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분류없음 2013/05/07 23:27

새벽에 꿈을 꾸었다. 잊었나 싶으면 영락없이 재현되는 이 악몽.

지난 이십여 년 동안 나를 괴롭힌 이 감정의 정체를 이제야 알 것 같다. 그것은 사랑이 아니었다. 어딘가 작은 구석에라도 사랑이 있지 않았을까, 남아있지 않을까. 언젠가 그 사람을 만나 물어보면 그렇다고 답하지 않을까. 그런 헛된 망령의 정체를 비로소 이제야 할 것 같다. 그것은 결단코 사랑이 아니었다. 한참이나 지난 일을 끄집어내어 무엇하느냐 물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물어야만 했다, 물어야만 했나 보다. 바로 나 자신에게. 그것은 단언컨대 사랑이 아니었다. 폭력과 권력의 남용이었고 그리고 아직 여물지 않은 감정의 치명적인 훼손이었다.

비난하지 않는다. 나는 정직했고 정직해야만 했으므로. 최대한 이성적으로 그리고 흔들리지 않으면서 이 결을 되짚어 볼 일이다. 이것을 끝내지 않으면 나는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악몽에 시달릴 것이다. 죽는 날까지, 아니 꿈을 꿀 수 없는 날까지 그럴 것이다. 이것이 내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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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미치겠다.

이 꿈을 꾸는 날이면 정말이지 먼지처럼 훌훌 사라지고 싶다.

그만 좀 괴롭혀라. 훠어이 훠어이 가버려라. 제발.

2013/05/07 23:27 2013/05/07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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