빠졌나? 다들 건강하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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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함을 행복으로 받아들이자는 거에는 동의하는데, 몸이 축나는 건 반대야. 평생 고생한다자녀...수진네가 고민하는 편리함이란 아마 도시 사람들의 절반도 못 미치는 것일 테니...산후조리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맘편하게 생각하길~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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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버리/곧 내려갑니다요.. 몸이 붓지는 않았는데 찐살이 빠질 생각을 안해서 ㅠ.ㅠ 모두 건강해요..^^나무/나두 몸이 축나는 거 싫어.. 그래두 하나씩 늘어나는 전자제품들을 볼때마다 묘한 느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나봐~~
flr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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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했던 얘기구나 ^^ 우리 = 남한 사는 사람들이 아낀다 아낀다 해도 지구인 평균, 아님 미래세대의 눈에서 보면 여전히 많이 쓸 거란 생각을 해... 지금 쓰고 있는 컴퓨터랑 켜놓은 전등만 해도 벌써...나도 전자렌지는 절대 안쓴다고 선언을 했는데 울 엄마가 선물로 주겠다고 부득부득 우기는 걸 끝까지 내치자니 너무 매정한 것 같구... '정'이란 측면이랑 에너지 소비란 측면이 엇갈릴 땐 참. 기분이 뾰룡룡해.
그래두 수진쓰 아기낳고 좋은 점도 많잖아? ㅎㅎ 고민 미리 해서 깨우친 다음에 다른 사람에게 깨달음을 나눠주어~
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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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때 쓰고, 적응되어 필요없게 되면,, 또 필요한 사람에게 넘겨 :)녹색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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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 큰 동감! 나도 화천으로 이사오면서 거의 쓰지않았던 전자렌지 다른사람에게 넘겨주고 왔지. 요즘엔 기름 덜 쓰자고 보일러도 최대한 안켜고 살고있는데.. 먹는물을 변기물로 사용하는데 반대해서 왕겨에 일을보고 있는 우리남편이 대견하고 부러워서 나도 곧 실천하려고 하는 중.. 어쨋든 현실에선 최대한 아껴쓰는게 실천 아닐까? 자급자족하면 더욱 좋고.. ^^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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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건/정이란 측면과 에너지 소비란 측면 ㅋㅋㅋ.. 역시 리건 스러워.^^은영/그래 그럴께^^
녹마/잘지내지?? 화천에두 가고싶당^^
어리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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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상용이가 수원에 다녀갔어... 출산후 안산에 있다가 괴산 내려가는 길이라나? 이웃이 동시에 출산해서 애덜키우기 좋겠어~ ^^가두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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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몸이 축나게 하는건 아닐 것 같아. 음... 공감이 되는 것도 있고... 나도 이왕이면 새물건 안쓰려고하고, 안써도 되지만 편리함을 주는 것들을 가급적이면 안사려고 하지만 쉽지는 않네. 결국 친구가 버리고 갈 티브도 들여놓기로 했다우. 하지만 뭐 이런게 타협이라는 생각이 들기보다는 고민의 과정을 거치면서 결정해나가는 것 정말 필요한듯. 은영말대로.. ^^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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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버리/그러게.. 우리동네 상용네 말고도 소띠아기가 곧 태어나서 동갑내기가 많아질듯..^^가두거/그래.. 때때로 우린 너무 거시기 하지??다른이들에겐 고민꺼리도 아닐텐데.. 우리에겐 늘상 따라붙는 이런 고민들.. 휴~~ 보고싶다 가두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