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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귀농을 할 때, 도시적인 것의 거품을 걷고 소박하지만 아름답게 살자고
했었다. 불편함을 행복으로 그리고 새로운 익숙함으로 여겨보자 했었다. 실제
그것은 구들방생활이라든지, 생태화장실을 통해 나타났고 정말 훌륭했다. 재미도 있었고..
물론 그외에도 무수하게 많고..
시골로 갈때 전자렌지와 전기주전자는 절대 이용하지 말자했고, 가능한한 가전제품은
쓰지 않기로 결심했었다. 물론 내짝꿍 최교의 강력한 반대(?)로 절충안으로 살아가고 있
지만 첫마음은 전기로 부터 자유로와지고 그걸 쓰지 않고도 훌륭히 살아가는 것이었다.
글고 나서 난 얼마쯤지나 임신을 했고, 그때부터 내몸은 그간 내가 버리려했던 문명의
편리함들을 그리워하게 되었다. 특히 실내에 있는 좌변기..한밤중에도 여러번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하는 임신부로써는 멀리 있는 화장실이 참 원망스러울정도 였다. 게다가
날이 추워지면서는 더더욱 심했고.. 여하튼..
아기를 낳고 보니 상황은 더욱 달라지고.. 특히나 몸이 불편할수록 의존성은 더 높아진다.
매일저녁 찜질팩을 전자렌지에 데워 아랫배에 얹어 마사지를 하고, 전기를 이용해 공기방울이
만들어지는 좌욕기는 그냥 좌욕기에 비해 훨씬 몸을 훈훈하게 데워주며, 집안 습도 유지를 위해
가습기를 틀어야 하고, 때로는 공기청정기까지.. 손이타서 안아줘야만 자야하는 아기때문에
중고 흔들침대를 구입했는데 이또한 전동흔들침대라는것.. 괴산에 내려가면 친정집보다 춥기
때문에 가끔씩은 언니가 준 전기 라지에이터를 틀어야 하고, 혼자서 빨래를 해야하기 때문에
아기옷 삶는 것도 세탁기로 써야 한다.
사실 이런거 하나 없이도 잘 그리고 건강하게 사는 사람들도 많을 텐데..
시골에 내려가면 창고에 박아두었던 전기 주전자를 꺼내야하고, 한이아빠께 부탁드려 남는
전자렌지도 얻어야하고..
한동안은 이런 과도기적 딜레마에 살아야한다.
그러다보면 답이 나오겠지..한다.
댓글 목록
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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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나도 요즘 비슷한 생각 하고 있었다요. 중국이 춥고, 난방이 안된다고 투덜거리는 한국 선생님들에게 이게 훨씬 건강한거라고 말하고 싶은데도, 뼛속까지 시린 날이면 아아 -_- 전기방석이라도 안키고는 못배기고야 마는. ㅠㅠ 아무튼 산후조리 최선을 다해서. 불끈!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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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추운건 정말 싫은데.. 특히 외국은 온돌난방이 아니라 겨울이 정말 춥게 느껴지잖아.. 그래두 잘 견디고 있군..딜레마를 겪더라도 몸을 아프게 하진 마시오..^^..휴~~ 멀리서도 관심써죠서 늘 땡큐야^^어리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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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제 괴산으로 다시 내려가는구나... 붓기는 많이 빠졌나? 다들 건강하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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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함을 행복으로 받아들이자는 거에는 동의하는데, 몸이 축나는 건 반대야. 평생 고생한다자녀...수진네가 고민하는 편리함이란 아마 도시 사람들의 절반도 못 미치는 것일 테니...산후조리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맘편하게 생각하길~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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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버리/곧 내려갑니다요.. 몸이 붓지는 않았는데 찐살이 빠질 생각을 안해서 ㅠ.ㅠ 모두 건강해요..^^나무/나두 몸이 축나는 거 싫어.. 그래두 하나씩 늘어나는 전자제품들을 볼때마다 묘한 느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나봐~~
flr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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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했던 얘기구나 ^^ 우리 = 남한 사는 사람들이 아낀다 아낀다 해도 지구인 평균, 아님 미래세대의 눈에서 보면 여전히 많이 쓸 거란 생각을 해... 지금 쓰고 있는 컴퓨터랑 켜놓은 전등만 해도 벌써...나도 전자렌지는 절대 안쓴다고 선언을 했는데 울 엄마가 선물로 주겠다고 부득부득 우기는 걸 끝까지 내치자니 너무 매정한 것 같구... '정'이란 측면이랑 에너지 소비란 측면이 엇갈릴 땐 참. 기분이 뾰룡룡해.
그래두 수진쓰 아기낳고 좋은 점도 많잖아? ㅎㅎ 고민 미리 해서 깨우친 다음에 다른 사람에게 깨달음을 나눠주어~
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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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때 쓰고, 적응되어 필요없게 되면,, 또 필요한 사람에게 넘겨 :)녹색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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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 큰 동감! 나도 화천으로 이사오면서 거의 쓰지않았던 전자렌지 다른사람에게 넘겨주고 왔지. 요즘엔 기름 덜 쓰자고 보일러도 최대한 안켜고 살고있는데.. 먹는물을 변기물로 사용하는데 반대해서 왕겨에 일을보고 있는 우리남편이 대견하고 부러워서 나도 곧 실천하려고 하는 중.. 어쨋든 현실에선 최대한 아껴쓰는게 실천 아닐까? 자급자족하면 더욱 좋고.. ^^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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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건/정이란 측면과 에너지 소비란 측면 ㅋㅋㅋ.. 역시 리건 스러워.^^은영/그래 그럴께^^
녹마/잘지내지?? 화천에두 가고싶당^^
어리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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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상용이가 수원에 다녀갔어... 출산후 안산에 있다가 괴산 내려가는 길이라나? 이웃이 동시에 출산해서 애덜키우기 좋겠어~ ^^가두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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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몸이 축나게 하는건 아닐 것 같아. 음... 공감이 되는 것도 있고... 나도 이왕이면 새물건 안쓰려고하고, 안써도 되지만 편리함을 주는 것들을 가급적이면 안사려고 하지만 쉽지는 않네. 결국 친구가 버리고 갈 티브도 들여놓기로 했다우. 하지만 뭐 이런게 타협이라는 생각이 들기보다는 고민의 과정을 거치면서 결정해나가는 것 정말 필요한듯. 은영말대로.. ^^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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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버리/그러게.. 우리동네 상용네 말고도 소띠아기가 곧 태어나서 동갑내기가 많아질듯..^^가두거/그래.. 때때로 우린 너무 거시기 하지??다른이들에겐 고민꺼리도 아닐텐데.. 우리에겐 늘상 따라붙는 이런 고민들.. 휴~~ 보고싶다 가두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