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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대격변이 다가오고 있다①

[아침햇살41]세계의 대격변이 다가오고 있다①
 
1. 대격변의 주요 현상
 
자주시보 
기사입력: 2019/08/27 [11:40]  최종편집: ⓒ 자주시보
 
 

2010년대도 벌써 저물어가고 있지만 세계에는 크고 작은 대립과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지구 곳곳에서 나타나는 대립 양상은 과거와는 다른 어떤 경향과 특징을 보여준다. 이들은 모두 세계에 대격변이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들이다. 이에 세계의 대격변을 주제로 네 번에 걸쳐 자세히 분석해보고자 한다. 

 

1. 대격변의 주요 현상

2. 여러 현상들의 특징

3. 대격변의 배경-반미자주국가를 중심으로

4. 대격변의 배경-미국을 중심으로

 


 

1. 대격변의 주요 현상

 

2차 세계대전 후 지금까지 세계는 미국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었다. 특히 소련 해체와 냉전 종식 후 미국은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초강대국을 자처하였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나라가 미국에 굴복한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미국의 지배에 순응하지 않고 침략과 약탈에 저항하는 반미국가들은 있었다. 그리고 최근 들어 세계 곳곳에 있는 반미국가들의 미국과의 대립이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요 반미국가인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의 사례를 하나씩 살펴보자. 

 

(1) 북한

 

현존하는 나라 중 미국과 가장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나라는 북한이다. 

 

트럼프 정부는 집권하면서부터 북한을 대외정책에서 최우선 순위로 지목했다. 트럼프 정부가 이전 민주당 정부인 오바마 정부와 달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비서실장은 2017년 1월 9일 “트럼프 당선인에게 처음부터 북핵이 최우선순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2017년 3월 4일 「트럼프가 물려받은 유산」이란 기사를 통해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만한 능력을 아직 갖추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런 위협은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끈질긴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막기 위해 강경책을 사용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북한이) 직면하게 될 것”(8월 8일), “북한을 완전히 파괴시킬 것”(9월 19일)이라고 경고했고 실제로 항공모함을 투입하고 전략핵폭격기를 동원하는 등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북한은 괌 포위사격, 태평양 상 역대급 핵실험 등을 언급하며 미국을 위협했고 마침내 2017년 11월 29일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면서 북미 대결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렸다. 

 

2017년 12월 28일 뉴욕타임스에 실린 트럼프 대통령 인터뷰 내용은 미국이 북한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를 잘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무역 분야에서 우리에게 커다란 상처를 주고 있지만 나는 중국에 대해 관대했다. 내게 무역보다 더 중요한 유일한 것은 전쟁이기 때문”이라며 중국과의 무역전쟁보다 북한 문제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중국이 북한 문제에서 나를 돕는다면 무역 문제를 약간 다르게 봐줄 수 있다”고 하여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함을 공개했다. 

 

아무튼 미국 본토에 북한의 핵미사일이 날아올 위기가 닥치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북한과 대화를 시작했다. 그리하여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2019년 2월 27~28일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6월 30일 판문점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연달아 열렸다. 계속된 정상회담은 미국이 핵을 가진 북한의 존재를 인정하는 성격을 갖는다. 즉,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셈이다. 

 

▲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자주시보

 

하지만 정상회담을 했어도 북미 사이에 대립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미국은 여전히 한미연합훈련을 통해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박하고 있으며, 북핵폐기를 요구하며 협상에도 성실히 임하지 않고 있다. 이에 북한은 미국이 연말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오지 않으면 ‘새로운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경고하고 대미 압박 수위를 거듭 높이고 있다. 반면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압박을 두고 군사적 대응을 자제하면서 ‘약속 위반은 아니다’, ‘대화를 원한다’며 저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대결은 지속되지만 미국이 수세에 몰려 후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2) 중국

 

트럼프 정부 들어 미국과 중국의 대립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시기부터 중국을 미국 경제의 걸림돌로 규정하고 무역 보복을 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북한 문제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중국과의 문제는 뒤로 밀리는 모양새가 되었다. 그러나 북미정상회담과 동시에 북중정상회담이 열리면서 중국이 북한편이라는 게 확인되자 미국은 곧바로 무역전쟁에 돌입했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대폭 추가하면서 시작된 무역전쟁은 몇 차례 미중정상회담과 각종 회담을 통해 타협과 휴전을 반복했으나 여전히 출구를 찾지 못하고 대결 수위가 높아가고 있다. 지난 8월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을 ‘적’이라고 표현하며 ‘우리는 중국이 필요 없다’고 극단적 발언까지 하였다. 

 

그러나 미국의 맹공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승리를 낙관하는 이는 드물다. 오히려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국 기업이 피해를 입는다는 불만이 미국 내에서 터져 나오는 형편이다. 뉴욕타임스는 8월 6일 보도 「트럼프 대통령의 성과없는 무역 전쟁」에서 지난 2년 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명확한 전략이나 뚜렷한 목표가 없고, 끝도 보이지 않는 무역전쟁을 해왔다며 비판했다. 마이런 브릴리언트 미국상공회의소 수석부회장도 8월 23일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때문에 좌절했을 수는 있지만 미국 기업이 14억 소비자 시장을 무시하는 건 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대응도 과거와 다르다. 과거 중국은 ‘도광양회(韬光养晦)’, 즉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른다는 방침에 따라 미국의 공격에 소극적으로 방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2013년 시진핑 체제가 들어서면서 ‘주동작위(主動作爲)’, 즉 스스로 주인이 되어 움직여 일을 도모한다는 방침을 내걸었다. 세계에 자기 몫을 주장하겠다는 것이다. 

 

이코노믹리뷰는 8월 26일자 보도 「미중 무역전쟁 격화…애플 ‘새 국면’」에서 “현재 미중 무역전쟁은 난타전이다. 미국이 공격하면 중국이 즉각 대응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며 중국이 미국에 결코 수세적으로 대응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8월 24일 논평에서 “국가의 핵심 이익과 인민의 근본 이익을 지킨다는 중국의 의지는 꺾을 수 없다”면서 “미국이 기어이 제로섬 게임을 택하면 중국은 끝까지 싸울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사설에서 마오쩌둥의 시 구절을 따와 “중국이 이처럼 반격할 것이라고 미국은 생각하지 못했을 것”, “미국이 전력을 다해 압박을 가해도 ‘꿈쩍도 하지 않는’ 나라가 있다는 것을 상상 못 했을 것”이라고 하였다. 

 

무역전쟁뿐 아니라 군사적 대결도 치열하다. 미국과 중국이 장기간 대치중인 남중국해 분쟁은 미중 양국은 물론 동남아 국가들과 대만까지 합세해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미중 양국은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최근까지도 군대를 동원해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그런데 트럼프 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하면서 대결 양상에 변화가 생겼다. 애초에 TPP는 오바마 정부가 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한 아시아 중시정책의 대표적 사업이었다. 미국이 TPP에서 빠지면서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이 줄어들었고 반대급부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었다.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대학 미국학연구센터(USSC)는 지난 8월 19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미군이 “위축되어가는 세력”이며 “전략 측면에서 파산”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반면 중국은 “첨단 군사체계에 대규모 투자를 한 덕분에 지역의 질서에 힘으로 도전할 수 있는 능력을 점점 더 많이 갖춰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태평양에서 더는 중국에 대해 군사적 우위를 누리고 있지 못하며, 중국으로부터 동맹을 보호하기도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 사이에 대결이 격화되고 있지만 대세는 미국의 패배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3) 러시아

 

미국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게이트가 터지자 트럼프 행정부와 러시아는 각별한 관계, 아니면 적어도 우호적 관계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의 대립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욱 격화되고 있다. 

 

먼저 군사적 대립을 보자. 미국과 러시아는 현재 시리아에서 간접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은 시리아 반군을,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다. 양국은 시리아 문제를 두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갔다. 

 

2018년 4월 화학무기 논란으로 두 나라가 충돌했다. 시리아 내전 와중에 화학무기가 사용되었는데 미국은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했고 러시아는 증거가 없다고 반발한 것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4월 11일 “시리아에 미사일이 날아갈 것이다. 러시아는 준비하라”고 위협했다. 실제로 미국은 14일 새벽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등에 105발의 미사일을 발사했고 시리아는 러시아제 요격미사일로 미군 미사일의 70% 이상을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결과적으로 미군의 공습이 전황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실제로 이후 시리아 내전은 정부군의 승리로 마무리 되는 분위기이며 트럼프 정부는 시리아 철군을 논의하고 있다. 

 

2018년 10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이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지키지 않는다면서 조약 탈퇴를 시사해 새로운 군사 대결을 시작했다. 올해 2월 2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끝내 INF 이행 중단을 선언, 이에 맞서 같은날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행 중단을 선언해 6개월 후인 8월 2일을 기해 INF는 공식 소멸했다. 

 

INF는 1970년대 유럽에서 미국(나토)과 소련 사이에 불붙은 핵미사일 경쟁의 결과 탄생한 조약이다. 1987년 체결된 이 조약은 사거리 500~5500km 지상발사형 미사일을 폐기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 조약의 기한은 1991년 6월 1일까지였지만 이후에도 양국은 여전히 조약을 준수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공식 폐기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아시아 지역에 중거리 핵미사일을 배치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이 핵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는 아시아 나라는 미군이 주둔 중인 한국과 일본뿐이다. 미국은 INF 폐기를 통해 동북아시아에서 러시아, 중국과 군비 경쟁을 하려는 것이다. 전 세계는 미·중·러 세 나라의 무한 군비 경쟁을 우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의 군비 경쟁은 일단 러시아에게 유리해 보인다. 미국은 2008년 금융공황 여파로 장기간 신무기 개발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8년 2월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미국이 지난 8년 동안 F-35 전투기 단 한 종류를 개발하는 동안 러시아, 중국, 북한 등 경쟁국 및 적국은 34종의 새로운 핵 운반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는 차세대 슈퍼무기를 연거푸 선보이고 있다. 특히 2018년 3월 1일 푸틴 대통령은 연례 국정연설에서 핵추진 순항미사일, 신형 미사일 아방가르드, 극초음속 중거리미사일 킨잘, 차세대 ICBM 사르맛, 핵추진 대륙간 수중드론 카년, 레이저포 등을 공개했는데 이 중 일부는 이미 실전배치를 하였다고 한다. 

 

▲아방가르드 미사일 개념도

 

군사적 대결과 더불어 경제 갈등도 심해지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대러시아 제재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2013년 4월 시작되었다. 그러다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제재를 완화 혹은 폐기하리라는 예상을 뒤엎고 그해 8월 ‘통합제재법(CAATSA)’을 제정해 제재를 강화했다. 그리고 최근까지도 제재를 추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가 효과를 내는지에 대해 많은 이들이 의문을 품고 있다. 일단 러시아 경제는 국제유가에 가장 큰 영향을 받기에 제재 효과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제재를 역이용해 자국 산업 발전 기회로 삼으면서 중국 등 비서방 국가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는 제재 속에서도 마이너스 성장을 플러스 성장으로 되돌려놓았다. 

 

또한 유럽연합측이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제재에 맞서 러시아도 유럽에 대해 경제제재를 하고 있어 유럽의 피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유럽연합 내에서는 대러시아 제재를 6개월마다 연장하고 있지만 매번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로 2014년 제재 이후 줄어들었던 러시아와 유럽연합 사이의 무역 규모가 2017년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과 러시아는 대결을 이어가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4) 이란

 

중동의 전통적 반미국가인 이란과 미국은 오랜 기간 대립해왔으며 특히 트럼프 정부 들어 미국이 이란 핵협정을 탈퇴하면서 극단적 대결로 치닫고 있다. 

 

이란 핵문제도 북한 핵문제만큼이나 오랜 기간 복잡한 경로를 거쳐왔다. 그러다가 2015년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독일, 유럽연합과 이란이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이하 ‘핵협정’)을 합의하면서 일단락되었다. 이 합의는 이란이 핵프로그램을 동결, 감축하는 대신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푸는 내용이다. 

 

그런데 2018년 5월 8일 트럼프 정부가 이란 핵협정 탈퇴를 선언했다. 이란이 협정을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유럽연합은 근거가 없다며 미국을 비난했다. 미국은 이에 아랑곳 않고 곧바로 대이란 제재를 강화하였다. 특히 11월 5일 2차 이란 제재를 단행하면서 이란 기업과 거래하는 다른 나라도 제재하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을 선언했고 이에 유럽연합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확산됐다. 2019년 들어서는 정규군대인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단체로 지정해 갈등을 키웠다. 

 

이란은 미국의 공격에 맞서 핵협정 일부를 단계적으로 중단했고 미국은 이란 공습 준비에 들어갔다. 5월 19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이란이 싸우길 바란다면, 그것은 이란의 공식적 종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24일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의 폭격을 당하더라도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6월 들어서는 이란 근해에서 유조선이 공격당하는 의문의 사건이 발생하고 이란이 미국 무인정찰기를 격추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미국은 보복공격을 하려고 하였으나 전면전을 우려해 포기하였고 대신 하메네이 라흐바르(이란의 최고 지도자)를 제재하였다. 7월 18일에는 미국이 이란 무인정찰기를 격추했고 전쟁 위기는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이란 최고 종교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미국은 항공모함과 F-22 랩터 스텔스 전투기, B-52 폭격기 편대 등을 투입해 이란을 위협하는 한편 경제제재를 통해 이란을 굴복시키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전쟁 불사를 선언하며 미국의 위협에 맞서고 있다. 나아가 핵개발을 할 수도 있다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란에서는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를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란을 쉽사리 공격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이란은 이라크나 시리아보다 훨씬 강한 군대를 가지고 있으며 러시아와 관계도 긴밀하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은 이란을 상대로 한 군사동맹체인 ‘호르무즈 호위 연합’을 만들고 있다. 혼자서는 상대하기 어려우니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영국과 오스트레일리아만 참여한 상태로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일본, 독일 등은 참가를 거절하였다. 결국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7월 29일 미국의 한 강연에서 “(호르무즈 호위 연합 구성이) 기대했던 것보다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처럼 미국과 이란은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를 맞고 있지만 미국이 쉽사리 공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5) 베네수엘라

 

베네수엘라는 남미의 강력한 반미국가로 최근까지 미국과 전쟁 직전까지 가는 치열한 대결을 했다. 

 

베네수엘라는 막대한 석유부국이지만 미국식 신자유주의로 인해 빈부격차가 극에 달했던 나라였다. 그러다 1999년 집권한 차베스 대통령이 미국 자본의 약탈 배격, 석유 국유화, 사회주의와 빈곤퇴치 정책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 베네수엘라에서 쫓겨난 미국 석유자본은 베네수엘라산 석유 수입을 줄이고, 베네수엘라 내 친미세력을 지원해 쿠데타와 폭동을 사주했다. 그러나 차베스 대통령에 대한 베네수엘라 국민의 압도적 지지로 미국의 의도는 쉽사리 먹히지 않았다. 

 

그러다가 2013년 차베스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이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설상가상으로 유가가 폭락하면서 석유수출로 유지되던 베네수엘라 경제는 심각한 위기를 맞는다. 미국은 베네수엘라를 공략할 절호의 기회로 보고 경제압박을 시작한다. 특히 2017년 9월 마두로 대통령이 석유 가격을 달러 대신 위안화로 표시하자 미국은 달러를 지키기 위해 초강력 경제제재를 시행한다. 

 

베네수엘라는 경제 위기 속에서 2018년 5월 대통령 선거를 치렀다. 마두로 대통령은 2013년 대선 때 얻은 득표율 50.6%보다 17.2% 포인트나 오른 67.8%를 득표해 재선에 성공하지만 야당들은 선거 무효를 주장하며 정권 퇴진 운동에 돌입했다. 여기에 2019년 1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대통령 권한을 인수한다고 선언하면서 혼란이 가중되었다. 과이도는 2002년 차베스 정권을 전복하려는 쿠데타가 일어났을 당시 시위를 주도한 인물로 이후 미국에 건너가 교육을 받았다. 그는 2007년에도 베네수엘라에서 폭력 시위를 주도해 미국의 내정간섭을 유도했다. 

 

과이도가 누군지 아는 베네수엘라 국민이 20%도 되지 않을 정도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과이도를 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2천만 달러 이상을 지원하겠다고도 하였다. 볼턴 백악관 NSC 보좌관은 ‘5000명 병력 콜롬비아 파병’이라 적힌 노트를 일부러 사진에 찍혀 언론에 유포했다. 베네수엘라에 군대를 투입할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다른 친미국가들도 과이도 정부를 인정했다. 마두로 정부는 사태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규정하고 미국과 단교를 선언, 전면 대결에 나섰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019년 1월 28일 '5,000병력 콜롬비아로'라고 쓴 자필글씨를 노출시켰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4월 30일 과이도 의장은 수십 명의 군인을 앞세워 군사봉기를 시도했다. 이에 호응해 미국도 군사적 개입을 할 수 있다며 마두로 정부를 위협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군부는 마두로 정부를 확고히 지지하였다. 마두로 대통령은 4,500명의 병력을 사열하며 군부 장악력을 과시했다. 과이도 의장은 제헌의회로부터 면책특권을 박탈당했고 함께 했던 수십 명의 군인들은 브라질 대사관으로 피신했다. 

 

사태가 장기화되자 트럼프 정부는 과이도 의장에게 실망하기 시작했다. 워싱턴포스트는 6월 19일 “수개월째 지지부진한 상황에 트럼프가 인내도 흥미도 잃었다”며 베네수엘라에서 손을 뗄 분위기를 전했다. 물론 최근까지도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추가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조치는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미국은 베네수엘라와 전쟁 직전까지 가면서 쿠데타를 사주하는 등 심각한 대치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주요 반미국가와 미국의 대립 양상을 하나씩 살펴보았다. 이들 사례에는 공통점이 있으며 현재 국제 질서를 보여주는 특징이 담겨 있다. 이는 다음 시간에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 글은 자주시보와 주권연구소에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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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가짜뉴스', 금강에서 증명하다

[삽질 10년, 산 강과 죽은 강 4] '자전거 탄 금강' 답사 마지막 날

등록 2019.08.27 07:50 수정 2019.08.27 07:50
 
조만간 출범할 국가 물관리위원회는 오는 9월~10월경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까? <오마이뉴스>는 8월 21일부터 31일까지 금강과 낙동강 현장을 환경단체들과 동행취재하면서 4대강 보의 문제점 등을 탐사보도한다. '삽질 10년, 산 강과 죽은 강' 특별기획 보도는 9월 말까지 이어진다. 10월에는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오마이북 출간)을 원작으로 오마이뉴스가 제작한 4대강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영화투자배급사 <엣나인필름>)을 영화관에 개봉한다.[편집자말]

▲ 금강 유역 환경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자전거 탄 금강' 답사단이 23일 오후 충남 공주시 공주보 상류 고마나루(곰나루) 모래톱에서 고운 모래를 들어 손가락 사이로 흘려내리고 있다. ⓒ 권우성

 
맨발로 걸었다. 발바닥 감촉이 부드러웠다. 두 손에 가득 모래를 담아 손가락 사이로 흘려보냈더니 바닥에 닿기 전에 바람을 타고 흩어졌다. 이틀 동안 금강 하굿둑에서부터 페달을 밟은 '자전거 탄 금강' 답사단은 모래톱 위에 해바라기 모양으로 누웠다. 얼굴은 따가웠지만, 등짝으로 전해지는 뜨끈한 온기로 5분만 누워 있어도 스르륵 잠이 들 것 같았다.

