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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건 고민고민 하면서 시간을 죽이고, 정작 중요한건 대충대충 넘기면서 사는게 '나'라는 인간인가? 한가지 일이 끝나니 끝나기가 무섭게 다음 고민이 폭포수 처럼 몰려들고 있다. 혹자는 이 상황을, 절묘하게 표현해서 바로, "인생이란 '원래' 그런거야!"라고 말하기도 하던데... 그 말에 맞받아치는 나, "무슨 인생이 그렇게 숨차게 돌아 가는거야? 적어도 숨쉴 틈은 줘야 하는거 아니야?" 라고 했는데, 결국은 숨 쉴틈을 안주는건 맞다. 기다렸다는듯이 "같이 일해보자!"라는 제안이 들어온 걸, 행복하다고 해야 하나, 불행하다고 해야하나...도무지 판단이 서지를 않는다. 한 친구에게 며칠전 같이 술마시면서 이런 고민을 털어 놨더니, 그럴줄 알았다는 듯이 얘기 하면서 너, 그 일 할거면 다시는 나한테 연락 하지 말라고까지 했다. 그리고 나서 하는 말, "너는 도대체 여태까지 살면서 '삶의 방향성' 하나 제대로 없는 애가 무슨 일을 제대로 하겠니? 다 집어 치우고 너의 현실을 제대로 직시해!" 라고 말한다. 정말로 내가 그렇게 우왕좌왕 하면서 유아기적 수준으로 밖에 안 살았나? 아니면 진심으로 나를 걱정하면서 한 말일까? 전자든 후자든 그 친구는 예언자 처럼 결론을 알고 있었다. "너는 내가 아무리 말려도 그 일을 하고 말거야!" 라고.... ㅠㅠ
그렇게되고 나니 도무지 잠이 안온다. 제길~! 도대체 뭘 믿고 일을 하겠다고 나섰는지....제안자는 벌써 돗자리 깔아 놓고 멍석까지 준비 해 놓고, 마치 무슨 프로인사 영입하듯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앞의 친구가 다시는 나를 안보겠다고 한 '협박'이 먹히겠냐는 말이다. 솔직히 말해서 3일 밤을 못자고 고민고민 하면서 보냈고, 그 일 안하겠다고 결론 냈는데....오늘 갑자기 잡힌 회의(종결을 선언하겠다고 다짐한)에 가보니 와장창 무너지고 말았다. 이건 그 친구와의 절연을 선언하는 것도 아니고 오기는 더더욱 아니다. 어차피 내 인생이 편안하게 잘 먹고 잘살자는게 목표가 아니라면, 더디가든 빨리 가든 가야할 길이 아니던가 말이냐...내가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다고 수준 운운하면서 찬밥 더운밥을 가리겠냐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선택했다. 끝까지 가보기로! 어쩌면 이 선택이 그 친구의 예언자적 기질에 한 몫을 더 해준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고 그게 망발이든 아니든 나는 내 갈길을 가겠다. 단, 난 조직에 분명히 전했다. 나도 먹고 사는데 지장을 받지 않는 생활을 해야 하므로 내 생활이 보장되지 않은 환경 에서는 절대 같이 일 못한다, 라고...마음 독하게 먹고 한 말이었는데...과연 그 독한 나의 제안을 수용할만한 '역량'이 될까? 나는 정말로 내가 이렇게 독하게 그런 제안을 할 수 있을지 몰랐다... 하지만, 어떤 조직이든지 끝까지 성공하려면 최소한의 '조건'은 갖추어야 굴러가게 마련 아닌가...아무리 운동권 단체라고 해도 상근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 선다면 최소한의 '책임'을 갖추어야 한다는게 상식이라고 나는 판단하니까... 아님 말고. 그렇다고 내가 이 나이에 굶주림을 불사하면서 일을 한다고 나서는게 더 볼썽 사나운 일이 아닌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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