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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나오고 좀 할 일이 있어서 한국에 다시 가게 되었다. 마침 추석 전이라 오랜만에 미리 선친 묘역에 가서 동생과 벌초도 하고 오려고 한다. 시간이 되면 치매가 오셨다는 고모할머니도 한번 뵈어야겠다. 할머니 없이 큰 나를 특히 아껴주셨던 분인데, 너무 안타깝고 미안하다.
번역은 3교를 기다리는 중이고, 나름 2교 검토하면서 신경써서 자세히 보긴 했지만, 아쉬움이 없지는 않을 것 같다.
6월초에 홍콩에서 발표했던 글은 <人間思想>이라는 이번 여름에 새로 창간되는 잡지의 겨울호에 싣기 위해 대폭 수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리군 선생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부분적으로 산만하게 제기됐던 '나'의 관점들을 종합해서 체계적으로 나의 이야기로 만들어가 보려고 한다. 밑그림을 다시 그리게 되었고, 기존에 제기된 논점들을 다시 취합하여 재배열하는 중이다. 그런 가운데 새롭게 분명해지는 측면도 생기고, 새로운 쟁점도 출현하는 것 같다. 조금은 과감하게 나의 이야기로 끌고 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다.
번역이 대충 마무리 되니 이제 앞으로의 일정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이달 말까지 전리군 선생 관련 원고를 마무리하고, 다음달 초부터는 진짜로 자격고사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 가능하면 다음 학기에 마무리 짓고, 내년부터는 논문 작업을 시작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래도 빨라야 후년은 되어야 돌아갈 수 있을 듯 싶다. 물론 이번에 신청한 장학금이 통과되지 않으면 내년 초에 들어가야 될지도 모른다. 운명이 정해주는 길은 굳이 거역할 필요도 슬퍼할 필요도 없다. 거기에 맞춰서 최대한 행복한 삶을 끌어내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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