10년 전만 해도 4대강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강수욕 풍경이었다. 어른과 아이들은 물장구를 치며 놀다가 지치면 물이 찰랑거리는 곳에 모래를 파서 띄워 놓은 시원한 수박과 오이, 참외를 쪼개먹었다. 아이들은 모래성을 만들고, 어른들은 모래 속에서 얼굴만 바깥으로 내민 채 모래찜질을 하면서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 내려놓았다.

하지만 4대강사업 후 10년 동안 금강 답사팀이 누운 곳은 '출입금지' 구역이었다. 모래를 죄다 파내고, 보를 세워 강물 속으로 수장시켰다. 매년 여름에는 녹조가 창궐했다. 강바닥을 한 삽 푸면 최악 수질을 상징하는 실지렁이와 깔따구들이 들끓었다. 하지만 공주보 수문이 열린 지 1년도 지나지 않아서 10년 전 강수욕을 했던 풍경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금강은 물속에 잠겨 있던 모래톱을 드러내면서 강의 귀환을 알렸다.   

[곰나루] "옛날 새하얀 모래는 아니네"

답사단은 금강 탐사 마지막 날인 23일 국가명승지인 공주 곰나루 모래밭을 걸었다. 금강하굿둑에서부터 1박2일동안 자전거를 탔던 일부 시민들은 다른 일정으로 빠져나갔다. 이날 정민걸 공주대 환경교육과 교수와 이상돈 의원실의 박용훈 작가, 황치환 세종환경운동연합 상임대표와 박창재 사무처장, 최병조 세종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등이 합류했다. 

열린 강과 닫힌 강의 차이는 확연했다. 여전히 금강 하굿둑으로 막혀 있는 구간은 강의 흐름이 멈춰 있었다. 수심이 깊기에 강변에 접근하기도 어려웠다. 녹색 페인트 물감을 풀어놓은 듯이 녹조가 창궐했다. 하지만 상류의 세종보와 하류의 공주보, 백제보가 열린 뒤 곰나루에는 강물이 흐르면서 펄이 씻겨 내려가고 모래가 쌓이기 시작했다.

"옛날 모래가 아니네."

답사단과 함께 곰나루를 걷던 정민걸 공주대 교수가 한 마디 던졌다. 공주보 개방으로 모래톱이 쌓인 이곳을 처음으로 왔다는 정 교수는 과거 모래톱과 색깔부터 다르다고 했다. 지금의 모래 속에는 4대강사업으로 쌓였던 검은 펄이 조금 섞여 있다는 것이었다. 사실 강물과 모래톱이 만나는 지점에는 모래 반 펄 반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 금강 유역 환경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자전거 탄 금강' 답사단이 23일 오후 충남 공주시 공주보 상류 고마나루(곰나루) 모래톱에 둥그렇게 누웠다. ⓒ 권우성

 
모래톱의 '복병'과 '제초 원정대'

올해 3~4월만 해도 이곳은, 예전처럼은 아니었지만, 시원한 모래톱이 형성된 과거로 되돌아가는 듯했다. 하지만 그 뒤부터 풀이 자라기 시작했다. 채 씻겨내려가지 못한 펄속에 뿌리를 박은 단풍잎돼지풀과 가시박, 환삼덩굴과 칡들이 얼기설기 자랐다. 일부 식물을 제외하고는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계 교란종 외래식물들이었다. 

사람 키만큼 자란 풀들은 모래톱으로 사람을 불러들이는 데 '복병'이었다. 내가 지난 7월부터 혼자 이곳의 풀을 뽑기 시작한 것은 이 때문이었다. 이 소식을 듣고 삽과 낫을 들고 풀뽑기 작업을 도운 공주시민들이 있었다. 대전에서도 일명 '제초 원정대'를 자임하면서 찾아왔다. 이날 답사단이 밟은 모래톱은 이런 숨은 노력 덕분으로 탄생한 곳이었다.

이날 답사단이 모래톱에 누워 오마이뉴스 권우성 사진부장이 띄운 드론을 향해 양손을 흔들면서 모래톱의 귀환을 기뻐하는 분위기를 반감시킨 이는 정민걸 교수였다. 

"아쉬운 것은 고정보와 수문 하단 고정구조물 때문에 되살아나는 모래톱에 여전히 펄 성분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겁니다. 이건 예전의 하얀 백사장은 아니죠. 수문을 열었지만 공주보의 고정구조물이 곰나루 위까지 물의 흐름을 저해하기 때문에 어린 아이와 함께 백사장을 걷기도 하고, 물가에서 물에 발을 담그며 걷는 추억을 만들어 주었던 곰나루의 드넓은 모래톱이 아직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수문이 개방된 뒤 물이 흐르면서 전반적으로 수질이 개선되고 강 생태계가 되살아나고 있지만, 공주보의 고정보와 문지방에 해당하는 수문 하단 고정구조물 때문에 부분적으로 물이 정체되고 있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는 "일부 정체구간을 제외하고는 기본적으로 녹조가 사라졌고, 특히 수온 저하와 물의 흐름으로 남조류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은 4대강사업의 대형보가 강 생태계를 저수지 늪으로 바꾸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라면서 "수문 개방으로 물이 흐르면서 물을 정화하는 모래톱이 많이 되살아난 것도 강 수질과 생태계가 예전의 비단처럼 맑은 금강으로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4대강사업이 저지른 만행의 결과인 대형보들이 철거되어 강이 진정으로 되살아나고 수서생물이 건강하게 살며, 사람이 자연의 강과 공존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어야 합니다. 4대강 대형보로 인해 물의 수위가 올라가고 지하수위가 올라가 주변 아파트와 주택은 과거보다 더 습해지고 곰팡이나 세균이 잘 번성해 사람의 건강에도 해가 됩니다. 결국 대형보를 철거하는 것이 주거 환경을 위생적으로 개선하고 건강증진에도 기여하는 겁니다."

[공주보] 답사단, 공주보에 최초로 보철거 대형 현수막 내걸다
 

▲ 금강 유역 환경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자전거 탄 금강' 답사단이 23일 오후 충남 공주시 공주보에 '4대강 보, 완전 해체하라! 금강 흐르게'가 적힌 대형현수막을 내걸었다. ⓒ 권우성

 
이날 답사단이 곰나루의 모래톱을 밟기 전에 찾아간 곳은 공주보였다. 4대강사업 준공 이후 녹조가 발생하고 물고기 집단 폐사가 발생한 곳이다. 강바닥에 펄층이 쌓이고 실지렁이와 붉은깔따구가 발견되면서 시궁창이라는 오명을 받기도 했다. 또 썩은 강물에서 풍기는 잦은 악취 탓에 민원에 시달리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수문을 전면 개방하면서 이곳의 강물은 막힘없이 흘렀다. 흐르는 강물은 강바닥의 펄을 하류로 흘려보냈다. 햇빛에 반짝이는 낮은 여울이 생겼다. 윗물과 아랫물이 뒤섞이면서 물속에 산소를 공급하는 곳이다. 또 이곳에 서식하면서 알을 낳는 다양한 물고기들이 돌아왔고, 모래톱에는 삵과 고라니 등 야생동물도 돌아오고 있다.

이날도 공주보는 수문을 활짝 연 상태로 답사단을 맞았다. 강물은 빠른 속도로 콘크리트 물받이공을 타고 흘러내려갔다. 보 상·하류의 크고 작은 모래톱에는 이곳을 다시 찾은 하얀 쇠백로와 빛바랜 색깔의 왜가리들이 한가롭게 날았다.
 

▲ 금강 유역 환경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자전거 탄 금강' 답사단이 23일 오후 충남 공주시 공주보에 '4대강 보, 완전 해체하라! 금강 흐르게'가 적힌 대형현수막을 내걸었다. ⓒ 권우성

 
이곳은 지난 2월 4대강조사평가기획위원회가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을 발표했을 때 자유한국당과 관변단체 등이 내건 '공주보 철거반대' 현수막으로 도배됐던 곳이다. 4대강조사평가기획위원회가 공주보의 공도교 기능을 살린 채 부분 철거하는 방안을 제시하자, 자유한국당과 일부 단체들은 "공도교도 다 철거할 예정"이라는 가짜뉴스까지 퍼트리기도 했다.
   
이날 답사단의 유진수 단장(금강환경회의 사무처장)과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이철재 에코큐레이터, 최병조 세종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등은 가짜뉴스 현수막이 나붙었던 공주보 공도교 중간 지점에서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내렸다.

"4대강 보, 완전 해체하라! 금강 흐르게"

4대강조사평가기획위원회의 발표 이후 거짓 현수막으로 도배됐던 공주보에 잠시나마 보 철거 현수막이 내걸린 건 이날이 최초였다. 

[세종보] 수문개방의 상징인 곳에서 '흰수마자'를 풀다
 

▲ 금강 유역 환경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자전거 탄 금강' 답사단이 23일 오후 충남 세종시 세종보 하류쪽에서 멸종위기종 1급인 흰수마자 모형을 강에 풀어주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권우성

 
'자전거 탄 금강' 답사단의 마지막 행선지는 20km 정도 상류에 있는 세종보 아래의 하중도였다. 세종보는 4대강사업 16개 보 중 제일 먼저 공사를 시작했다. 준공도 가장 빨랐다. 또 문재인 정권 들어서 제일 먼저 상시 전면 개방했다. 이 보는 수문을 여닫는 방식도 다른 15개 보와는 달랐다. 수문을 수직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수문을 눕히고 세우는 방식의 전도식 가동보이다. '최첨단 가동보'라고 적극 홍보하던 곳이다.

최첨단 가동보라고 적극 홍보했던 이곳은 준공 이후부터는 '고철덩어리 보'로 전락했다. 가동보 구간 223m, 고정보 구간 125m로 총 연장 348m인 세종보의 수문을 여닫는 실린더에 토사가 끼면서 수문이 작동하지 않고 잦은 오작동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또 세종보는 4대강사업 때 금강에 지은 보의 최상류에 있기에 토사량이 가장 많았다. 퇴적토가 많다는 것은 오염원 또한 첫 번째로 모이는 장소라는 의미이다. 그런 이유로 강바닥에 쌓인 펄에는 환경부가 지정한 수생태 최악의 오염지표종인 실지렁이, 붉은 깔따구가 득시글했다. 

하지만 지난해 1월부터 1년 넘게 수문이 활짝 열려서 펄층도 거의 없어졌고, 최근에는 흰수마자 등 멸종위기종 1급인 물고기도 대거 발견돼 생태계 회복의 상징적인 장소로 회자되고 있다. 

답사단은 세종보 바로 아래에 있는 학나래교로 이동했다. 수문 개방 후 넓은 모래톱이 생겨난 곳이다. 이곳도 곰나루 지역처럼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최근 내린 비 때문인지 물살이 빨랐다. 이곳에서 답사단은 세종보에서 발견된 흰수마자가 돌아오는 퍼포먼스를 했다. 
    

▲ 세종보 아래 강 중앙에 만들어진 모래톱에서 흰수마자를 들고 ‘4대강 보 해체’ 퍼포먼스를 했다. ⓒ 김종술

▲ 세종보 아래 강 중앙에 만들어진 모래 여울에서 재첩을 잡다가 물속에 누워 휴식도 취했다. ⓒ 박용훈

  

▲ 세종보 아래 강 중앙에 만들어진 모래톱에서 흰수마자를 들고 ‘4대강 보 해체’ 퍼포먼스를 했다. ⓒ 박용훈

또 바로 앞에 생겨난 모래섬으로 이동했다. 1년 전과는 달리 이곳에도 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하지만 강변의 모래를 손으로 파보니 맑은 물에서 사는 생명체인 재첩을 발견했다. 세종보가 보이는 이곳에서 답사단은 마지막 퍼포먼스를 벌였다. 열린 강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곳의 물속에서 8개의 글자를 적은 피켓을 들었다.
 
"4대강 보 해체하라!"

[조촐한 해단식] 산 강과 죽은 강 확인하면서 달린 100km

23일 오후, 2박3일을 함께한 '자전거 탄 금강' 답사단과 마지막 날 합류한 인사들은 세종보 옆에 있는 약수터에서 조촐한 해단식을 했다.

황치환 세종환경운동연합 상임대표는 "서천 하굿둑부터 여기까지 먼 거리 오느라 고생했다"면서 "4대강이 끝까지 흐를 수 있도록, 흰수마자가 금강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유진수 답사단장은 "2013년에 자전거를 타고 금강을 답사하면서 2012년 4대강사업이 마무리된 이후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확인했고, 이번에는 금강 3개보 개방 이후 금강의 자연성 회복을 살펴보았다"면서 답사 과정에서 조사한 내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녹조 발생 상황이나 모래톱과 수질생태계를 보면 먼저 활짝 연 곳이 자연성 회복이 잘 되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서해와 만나는 지점의 경우 하굿둑의 영향으로 상류보다 녹조가 많았다. 첫날 하굿둑에서 본 녹조의 경우도 지난해와 지지난해보다 훨씬 줄었다는 것을 목격했다. 결국 강이 흐르기 시작하자 금강이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금강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2020년에도 '자전거 탄 금강' 행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힘을 모으자."

행사를 마친 뒤에 3일 동안 일반 시민 참가자로 탐사를 함께했던 손장희씨는 기자와 헤어지면서 이런 말을 남겼다.   
 
"첫날 서천 하굿둑에서 본 맑고 아름다운 바다의 모습에 감탄했는데, 불과 10분 거리에서 믿을 수 없이 처참한 녹조의 강을 보았다. 강을 가득 채운 거대한 녹색은 영화CG와 같은 비현실적인 광경이었다. 이를 전하려고 자전거를 타면서도 투명카약을 띄워 유튜브 중계를 하고 드론을 띄워 죽어가는 강과 살아나는 강을 비교해 국민들에게 전하는 답사단과 취재팀의 활동에 고마움을 전한다."
 

▲ 21일 오후 충남 서천군 화양면 망월리 금강에서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녹조를 뿌리며 얼마나 심각한지 확인해보고 있다. ⓒ 권우성


열린 강은 살았고 닫힌 강은 죽었다. 자유한국당은 최근에도 금강 지역과 낙동강 지역을 돌면서 이명박 정권의 4대강사업의 치적을 홍보하고 있지만, 누가 봐도 강을 죽인 사업이었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명제는 4대강사업을 완공한 뒤 지난 10년간 녹조가 창궐한 강이 스스로 증명했고, 답사단은 이번에 하굿둑에서 확인했다.

자유한국당은 수문을 열거나 해체하면 농업용수가 없어진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2박 3일간 답사단이 자전거로 달린 100km 구간의 금강을 직접 와서 보면 확인할 수 있다. 금강의 3개 보 수문이 활짝 열렸는데도 농경지에 물이 넘쳐 흘렀다.  

또 강물을 열면 농업용수가 부족하다는 것도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는 게 지난 10여 년간의 환경부와 충남연구원의 금강 모니터링 과정에서 확인됐다. 설령 농업용수가 부족하다고 해서 농사를 짓기 위해 녹조물, 소위 죽은 물을 사용하겠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녹조의 독성 물질이 농작물에 농축된다는 연구결과도 있기 때문이다.

강을 위해서도, 인간을 위해서도 4대강은 끊임없이 흘러야 한다.

['자전거 탄 금강' 행사]
공동 주최 : 금강유역 환경회의,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충남녹색연합, 세종환경운동연합, 서천생태문화학교, 이상돈 국회의원실
기술 후원 : 충남연구원

동행 취재 : 김종술 이철재 김병기 권우성 기자

덧붙이는 글 <오마이뉴스> 탐사취재팀은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낙동강을 취재합니다. 이 기사에 보내주시는 ‘좋은 기사 원고료’는 김종술 기자의 취재비 등으로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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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국 의혹’ 부산대 의전원·서울대 등 전격 압수수색

[속보] 검찰, ‘조국 의혹’ 부산대 의전원·서울대 등 전격 압수수색

등록 :2019-08-27 09:58수정 :2019-08-2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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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국 관련 의혹 형사1부에서 특수2부로 재배당
조국 쪽 “검찰 수사 통해 사실관계가 해명되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들어서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들어서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각종 의혹들을 조사하기 위해 부산의료원과 서울대 등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오늘 입시, 사모펀드, 부동산, 학원재단 등 관련 사건 수사를 위해 관련 의전원, 대학교, 사모펀드, 학원재단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27일 밝혔다. 압수수색 장소에는 부산대 의료원, 서울대 환경대학원, 단국대, 사학재단 웅동학원, 사모펀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 등의 사무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에 대해 “이 사건은 국민적 관심이 큰 공적 사안으로서, 객관적 자료를 통해 사실관계를 규명할 필요가 크고, 만약 자료 확보가 늦어질 경우 객관적 사실관계를 확인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처”라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평소와 달리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출근하지 않고 자택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청문회 준비단 관계자는 “(조 후보자가) 심신의 피로로 자택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 후보자는 ‘검찰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해명되길 바란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07258.html?_fr=mt1#csidxa025f06d756a3ed828c90958045df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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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농단' 이재용 대법 선고일이 다가오고 있다

시민단체, 이재용 국정농단 대법원 선고 앞두고 천막농성 돌입
2019.08.26 17:14:26
 
 

 

 

 

시민단체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구속을 촉구했다. 민주노총과 민중공동행동은 26일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부회장은 29일 국정농단 재판의 대법원 상고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 부회장 상고심 재판의 쟁점은 이 부회장이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제공한 말 3마리 구입비 34억여 원을 뇌물로 볼 것인지 여부다.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의 2심 재판부는 말 구입비를 포함해 87억여 원을 뇌물로 인정한 반면 이 부회장 2심 재판부는 말 소유권이 최 씨에게 넘어가지 않았다며 이를 제외한 36억여 원만 뇌물로 인정했다. '뇌물을 준 액수와 받은 액수가 달라져버린' 상황이다.
 
