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빌며
분류없음 2014/07/24 12:55열흘 전쯤 일하던 곳에서 클라이언트 둘이 죽었다. 토요일, 일요일. 연달아서. 첫째 사건 발생일, 교대 절차를 마치고 근무를 막 시작했는데 앞선 교대근무자가 사건을 알려왔다. 방을 열고 들어가 확인해보니 반응이 없다. 이미 숨이 멎은 클라이언트를 바닥에 내려 CPR 조치를 하려던 찰나, 전문응급구조반이 달려왔다. 갖가지 조치를 취해보던 그들은 클라이언트가 죽었다고 최종 선언했다.
경찰이 왔고, CSI에서 보던 일들이 일어났고, 그리고 최종적으로 검시관이 와서 시체를 운구해갔다. 형사들이 클라이언트 중 하나를 인터뷰했다. 그 인터뷰에 같이 들어갔다. 늦은 밤, 교대근무를 마칠 때쯤 인터뷰에 참여한 그 클라이언트가 심상치 않아 보여 한시간에 한 번씩 확인을 했으면 좋겠다는 노트와 함께 메세지를 전했다. 그 클라이언트가 다음날 아침 죽었다.
아직 경찰의 조사가 끝나지 않아 정확한 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자체 조사(?)를 통해 알아낸 것은 그 둘이 어떤 약물을 공유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약물(드럭; 마약)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와 다르지 않다. 우리는 그것을 없앨 수도, 하는 사람을 말릴 수도 없다. 방법은 하나다. 안전하게 통제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하는 것 뿐이다. Harm Reduction Approach. 한국어로 어떻게 옮겨야할까.
우리는 사람이다. 사람은 자신의 선택과 생각대로 움직인다. 옳고 그름은, 도덕과 윤리는 중요하지 않다. 그 사람(들)이 죽지 않고 그것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내는 것 또한 사람의 몫이다. 우리는 사람이다. 나는 사람이다.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