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로 경찰을 물리치다
평화가 무엇이냐 2011/07/26 17:09
7월 24일 일요일 오후 4시쯤부터 강정마을에 삼성과 해군의 용역깡패 경찰 300명이 몰려 들어왔습니다.
구럼비 바위와 중덕해안가에 설치된 '불법설치물'들을 철거하겠다고 들어온 것인데, 그게 하나같이 아름다운 예술작품들입니다.
경찰들은 막아서는 주민들을 폭행하고 마을로 들어가겠다고 지랄을 하는데, 주민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서 겨우 그날을 넘길 수 있었습니다.
주민들의 동의도 얻지 않고, 지켜야 할 법령도 지키지 않은 채 불법적으로 이뤄지는 해군기지 공사를 막기 위해 그날은 주일이라고 원래 음식도 많이 마련하여 미사(예배)도 드릴 예정이었고, 잔치도 하려고 하였던 것이죠.
그런데 갑자기 경찰이 마을에 난입하려고 하면서 엉망이 됐습니다.
주민들과 활동가들은 모두들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강정마을 구럼비 해안을 지켰습니다.
나는 상황이 약간 진정된 후 경찰들과 주민들이 대치하고 있는 해군기지 공사현장 정문 앞에서 기타를 꺼내 노래를 불렀어요.
그런데, 놀라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내가 노래를 하자마자 경찰들이 물러가기 시작하는 것이에요.
희한했습니다.
경찰이 내 노래를 싫어한다는 것이야 잘 알지만, 그래도 노래를 마치기도 전에 철수하는 병력들을 보니 약간 쓴맛이 돌더군요ㅋㅋ
하지만 노래 한 곡에 주민들이 열화화 같이 환호해주어서 신나게 불렀습니다.
예전에 대추리에 있을 때 토리가 만든 "미군기지 확장 막아내요(막아 막아 막아)"를 "해군기지 건설 막아내요"로 개사해서 불렀거든요.
경찰들이 물러간 기지건설 공사현장에서 주민들이 큰 목소리로 다같이 막아! 막아! 막아! 를 외치는데 감동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