시민단체는 이 부회장 2심 재판부가 이 부회장을 집행유예로 석방하기 위해 뇌물액수를 50억 원 이하로 맞추려 부당하게 판결했다고 주장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횡령죄는 횡령액이 50억 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3년'은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는 유기징역의 마지노선이다.
 

▲민주노총과 민중공동행동이 26일 대법원 앞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구속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프레시안(조성은)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용의 뇌물 공여에 대한 2심은 △국정농단의 핵심 증거인 '안종범 수첩'의 증거 능력을 부인했고 △'이재용의 승계 작업이 목적이라는 의식이 없었다'고 판단했으며 △고가로 제공된 경주마 문제를 '소유권이 이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재용의 뇌물공여 액수를 89억 원에서 36억 원으로 낮춰 집행유예로 석방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재판부가 '안종범 수첩'의 증거 능력을 부인한 판결을 두고도 "이재용 재판을 제외한 모든 재판에서 '안종범 수첩'은 증거능력을 인정받았다"면서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는 '이재용 봐주기'를 위해 자행된 2심 판결을 바로잡는 판결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재용 부회장을 두고 "정권과의 유착, 부패 그리고 온갖 탈법을 동원해 꼼수로 세법을 피해가고 법망을 피해가면서 결국은 국정농단까지 벌였다"면서 "또한, 또 다른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다시 한 번 사법농단을 일삼고 뇌물액수를 줄여가며 감옥 문을 나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9일 대법원 판결은 한국 사회에 정의가 살아있음을 확인해주는 날이 돼야 한다"며 "(이 부회장을 재구속해) 재벌개혁을 위한 역사적인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연 변혁당 대표도 "지난 20년 간 삼성의 3대 세습 과정에서 일어난 범죄에 대법원은 면죄부를 줬다"며 "2016년 국정농단 사태는 그 과정에서 자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얼마 전에도 1만 명의 시민들이 대법원에 이재용을 반드시 재구속해야한다는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며 "대법원이 또 다시 삼성에 굴복하고 면죄부를 줄 것인지 대한민국 국민과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이 끝낸 뒤, 대법원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이 부회장의 대법원 판결이 있는 29일까지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시민단체가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구속을 촉구하며 대법원 앞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에 돌입했다. ⓒ프레시안(조성은)

 

▲시민단체가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구속을 촉구하며 대법원 앞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에 돌입했다. ⓒ프레시안(조성은)

 
조성은 기자 pi@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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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을 향한 ‘광란의 시대’의 언론

조 후보자 관련 보도 중에서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기사들 정리
 
임병도 | 2019-08-26 08:58:1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연일 뉴스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언론사들은 수십에서 수백 건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사는 공직자 후보를 검증하는 기사를 통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는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의 언론은 기사라고 부르기조차 민망한 수준의 보도를 내놓고 있습니다.

조 후보자 관련 보도 중에서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기사들을 일부 정리해봤습니다.

악의적인 기사 제목들

8월 24일 중앙일보는 <“아픈 아기 피 뽑아 만든 논문, 조국 딸이 휴지조각 만들었다”>는 제목으로 조 후보자 딸의 논문 논란을 보도했습니다. 기사 제목을 보면 ‘아픈 아기’, ‘피 뽑아’ 등으로 마치 하드코어 영화 제목을 보는 듯합니다. 꼭 이런 제목을 사용해야 했을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2002~2004년 샘플을 모았고, 2007년 실험을 진행했다. 논문은 2009년 발표했다. 2005년 황우석 사태 이후 법률·윤리규정이 강화됐고, 그 전에는 매우 허술한 편이었다. 그러다 보니 고교생 1저자 논문이 가능했을 수도 있다. [출처: 중앙일보] “아픈 아기 피 뽑아 만든 논문, 조국 딸이 휴지조각 만들었다”

기사를 보면 실험은 2007년이고, 논문은 2009년입니다. 샘플을 모은 시기를 보면 조 후보자 딸의 고등학교 재학 시절과 무관해 보입니다. 그런데도 기자는 2005년부터 윤리규정이 강화돼 조 후보자의 딸이 2004년에 허술한 규정을 이용한 것처럼 기사를 썼습니다. 시기적으로 맞지가 않음에도 조 후보자의 딸을 악의적으로 묘사했습니다.

매일경제는 8월 21일 오후 4시 44분에 <조국 딸 오피스텔… 거주자 주차장엔 차 10대 중 2대가 포르쉐>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가 자정쯤에 삭제했습니다. 매일경제는 ‘기사 제목에 오해의 소지가 있어 삭제했다’고 밝혔지만, 제목을 수정하는 경우는 있어도 기사를 아예 삭제하는 것은 드뭅니다.

매일경제의 기사는 주차장에 있는 포르쉐의 차주가 누구인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그저 카더라 통신을 무조건 보도하고 보자는 식의 대단히 무책임한 보도였습니다.

8월 25알 중앙일보는 <일가족 모두 고발 당한 조국···검찰 조사받는 법무장관 되나>는 기사에서 조 후보자가 법무장관이 되더라도 검찰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단정 지었습니다.

가족이 고발당했더라도 직접적인 개입 혐의가 없다면 조사를 받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자유한국당은 조 후보자가 투자에 개입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건 하느님만 아는 일이죠.’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확실치도 않은 ‘검찰조사’를 제목에 넣음으로 조 후보자가 법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처럼 보이는 악의적인 왜곡 보도입니다.

재산이 많다고 해놓고, 이제 와서 채무가 더 많다니…

8월 20일 <조국 가족 운영 창원 웅동학원 법인재산만 130억 원대>라고 보도한 SBS는 23일 <조국이 내려놓겠다는 웅동학원, 자산보다 ‘빚’ 더 많아>라며 불과 사흘 전과 다른 보도를 했습니다.

SBS의 보도가 다른 결정적 계기는 조 후보자의 가족이 웅동학원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한 이후입니다. 이전에는 마치 백억이 넘는 재산을 보유했다는 식으로 공격하더니, 이제는 빚만 남은 재단을 넘겼다며 비난하고 있습니다.

같은 언론사인데, 전혀 다른 기사를 보면 왜 이렇게 보도했지라는 의문이 듭니다. 빚이 많은 재단이었다면 이미 130억이라는 보도가 나올 때 채무 또한 정확하게 보도했어야 합니다. 그때는 채무를 보도하지 않았다가,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발표가 나오자 기사에 포함시킨 행태는 올바른 저널리즘의 보도 행태로 보기 어렵습니다.

조국은 MB -박근혜 정권의 실세였나?

8월 25일 국민일보는 <논문·장학금·인턴십까지…조국 딸만 관련되면 바뀌는 제도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마치 조 후보자가 딸의 학교 생활을 위해 제도를 바꾸도록 압력을 가한 사람처럼 묘사했습니다.

국민일보는 ‘조 후보자의 딸이 2008년 참가했던 단국대 의대의 이른바 ‘학부형 인턴십 프로그램’도 그해 이후 11년간 한 차례도 운영되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2008년은 MB정권 시절입니다. 당시 조국 후보자는 자기 딸을 위해 ‘학부형 인턴십 프로그램’을 만들 정도로 유명하거나 영향력 있는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기자는 조 후보자의 딸만 혜택을 받고, 일부러 제도를 만들었다는 식으로 보도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내놓지 못했습니다. 특히 기사를 보면 누가 페이스북에 어떤 글을 올렸다는 것만 있지, 기자가 직접 취재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공직후보자에 대한 언론의 검증 기사는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정확한 취재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서 ‘아니면 말고식의 보도’, ‘악의적인 제목’,’미리부터 범죄자 낙인 찍기’ 등의 수준 낮은 기사는 오히려 국민에게 혼란만 줄 수 있습니다.

강기석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광란의 시대’의 언론’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강 이사장은 중앙일보 기사를 인용하면서 “중앙일보 후배들아! 10년 뒤 후회하고 반성하지 말고 지금 당장 문제 제기를 하고, 거부하고, 저항하라.”고 주장했습니다.

강 이사장은 ““위에서 시킨 건데”, “먹고살기 위해서인데”, “조직이 보호해 줄 건데”,집단심리에 휘둘려 넋 놓고 손에 피를 묻히고 있다가는 후회하고 반성하고 속죄할 기회조차 없을지 모른다.”라며 말미에 판사가 전직 중앙일보 기자에게 했던 말을 인용했습니다.

“앞장서 칼을 휘두르다 화살받이가 되지 마세요. 로얄들(족벌신문사 사주)은 손에 피 안 묻혀요. 어쩌려고 그래요?”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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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놓고 트럼프 “약속위반 아냐”, 아베 “유엔결의 위반” 공개 대립

공개 석상에서 북한 문제 놓고 또 의견 충돌... 트럼프, “축소된 한미훈련도 돈 낭비” 폭탄성 발언도

김원식 전문기자
발행 2019-08-26 09:52:41
수정 2019-08-26 09: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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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5일(현지 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 중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 등 북한 문제를 놓고 입장이 완전히 대립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5일(현지 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 중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 등 북한 문제를 놓고 입장이 완전히 대립하는 장면을 연출했다.ⓒ뉴시스/AP
 

이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이게 맞는다고 말해주겠냐? 내가 엄청나게...”라고 동조를 구했고 볼턴 보좌관은 “그렇다. 아주 많이 수정됐다”고 호응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수정된 방식. 그러나 솔직히 나는 그것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북한과 만남에 대한 추가할 내용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마 (만남을) 할 것이다. 그래, 아마”라며 “그러나 나는 단거리(미사일)를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면 단거리는 신조의 것, 알다시피 그것(단거리)은 정말로 그의 영토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나는 신조에게 묻고 싶다.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시험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느냐?”면서도 “그가 (공포로) 오싹해 하지 않는다”고 아베 총리의 동의를 구했다.

하지만 공을 넘겨받은 아베 총리는 “우리의 입장은 분명하다.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분명히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최근 북한의 또 다른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경험하는 것은 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일본 총리가 어떻게 느낄지 이해할 수 있다”면서 “내 말은 내가 이해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다르다. 그러나 난 그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다소 진화에 나서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한 기자가 아베 총리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더욱 당신의 입장에 다가오길 희망하느냐’고 묻자 그도 “나는 우리가 전에 했던 것처럼 나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관한 한 항상 합심(same page)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미국과 북한의 프로세스(process)를 100%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며 더 이상 논란의 확산은 피하려는 답변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5일(현지 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해 악수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5일(현지 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해 악수를 하고 있다.ⓒ뉴시스

북한 미사일 발사 두고 김정은 위원장 두둔한 트럼프
아베는 “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반발

또 다른 기자가 ‘사안을 그렇게 서로 다르게 보고 있는데 합심하고 있느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도 “그(아베)가 총리이고 내가 대통령인 한 우리는 항상 합심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우리는 같은 입장에 있다”고 이견 불식에 나섰다.

그러나 한 기자는 ‘미안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당신은 단거리미사일 발사가 유엔 결의안 위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아니냐’며 아베 총리와의 입장 차이를 재차 꺼내 들면서 공격적인 질문을 이어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결코 김 위원장과 개인적으로 그것(단거리미사일)에 대해 논의한 적이 없다”며 “장거리미사일을 논의했고, 그는 그것을 하지 않았다. 핵실험도 하지 않았다. 단거리, 일반적인 미사일을 시험했다”며 시종일관 김 위원장을 두둔했다.

또 “당신이 좋아하든 안 하든 그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단거리미사일을 시험하고 있다”면서 “나는 내가 잘 알고 있는 김정은이 궁극적으로 옳은 일을 할 것이라는 신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가 옳은 일을 할 것이라고 느낀다. 북한은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북한처럼 그런 잠재력이 있는 국가도 없다”면서 “그는 누구보다도 그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 그가 옳은 일을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보게 될 것이다. 아마 그렇지 않을 수도. 그러나 그럴 수도. 하지만 나는 그가 옳은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미일 두 정상은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때 개최한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발사 문제에 관해 비슷한 엇박자를 연출한 바 있다.

이날도 두 정상은 모두발언때 까지는 덕담을 나누며 대북 공조 체제를 유지하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하지만 기자들의 질문이 나오고 구체적인 북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상황이 돌변해 다시 두 정상의 입장 차이를 그대로 드러낸 기자회견이 되고 말았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최근 북한의 잇따른 단거리미사일 발사 시험을 놓고 정면으로 대립하는 엇박자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 중인 두 정상은 25일(현지 시간) 양자 정상회담 직전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기자들이 구체적으로 북한의 최근 단거리미사일 발사 시험 등에 관해 질의하자 완전히 충돌하는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은 한 기자가 ‘북한이 더 많은 시험(test)을 하는 데 대해 우려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기쁘지는 않지만, 합의를 위반한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지난주 훌륭한 친서를 받았다. 그가 한국이 전쟁 게임(war game)을 하는 데 화가 나 있었다”면서 “진실을 말하자면, 나 또한 그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훈련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지만, 나는 반대를 추천하고 싶다. 당신들이 한다면, 개입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나는 완전한 돈 낭비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그것(훈련)을 축소했다”고 폭탄성 발언도 내놨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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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조롱하는 트럼프, 미일동맹 중시하는 트럼프

[개벽예감 362] 한미동맹 조롱하는 트럼프, 미일동맹 중시하는 트럼프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9/08/26 [08:57]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궤변을 진실로 믿어버린 친미주의자

2. 친미맹방을 발밑에 두고 멸시하는 미국

3. 주둔비 전액부담 못하면 철군하는 수밖에

4. 미국의 새로운 지배전략수행에서 배제되는 한국

5. 아베의 군국주의무력증강 지원해주는 트럼프

 

 

1. 궤변을 진실로 믿어버린 친미주의자 

 

2018년 9월 26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텔레비전방송 <팍스 뉴스>와 대담하였다. 대담 중에 철군문제에 관한 질의응답이 오갔다. 

 

질문자 - “미국은 60년 넘게 한국에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는데, 당신은 주한미군이 철수되기를 바라는가?”

 

문재인 - “바라지 않는다. 종전선언과 관련해서, 종전선언이 발표되면 유엔사령부의 지위가 흔들리거나 또는 주한미군이 철수되어야 하는 어떤 압박을 받게 되는 게 아니냐 하는 의심이 있다. 그러나 종전선언은 한국이 65년 전에 정전협정을 체결한 이후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못한 채 정전상태로 지나왔기 때문에 이제라도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전쟁을 끝내는 정치선언을 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종전선언은 평화협상이라는 과정을 거쳐 평화협정으로 되는 것이다.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정전체제는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종전선언은 유엔사령부의 지위나 주한미군의 지위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평화협정이 체결되더라도 주한미군의 지위는 전적으로 한미동맹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고, 평화협정과는 무관하다. 지금 주한미군은 남북관계에서 평화를 조성하는 대북억지력으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동북아시아에 평화와 안정을 조성하는 균형자역할을 하고 있다. 이것은 한국의 안보를 도와주는 것은 물론이고, 동시에 미국의 세계전략과 잇닿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평화협정이 체결된 뒤에도, 심지어 남북이 통일된 뒤에도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위와 같은 대담을 하기에 앞서 2018년 9월 20일 문재인 대통령은 북측 방문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진행한 남북정상회담 대국민보고회에서 위의 대담내용과 거의 똑같은 발언을 하였다. 한 마디로 말해서, 문재인 대통령의 위와 같은 대담발언은 열렬한 친미주의자에게서 들을 수 있는 전형적인 친미발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친미발언을 무심히 스쳐갈 수 없는 까닭은 다음과 같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2018년 9월 26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텔레비전방송 <팍스 뉴스>와 대담하는 장면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담에서 종전선언이 발표되더라도 유엔사령부의 지위가 흔들리거나 주한미국군이 철수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면서, 주한미국군이 대북억지력으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에 평화와 안정을 조성하는 균형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평화협정이 체결된 뒤에도, 그리고 남북이 통일된 뒤에도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것은 친미주의자에게서 들을 수 있는 전형적인 친미발언이다. 그런 친미발언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결과 전쟁을 불러오는 주한미국군 영구주둔론과 대북흡수통합론을 주장했다. 그가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하고 1주일 뒤에,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보수언론매체에 대담자로 출연하여 친미발언을 늘어놓은 것은, 평양을 방문하여 남북정상회담에 참석한 그가 북의 대남전략에 끌려가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는 게 아니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번득이는 미국을 안심시키고 환심을 사려는 계산된 행동이었다.     

 

(1) 한미동맹은 철두철미 미국의 태평양지배체제를 유지하는 장치의 일부인데,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친미주의자들은 한미동맹이 한국을 지켜준다는 착각의 수렁 속에 깊이 빠졌다. 친미주의자들이 모르는 것은, 미국이 자기의 태평양지배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일본에 전략거점을 꾸려놓고, 미일동맹이라는 간판을 내걸었다는 것, 그리고 한국을 미일동맹에 부속된 하위체제로 끌어들여 한미동맹을 만들어놓고 그것을 자국의 안보를 위해 이용한다는 것이다. 친미주의자들의 정치적 무지몽매는 한미동맹이 반미조선의 안보위협으로부터 친미한국의 안전을 지켜준다는 궤변을 진실로 믿게 만든다. 

 

(2) 더 심각한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통일된 한반도에 주한미국군이 계속 주둔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주한미국군이 철수되어야 평화통일이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은 70년을 헤아리는 분단역사가 입증한 진리인데, 문재인 대통령은 철군과 통일의 불가분리성에 관한 진리를 부정하였을 뿐 아니라, 주한미국군이 통일 이후에도 계속 주둔해야 한다는 궤변을 꺼내놓았다. 주한미국군이 통일 이후에도 계속 주둔해야 한다는 말은 영구주둔론을 정당화하려는 궤변일 뿐 아니라, 흡수통합론을 정당화하는 궤변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장한 대로, 만일 미국군이 주둔하는 가운데 한반도가 통일된다면, 그것은 자주통일도 아니고 평화통일도 아니며, 남측이 북측을 먹어버리는 흡수통합이다. 이렇게 놓고 보면, 문재인 대통령은 자유한국당과 똑같이 영구주둔론과 흡수통합론을 주장하는 것이다. 주한미국군을 영구히 주둔시키려는 시도나 남측이 북측을 흡수통합하려는 시도는 대결과 전쟁을 불러올 것이므로, 영구주둔론과 흡수통합론은 변형된 대결옹호론이며 변형된 영구분단론이다. 그러므로 문재인 대통령이 영구주둔론과 흡수통합론을 주장할수록 자유한국당과 똑같이 대결과 전쟁을 부추기게 되는 것이다.      

