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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白

고민이란건 누구에게나 무겁게 다가가겠지만, 그것을 가볍게 헤쳐 나가는 지혜로움도 필요 하다는걸 알았다.  최근에 논문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좌절하고 있던차 지도교수는 내게 이런 말을 했더랬다.  그거 말이야, 아이큐 100이면 다 써.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불질(내가 블로그 한다는걸 얘기 했더니)만 하지 말고 한번 해봐! 이러시더군. 난, 그 말 한마디에 금방 사기가 올라서 다시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쓰기 싫은 그것을 붙잡고 있다가 술한잔 먹으면서 도와주는 사람에게 말했다.  나, 이거 정말 해야 하는건가? 진짜 하기 싫은데...그랬더니 하는 말, 하기 싫은것도 한번 해봐라! 어떻게 인생을 하고 싶은것만 하면서 살겠냐.. 그리고 다 쓰고 나면 무언가 새로운것들이 보일거다. 그게 무엇이 되었든, 네 눈에 무언가 다른것이 보인다는게 얼마나 경이롭고 신비한 경험인지 한번 느껴 보아라.. 라고 말했다.  술한잔 먹으면서 투정 부리듯이 말한것을 나무라지 않고 진지하게 들어준 그 지인이 고맙기도 했고, 늘 곁에서 격려를 아끼지 않는것에 몸둘바를 모르기도 했다.



이를 악물고, 자료들을 펼처놓고 며칠 씨름을 했다.  초안을 써내기 위해서... 부랴부랴 작정한 날까지 써서 교수에게 메일로 보냈더니 다음날 답장이 왔다.  내용과 문제의식이 좋으니 조금 다듬어서 계속 잘 써봐라.고...기분이 날아갈것 같았다.  어떻게 썼든, 썼다는데 무게를 두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게 이렇게 자신감이 생기는 일인줄 예전엔 잘 몰랐었는데...나도 할 수 있구나!를 발견한 날이었다.  계속 이런 분위기로 나가면 아마도 이번학기에 졸업은 확실히 할 수 있을거라 믿는다. 

 

이런걸 보고 아이 같다고 하는건가?  불혹이 얼마 남지 않은 이 나이에 겨우 이딴거 하나에 희죽거리며 웃고, 자랑하고 싶어 하는 나를 보면서 나는 왜 여전히 어린아이만 같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남에게 준 상처는 언제 그랬냐는듯이 금방 잊어 버리고, 내가 입은 상처는 죽을때까지 가지고 갈것처럼 단순한 논리와 여전히 나에게는 관대한 그 모습은 때로는 정말 한심해서 견딜수가 없을 정도다.  나이를 먹으면 대충 세상 돌아가는것 쯤은 보이기도 한다던데 내 눈에는 겨우 50보 앞을 보기에도 벅차기만 하니 도대체 이 노릇은 언제쯤 중단하게 될런지 가끔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때때로 심한 '나르시시즘'(narcissism)에 빠진다는거다.  이제는 블로그에 이런거 고백하기도 쪽팔릴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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