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쟁이
분류없음 2015/01/25 16:02지난해 가을 새로 당선된 시장님께서 며칠 전 선거 공약의 말씀을 바꾸셨다.
선거 캠페인 때에는 대중교통 요금을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하셨는데 그 약속을 어기고 요금인상안을 발표하신거다.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하신 거다.
내가 사는 도시에서는 여적지 토큰을 쓴다. 토큰이라고 해봤자 한국에서 90년대까지 쓰이던 구멍 뚫린 상평통보 같은 건 아니고 그냥 볼짝 없는 동그란 동전이다.
저것의 낱개 값은 현재 캐나다 달러로 2.70 이다. 한국 돈으로 2,720원 정도 되겠다. 하지만 낱개로는 팔지 않는다. 최소 판매 단위가 3개, $8.10, 한국 돈으로 8,200원가량을 지불하면 토큰 세 개를 살 수 있다. 환승시스템도 엉망이라 버스를 타면서 "환승이요"라고 운전기사에게 말하면 쪼끄만 갱지같은 걸 주는데 이걸 꼭 지참해야 한다. 중간에 내리면 안되고 원하는 목적지까지 "곧바로" 가야 한다. 뒤로 되돌아가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3월 1일자로 저 토큰 값을 10센트, 한국 돈으로 백 원가량 올린단다. 그러면서 동시에 12살 아래 어린이들은 무임승차할 수 있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마저도 최종 결정난 게 아니다.) 그런데 내가 사는 나라에서는 12살 이하의 어린이들은 혼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일이 드물다. 12살 이하는 혼자 뭘 할 수 없다. 집 바로 앞에 공원에서 친구들과 놀 수는 있다. 그러나 버스를 타고 이동할 거리만큼의 활동을 할 때에는 반드시 반드시 부모님이나 캐어기버와 함께 다녀야 한다. 아동보호법률이 그렇게 되어 있다. -- 물론 작정하고 나돌아다니겠다는 아이들이야 혼자 다닐 수 있겠지. 그걸 누가 말려 -- 법을 어기면, 그러니까 12살 이하의 어린이가 혼자 나돌아다니다가 사달이 생기거나 큰 일이 발생하면 (사달이 생기면 여기 사람들은 바로 경찰을 부르는데 피의자나 피해자가 12살 이하면 바로 어린이담당부서와 연결된다) 해당 어린이의 부모는 어린이를 키울 자격을 의심받는다. 그리고 곧바로 혹은 반복될 시 양육권을 제한받는다.
이것은 조삼모사다. 마치 어린이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낮에 어린이와 자유롭게 나다닐 수 없는 맞벌이 가난한 부모-부부-모모 혹은 캐어기버들을 두 번 울리는 처사다. 그래서 신임 시장의 대중교통 요금인상안은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상처받는다는 말이 나오는 거다.
하지만 시장님은 이게 대체 뭔 말인지조차 모를 거다. 그는 백만장자 정치인으로 대중교통은 이용해본 적조차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수많은 정치인들과 마찬가지...
차라리 약속을 하지 말지.
"대중교통 요금은 합리적으로 결정한다" 이런 말도 하기 힘든 거다. 대중의 정서로는 이런 말조차 받아들이기 힘든 거다. 차라리 "요금인상은 없다"는 거짓말을 믿고 싶은 거다. 그래서 저 돼지같은 시장님이 당선된 것이겠지.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