 

(3)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언론매체와 대담하면서 위와 같은 친미발언을 늘어놓은 시점은 그가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한 날로부터 불과 1주일밖에 지나지 않은 때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하고 1주일 뒤에,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보수언론매체에 대담자로 출연하여 친미발언을 늘어놓은 것은, 평양을 방문하여 남북정상회담에 참석한 그가 북의 대남전략에 끌려가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는 게 아니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번득이는 미국을 안심시키고 환심을 사려는 계산된 행동이었다. 

 

(4) 하지만 그런 행동은 부정적 결과만 가져왔다.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담하고,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한 문재인 대통령이 1주일 뒤에 그 선언과 정면 배치되는 친미발언을 늘어놓으며 미국의 환심을 사려고 하였으니, 그에 대한 북의 기대가 무너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의 환심을 사기 위해 북을 자극하는 친미발언을 늘어놓는 바람에 그에 대한 북의 신뢰는 고작 1주일밖에 유지되지 않았다.  

 

그런 일이 있었던 때로부터 근 한 해가 지난 요즈음 북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 질책하는 것은, 평양공동선언 이후 그 선언에 배치되는 친미적 언행을 계속해왔을 뿐 아니라, 남북 사이에서 우발적 무력충돌이 일어나면 평양에 침투하여 북의 수뇌부를 제거한다는 이른바 참수작전연습(위기관리참모훈련)까지 승인한 그에게 그 동안 참고 참았던 북의 분노가 한꺼번에 터져나오는 현상인 것이다. 

 

 

2. 친미맹방을 발밑에 두고 멸시하는 미국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친미주의자들은 미국이 친미맹방에게 호의를 베풀어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미국은 친미맹방에게 호의를 베풀기는커녕 자기 발밑에 두고 멸시한다. 미국이 한국을 얼마나 멸시하는지 알려면, 미국 해군정보국에서 정보분석관으로 근무하던 중 대북군사정보를 주미한국대사관에 전달하다가 미국 사법당국에 체포되어 1997년부터 2004년까지 수감되었던 재미동포 김채곤 씨의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 2016년 9월 19일 <조선일보>에 실린 대담기사에서 그는 미국이 영국이나 캐나다에게는 대북군사상황에 관한 고급정보를 넘겨주면서도 정작 한국에게는 넘겨주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스스로를 과대평가합니다. 미국 정부에서 일해 보면, 우리가 ‘맹방’, ‘우방’이니 하는 건 한국 혼자의 생각이고 미국의 국익에 따라 결정할 뿐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같은 친미주의자들은 미국이 한국을 맹방이라고 부르면서 친근한 척하지만, 실제로는 발밑에 두고 멸시한다는 것을 모른 채, 미국을 칭송하고 추종하는 자기 최면에 걸려있는 것이다.  

 

한미관계가 그처럼 근본적으로 뒤틀려있는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11월 5일 주한미국군사령관과 그 휘하의 고위군사지휘관들, 주한미국대사를 청와대에 모두 초청하여 오찬을 대접하면서 그들에게 “한미동맹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 피로 맺어졌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한반도의 평화를 만들어내는 동맹, 그리고 한국과 미국의 안보와 번영을 끌어내는 동맹, 나아가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전을 이끄는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역설하면서, “한미동맹이 영원할 수 있도록 끝까지 같이 갑시다”라고 호소했다. 입으로는 맹방이니 뭐니 떠들지만, 실제로는 한국을 발밑에 두고 멸시하는 미국 앞에서 “혈맹만세”를 외치는 것이야말로 한미관계의 참담한 현실을 모르는 청맹과니의 헛소리이고, 민족적 자존심을 내버린 굴종행위가 아닐 수 없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2018년 11월 5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한미국군사령관과 그 휘하 고위군사지휘관들, 주한미국대사를 청와대에 초청하여 오찬을 대접하면서 담화하는 장면이다. 담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이 영원할 수 있도록 끝까지 같이 갑시다"라고 말했다. 입으로는 맹방이니 뭐니 하지만, 실제로는 한국을 발밑에 두고 깔보고 멸시하는 미국 앞에서 "혈맹만세!"를 외치는 것이야말로 한미관계의 참담한 현실을 모르는 청맹과니의 헛소리이고, 민족적 자존심을 내버린 굴종행위가 아닐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처럼 한미동맹에 대한 환상에 젖어 자주의식이 몽롱해졌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친미주의자의 충성심 따위는 거들떠보지 않고 한미동맹을 조롱하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처럼 한미동맹에 대한 환상에 젖어 자주의식이 몽롱해졌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친미주의자의 충성심 따위는 거들떠보지 않고 한미동맹을 조롱하였다. 한미동맹을 조롱하면서 한국에게서 분담금 명목으로 돈이나 뜯어내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적나라한 모습이 <뉴욕포스트> 2019년 8월 9일 보도에서 드러났다. 보도에 따르면, 그날 뉴욕시 근교의 대저택에서 열린 대선자금모금행사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청중을 웃기는 만담 같은 즉흥연설을 펼쳐놓던 중에 “한국은 텔레비전도 잘 만들고, 경제도 잘 돌아가는데, 왜 우리가 그들을 지켜주기 위해 돈을 내는가? 그들이 돈을 내야지”라고 하면서 목청을 돋우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문재인 대통령을 지칭-옮긴이) 협상(주한미국군 주둔비 분담금 책정협상을 지칭-옮긴이)에 어떻게 끌려 들어왔는지를 묘사하는 대목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목소리를 흉내 냈다”고 한다. 이것은 한국을 발밑에 두고 멸시하며 모욕하는 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만 멸시하는 게 아니라 다른 맹방들도 멸시하는데, 그런 거친 언행은 그가 백악관에 들어가기 훨씬 전부터 계속되고 있었다. 이를테면, 그는 1990년 3월 1일에 발간된 미국의 도색잡지 <플레이보이>에 실린 대담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었다.

 

“일본, 서부 도이칠란드, 싸우디 아라비아, 한국 같은 이른바 맹방들이 우리나라에서 돈을 뜯어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좀 더 이기적으로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나라들은 우리 등에 업혀서, 이제껏 만들어진 것 가운데 가장 큰 돈기계를 가동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우리나라를 이용해먹는다. 그 나라들은 (자국 기업들에게) 많은 보조금을 주면서 좋은 상품을 생산한다. 만약 우리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면, 약 15분 만에 지구 위에서 사라질 나라들, 그런 부유한 나라들에게서 우리는 보상도 받지 못하고 해마다 1,500억 달러씩 잃어버리며 그 나라들을 지켜주면서도 전 세계에서 웃음거리로 되고 있다. 우리 맹방들은 우리에게서 수 십 억 달러를 뜯어가고 있다.”

 

위의 인용문이 말해주는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30여 년 전부터 친미맹방을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극도로 불신하고 있었다. 그의 판별기준에 따르면, 친미맹방들 가운데 미국에게 이용가치가 거의 없는 맹방은 한국이다. 조선의 핵무력완성과 중국의 국력증강과 로씨야의 대미갈등으로 국제정세가 급변된 오늘, 미일동맹을 강화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 한미동맹은 이용가치가 거의 없고, 막대한 유지비를 소모하여 미국에게 재정손실만을 안겨주는 골치거리로 보인다. 그러니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멸시하는 게 당연하다. 

 

 

3. 주둔비 전액부담 못하면 철군하는 수밖에  

 

2019년 2월 25일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ISIS)가 펴낸 ‘1990년 이후 주한미국군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의 회의적인 태도’라는 제목의 자료에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 열거되었다.

 

(1) 트럼프는 대통령에 취임하기 훨씬 이전인 1990년부터 맹방들을 위한 미국군의 노력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이것은 지난 30여 년 동안 트럼프의 공식발언 114건에 대한 분석에서 나타나는 일관된 내용이다.  

 

(2) 트럼프 대통령은 친미맹방들이 자국 안보를 위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고 믿는다. 

 

(3) 한국, 북대서양조약기구, 일본에 보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관된 메시지는 친미맹방들이 미국군 주둔비를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4) 친미맹방들이 미국이 제공하는 안보리익을 챙기면서도 미국에게 커다란 무역적자를 안겨주며 미국을 이용해 먹는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이다.

 

(5)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공동의 가치, 공동의 국제관심사, 공동의 도전 및 기회라는 관점에서 미국에게 이익을 주고 있는 증거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주목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주둔 미국군 주둔비 분담금을 친미맹방들에게 전액 부담시키고, 만일 어떤 맹방이 전액부담을 거부하는 경우 그 나라에 주둔하는 미국군을 철수하려고 생각한다는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분담금문제를 중심에 놓고 동맹문제와 철군문제를 생각한다. 2016년 3월 26일 <뉴욕타임스> 기자 두 사람이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트럼프와 전화통화로 대담한 내용을 간추려 보도하였는데, 트럼프와 취재기자는 분담금문제와 철군문제의 상관성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취재기자 - “만일 한국과 일본이 미국군 주둔비 분담금을 인상하지 않을 경우, 당신은 그 나라에 주둔하는 미국군을 철수하겠는가?”

 

트럼프 - “그렇다. 철수하겠다.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그렇게 하지는 않겠지만,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 우리는 이 문제와 관련하여 수 십 억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을 잃어버릴 수 없다. 나는 그 나라들이 분담금을 매우 많이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일 그 나라들이 분담금을 많이 내지 않으면, 나는 미국군을 철수하겠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으로부터 3년 전에 꺼내놓았던 위와 같은 강경발언은 결코 지나가는 말이 아니었다. 그는 2019년 5월 8일 미국 플로리다주 패너마씨티비치에서 연설하면서 자기가 주한미국군 주둔비 분담금을 어떻게 인상했는지를 밝히는 대목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2019년 5월 8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플로리다주 패너마씨티비치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는 장면이다. 그는 연설 중에 자기가 주한미국군 주둔비 분담금을 어떻게 인상했는지를 밝혔다. 그는 "돈이 아주 많고, 우리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것 같은" 한국을 지켜주기 위해 미국이 주한미국군 주둔비로 해마다 50억 달러씩 소모하는 것은 믿기 힘든 일이라고 지적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보다 앞서 2019년 2월 12일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자기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주한미국군 주둔비 분담금 5억 달러를 더 받아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면서 앞으로 분담금을 더 인상하겠다고 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2019년 7월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서울에 파견하여 주한미국군 연간주둔비 48억 달러 전액을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나는 미국군 지휘관에게 우리가 이 부유한 나라(한국을 지칭-옮긴이)를 지켜주는 데 얼마나 드느냐고 물었더니, 50억 달러가 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렇다면 그들은 얼마를 내느냐고 물었더니, 5억 달러를 낸다고 했다. 돈이 아주 많고, 우리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것 같은 그 나라를 지켜주기 위해 우리가 45억 달러를 잃어버리고 있다니, 이게 믿어지느냐? 그래서 나는 그 나라 지도자(문재인 대통령을 지칭-옮긴이)에게 전화를 걸어, 불공평하므로 당신들이 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가 국회에서 (국방예산이) 통과되었다면서, 5억 달러 이상은 못 내겠다고 했다. 나는 7억5천만 달러를 내라고 했는데, 5억 달러 수준에서 합의를 보았다. 나는 그들(문재인 정부를 지칭-옮긴이)에게 나머지 금액을 요구하는 전화를 걸라고 우리 사람들에게 지시했다.”

 

그보다 앞서 2019년 2월 12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자기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 한 통을 걸어 주한미국군 주둔비 분담금 5억 달러를 받아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면서, “앞으로 몇 해 동안 분담금은 더 오르게 될 것이다. 한국은 지금까지 잘했고, 앞으로도 아주 잘 할 것”이라고 떠들어댔다. 그의 곁에 앉은 각료들도 전적으로 공감하였다. 누구나 직감하는 것처럼, 이 발언은 미국이 한국에게서 앞으로 더 많은 분담금을 뜯어내겠다는 갈취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2019년 7월 24일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서울에 나타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정경두 국방장관을 각각 따로 만나, 주한미국군 운용비 항목을 열거한 지출명세서를 건네주면서 주한미국군 주둔비 48억 달러 전액을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그런데 미중경제전쟁, 한일관계파탄, 세계시장경제의 전반적 침체가 공포의 삼각파도처럼 국제무역구도에 몰아치는 가운데 한국의 수출의존경제가 급속히 위축되어 경제적 시련을 겪는 한국은 미국에게 48억 달러를 상납할 수 없는 곤궁한 처지에 놓였다. 2018년에 진행된 분담금책정협상 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연간 12억 달러를 내라고 요구했을 때도 그렇게 많은 돈은 내지 못하겠다고 펄쩍 뛴 문재인 정부에게 이제는 연간 48억 달러를 내라고 하니, 문재인 대통령은 기가 막혀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문재인 정부가 48억 달러를 상납하지 못하겠다고 버티면서 좀 깎아달라고 간청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 푼도 깎아줄 수 없다고 잡아떼면서, 만일 48억 달러를 내놓지 않으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는 수밖에 없다고 협박할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철군협박을 들이대도, 문재인 정부가 미국에게 해마다 48억 달러씩 상납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전액부담요구를 거부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결심을 뒷받침해주는 명분으로 된다는 점이다.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은 철군명분을 얻기 위해 한국에게 감당할 수 없는 전액부담을 강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4. 미국의 새로운 지배전략수행에서 배제되는 한국

 

2018년 4월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주목할 만한 일이 있었다. 그날 베이징에서 회의를 진행한 상하이협력기구(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가  미국의 패권주의를 비판하고, 미국에게 유엔헌장과 국제법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금까지 미국의 패권주의를 비판하고 미국에게 국제법을 준수하라고 촉구한 국제기구는 없었는데, 상하이협력기구가 사상 처음 그런 성명을 발표하여 미국의 패권주의를 흔들어놓았다.    

 

상하이협력기구는 중국의 주도로 설립된 국제안보협력체다. 중국, 로씨야, 인디아,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타지키스탄 등 8개국이 그 기구에 가입하였고, 이란, 몽골, 벨라루시, 아프가니스탄 등 4개국이 그 기구에 참관국으로 이름을 올렸으며, 뛰르끼에, 깜보쟈, 쓰리랑카,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네팔 등 6개국이 그 기구에 대화상대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포괄인구와 경제규모를 보면, 상하이협력기구는 유엔을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국제기구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상하이협력기구가 미국의 패권주의를 정면에서 비판한 것은 미국의 패권이 결정적으로 약화되었음을 말해준다. 이것은 아시아가 미국의 패권에 순응하던 시대가 저물고, 미국의 패권이 약화된 새로운 국제안보환경이 조성되었음을 말해준다. 

 

이런 정세변화의 추이는 2019년 8월 19일 오스트레일리아 씨드니대학교 부설 미국학연구쎈터가 펴낸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수 십 년 동안 지속된 중동지역전쟁에 국력을 소모했고, 분렬적 당파정치와 전략시설들에 대한 저투자로 파산상태에 빠졌으며, 미국의 태평양지배체제는 위험에 노출되었고, 미국군이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은 자꾸 위축되어 이제는 위험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 <뉴욕타임스>는 2019년 8월 13일 기사에서 트럼프의 불개입정책이 미국의 태평양지배체제를 약화시켰다고 분석했지만, 그것은 원인과 결과를 혼동한 것이다. 트럼프의 불개입정책을 원인으로 하여 미국의 태평양지배체제가 약화된 것이 아니라, 미국의 국력이 아시아태평양지역을 이전처럼 전반적으로 장악, 지배하지 못할 만큼 약화되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불개입정책을 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은 자기에게 불리해진 상황에서 벗어나 앞으로도 세계패권을 계속 유지하려는 새로운 지배전략을 서둘러 추진해야 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트럼프 행정부가 들고 나온 인도-태평양전략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인도-태평양전략은 미국 국방부가 2019년 6월 1일에 발표한 국가안보전략문서인 ‘인도-태평양전략 보고서’에 들어있다.  

 

한국에서는 인도-퍼씨픽 스트래티지(Indo-Pacific Strategy)라는 영어명칭을 우리말로 인도-태평양전략이라고 번역하는데, ‘인도(Indo)’는 인도(印度)라는 발음과 똑같아서 혼동을 일으킬 수 있다. ‘인도(Indo)’는 인디아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태평양과 연결되어 있는 인디아양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므로 인디아양-태평양전략이라는 번역어를 써야 마땅하지만, 한국에서 인도-태평양전략이라는 번역어가 널리 쓰이고 있으므로 이 글에서도 편의상 그 번역어를 쓴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인도-태평양전략에는 다음과 같은 전략적 의미가 들어있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2019년 6월 1일 미국 국방부가 발표한 안보전략문서인 '인도-태평양전략 보고서'의 겉표지다. "준비태세, 동반자관계, 그리고 상호연계된 지역의 진전"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인도-태평양전략은 미국의 지배체제를 태평양에서 인디아양으로 확장시키고, 중국, 로씨야, 조선과 대립하며, 전략수행에서 일본과 오스트레일리아를 중시하는 반면, 한국은 배제하는 전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국가안보문제에 직결된 조미핵협상을 진전시킬수록 한미동맹의 이용가치는 휘발되기 때문에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수행에서 한국은 배제될 수밖에 없다. 위의 보고서에는 한국이 배제된다고 기록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외부에 공개한 문서에서 한국을 배제한다고 밝히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 그런 중대하고, 민감한 안보전략문제는 비밀문서에 기록하는 법이다.     

 

(1) 인도-태평양전략이 포괄하는 지배범위는 미국 서부 해안에서 인디아 서부 해안에 이르는 광대한 해역이다. 인도-태평양전략은 미국의 지배체제를 태평양에서 인디아양으로 확장시킨다.  

 

(2) 미국이 인도-태평양전략으로 상대하는 적대국은 중국, 로씨야, 조선이다. 인도-태평양전략으로 상대하는 적대국에 조선이 포함된 것은, 그 전략수행이 한반도 정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말해준다. 중국, 로씨야, 조선은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맞서기 위해 전략적 협동을 강화하기 시작하였고, 그에 맞서는 미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는 인도-태평양전략의 중심축으로 결합되기 시작하였다.   

(3) 미국이 인도-태평양전략을 수행하기 위해 지배거점을 구축한 친미맹방은 일본,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필리핀, 태국이다. 미국은 이 다섯 나라에 군사기지를 두고 있지만, 동맹관계가 동일한 것은 아니다. 미국이 인도-태평양전략을 수행하는 데서 중시하는 양대 친미맹방은 일본과 오스트레일리아다. 

