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수술을 할 것
평화가 무엇이냐 2006/07/02 03:14뻐꾸기님의 [피임] 에 관련된 글.
대추리에 들어왔다.
빈집을 고쳐서 정부가 자행할 공가철거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폭력이 일상적으로 자행되는 곳에서 나는 다시 한번 폭력이 얼마나 만연해있나 떠올리며 부르르 몸을 떨게 된다.
오늘 대추리 촛불집회에는 농활을 온 사람들도 많이 참가했고, 토요일이라 '비닐하우스 콘서트'도 마련되어서 재미있는 공연이 내내 이어졌다.
아이들이 탈춤을 추었다.
10살이 채 되지 않은 친구들이 각시탈을 쓰고 더엉실 춤을 추었고, 사자와 소의 가죽을 뒤집어쓴 아이들도 나와 흥을 돋구었다.
양반도 나오고 꼬부랑 할머니도 나오는데, 아이들의 춤사위가 예사롭지 않았다.
잠시나마 손뼉을 치고 환호성을 지르며 함께 일어나 춤을 추었다.
게다가 푸짐하니 떡도 나오고, 수박도 나왔다.
배도 부르고 흥까지 나니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이런 순간들 때문에 폭력의 시절을 견뎌낼 수 있는 것 같았다.
빈집을 고치고, 청소하고, 페인트를 칠하고 아름답게 꾸며서 사람이 살 수 있게 하고 싶다.
그런 집에서 밥도 만들어 먹고, 일도 하러 나가고, 책도 보면서 글도 쓰고, 샤워도 하고 가능하다면 섹스도 하는 것이다.
그러고 싶다.
피임법들은 많은데 내가 추천하는 피임법은 단연 정관수술이다.
이거 효과가 확실하다.
부작용도 없다.
호르몬 분비를 교란시키지도 않는다.
서로 살이 닿는 느낌도 그대로다.
그리고 요즘에는 무도 정관수술이라고 해서 칼을 대지 않고 레이저로 수분 만에 끝내버리는 기술이 상용화되어서 전혀 아프지도 않다.
일상생활에 지장도 없고, 성기능 장애 같은 것도 없다.
이런 훌륭한 수술이, 예전에는 몇 만원에 할 수 있던 것이 의료보험에서 제외가 되어서 수술비가 비싸졌다고 한다.
낮아지는 출산률을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국가의 비열한 폭거다.
천인공노할 노릇이다.
이것은 반드시 다시 보험 적용을 시켜서 5만원 이내로 낮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