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대추리, 비첸차
경계를 넘어 2007/02/06 02:26북부 이탈리아 비첸차(Vicenza) 시에 있는 달 몰린(Dal Molin) 공항 미군기지가 확장된다는 소식이 발표되자마자 즉각 이탈리아 시민들이 이에 반대하는 집회와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이들이 내건 구호는 간단하다.
바로 '비첸차의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한다(No to the expansion of the US base in Vicenza!)'이다.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이 지난 2003년부터 5년째 외치고 있는,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해진 바로 그 구호다.
미군기지 확장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비첸차 시를 넘어 이탈리아 전역으로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이탈리아 북부의 레조 에밀리아(Reggio Emilia) 시에서도 비첸차 주민들의 미군기지 확장반대 싸움에 연대하는 촛불집회가 지난 2월 2일 금요일 저녁 6시 30분에 열렸다.
이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즉각 미군기지 확장 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매일 반대집회를 열기 시작했다.
이들은 비첸차의 미군기지 확장이 필연적으로 가져오게 될 인권유린과 사회적 악영향 그리고 환경파괴를 내세우며 이탈리아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했고, 많은 이탈리아 인들이 평화를 위해 미군기지 확장반대 싸움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확대된 중동전쟁을 치르기 위해서는 유럽 지역에 흩어져 있는 미군기지들을 모아 전략적으로 중요한 미군기지를 확장해야 파병과 전투지원을 보다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미 국방성의 판단이다.
미국은 이란과 시리아를 비롯한 중동 지역에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대규모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현재 미육군의 최정예부대 중 하나로 미국이 자랑하고 있는 제173 공수여단 전체를 비첸차의 달 몰린 공항 미군기지로 총집결시키려는 계획을 이미 확정지었다고 한다.
미 국방성이 '강철주먹(iron fist)'라는 별칭으로 부르고 있는 제173 공수여단이 비첸차의 달 몰린 미군기지로 총집결하게 된다면 비첸차는 전 유럽에서 가장 큰 미군기지가 들어서는 도시가 된다.
이탈리아의 프로디 정부는 미군의 이같은 계획에 반대하기는 커녕 아무런 비판 없이 받아들였고, 이에 따라 지난 1월 달 몰린 공항 미군기지가 확장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게 된 것이다.
특히 비첸차 시의 훌웩(Hullweck) 시장과 이탈리아 국방장관 파리시(Parisi)가 중심이 되어 미군기지 확장계획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이탈리아 시민들의 비난의 화살을 한몸에 받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과 이탈리아 시민들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비첸차 시의회 역시 이같은 계획을 통과시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한다.
비첸차 지역이 탐욕과 야만의 중동전을 수행하는 미군의 중추기지가 되는 것을 반대하고, 국경을 넘어선 평화를 지키기 위해 이탈리아 시민들은 오는 2월 17일 토요일 비첸차 지역으로 모두 모여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연다고 한다.
이 집회를 준비중인 이탈리아 비폭력저항 활동가들과 아나키스트들, 반세계화 운동 단체들, 자율주의 운동단체들을 비롯한 다른 이탈리아의 급진적 사회운동 단체들은 오는 2월 17일 열릴 전국집회에 최대한 참여하길 호소하고 있으며, 세계 각 지역에서 연대집회를 벌여 미군의 확전 계획과 기지 확장 계획을 철회시키자고 결의하고 있다.
Laboratorio Aq16, Pollicino Gnus, Gruppo comunisti libertari F.lli Cervi, Rete Lilliput di Reggio Emilia, Attac, Ya basta!, Cobas Scuola Reggio Emilia, Collettivo Nonviolento Uomo e Ambiente, Collettivo autoassegnatari "Sottotetto" via Compagnoni, Collettivo studentesco "Sfumature", Donne in Nero di Reggio Emilia, Ecoistituto Emilia Romagna, Federazione Anarchica Reggiana, Federazione dei Comunisti Anarchici, Materiale Resistente, Un ponte di Pace Bassa Reggiana e Mantovana, Val d'Enza Social Forum 등등
(검색엔진에서 위 단체 이름을 입력하면 홈페이지가 나옵니다)
2월 17일은 마침 평택 팽성 지역에서 미군기지 확장에 반대하는 촛불을 켠지 900일이 되는 날이다.
이날도 평택 대추리에서는 평화를 염원하고, 미군의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군사행동을 막아내려는 주민들의 촛불이 어김 없이 밝혀진다.
한국에서는 대추리에 모여 이탈리아 민중들과 어깨를 걸고,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의 손을 잡고 '미군기지 확장반대'를 소리 높여 외쳐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