 

(4) 한미동맹을 조롱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은 인도-태평양전략을 수행하는 데서 한국의 이용가치가 휘발되었음을 말해준다. 인도-태평양전략을 수행하는 데서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미일동맹이다. 그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미일동맹에 부속된 한미동맹은 연간 50억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유지비만 소모할 뿐 미국에게 주는 이용가치는 거의 없다. 

 

만일 문재인 정부가 연간 50억 달러에 이르는 주한미국군 주둔비 전액을 부담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국군을 철수하지 않겠지만, 문재인 정부에게는 그 많은 돈을 내놓을 능력도 의사도 없다. 이런 사정을 간파한 트럼프 대통령은 적절한 시기에, 적당한 명분을 내걸고 주한미국군을 철수하고 한미동맹을 포기하는 대신, 미일동맹을 비상히 강화하고, 조선과 핵협상을 벌여 조미관계를 개선함으로써 미국 본토에 대한 조선의 핵위협을 감소시키는 전략목표를 설정하였다. 한미동맹을 조롱하고, 미일동맹을 중시하며, 조선과의 핵협상에 매달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관된 언행은 바로 그런 전략목표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위에 인용된 <뉴욕포스트> 2019년 8월 9일 보도기사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에게 대선자금을 희사한 억만장자 지지자들 앞에서 한미동맹을 조롱하는 발언을 늘어놓고 나서, 자신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분관계에 대해 언급한 내용도 들어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이번 주에 그(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지칭-옮긴이)로부터 멋진 친서를 받았다. 우리는 친구다. 사람들은 그가 나를 만날 때 미소를 짓는다고 말한다. 만일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북조선과 피터지는 큰 전쟁을 벌였을 것이다.”

 

그날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조롱하면서 자신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분관계를 강조하였다. 남과 북을 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너무 대조적이다. 이런 대조적인 현상이 말해주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국가안보문제에 직결된 조미핵협상을 진전시킬수록, 그의 표현을 빌리면, 자신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분관계가 지속되는 한, 한미동맹의 이용가치는 휘발되기 때문에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수행에서 한국이 배제된다는 사실이다. 

 

미국 국방부는 위에서 인용된 안보전략문서 ‘인도-태평양전략 보고서’에서 미국이 자기의 안보전략을 수행하는 데서 이용하게 될 친미맹방들을 일본,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필리핀, 태국 순으로 열거하였다. 이것만 보면, 미국이 인도-태평양전략수행에서 한국을 두 번째로 중시하는 것처럼 생각되지만, 외부에 공개한 문서에 한국을 배제한다고 밝히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 그런 중대하고, 민감한 안보전략문제는 비밀문서에 수록되는 법이다. 미국이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국가안보전략문제는 정세흐름을 분석하면서 추리해야 한다.  

 

 

5. 아베의 군국주의무력증강 지원해주는 트럼프

 

그날 정치만담 같은 즉흥연설 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가 중시하는 미일동맹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가 아베 신조의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흥분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베 신조의 아버지는 누구인가?

 

아베 신조의 아버지 아베 신따로(1924~1991)가 67세를 일기로 사망했을 때, <뉴욕타임스> 1991년 5월 16일부에는 그의 사망을 알리는 부고기사가 실렸다. 기사내용에 따르면, 아베 신따로는 1944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제국 해군항공대에 입대했고, 1945년 봄에 가마가제특공대에 들어갔는데, 그가 특수훈련을 받던 중에 일제의 항복으로 전쟁이 끝났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특수훈련은 착륙장치가 없고 이륙장치만 있는 자폭항공기들이 폭탄을 싣고 날아가 공격대상 40km 앞에서 분산비행을 하다가 사방에서 수직으로 돌진하여 미국 해군 군함에 충돌하는 자폭공격훈련을 뜻한다. 1944년 10월에 조직된 가미가제특공대는 태평양전쟁 말기 10개월 동안 자폭공격을 약 5,000번 감행했지만, 자폭공격으로 격침시킨 미국 군함은 47척밖에 되지 않았다. 일제가 최후발악으로 감행한 가미가제 자폭공격은 실패였다. 

 

트럼프는 아베의 아버지가 태평양전쟁시기에 가마가제특공대원이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흥미가 동했다. 그래서 트럼프는 가미가제특공대원들이 술에 취하거나 마약을 투입하고 자폭공격을 감행한 게 아니냐고 아베에게 물었다. 그랬더니 아베는 “그렇지 않다. 그들은 자기 나라를 사랑하였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아베의 답변은 사실왜곡이다. 미국 학사원 정회원이었던 문화인류학자 오오누끼 에미꼬가 쓴 ‘죽으라면 죽으리라’는 제목의 책에 따르면, 가미가제특공대원들은 일본제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자폭용사들이 아니었다. 그들 가운데 몇몇 전쟁광신자들은 가미가제특공대에 자원입대했지만, 자원입대자가 얼마 되지 않자, 일제는 항공대원들과 항공학교 졸업생들을 강제로 입대시켰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9년 6월 28일 일본 오사까에서 열린 주요20개국 정상회의 중에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촬영한 기념사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의 어깨 위에 손을 얹어놓은 모습이 눈길을 끈다. 이 다정한 모습은 우연히 연출된 장면이 아니라, 그 두 사람의 관계가 얼마나 친숙한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트럼프와 아베 사이에 형성된 친숙한 관계는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수행에서 일본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정부의 군국주의무력증강을 용인하는 수준을 넘어 물심양면으로 적극 지원해주면서, 다른 한편으로 한미동맹을 조롱하는 것을 보면, 인도-태평양전략이 어느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가미가제특공대가 ‘미영귀축’을 부르짖으며 미국을 공격하였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아베의 왜곡답변에 귀가 솔깃해졌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자들 앞에서 “애국심을 가진 가미가제 조종사들이 비행기에 연료를 절반밖에 넣지 않고 군함을 향해 날아가는 장면을 상상해보라!”고 마구 떠들어댔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만담에서 주목되는 것은, 아베가 자기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트럼프에게 들려줄 정도로 두 사람이 친숙한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이다. 트럼프와 아베 사이에 형성된 친숙한 관계는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수행에서 일본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정부의 군국주의무력증강을 용인하는 수준을 넘어 그것을 물심양면으로 적극 지원해주면서, 다른 한편에서 한미동맹을 조롱하는 것을 보면, 인도-태평양전략이 어느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사정을 눈치 채지 못한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6월 3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판문점에서 만나기 위해 서울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을 청와대로 맞아들여 회담하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도-태평양전략이 추진될수록 한미동맹의 이용가치가 휘발되는 줄을 전혀 알지 못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그 동맹이 영원하기를 바라는 자신의 염원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인도-태평양전략수행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태평양전략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전략수행에 협조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어리숙한 약속을 듣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래서 그는 한국의 재정지출능력으로는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연간 48억 달러짜리 전액부담청구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냈다. 이것은 인도-태평양전략을 수행하는 데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 정세변화에 둔감한 문재인 대통령을 압박하여 왕창 뜯어내겠다는 속셈이다. 

 

만일 문재인 대통령이 48억 달러를 내지 못하겠다고 버티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게 전화를 걸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겠다고 몇 차례 협박하다가, 적절한 시기에, 적당한 명분을 내걸고 철군결정을 내릴 것이다. 한미동맹을 믿는 최면에 걸린 친미주의자들에게 각성의 찬물을 끼얹고, 한반도 정세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미증유의 대격변은 어느 날 갑자기 닥쳐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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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무릎 꿇고 '사죄'하던 이영훈 교수를 기억한다

[반일 종족주의 ①] '우리 안의 위안부'론의 허점

19.08.26 07:23l최종 업데이트 19.08.26 07:23l

 

<반일 종족주의>가 논란입니다. 몇 회에 걸쳐 이 책의 문제점을 짚어봅니다. [편집자말]

뉴라이트 학자인 이영훈 낙성대경제연구소 이사장은 15년 전 이맘때도 한국 사회를 시끌벅적하게 만들었다. 2004년 9월 2일 MBC <100분 토론> '과거사 진상규명 논란' 편에 출연한 그는 위안부 피해자와 성매매 여성을 동일 선상에 놓는 발언을 해서 국민적 공분을 자초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그는 9월 5일 해명서를 발표해,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며 진화에 나섰다. 해명서에서 그는 "일본군이 위안소를 설치하여 여성을 강제 동원하고 감금하여 병사들에게 성적 위안을 강제한 행위는 국제사회가 협약으로 금하고 있는 성노예 범죄"라며 자신도 위안부 피해자들과 같은 편임을 보여주고자 했다.

다음날인 6일 오전, 그는 경기도 광주시에 소재한 나눔의집을 방문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직접 사죄했다. '사과'가 아니라 '사죄'라고 해야 할 수준이었다. 할머니들에게 큰절을 올리고 50분가량 두 손을 모은 자세로 있었기 때문이다.  
 

 'MBC 100분 토론(지난 2일 방송)'에서 일제시대 정신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영훈 교수가 6일 오전 일본군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이 생활하는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사죄방문했다.
▲  "MBC 100분 토론"에서 일제시대 위안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영훈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생활하는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사죄 방문했다 2004.9.6.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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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100분 토론(지난 2일 방송)'에서 일제시대 정신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영훈 교수가 6일 오전 일본군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이 생활하는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사죄방문했다.
▲  "MBC 100분 토론"에서 일제시대 위안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영훈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생활하는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사죄 방문했다 200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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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100분 토론(지난 2일 방송)'에서 일제시대 정신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영훈 교수가 6일 오전 일본군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이 생활하는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사죄방문했다. 이영훈 교수가 '할머니들에게 예를 갖춰야 한다'며 큰절을 하고 있다.
▲  "MBC 100분 토론"에서 일제시대 정신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영훈 교수가 6일 오전 일본군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이 생활하는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사죄방문했다. 이영훈 교수가 "할머니들에게 예를 갖춰야 한다"며 큰절을 하고 있다. 2004.9.6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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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할머니들은 사죄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군자 할머니(2017년 별세)는 "뚫린 입이라고 막말을 하느냐?"고 소리쳤고, 이옥선 할머니는 "일본인 아니냐?"며 "당장 호적등본 떼와라!"라고 호통쳤다.

그런 중에도 이영훈 이사장은 '위안부 강제동원은 범죄'라며 "할머니들이 일제강점기 성노예자라는 역사인식에 동의하며, 철저한 역사청산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거듭거듭 용서를 구했다. 이렇게 일종의 '이영훈 담화'를 발표하면서 사태 진화를 시도했다.

15년 전에는 "성노예 범죄"라며 사과, 지금은 다시 "성매매 여성"

하지만 그의 인식이나 주장은 달라지지 않았다. 세월이 15년이나 흐른 금년 7월 다섯 명의 뉴라이트 학자들과 함께 펴낸 <반일 종족주의>를 읽어보면, <100분 토론> 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바 없음을 알 수 있다.

<반일 종족주의> 제3부 '종족주의의 아성, 위안부' 편의 첫 번째 글은 '우리 안의 위안부'다. 글의 요지는 '일본군 위안부는 해방 후의 한국군 위안부, 미군 위안부와 같을 뿐 아니라 그 전부터 존재했던 일반 성매매 여성과도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와 똑같은 제도가 '우리 안'에도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일본군 위안부보다 우리 안의 위안부를 먼저 돌아보자는 게 그가 던지는 메시지다.

그는 한국군 위안부와 관련해 "'우리 안의 위안부' 가운데 일본군 위안부를 그대로 복제해놓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라면서 "6·25 전쟁기의 한국군 위안부가 바로 그것입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런 뒤 이렇게 말한다.
 

"1951년의 어느 시기로 추측됩니다. 국군은 장병에게 성적 위안을 제공하는 특수위안대를 설립하였습니다. 1956년 육군본부가 편찬한 <6·25사변 후방 전사(戰史)>에 의하면, 특수위안대는 장병들의 사기를 앙양하고 성적 욕구를 장기간 해소하지 못함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할 목적으로 설립되었습니다."

 
그는 특수위안대에 속한 위안부 여성을 700명 정도로 추산했다. 이들이 하루 평균 6.3명을 상대하는 "성교 노동"을 강요당했다고 한 뒤 "그것은 하나의 전쟁 문화였습니다"라고 주장한다. 한국전쟁 때도 '전쟁 문화' 차원에서 위안부가 있었으니 '일본군 위안부도 그런 차원에서 바라보자'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던 모양이다.

한국군 위안부와 더불어 그가 비중 있게 다루는 것은 일반 성매매 여성이다. 그는 이들을 '민간 위안부'라 부른다. 이들을 일본군 위안부와 분리해 생각하는 한국인들의 태도에 그는 의문을 제기한다. "역사를 세밀히 살피면 군 위안부는 이전부터 죽 있어 온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라면서 이렇게 말한다.
 

"15세기 이래 조선시대부터 있어온 것입니다. 또 1945년 일제가 패망한 뒤에도 위안부는 우리 사회에 죽 있어 왔습니다."

 
그는 성매매 여성이 한때 위안부로 불린 사실을 부각한다. 이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다를 바 없음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말한다.
 

"한국 정부가 <보건사회통계연보>에서 성매매를 전업으로 하는 여인을 위안부로 규정하는 것은 1966년까지입니다. 다시 말해 1945년 일본의 패망과 더불어 사라진 것이 아니라 1960년대까지 존속했으며 오히려 번성하기까지 했던 것입니다."

 
그는 일반 성매매 여성들을 놓고 "그들은 분명히 일본군 위안부의 계보를 잇는 존재였습니다"라고 규정한다. 불특정 다수의 남성을 상대한다는 점과 더불어 '위안부'라는 똑같은 명칭을 사용한 적이 있음을 근거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성매매 여성을 동일시한 것이다. 어떤 조건이 충족돼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볼 수 있는지를 따지지 않고, 위안부라는 호칭의 동일성만을 근거로 그렇게 하는 것이다.

강제로 동원된 참혹한 성노예란 점 부정 
 

 지난 16일, 유튜브 채널 이승만TV에 출연한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  지난 16일, 유튜브 채널 이승만TV에 출연한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 이승만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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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조건이 충족돼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볼 수 있는지는, 이 문제에 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인 고노 담화(1993.8.4)에서 드러난다. 고노 담화에서는 "위안소는 당시의 군 당국의 요청에 따라 마련된 것이며, 위안소의 설치·관리 및 위안부의 이송에 관해서는 옛 일본군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이에 관여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나타나듯이 한·일 간에 거론되는 위안부는 '일본 국가권력에 의해' 동원된 피해자들을 지칭한다.

또 고노 담화에서는 "위안부의 모집에 관해서는 군의 요청을 받은 업자가 주로 이를 맡았으나, 그런 경우에도 감언·강압에 의하는 등 본인들의 의사에 반해 모집된 사례가 많았"다고 했다. 이 말에서 나타나듯이 한·일 간에 거론되는 위안부 피해자는 '강제동원'된 여성들을 지칭한다.

고노 담화는 또 "위안소에서의 생활은 강제적인 상황 하의 참혹한 것이었다"고 인정한다. 위안부는 참혹한 성노예였다는 것이다.

 

종합하면, 한·일 간에 거론되는 위안부는 '일본 공권력에 의해 강제적으로 동원돼 참혹한 성노예 생활을 한 여성'들을 지칭한다. 설령 위안부로 불린다 해도, 이 요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민간 성매매 여성들도 자발적으로 그 일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 그들 대부분이 그 일을 할 수밖에 없는 데는 사회적 영향도 매우 크다. 취약 계층을 그쪽으로 내모는 시스템이 우리 사회 내에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므로 이들과 관련된 우리 사회의 부조리도 당연히 규명되고 청산되어야 한다.

하지만 민간 성매매 여성의 문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본질이 다르다. 본질이 다르므로 해결 방법도 달라야 한다. 단순히 명칭이 같았다는 이유만으로 양자를 동일시하게 되면 똑같은 해결 방법을 쓰게 되고, 그렇게 되면 두 문제의 해결에 실패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민간 성매매 여성 문제를 올바로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이 문제를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떼어놓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영훈 이사장은 명칭이 같다는 이유로 두 문제를 똑같이 놓고 바라본다. 그러고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우리 사회의 반응을 비판한다. 민간 성매매 여성도 많은데 일본군 위안부 문제만 따지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그는 미군 위안부 문제도 언급한다. "해방 후 '우리 안의 위안부'를 가장 길게 대표하는 것이 있는데, 다름 아니라 미국군 위안부입니다"라면서 "민간에서 통용된 호칭은 양색시·양공주·양갈보 등입니다만, 공식적 호칭은 미군 위안부였습니다"라고 말한다.

위의 두 문장은 '미국군 위안부'라는 소제목 하에 처음 나온다. 첫 문장에서 호칭 문제를 비중 있게 다룬 것은 일본군 위안부와 미군 위안부가 똑같이 불렸음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호칭 문제에 집착하는 그의 내면을 드러내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조선시대부터 민간 위안부가 있었고 1900년대에는 일본군 위안부뿐 아니라 한국군 위안부와 미군 위안부도 있었거늘, 일본군 위안부 문제만 꼭 집어내 문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이영훈 이사장의 주장이다.

그가 이렇게 자신 있게 결론을 내리는 최대 근거는 민간 위안부, 일본군 위안부, 한국군 위안부, 미군 위안부가 한때 똑같은 호칭으로 불렸다는 사실이다. 각각의 특성이 어떤가는 비교하지 않고, 단순히 호칭만 놓고 그런 결론을 성급하게 내린 것이다.

일본군 위안부-미군 위안부에만 유독 '선처 호소'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면 안 된다. 각각의 위안부 문제가 다 똑같다고 주장하면서도, 그는 특정한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특별 대우'를 호소한다. 비판하려면 다 똑같이 비판해야 한다고 해놓고, 특정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선처'를 호소하는 것이다.

그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비판을 외면한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한국인들을 비판하면서도, 정작 위안부 강제동원을 자행한 일본에 대해서는 비판을 삼간다. 이를 두고 '그는 왜 유독 일본에 대해서만 침묵할까?'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그가 일본에만 그런 '선처'를 베푸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의 그런 태도는 미군 기지촌 문제에 대해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그는 이 문제를 명분으로 박정희·전두환 정권을 비판하거나 한미동맹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 경계심을 표시한다.
 
"사회운동가들은 미군 위안부 문제가 국가의 폭력이었다고 비판합니다. 그들은 미군 위안부 문제가 박정희와 전두환 정부의 책임이라고 주장하며 국가배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지적하고 싶습니다. 동시대 전국 도처에서 발달한 사창가의 여인들은 훨씬 더 비참했다고 말입니다."

