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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FOX TV에서 <겨울연가>를 방영했다.
어제로 끝이 난 이 고릿적 드라마를 보다가 문득 남이섬이 가고 싶어졌다.
파란꼬리는 친구들과 가 본 적이 있는데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생각난 김에 남이섬 방문 계획을 수립(!)하고 휘리릭 열차표를 예매했다.
지난 주 일요일, 오전에는 찌푸린 날씨였지만 오후에는 적당한 구름과 파란 하늘이 낭만적이었다.
남이섬행 배가 있는 선착장은 가평역에서 택시를 타면 3,500원에서 4,000원 사이의 요금이 나온다.
이곳까지의 버스는 자주 없어서 열차 도착 시간과 맞추기 어렵다.
자가용이 없다면 그냥 택시 타는 게 편하다.
남이섬으로 들어가는 배는 자주 있고 남이섬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는다.
남이섬까지 가는 대중 교통편은 어려움이 없다.
단지 여러 번 타야 하니 번거로울 뿐이다.
남이섬은 '아름다운' 섬이다.
이 섬의 휼륭한 숲과 들, 낭마적인 산책로는 방문객에게 행복한 시간을 선사한다.
그러나 다시는 이 섬에 가고 싶지 않다.
입장료가 배삯까지 8,000원인데다가 식당들은 바가지다.
음식값이 많이 비싼 건 아니지만 성의가 별로 없다.
가격 대 질로 따지자면 먹고 싶지 않은 음식들이다.
이날 파란꼬리와 둘이서 하루 나들이에서 쓴 돈이 10만 원에 달한다.
뭐 사치스럽게 논 건 하나도 없는데 말이다.
게다가 남이섬 주인은 이 섬의 역사성과 아름다움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이 위락시설의 이름이 '남이 공화국'이라니.
결국 남이섬은 들이는 비용에 비하면 얻는 것은 너무 적다.
솔직히 이 섬의 들과 숲, 산책로는 어디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폼 나지는 않아도 그 이상의 낭만을 선사할 곳은 분명 있다.
<겨울연가>에 엮여서 돈들여 남이섬에 다녀왔지만 후회는 없다.
쓸데 없는 낭만 하나는 지워버렸으니까.
무엇보다 그날은 파란꼬리와 즐겁게 보냈으니 그것으로 만족한다.
남이섬에서는 D200이 아닌 FM2에 흑백 필름을 넣고 사진을 찍었다.
필름 스캔이 제대로 안 된 건지 화질이 좀 이상하다.
인화를 해봐야 확인할 수 있겠다.
남이섬에는 메타세쿼이아 길이 유명하다.
쭉쭉, 그리고 빽빽한 메타세쿼이아 숲의 느낌이라기보다는 그냥 길가에 이 나무들이 심어져 있는 느낌이라 깊은 숲길의 맛은 없다.
그래도 생김새 자체가 워낙 폼나는 나무들이라 보기에는 좋다.
@ FM2 | Nikkor 24-50mm F/3.3-4.5D | 24mm | ISO 400 | f 5.6 | 1/60 s
파란꼬리가 메타세쿼이아 길을 방문한 기념으로 폴짝 뛰고 있다.
참 잘 뛴다.
@ FM2 | Nikkor 24-50mm F/3.3-4.5D | ISO 400 | f 8.0 | 1/125 s
남이섬에는 나무들도 시원시원한 숲이 있다. 분위기 좋다.
이 숲에는 앉을 곳도 많아서 도시락 까먹기도 좋고 책을 읽기도 좋다.
@ FM2 | Nikkor 24-50mm F/3.3-4.5D | ISO 400 | f 4.0 | 1/125 s
여기서 파란꼬리는 진짜 책 읽는 게 아니고 말걸기의 부탁으로 폼 잡고 있다.
남이섬에는 숲으로 둘러싸인 너른 잔디밭도 몇 개 있는데 탁 트인 하늘을 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 FM2 | Nikkor 24-50mm F/3.3-4.5D | 50mm | ISO 400 | f 8.0 | 1/250 s
위 사진은 구름의 형체가 보이도록 했더니 거칠어졌다.
이 잔디밭은 참으로 편안해서 돗자리 깔고 소일하기 적당했다.
파란꼬리는 여기서 정말 독서 삼매경에 빠졌다.
@ FM2 | Nikkor 24-50mm F/3.3-4.5D | ISO 400 | f 8.0 | 1/500 s
파란꼬리는 이날 저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었다.
이제 남이섬보다 더 폼나고 저렴한 곳을 찾아서 또 나들이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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