미군 위안부보다 열악하게 생활한 성매매 여성들이 있는데 미군 위안부 문제를 거론할 필요가 있느냐는 게 그의 말이다. 그는 미군 기지촌 문제를 비판하는 한국인들을 겨냥해 "나아가 그들은 위안부 문제의 근원에 한미동맹이 있다고 주장합니다"라고 한 뒤 "그러한 주장에 저는 동조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 사회가 성매매를 금지하면서도 미군 위안부를 용인하는 것이 위선적인 태도라는 점을 인정한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그렇지만 저는 그 수준에 관한 한, 우리의 인생살이 자체가 위선적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한미동맹에서 파생되는 미군 기지촌 문제를 비판해야 할 대목에 가서 '우리 인생 자체가 다 위선'이라는 엉뚱한 말로 얼버무린 것이다.

<반일 종족주의>는 정치적 사고의 산물 
 
 이영훈 전 교수 등이 펴낸 <반일 종족주의> 325페이지. 이 전 교수는 "위안부 생활은 '위안부 생활은 어디까지나 그들의 선택과 의지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한다.
▲  이영훈 전 교수 등이 펴낸 <반일 종족주의> 325페이지. 이 전 교수는 "위안부 생활은 "위안부 생활은 어디까지나 그들의 선택과 의지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한다.
ⓒ 이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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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드러나는 것은, 그가 일본군 위안부뿐 아니라 미군 위안부 문제 역시 불거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그의 인식이 한미일 삼각동맹과 무관치 않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미일 삼각동맹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그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과 미국을 변호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는 이영훈 이사장이 학술적 관점이 아니라 정치적 관점으로 위안부 문제를 바라보고 있음을 뜻한다. <반일 종족주의>에 나열된 그의 주장들이 치열한 학문적 탐구의 결과라기 보다는, 한미일 삼각동맹에 대한 정치적 사고의 산물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15년 전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호된 꾸지람을 받을 당시 그는 "일본군이 위안소를 설치하여 여성을 강제 동원하고 감금하여 병사들에게 성적 위안을 강제한 행위는 국제사회가 협약으로 금하고 있는 성노예 범죄"라고 인정하는 '이영훈 담화'를 발표했다. 그래놓고도 그는 그날의 사죄에 아랑곳하지 않고, 위안부에 관한 망언들을 <반일 종족주의> 내에 가득 담았다. 나눔의 집에서 큰절을 올리고 50분간 두 손 모은 채 할머니들의 말씀을 경청했을 때, 그는 어떤 생각을 품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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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정보강국 일본? 허접한 정보 들고 와 허탈"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9/08/26 08:38
  • 수정일
    2019/08/26 08:3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24일 미사일 발사 후 "일본, 다급히 정보 요청...빠른 발표? 의미 없어"
2019.08.26 00:12:16
 

 

 

 

일본이 북한의 던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북한은 신형 방사포로 발표) 발사 사실을 한국 정부보다 먼저 발표하는 등의 '보여주기식 브리핑'을 한데 대해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똑바로 보아라. 이게 바로 한일 군사정보 교류 실상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아무 의미도 없다"고 지적했다. 
 
안보 전문가인 김 의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일본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탐지하고 한국보다 12분이나 일찍 그 사실을 발표했다고 하지만, 이건 아무 의미가 없다"며 "일본은 언론 발표만 먼저 한 것이지, 발사 여부도 한국보다 늦게 알았고, 고도, 거리, 발사지점 등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방부에 따르면 어제 일본 측이 '당장 북한 미사일 발사 정보를 달라'고 다급하게 요구해 왔다. 우리 합참은 일본이 원하는 대로 주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하면 할수록 다급해지는 건 항상 일본이지 한국이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우리가 필요로 하는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된 영상정보는 일본으로부터 제공된 적이 없다. 그런데 우리는 발사지점, 궤도, 속도까지 일본에 전부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가 일본 측에 종료 통보를 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는 오는 11월 22일 자정까지 효력이 남아 있다. 
 
김 의원은 정부 관계자 역시 지소미아 체결 이후 "일본과의 북한이 30번의 정보교류 중 유용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는 말을 했다고도 전했다.  
 
김 의원은 "이런 정보는 우리가 한 대에 5000억 원을 호가하는 그린 파인 레이더, 한 척에 건조비와 전투체계까지 2조 원 넘게 투입한 이지스함으로부터 확보한 첨단 레이더 정보, 5000억 가치의 백두 정찰기에 확보한 신호정보, 또한 5000억 원 가치가 넘는 금강 정찰기가 확보한 영상정보"라며 "일본은 이걸 통째로 내 놓으라는 것이(지소미아 협정의 본질이)다. 본래 정보란 여러 출처의 정보를 융합할 때 가치는 높아진다. 그러니 일본의 허접한 정보라도 없는 것 보다는 낫다. 그러나 그런 정보가 없다고 해서 중요한 공백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그런데 2017년 한일 위안부 협의 재검토 문제로 한일관계가 냉각되는 시기에 일본은 이 협정의 존재 의미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우리에게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그렇게 오만한 일본이지만 유독 정보교류를 말할 때만 우리에게 저자세"라며 "그런데도 국내 안보에 대해 뭘 안다고 하는 사람들조차 일본의 뛰어난 정보력을 말하면서 협정의 연장을 주장한다. 우리를 작게, 일본을 크게 만드는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왜 우리가 앞서서 일본의 '위성 신화'를 만들고, 이걸 신봉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17년에 있었던 일이라며 "북한의 미사일 정보를 얻으러 온 일본이 우리에게 준 정보는 위성 영상도 아닌 구글 지도에다가 북한의 발사 추정지점을 표기한 도표 하나가 전부였다. 이 회의가 끝나고 합참 관계자들은 '정보 강국이라는 일본이 이 정도면 허탈하다'는 반응이었다"고도 전했다.  
 
김 의원은 "일본도 안하는 말을 앞서서 하면서 일본 밑으로 기어들어가자고 말하는 이들의 행태야말로 친일 본색을 드러내는 것 아닌가. 아예 한국이 일본의 속국이 되는 일본몽(日本夢)을 대놓고 말하는 것 아니겠느냐"라며 "이 분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이번 협정 종료 결정은 잘 된 일이다. 계속 밀어붙여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 23일 지소미아 종료를 일본에 통보하고 난 다음날인 24일 새벽 북한이 또 탄도 미사일(북한은 신형 방사포로 발표) 두 발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오는 29일 예정된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직전까지는 북한이 계속해 시험 발사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험용 미사일을 소진하면서 군사력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이란 것이다. 
 
김 의원은 "한미군사훈련이 종료된 다음에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 자유한국당과 보수언론은 드디어 북한이 비핵화의 판을 깨려는 의도가 드러난 것으로 호도한다"고 비판하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29일로 예정된 최고인민회의 직전까지 계속될 것이다. 북한은 위력적인 전술 무기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는 '이만큼 새로운 무기 개발에 성공했으니 핵미사일 없다고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뿌리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그러니 29일까지 시험용으로 남아있는 미사일은 전부 쏴야 한다. 단 거기까지다. 이후 미사일 발사는 상황을 봐가면서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세열 기자 ilys123@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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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지소미아 종료 후 사흘 만에 ‘독도방어훈련’ 전격 실시

명칭은 ‘동해 영토수호훈련’으로 변경, 기존 훈련보다 규모 커져

남소연 기자 nsy@vop.co.kr
발행 2019-08-25 11:11:45
수정 2019-08-25 11: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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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제1함대사령부 특전대대(UDT SEAL), 동해지방해양경찰청 특공대 대원들이 독도에서 독도방어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사진=해군 제1함대사령부 제공).
해군 제1함대사령부 특전대대(UDT SEAL), 동해지방해양경찰청 특공대 대원들이 독도에서 독도방어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사진=해군 제1함대사령부 제공).ⓒ뉴시스 / 해군 제1함대사령부 제공
 

우리 군이 25일 그동안 미뤄왔던 독도방어훈련에 전격 돌입했다. 이번 훈련은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선언한 지 사흘만에 열리는 것으로,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대응 카드라는 해석이 나온다.

해군은 이날 "오늘부터 내일까지 동해 영토수호훈련을 실시한다"며 "훈련에는 해군·해경 함정과 해군·공군 항공기, 육군·해병대 병력 등이 참가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훈련은 그 명칭이 '동해 영토수호훈련'으로 바뀌면서 훈련의 규모도 예년보다 커졌다. 통상 훈련에는 해군, 해병대, 해경, 공군, 육경 등이 참가했지만 이번에는 육군 특수전 병력까지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해군은 "군은 독도를 비롯한 동해 영토수호 의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훈련 의미와 규모를 고려해 이번 훈련 명칭을 '동해 영토수호훈련'으로 명명해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독도방어훈련은 외부 세력이 독도에 침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1986년부터 매년 전·후반기 한차례 실시했다. 올해 전반기 훈련은 지난 6월 실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악화된 한·일 관계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미뤄왔다.

남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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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피고인 된 변호사 "이런 판결은 처음..."

[스팟인터뷰] 권영국 변호사, 통합진보당 해산 항의·세월호집회관련 혐의 1심서 무죄·공소기각

19.08.25 11:50l최종 업데이트 19.08.25 11:50l

 

 '대법원 사법농단 규탄 법률가'들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동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의 구제책을 마련과 진상규명을 주장하고 있다.
▲  권영국 변호사(오른쪽)가 2018년 6월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동문 앞 기자회견에서 사법농단 피해자들의 구제책을 마련과 진상규명을 주장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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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피고인이 되던 변호사가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거리에서 공권력에 항의하다 끌려가고 구속될 뻔하고 결국 재판까지 받던 권영국 변호사다(관련 기사 : 자꾸 '피고인' 되는 이상한 변호사).

최근 '피고인 권영국'의 세 번째 형사재판 1심이 끝났다. 2014년 12월 19일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을 8대 1로 결정한 직후, 권 변호사는 헌재 대심판정 방청석에서 "오늘로써 헌법이 민주주의를 파괴했다, 역사적 심판을 받을 것이다, 역사적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라고 소리를 질렀다. 곧바로 입이 틀어 막힌 채 끌려나갔지만, 검찰은 그를 법정소란죄로 기소했다. 이후 2015년 4월 18일과 8월 15일 세월호참사 관련 집회에서 불법행위를 했다는 혐의(공무집행방해, 일반교통방해, 해산명령 불응)까지 더해졌다.

하지만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9단독 장두봉 판사는 권 변호사의 모든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장 판사는 권 변호사가 헌재 대심판정에서 소리를 지른 것은 재판을 방해할 목적이 아니라 헌재 결정에 불만을 표시한, 의사표현이라고 봤다. 또 검찰이 세월호집회 관련 공소사실에 '불법폭력집회, 극렬한 폭력집회' 등의 표현과 내용을 담아 공소장일본주의(판사가 유죄로 인정하게끔 선입견을 부추겨 사건의 실체 판단을 방해하면 안된다는 원칙)를 어겼다며 공소를 기각했다.

23일 권영국 변호사에게 전화로 이번 재판의 소회를 물었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깔끔한 판결... 기분 좋았다"

 

- 전날 판결 소식을 들었다. 소감이 어떤가.
"기분이 좋았다(웃음). 판결에 워낙 군더더기가 없고 깔끔했다. 무죄와 공소기각. 다만 아쉬움은 남는다. 공소기각된 혐의는 2015년 세월호 집회 인권침해감시단 활동인데, 당시 공권력이 국민들의 집회현장에 와서 폭력을 행사하고 경찰권을 남용한 부분은 (법원) 판단을 받지 못했다. 공소 자체가 무효다 이렇게 되어버려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들어 정권이 경찰을 동원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탄압한 사안 중 하나였다. 특히 세월호 참사 1주기 때였고. 그럼에도 두 가지 다 굉장히 의미가 큰 판결이라 이 아쉬움을 충분히 능가한다.

저는 변호사가 된 이후(2002년 사법연수원 수료) 공소제기 절차가 형사소송법에 위배된다며 공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본 적이 없다. 공소장일본주의는 법관이 재판을 하기 전에 유죄 심증을 형성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공소장에 공소사실 관련 부분만 적시하고, 증거조사 전에는 공소장에 증거를 붙여도 안 된다는 거다. 예를 들어 집회 관련해서 그 전에 있던 집회 배경이나 역사, 기원 등 폭력성을 부각하기 위해 공소사실과 무관한 내용들을 공소사실에 막 기재하면 안 된다. 그런데 제 공소장이 길었다. 저를 구속시키려고 작정했으니까(웃음). 세월호 집회가 많았잖냐. (검찰이 공소장에서) 집회의 폭력성을 엄청나게 부각시키려고 했고, 제가 기소된 사건도 다 덕지덕지 붙였다. 다 무죄났는데 마치 (유죄로) 확정된 것처럼. 또 툭하면 제가 경찰관을 때리고 집회에서 불법행위를 선동했다는 식으로 얘기했다.

그런데 공소기각 판결은 전혀 예상을 못해서 잘 믿기지 않았다. '어 저렇게 판결해도 되나?' 공소장일본주의라는 건 형사소송 책에나 나오는 이론이라고 생각했다. 판사들은 재판과정에서 변호인이 공소장일본주의 위배를 주장하면 검사에게 공소장을 변경하라고 한다. 임종헌·양승태 재판에서도 엄청 다투죠? 그래서 그만큼 (법원에서도) 공소장일본주의에 관심도가 높아진 것 같다.

법정소동 무죄 판결도 잘 봐야 한다. 사실 헌재나 법원이 역할은 다르지만 크게 보면 같은 사법기관이라 판사들에겐 (제 사건이) 자신과 연관된 일일 수 있다. 법정 내에서 강력하게 항의한 건데, 그걸 무죄로 선고하기가 쉽진 않았을 듯하다. 그런데 그걸 잘 구분했더라. 이 사람이 재판을 방해할 목적으로 한 거냐, 어떤 판결이나 결정에 강한 문제제기를 한 거냐. 그걸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고 (판결 선고에서) 표현하더라."

그가 법정에서 끌려나간 이유
 
"헌법이 민주주의 파괴했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밥재판소에서 진행된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에서 해산 판결이 나자 권영국 변호사가 "오늘로써 헌법이 민주주의를 파괴했다.역사적 심판을 받을 것이다. 역사적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라고 외치며 항의하다 입이 틀어막힌 채 끌려나가고 있다.
▲ "헌법이 민주주의 파괴했다" 2014년 12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밥재판소에서 진행된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에서 해산 판결이 나자 권영국 변호사가 "오늘로써 헌법이 민주주의를 파괴했다.역사적 심판을 받을 것이다. 역사적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라고 외치며 항의하다 입이 틀어막힌 채 끌려나가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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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재에서 소리지른 걸 의사표현으로 인정할 수 있다?
"네. 재판의 진행 정도나 그날 헌재 대심판정에 그 사건만 있었던 점 등을 감안하면 재판 방해 목적이 아니라 결정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고 판단했다. 불만이라기보다는 강한 문제 제기인데, 이게 결국 제 의사(헌재에서 소리지른 이유)였다. 정당해산 결정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문제 제기를 강하게, 헌법재판관 면전에 직접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판결의 이 부분이 제가 당시 갖고 있던 의사를 잘 판단한 것으로 느껴졌다."

- 2014년 12월 19일 기억을 다시 떠올려본다면.
"저는 사실 통합진보당 쪽 법률대리인은 아니었다. 그때 여러 동향을 종합해보면 헌재의 정당해산심판 결정이 상당부분 예상됐다. '야, 이걸... 정권 입맛에 맞추기 위해 한 정당을... 그리고 국민이 표를 준 정당을 이렇게...'란 생각이 들었다.

그날이 마침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 2주기였다. 아침에 사무실로 출근했는데,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국민의 기본권을 최후까지 지켜야할 헌재가 오히려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역행시키는 결정을 하면 분명히 항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 싶었다. 하여튼 선고하는 역사의 현장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8대 1이었죠. 해산결정, 국회의원 자격상실 주문이 나오는 걸 보면서 '우리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국민의 정치적 기본권을 박탈하는 잘못된 결정이란 것을 재판관 면전에서 얘기해야 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우리는 늘 판결을 보고 난 뒤에 법정 밖에서 기자회견을 하지 않나. 그게 꼭 뒷담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용기를 내 일어났다.

법정에 들어가면 정말 고요하다. 부스럭대는 소리 하나라도 나면 안 되는 듯한, 강요된 침묵의 분위기가 있다. 말을 할 수 있을까부터 쉽지 않았는데, 벌떡 일어나서 소리칠 때는 아무 생각 없었다. 사실 오래 가진 못했다. 방호원들이 금방 끌어내서(웃음). 하여튼 저는 재판관들이 직접 보고 듣도록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같은 생각이고. 이 부분을 제가 강하게 문제 제기하려고 했던 것으로 판단해준 법원에 감사드린다.

"검찰권 남용, 제 사건에서도 드러나"

- 기소 당시부터 검찰의 무리한 기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검찰이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시선도 있었고. 결국 이러한 일들이 모여서 검찰개혁이 시대적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제 세월호 집회 혐의도 원래 기소하면 안 되는 사안이었다. 검찰이 2015년 4월 18일 제가 경찰을 폭행했다며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했다. 그런데 당시에 한 경찰이 시위대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바닥에 드러누웠다. 제가 그 경찰이 다른 사람들에게 밟히는 걸 막으려다가 목덜미가 채여 연행됐다. 나중에 이 경찰이 검찰 조사에서 '권영국 변호사가 저를 폭행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팔이 잡히긴 했지만 얼마든지 뿌리칠 수 있었고 다른 폭행을 당한 적 없다'고 명확히 진술했다. 피해자가 폭행이 없었다고 하는데, 그럼 공무집행방해가 안 된다. 그런데 검사가 이 진술조서를 법원에 제출하지 않았다. 수사기록목록 등이랑 비교해서 법원에 제출명령을 요구했고, 그게 받아들여져서 확인할 수 있었다."

- 검사의 객관의무(공익의 대변자로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도 재판에 제출해야 한다는 의무) 위반 아닌가.
"맞죠. 그런데 '이 사람을 기소해야 한다'는 집념이 작동한 것 같다. 객관의무 위반이고, 실제로 범죄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매우 유력한 증거인데 은폐하고 무리한 기소를 했다. 해당 경찰이 법정에 증인으로도 출석했는데 검찰 조사와 똑같이 '폭행당한 적 없다, 제 덩치를 봐라 폭행당할 사람은 아니지 않냐'고 명확히 얘기했다. 검찰이 검찰권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행사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런 공안사건에서 여러 번 확인됐다.

검찰이 인권을 보호한다? 검찰이 자체적으로 목적을 설정하는 순간,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우린 경험으로 알고 있다. 검찰이 모든 권한을 독점하는 구조는 개인의 선의로 둘 문제가 아니다. 검찰권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게 저의 사건에서도 드러났다. 검경수사권 조정이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정말 제도로, 제대로 개선해야 한다. 검찰에게 완전히 집중된 수사권과 기소권을 합리적으로 분산하고, 검찰 권력을 견제할 여러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검찰도, 경찰도 답답... 기본권 어떻게 보호할 건가"
 
강제연행되는 권영국 변호사 경찰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인도에서 경찰의 강제해산에 항의하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권영국 변호사를 강제연행하고 있다.
▲ 강제연행되는 권영국 변호사 2015년 9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인도에서 경찰의 강제해산에 항의하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권영국 변호사가 강제연행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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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서 경찰과도 많이 충돌했다. 경찰권력의 남용도 더 많이 경험하고 목격했고. 그런 이유로 검찰의 권한을 떼어내 경찰에게 넘겨주는 게 진정한 개혁이냐는 의견도 있다.
"그렇게 보면 도긴개긴(둘다 못났다)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이상으로 올라가면 (경찰권력의 남용이) 더하겠죠. 이승만 때는 경찰공화국이라고 할 정도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남용했다. 그런데 사실 경찰이 매우 비민주적인 정부 아래 들어가면 거의 시민들을 공격대상으로 인식하고 행동한다. 마치 정권의 호위병처럼 사고하고.

국민의 인권을 보호해야 할 책무는 검찰과 경찰이 다 갖고 있다. 그런데 전혀 개의치 않고 정권에 잘 보이기 위해 맹목적으로 복종한 것이 우리가 그간 보아온 경찰의 이미지고, 상황이었다. 그래서 참 답답하다. 과연 권한을 분산했을 때 경찰은 얼마나 잘 인권을 보호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것인지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결과적으로 보면 우리가 수사기관 전반에 대해 국민의 기본권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 피고인이 된 사건도 대부분 집회·시위 현장에서 일어났다. 그만큼 집회·시위의 자유가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 같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0일 첫 정책 비전을 발표하며 "폭력 사용은 표현의 자유가 아니다"라고 한 것은 어떻게 생각하나. 이전 정부에서 '불법·폭력집회' 운운하던 모습을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권력을 행사하는 지위에 올라서면 꼭 오류가 발생하는 문제인데... 매우 주의해야 한다. 표현과 집회의 자유라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기본권이다. 자꾸 폭력을 연결고리로 집회·시위나 표현의 자유를 통제하는 듯한 발언이나 정책을 내놓는 것은 대단히 조심해야 한다. 표현이나 집회의 자유는 정말 최대한 제한 없이 보장돼야 하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다. 어차피 폭력을 행사하면 다 처벌 받는다. 폭력은 폭력대로 처벌해야하는데 왜 자꾸만 기본권에 연결시켜서, 마치 집회나 표현의 자유가 폭력을 수반하는 인상을 만드는가. 이건 과도한 우려를 한다고 보인다. 기본권은 명확히 보호되고, 최대한 보장받아야 한다. 신중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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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규탄 촛불시민, 지소미아 파기 환영..."촛불이 이긴다, 끝까지 간다"

아베규탄 촛불시민, 지소미아 파기 환영..."촛불이 이긴다, 끝까지 간다"
 
 
 
박한균 기자 
기사입력: 2019/08/25 [10:17]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아베규탄 시민행동은 24일 오후 7시, 광화문 광장에서 '역사왜곡 경제침략 평화위협, 아베규탄 6차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 박한균 기자

 

▲ 24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아베규탄 6차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5천여 명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 박한균 기자

 

▲ 문화제가 끝나고 행진에 앞서 '촛불이 이긴다', '끝까지 간다' 구호가 적힌 대형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 박한균 기자

 

▲     © 박한균 기자

 

“촛불이 이긴다”

“끝까지 가자” 

“지금 당장 사죄하라” 

 

아베규탄 시민행동은 24일 오후 7시, 광화문 광장에서 '역사왜곡 경제침략 평화위협, 아베규탄 6차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사회를 맡은 이종문 민중공동행동 사무처장은 “최근 지소미아 파기는 대한민국 수립 이후 최초 자주적인 외교 결정인 듯하다. 하지만 강제동원에 대한 어떠한 사죄와 배상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아베가 추가적인 경제보복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는 올바른 한일관계로 이 나라의 역사를 바로잡겠다는 다짐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취지를 밝혔다. 

 

첫 발언자는 현재 서대문 사거리에서 ‘NO아베 시민 현수막 거리’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청년 홍아름 씨였다. 

 

홍아름 씨는 “방금 전까지 서대문 형무소 도롯가에 걸린 ‘NO 아베 현수막’ 300개를 보수하고 왔다. 시민들은 ‘선열들의 피눈물의 역사, 이번에 반드시 바로잡겠습니다’는 내용을 직접 작성해주셨다. 이 현수막이 반일운동이 끝나는 날까지 훼손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당찬 계획을 밝혔다.

 

이어 가수 하선우 씨가 이순신 장군의 시조 ‘한산도가’에 곡을 붙여 만든 노래를 열창했다. 날이 어둑해지자 광화문을 메운 5천여 명의 참가자들은 촛불에 불을 밝혔다. 

 

다음으로 무대에 오른 이희자 태평양전쟁 피해자 보상추진협의회 대표는 “나는 활동가도 아니지만 일본에 의해 아버지를 빼앗겼고 일본과 많은 소송을 해온 사람”이라면서 “지난 2018년 10월 30일 대법원 판결에 대해 아베가 조용히 있었으면 일본 기업이 나서서 해결했을 텐데 아베가 오히려 경제 침략을 함으로써 어리석은 결과를 낳았다. 지금은 한일관계를 몰랐던 젊은 이들이 서로 알아가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과정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행복하다”고 말해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참가자들은 “촛불이 이긴다” “끝까지 간다”는 구호를 외치며 촛불의 파도를 만들었다. 

 

김강연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회원은 “지소미아는 북한 미사일에 대한 정보를 전달 받음으로써 한국을 자신들의 방파제로 삼기 위한 것일 뿐”이라면서 “이제 곧 한반도에 열리는 평화와 번영 통일의 새 시대를 통해 우리 민족은 아베가 자행한 (경제보복으로 인한 한국 경제의) 어려움을 반드시 극복하고 더 나은 시대를 개척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녀상에서 1334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힌 ‘반아베 반일 청년학생 공동행동’ 회원은 “4.3항쟁 당시 제주도민을 학살한 경찰의 82%가 미 군정 하의 일제 부역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은 우리 정부에 각종 망언을 일삼고 우리 민족을 팔아넘기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시대는 우리에게 반 아베, 반 자유한국당 투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청년의 양심이 조국을 지킨다”면서 결의를 밝혔다.

 

이어 무대에 오른 최배근(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이전 집회에서 아베에게 세 가지 이유로 고마움을 전했었다. 첫째는 친일세력을 밝혀 내줘서, 둘째는 우리 산업의 구조를 선진화 시킬 수 있는 계기를 줘서, 셋째는 우리 의식에 남아있는 식민지성을 깨끗이 청산할 수 있어서였다. 오늘 아베에게 고마운 네 번째 이유를 말하겠다”면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는 신의 한 수였다. 미국은 우리를 한미일 군사동맹에 집어넣으려 부단히 애를 썼는데 결국 아베 덕분에 우리가 중국과의 전쟁에서 비껴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베에게 고맙다”고 말해 참가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태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일제 강점 당시 강제징용 범죄를 저질렀던 전범기업 미쯔비시에서 만드는 발전 터빈을 우리 기업들도 사고 있다. 대표적으로 원전 부품, 미사일 부품 만드는 곳이다. 전범기업 신일본제철(신일철주금)도 마찬가지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이들 기업 제품 사지 말라고 한다면 판로를 막을 수 있지 않겠는가. 모든 공간에서 이 기업을 비판하고 모든 나라의 정부들이 사지 않도록 함께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박석운 아베규탄시민연대 대표는 “지소미아가 폐기된 후 미국은 공정한 중재자 역할은커녕 아베 역성만 들고 있다. 일본이 전쟁 가능한 국가가 되면 그 총부리는 한반도를 향할 것이다. 앞으로도 아베 정권은 한국을 경제적, 군사적으로 얌전히 만들려고 획책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결코 이를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이어질 반 아베 투쟁을 예고했다. 

 

한편 이날 광화문 촛불문화제는 5천여 명의 시민이 참가했으며, 전국적으로 부산, 광주 등의 지역 2천여 명을 포함해 총 7천여 명의 국민들이 ‘반 아베’ 촛불을 밝혔다. 

 

참가자들은 문화제를 마치고 일본대사관, 조선일보, 시청까지 행진했으며 다음 주인 31일(토요일)에도 광화문에서 아베규탄 7차 촛불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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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는 또 하나의 주체병기가 탄생”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9/08/25 11:48
  • 수정일
    2019/08/25 11:48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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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신형 초대형방사포’ 시험사격 지도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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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25  10: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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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4일 '새로 연구개발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지도했다고 북한 언론이 전했다. [캡쳐사진 - 노동신문]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은 24일 “새로 연구개발한 초대형방사포 시험사격”을 지도했고, “세상에 없는 또 하나의 주체병기가 탄생”했다고 북한 언론들이 2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자 평양발 기사에서 “우리 당과 국가,무력의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께서 8월 24일 새로 연구개발한 초대형방사포시험사격을 지도하시였다”며 “시험사격을 통하여 초대형방사포무기체계의 모든 전술기술적 특성들이 계획된 지표들에 정확히 도달하였다는 것을 검증하였다”고 밝혔다.

특히 “경애하는 최고령도자동지께서는 정말 대단한 무기라고, 우리의 젊은 국방과학자들이 한번 본적도 없는 무기체계를 순전히 자기 머리로 착상하고 설계하여 단번에 성공시켰는데 총명하다고, 큰일을 해냈다고 높이 평가하시였다”면서 “오늘 무엇보다도 기쁜것은 새 무기 개발과정을 통하여 주체적국방공업의 비약적발전을 떠메고나갈 젊고 쟁쟁한 인재부대가 육성되고있는 것이라고 하시면서 이들은 천만금을 주고도 바꿀수 없는 나라의 귀중한 보배이며 재부이라고”한 평가를 덧붙였다.

   
▲ 이동식 발사대는 궤도형이 아닌 차량형이고, 모든 사진은 모자이크 처리되지 않고 선명하게 공개됐다. [캡쳐사진 - 노동신문]
   
▲ 발사 순간을 다른 각도에서 촬영해 공개했다. [캡쳐사진 - 노동신문]

합동참모본부(합참)는 24일 “우리 군은 오늘 06:45경, 07:02경 북한이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상의 발사체 2발을 포착하였다”며, “최대고도는 97km, 비행거리는 약 380여km, 최대속도는 마하 6.5이상”이라고 발표했다.

합참이 발표한 ‘미상의 발사체’를 북측이 ‘신형 초대형 방사포’라고 확인한 셈이다. 그러나 북측은 구체적인 발사체의 고도나 사거리, 속도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 언론이 공개한 10여 장의 사진을 보면, 이동식 발사대는 기존 궤도형과 달리 차량형이고, 과거 일부 모자이크 처리된 경우도 있었지만 모든 사진을 선명하게 공개했다. 또한 이례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발사대에서 병사들과 찍은 사진도 포함됐다.   

통신은 “나라의 국방력강화에서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세계적인 최강의 우리 식 초대형방사포를 연구개발해내는 전례없는 기적을 창조하였다”며 “경애하는 최고령도자동지의 세심한 지도와 정력적인 령도에 의하여 세상에 없는 또 하나의 주체병기가 탄생하게 되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김정은 위원장이 성공적 발사를 지켜보며 환한 표정을 짓고 있고, 밖에 김여정 제1부부장의 모습도 보인다. [캡쳐사진 - 노동신문]

아울러 “리병철동지, 김정식동지, 장창하동지, 전일호동지, 정승일동지를 비롯한 당중앙위원회와 국방과학부문의 지도간부들이 시험사격을 함께 지도하였다”고 덧붙였다. 공개된 사진에는 김 위원장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도 확인된다. 

통신은 “경애하는 최고령도자동지께서는 8월 24일은 정말 잊을수 없는 좋은 날이라고, 3년전 바로 오늘 우리는 세계적으로 몇 안되는 전략잠수함 탄도탄수중시험발사에서도 성공하였다고 감회깊이 말씀하시면서 중중첩첩 막아서는 시련의 천만고비들을 강행돌파하시며 전략무기들을 개발완성하시던 잊을수 없는 나날들을 사랑하는 전우들과 함께 회억하시였다”고 전했다.

이번 시험발사한 ‘신형 초대형 방사포’가 3년 전 시험발사에 성공한 SLBM(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에 비견되는 군사적 가치가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SLBM은 전략폭격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나란히 전략무기로 분류되며, 사전탐기자 어려워 고도화된 핵무기 운반체로 평가된다.

통신은 “최악의 역경과 시련을 헤치고 주체적 국방공업발전에서 근본적인 전환을 안아오시여 사회주의조국을 자위의 성새로 전변시켜주시고 그 어떤 동란에도 끄떡없을 최강의 전쟁억제력을 마련해주신 경애하는 최고령도자동지의 불멸의 애국실록은 조선로동당의 백승의 력사와 더불어 천만년 길이 빛날 것”이라고 김정은 위원장의 업적으로 강조했다.

   
▲ 김정은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발사차량에서 병사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캡쳐사진 - 노동신문]

한편, 리용호 외무상은 23일 담화를 발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 유지”를 언급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비판한 뒤 “우리는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되어 있다. 미국이 대결적 자세를 버리지 않고 제재 따위를 가지고 우리와 맞서려고 한다면 오산”이라고 밝혀, 20일 한미 합동군사훈련 종료에도 불구하고 대화보다는 군사적 시위를 이어갈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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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희토류 개발, 해선 안되는 이유

[기고] 희토류 개발, 막대한 환경 피해 고려해야

 

 

희토류는 요즘 유난히 국민적 관심이 높은 자원이다. 특히 북한 희토류에 대한 과장된 언론보도가 연이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북한 희토류는 정확히 어떤 상태이며 앞으로 개발 성공 가능성은 있는 것인가에 대한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먼저 희토류가 어떤 광물인지 간단히 살펴보자. 희토류 원소(rare earth element)는 17개 원소이다. 그 중 57번 란타넘부터 71번까지 15개 원소는 주기율표상에 나란히 늘어서 있는데 모두 란타넘과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보통 다른 원소들은 주기율표상 양성자가 하나만 달라져도 성질이 완전히 바뀌는데 이 란타넘족 희토류 원소는 이처럼 성질이 거의 바꾸지 않는 특이한 금속 원소들이다.  
 
그리고 이 희토류 원소는 의도치 않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다시말해 드물다는 뜻의 稀(rare)가 붙어서 지구 표면에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는 선입견을 심어준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의 원소는 전혀 희귀하지 않다. 이 원소들은 지구 표면에 제법 풍부하게 분포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금속인 구리, 아연, 니켈, 코발트 따위와 거의 같은 양이 매장되어 있다. 다만 이 금속들은 한곳에 집중되어 분포하지 않고 채취하기에 적당할 만큼 집중되어 있는 곳을 찾기 어렵다. 그리고 정제하고 가공하는 과정이 약 20단계로 매우 어렵고 까다롭기 때문에 희토류라는 명칭을 쓰는 것이다.       
 
희토류에 대한 관심이 급부상하게 된 계기는 2010년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 영토 분쟁 당시, 중국이 희토류 수출 중단 조치로 일본을 뒤흔드는 것을 바로 옆에서 생생하게 목격한 탓이다. 그 후로 10여년만에, 게다가 이번엔 미국을 상대로 한 중국의 희토류 카드 위력에 관심이 불붙기 시작했다. 불길은 한국 언론을 달궜고, ‘만약 중국이 희토류 카드를 사용할 경우 한국 경제가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 기사들이 몇 달째 계속되고 있다. 언론에서는 분명 희토류를 대단한 자원으로 기술하면서도, 정작 세계 10위권 규모의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이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애초에 자세한 설명은 있을 수가 없다. 언론발 중국의 희토류 카드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중국의 한국 희토류 수출 금지가 미국, 일본, 한국 등 다른 나라에 어떤 현상을 발생시킬지 살펴보자. 2018년 글로벌 희토류 생산량은 16만 8천톤에 달한다. 글로벌 희토류 생산량의 절반에 가까운 약 44%는 중국에서 소비한다. 다음으로는 일본 27%, 미국 14%, 유럽 9%, 동남아시아 3%, 기타 3% 순이다. 즉, 한국은 기타 3%에 속하며 다른 나라에 비해 희토류 소비량이 많지 않다. 실제로 2018년 한국에서 소비된 희토류는 3,246톤, 금액으로는 약 810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높지 않다. 
 
 
게다가 중국산 희토류 대부분은 란타넘, 세륨 등 가격이 낮은 경(輕)희토류다. 이 원소들은 고부가가치의 소재 부품 제작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연마제, 촉매제 등으로 사용될 뿐이다. 무엇보다 란타넘이나 세륨 같은 경희토류는 중국 아닌 다른 국가에서도 얼마든지 언제든지 수입이 가능하다. 사실상, 란타넘과 세륨은 전 세계적으로 공급 과잉 상태다. 중국 아닌 다른 곳에서 란타넘을 수입한다면 단지 가격이 더 높아지게 될 뿐이다. 따라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금지 하더라도 미국이나 일본, 한국 경제에는 별다른 충격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다음에서 언급하는 Nd영구자석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디스프로슘(重희토류의 일종)의 경우 현재 광산에서는 중국만이 공급이 가능하다. 일본은 재활용 기술을 통해 이것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의 수출금지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얼마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랜드를 매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인 것은 이 중희토류가 그린랜드에 매장되어 있다는 것과 연관이 된다. 미국에서 얼마전 희토류 광산을 재가동했지만 重희토류는 미국에서 나오지 않는다. 
 
두 번째, 글로벌 희토류 사용분야를 보자. 2018년 전 세계에서 생산된 희토류 기준, 1위는 Nd자석(Permanent magnets) 생산분야로 30%를 차지했다. 2위는 석유화학산업에서 촉매제로써 14%, 3위는 니켈수소전지 제작에 13%, 4위는 야금에 11%, 5위는 연마제로써 10%, 6위는 자동차 촉매제로써 8%, 7위는 형광체로써 5%, 8위는 기타 9%를 차지했다. Nd(네오디뮴)자석이 압도적인 1위다. 희토류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중국의 사용 분야도 글로벌 사용 분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 내에서 소비되는 희토류의 44% 이상이 Nd자석 생산에 사용됐다. 압도적인 1위다. 2위는 석유화학 산업에서 촉매제로 18%, 3위는 연마제 17%, 4위는 야금 12%, 5위는 형광체 9% 등의 순이다. 2025년까지 중국 희토류 소비의 70%가 Nd자석 생산에 사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Nd자석의 인기가 높은 이유는 일반 자석의 10배 이상의 자력으로 인류가 만들어 낸 자석 중 가장 강력한 자력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또 크기가 작아져도 자력이 그대로 유지되고 제작도 쉽고 값도 싸다.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등의 IT기기, 가전, 드론, 스쿠터, 킥보드, 전동공구, 방송용 장비 등 거의 모든 전자기기와 차량에 필수적으로 사용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전 세계 13억대 이상에 달하는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자동차로 대체하기 위해 세계 모든 국가들이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에 Nd자석의 수요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희토류 산업에 있어서 Nd자석분야라는 거대한 강이 전기차 시장이라는 큰 바다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희토류는 Nd자석이다”라는 표현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닌 셈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그런데 Nd자석을 만들기 위해서는 17개 희토류 원소 중에서 ‘프라세오디뮴,’ ‘네오디뮴, ‘디스프로슘’이 필수다. 특히, 디스프로슘은 100도 이상 고열에 견디는 Nd영구자석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데 이것만큼은 중국이 아니면 희토류 광산에서 생산하는 곳이 거의 없다. 지금 세계 영구자석은 90% 가까이 중국이 공급하고 있고 나머지가 일본이다. 일본은 재활용 기술을 통해 디스프로슘을 공급받고 있을 뿐이다. 이 디스프로슘은 북한 희토류 광산에서 나오는 양이 너무 미미해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 7월초 김경수 경남지사는 한 인터뷰에서 북한 희토류를 개발해 도내 부품·소재 산업 육성에 나서겠다고 말한 바 있다. 주지하다시피 일본의 경제통제 조치로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부품·소재 산업의 주원료는 희유금속이나 비금속 등 광물자원인 것은 맞다. 희토류 금속도 마찬가지이다. 연초 경상남도에서 개최한 ‘북한 광물자원 활용과 경제협력 대응을 위한 워크숍’에서 북한 희금속 활용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거기에서 북한 희토류를 이용한 영구자석 개발방안이 제시되어 김경수 지사가 그런 말을 한 것 같다. 그러나 북한의 희유금속이나 비금속 등 다른 광물자원은 몰라도 북한 희토류를 이용해 부품·소재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발상은 상당히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는 Nd자석을 생산하는 기업이 단 한 곳도 없다. 일반자석을 생산하는 곳도 몇 개 안될 정도로 이 분야에 있어서는 불모지대나 다름없다. 특히 Nd자석을 만들기 위해서는 디스프로슘이 필수적으로 필요한데 중국 아니면 공급받을 데가 없고 중국이 공급해 줄 리도 만무하다. 북한 희토류 개발은 아직 요원하고 디스프로슘은 거의 나오지도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영구자석을 개발한다는 것은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결코 아니다. 영구자석 기술 개발과 디스프로슘 재활용 기술 확보라는 두 개의 큰 산을 넘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한국은 희토류를 이용한 고부가가치의 부품·소재 등을 생산해내는 방식이 아니다. 중국이 생산한 각종 희토류 부품·소재 및 완제품을 수입해서 조립하거나 곧바로 판매하는 구조다. 따라서 중국이 희토류의 수출을 금지한다고 해도 한국에는 영향이 거의 없다. 만약 희토류를 해외로부터 대량 공급 받더라도 이를 활용할 수요처, 생태계, 배경 산업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한국은 희토류 부품·소재 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것인가. 2000년대 후반까지도 희토류 국제시세는 헐값이나 다름 없었지만, 한국은 자체적으로 희토류 부품이나 소재를 개발하지 않았다. 대신, 희토류 부품·소재 후발 주자였기 때문에 빠른 사업 확장에 집중하기 위해 품질 좋고 완제품 조립 생산이 쉬운 일본의 부품·소재를 수입해서 쓰는 편을 택했다. 결국, 2000년대 중반, 희토류 응용 부품과 소재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기술 격차는 급격히 벌어졌고 한국은 해당 분야에서 경쟁력을 잃게 되었다. 2010년 이후, 중국이 급격하게 일본 기술과 장비를 확보해 나갔다. 이를 바탕으로 희토류 관련 고부가치 부품·소재 수출이 급격히 늘어나, 한국은  우리나라가 극복해 나가야할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셋째, 희토류 개발은 반드시 환경문제를 동반한다. 희토류 금속 1톤 추출하는 데에 황산(Concentrated sulfuric acid) 사용으로 분진 농축물, 플루오르화수소산, 이산화황을 포함하여 6,300만리터의 독성 가스와 약 20만리터의 산성 폐수, 1.4톤의 방사성 물질 함유 폐수가 발생한다.  
 
내몽골에 위치한 중국 최대의 희토류 광산, 바이윈어보 주변 11㎢ 지역의 토양, 지하수, 식물은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상태다. 광산에서 생성된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분진이 바람에 날아가 바이윈어보 시가지의 토양에도 축적된 것으로 밝혀졌다. 토양 상부의 10cm 층에서 토륨 축적이 확인되었고, 광산 주변에는 가축이 폐사하거나 농작물이 자라지 않는다.  주민 중에는 40세 이하에도 불구하고 치아가 모두 손실되거나 각종 질환에 시달리는 비율이 높다.  
 

▲중국 최대 희토류 생산지 바이윈어보(Bayan Obo) 광산에서 제련 후 폐수를 무단 방류하는 장면 출처: China Foto Press.

 
이런 현상은 중(重)희토류 최대 생산지인 중국의 남부지방에서도 흔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후난성은 중국 제일의 곡창지대이지만 최소 40%가 넘는 농지가 오염물질로 뒤덮인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전적으로 희토류 개발에 의한 것만은 아니지만, 희토류 개발이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후난성과 붙어 있는 중국 최대의 중희토류 생산지인 장시성 간저우에서만 희토류 난개발로 파괴된 환경을 복구하는데 6조 7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될 정도다. 중국을 제외하고 희토류 최대의 생산국인 호주의 희토류 생산업체 라이너스(Lynas)도 희토류 생산 중 발생하는 방사성 폐기물과 폐수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따라서 희토류와 환경문제는 서로 뗄래야 뗄 수 없는 샴쌍둥이 같은 존재인 셈이다.
 

▲중국 남부지방 희토류 난개발 이후 폐수로 가득한 상태로 방치된 광산들 출처: Yale Environment 360.

그렇다면 왜, 언론에서는 그동안 중국의 희토류에 대해 엄청난 가치를 부여했을까. 그 오류의 원인은 의외로 간단하다. 국내 산업구조와 기술 발달에 따른 지난 10여년의 급격한 수요 변화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희토류 개발과 환경문제를 진중하게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로는 이들에게 희토류의 실상을 알려줄 수 있는 전문가가 국내에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북한 희토류 개발의 문제점에 대해 살펴보겠다. 이 역시 최근  언론에서 매우 과장되게 언급되고 있고 북한 광물자원 관련 고위공직자나 일반 시민들 상당수가 북한 광물자원 하면 희토류 이야기부터 한다. 마치 북한 희토류가 황금알을 낳을 수 있는 거위처럼 언급되고 있어 냉정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북한 희토류 매장량은 2012년 북한의 발표 등을 통해 희토류 산화물 기준 4천 8백만톤으로 세계 2위 수준이라고 한다. 이러한 매장량에 대해서는 앞으로 검증을 통해 사실 여부를 밝혀야 할 것이지만 매장량으로 보면 전세계가 280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그러나 북한 희토류 산화물의 평균 품위가 2011년 광물자원공사 발표 자료에 의하면 0.5~0.6%(평북 정주 룡포광산의 경우)로 매우 낮고 자료가 없는 곳이 많기 때문에 경제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평균품위가 5% 이상이 되어야만 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몇년전 남한의 홍천에서도 대규모 희토류 매장지가 발견되었다고 야단법석을 떤 적이 있는데 평균품위가 0.5%밖에 안 나와 경제성이 없다고 해서 개발을 포기한 적이 있었다. 설사 품위가 높게 나왔어도 환경문제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개발이 불가능하다. 
 
북한에서는 희토류 광산 개발과 제련에 오래전부터 많은 노력을 해온 것으로 보여 이에 따르는 기술축적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희토류 수출액은 2014년 190만달러에 달하기도 했으나 대부분 연도에는 매우 미미하거나 자료가 없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는 희토류 관련 기업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희토류는 원광에서 해당 금속 추출까지 보통 20단계를 거치는 복잡한 공정과 그에 따르는 기술이 필요한 분야이다. 그러한 경험을 가진 기업이 한국에는 없다.  
 
2012년 호주의 모회사가 북한 정주의 희토류 개발권을 가지게 되었다며 그곳의 희토류 매장량을 2억 1천 6백만톤(세계가 1,27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고 그 가치가 몇천조원이나 된다고  과장해서 발표했다. 같은 해 북한 발표보다 13배나 많은 수치인데 이러한 근거없는 자료를 한국에서 여러 사람들이 인용하면서 북한 희토류에 대한 거품이 생겼다고 본다. 이 회사는 아마 투자자를 유인하기 위해 그런 뻥튀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발표 뒤에 아무런 후속조치도 없었다. 이런 불확실한 자료에 속아서는 안된다. 
 
북한 희토튜 개발에는 토양 오염, 수질 오염, 대기 오염, 방사능 오염 등 엄청난 환경파괴가 뒤따른다. 그에 비해 거기서 나오는 부가가치는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세계 희토류 생산양은 연간 16만 8천톤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5조~10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북한이 희토류 개발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이 크지 않다는 반증이다. 
 
북한의 희토류 개발이 불러올 환경파괴는 우리 남한에게도 직간적접으로 아주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북한 희토류 개발이 한반도에 미치는 환경재앙은 북핵보다 훨씬 심각해질 수 있다. 그래서 북한 희토류 개발은 경제성 여부를 떠나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여기에 투자하거나 찬성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2012년 북한 발표에 의하면 북한의 4대 희토류 광산은 평북 정주 1,700만톤, 황해남도 청단 2,000만톤, 강원도 평강과 김화 1,100만톤으로 나와 있다. 이들 지역에서 대규모 희토류 광산이 개발되면 어떻게 되겠는가? 평북 정주는 서해 바다와 압록강에 인접해 있고 황해 청단은 서해와 남한의 인천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이곳의 수질 오염이나 토양 오염, 대기 오염이 발생하게 되면 남한에 바로 피해가 온다. 강원도 평강과 김화 지역 희토류 광산은 휴전선과 아주 밀접해 있는 지역으로 이곳이 오염되면 그 오염된 물은 철원, 화천, 소양강 호수를 거처 한강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수도권 식수 오염까지 발생할 수 있는 중대한 사항이다. 
 
북한 광물자원 개발은 희토류 말고도 무궁무진하다. 철광석, 무연탄, 마그네사이트, 연·아연, 석회석, 구리와 금, 흑연, 규석과 규사, 인회석 등이 우선적으로 관심 가져야 할 광종들이다.
 
철광석을 예로 들어보면 남한의 연간 철광석 수입량은 약 8천만톤으로 10조원 정도 된다. 전세계 철광석 소요량은 약 15억톤으로 180조원 이며 그 대부분은 북한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중국, 한국, 일본에서 수입한다. 북한에는 현재 수십억톤에서 많게는 3백억톤 이상의 철광석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개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철광석 개발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도 그렇게 크지 않다. 그리고 그 철광석을 이용해 제철소를 세우게 되면 북한에서 나오는 다른 광물자원인 석회석, 무연탄, 형석, 니켈, 몰리브덴, 크롬, 망간, 규석 등 많은 광물자원을 이용할 수 있어 그 부가가치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한국의 광물자원 연간 수입액은 1차 가공제품인 비철금속을 포함하면  약 50조원에 이른다. 이들 광물자원 중에서 연료용 및 제철용 유연탄 등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북한에서 공급이 가능하다. 희토류와 그 관련제품의 우리나라 연간 수입액은 약 2천억원으로 전체 광물자원 수입액의 0.4%에 불과한데 이에 대해 우리가 그렇게 과도한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상 이야기한 바와 같이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희토류는 북한 광물자원 개발에 있어서 우리가 관심가져야 할 우선순위가 결코 아니다.
 
* 이 글은 국제전략자원연구원 김동환 원장님의 특강 ‘희토류의 실체와 허상’(한반도광물자원연구센터 7월 19일) 발표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필자의 의견을 첨가하여 재구성한 것임을 밝혀둡니다. 이 글에 대한 반론과  이의제기는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ilys123@pressian.com다른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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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부활 꿈꾸는 일본을 넘어서려면

[최창렬 칼럼] 해방정국의 역사인식과 극일

 

 

 

일본의 대표적 극우단체인 일본회의는 우익의 '대본영'으로 불린다. 대본영은 일제가 아시아 태평양 전쟁을 수행했던 군국주의 군부의 지휘부를 일컫는 말이다. 일본 최대 규모의 극우단체가 '대본영'으로 불린다는 것은 그만큼 일본 극우가 제국주의 일본에 대한 향수가 강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도발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일본의 반도체 부품 수출 규제와 백색국가 제외 등 경제보복에서 비롯한 한일 갈등은 미시적 국면에서 어떤 형태로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갈 것이다. 수출규제 품목 중 포토리지스트에 대해 삼정전자에 한해 2건의 수출허가를 한 것도 그러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과 건강한 시민들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일본 우익은 제국주의 일본 부활이라는 망상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한일 갈등이 결코 대법원 징용배상 판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이유이다. 경제보복도 추격하는 한국에 제동을 거는 의미도 있겠으나 본질적으로는 한국 등 주변국과의 갈등과 대립을 증폭시켜 일본 우익이 결집하기 위한 명분으로  삼기 위함이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에 일본의 경제보복에서 비롯한 한일 갈등의 기원은 일본 제국주의의 침탈이다. 일본은 조선 침략은 물론 중국·대만 등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광범하게 침략하고 결국 미일 전쟁을 통하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제국주의 지배의 전초를 다졌던 전범국가다. 일본 경제 거품의 붕괴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은 '제국의 영광'은커녕 국가 전체가 위기의식에 빠지고, 이를 벗어나기 위한 전략이 제국주의 일본에 대한 향수와 이어지면서 극우 세력의 개헌 시도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패망 이후 미국에 자발적으로 순종함으로써 재기의 길을 모색했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기지로서 일본의 존재가 필요했고, 미·일은 상호 이익의 관점에서 동맹을 형성했다. 미일동맹은 아시아에서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고 러시아의 남방 진출을 억제하는 주요기제로 작동하고 있다. 한미동맹이 미일동맹의 하위 개념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해방 직후 맥아더가 발령한 작전명령 4호에 의하면 북위 38도선 이남의 한반도를 일본 본토와 구별하지 말고 "천황 및 일본 제국의 각종 통치 수단을 통해 통치권을 행사하라"고 요구했다. 남한에 진주한 미 24군단장인 하지 중장이 일제 관료기구에 협력하던 조선인과 총독부 행정기구를 통치의 기제로 활용하고 친일 세력 부활의 결정적 계기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1943년의 카이로 선언에서는 "한국을 '적당한 시기(in due course)'에 자유롭고 독립된 국가로 만든다"고 선언했다. 한국의 독립을 장래에 약속하면서도 '적당한 시기'라는 조건을 붙였다. 여기서 적당한 시기의 의미는 국제적인 한반도 신탁통치와 그 후의 독립을 의미한 것이다. 카이로에서 한국의 자유와 독립을 약속한 후에도 루스벨트 대통령은 신탁통치 구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해방공간에서 좌익과 우익을 가른 결정적 명분, 신탁통치를 둘러 싼 찬탁이냐 반탁이냐는 무수한 희생과 증오를 잉태한 이념 갈등의 단초요 핵심 명제였다. 그러나 모스크바 미·영·소 삼국 외상회의의 결정의 핵심은 남과 북이 하나의 임시조선민주정부(provisional Korean democratic government)를 수립한다는 것이었다. 신탁통치는 이를 위한 방법론을 담고 있는 내용으로서 구체적으로는 최장 5년 기간의 미·영·중·소 4개국이 후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신탁통치를 주도적으로 주장했던 측은 미국이었다는 사실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왜곡은 어이없게도 1945년 12월 27일의 동아일보의 기사에서 비롯됐다. 기사의 내용은 "소련은 신탁통치 주장, 소련은 그 구실로 삼팔선 분할점령, 미국은 즉시 독립 주장"이다. 그러나 삼상회의에서는 조선의 즉시 독립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이는 분명한 오보였으나 이 기사는 사태를 결과적으로 왜곡했다.  

신탁통치를 주장한 측은 미국이었다.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무분별한 반탁운동에 미국은 오히려 경악했고, 미소가 남북에서 지배를 합리화시키는 명분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조차 왜곡된 게 한국의 현대사다. 그리고 1919년 3·1 독립운동 직후 이승만은 윌슨 대통령에게 장래의 독립을 전제로 한국을 국제연맹의 위임통치 아래 놓아 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한 사실 등은 잘 밝혀지지 않았다.  
 
일본 극우 집단의 군국주의 부활 야욕과 국내의 청산되지 않은 일제 잔재,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냉전세력의 반역사적이며 비민주적 인식들이 바로 잡히지 않으면 우리는 일본을 극복할 수 없다.  
 
수구세력, 친일세력의 뿌리는 하나다. 세월호 참사와 5·18 민주화 운동 망언을 일삼는 인사들은 한일 갈등에 대해서도 국민의 정서와 인식과는 동떨어진 극단적 인식을 유튜브 등에서 주장하고 있다. 냉전사고와 친일의 뿌리가 같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역사를 제대로 알리는 작업도 경제· 외교적 해법과는 다른 트랙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일본이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이 역사 왜곡을 일삼는 것을 바로잡아야 하듯이 해방정국에서의 이데올로기 갈등, 제주 4.3 민중항쟁과 여순 항쟁 등을 좌익의 폭동으로 왜곡한 역사도 바로잡아야 한다. 분단과 냉전의 극복은 극일과 맞닿아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다양한 방송 활동과 신문 칼럼을 통해 한국 정치를 날카롭게 비판해왔습니다. 한국 정치의 이론과 현실을 두루 섭렵한 검증된 시사평론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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