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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당 “새로운 인물, 대표단 구성으로 당 혁신하겠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0/04/2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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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당이 3기 지도부 구성을 위한 당직 선거를 빠르게 진행한다. 

 

이상규 상임대표를 비롯한 현 2기 지도부는 2018년 8월 선출되었는데 임기는 2020년 8월까지였다. 지도부가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직 선거를 빠르게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이 상임대표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 3기 당직선거를 조기에 실시하여 새로운 인물, 새로운 대표단이 당 혁신 전면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 코로나 이후 새로운 시대, 한국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민중당 3기가 힘 있게 끌어가겠다”라고 밝혔다.  

 

이 상임대표는 이번 총선 결과 흔들림 없이 개혁의 길로 가라는 국민의 열망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이 상임대표는 민중당이 당선자를 내지 못한 것에 뼈아픈 반성과 각고의 노력을 더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상임대표는 코로나 사태와 총선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진보적 대안이 절실해졌다며 민중당이 제시한 ‘전 국민 고용보험’에 대해 언급했다. 

 

아래는 이 상임대표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아래--------------------------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여러분.

 

촛불혁명 이후 처음 치러지는 총선이 여당의 압도적 승리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코로나 국난으로 힘과 마음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정쟁에만 몰두한 의회적폐세력을 유권자들은 철저히 응징했습니다. 

흔들림 없이 개혁의 길로 가라는 국민적 열망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나 민중당은 당선자를 내지 못했습니다. 뼈아픈 반성과 각고의 노력을 더하겠습니다. 

어려운 결단으로 선봉에 서주셨던 후보들,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당을 선전해주신 당원들, 정당투표 조직을 제일처럼 해주신 지지자와 민중당을 선택해주신 30만 유권자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와 총선을 통해 한국사회에서는 과감한 상상력을 통한 진보적 대안이 절실해졌습니다. 이미 민중당이 제시하는 대안이 실현되고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모두 가입되어 있는 건강보험처럼 모든 국민이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재난상황에서도 버텨낼 힘이 생깁니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는 농민수당이 지방정부 조례로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를 법제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위해서는 ‘부와 빈곤의 대물림’을 끝장내야 합니다. 삶의 현장, 노동의 현장에서부터 일궈가겠습니다. 

무엇보다 3기 당직선거를 조기에 실시하여 새로운 인물, 새로운 대표단이 당 혁신 전면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코로나 이후 새로운 시대, 한국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민중당 3기가 힘있게 끌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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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능력 2위’ 현대건설 현장서 9개월새 6명 숨졌다

‘시공능력 2위’ 현대건설 현장서 9개월새 6명 숨졌다

등록 :2020-04-20 10:59수정 :2020-04-2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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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3월 건설 현장 사망사고 4건
현대건설, 계룡건설산업 등 네 곳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시공능력평가 2위 건설사인 현대건설이 현장 안전 관리에서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동안 4건의 현장 사고로 6명의 노동자가 숨져, 가장 많은 사망 사고를 냈다.

 

 

국토교통부는 20일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위 건설사 가운데 지난 2월과 3월, 사망 사고가 발생한 건설사 4곳의 명단을 공개했다. 국토부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현대건설 1명(다산신도시 진건지구 공공주택지구 자족용지 3-1 2블록 지식산업센터), 계룡건설산업 1명(서귀포성산 01BL 및 서귀포서홍ABL 아파트 건설공사 1공구), 이테크건설 1명(성수동 THE LIV 세종타워 지식산업센터 신축사업), 태왕이앤씨 1명(울산 KTX 역세권 Cb3-2 오피스텔 신축공사) 4곳에서 모두 4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국토부 두어달에 한번 꼴로 시공능력평가 100위 내 건설사의 현장 사망사고 발생 건설사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7월 서울 신월동 빗물저류배수시설 등 방재시설 확충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노동자 3명이 숨진 이래 8월 이천-문경 중부내륙철도 건설공사 6공구 사고(1명), 12월 신길재정비촉진지구 주택재개발 현장 사고(1명) 등 2월 다산신도시 사고(1명)까지 최근 9개월 동안 4건의 사고에서 모두 6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계룡건설산업 공사 현장에선 지난해 8월 서울도시철도 7호선 석남 연장선 건축 및 기계설비 공사 현장에서 1명이 숨진 뒤 6개월만에 또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국토부는 이들 4개 건설사를 상대로 5월부터 집중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하도급을 준 회사가 시공하는 현장의 사망 사고도 원도급인 현대건설의 사망사고로 집계한다. 구체적인 책임 소재를 따지기 앞서서 원도급사인 건설사의 안전 관리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941162.html?_fr=mt1#csidx8b0b8f97569cad2ac9c613daf35bb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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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세계, 네 개의 키워드를 주목하라

[좋은나라이슈페이퍼] 전환적 뉴딜의 필요성

우리나라에 코로나19 최초 확진자가 나온 지 꼭 석 달이 되었다. 신천지와 대구경북 지역의 집단감염 사태로 우리 일상이 완전히 바뀌어버린 지도 두 달이 되었다. 성공적인 방역으로 드디어 하루 신규확진자수가 한자리수까지 줄어들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부분적으로 완화하기로 했고, '생활 속 거리두기'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포스트 코로나' 준비를 선언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우리를 괴롭힐 것이고,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로 가는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다. 본고는 보건과 경제에 대한 코로나19의 충격을 가늠해보고, 코로나19로 인한 국제질서와 사회경제시스템의 변화요인을 살펴본 후, 성공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정책적 과제를 제시한다. (필자)

 

 

코로나19의 보건 재앙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세계 대유행, 팬데믹(pandemic)이다. FT집계에 의하면 4월 19일 현재 190여 개국에 227만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14만8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도대체 언제나 코로나19 대유행이 종식될 수 있을 지,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고 죽게 될지, 의문과 걱정이 태산이다.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감염병에 관한 가장 권위있는 분석과 예측을 하는 기관 중의 하나인 런던의 임페리얼 칼리지(Imperial College, London)가 지난 3월 하순 몇가지 시나리오를 발표했다.(Report 12: The Global Impact of COVID-19 and Strategies for Mitigation and Suppression, Imperial College COVID-19 Response Team, 26 March 2020.) 

 

 

각국 정부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방치(No action) 할 경우 전 세계인구의 90%에 해당하는 약 70억 명이 감염되고 약 4000만 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한다. 물론 이런 나라는 거의 없다. 만약 각국 정부가 저강도 사회적 격리와 진단 및 치료를 실시하는 완화(Mitigation) 조치를 취한다면 인명 피해를 반으로 줄일 수 있으며, 고강도 사회적 격리 및 광범위한 추적·진단·격리를 포함하는 억제(Suppression) 조치를 취한다면 이를 훨씬 더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인구 10만 명당 주간사망자수가 1.6명에 달한 시점에서 억제 조치가 시작되면 감염자가 약 24억명, 사망자가 약 1000만 명으로 줄어들고, 인구 10만 명당 주간사망자수가 0.2명인 시점부터 억제 조치를 시작하면 감염자는 

약 4억7000만 명, 사망자는 약 186만 명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한다. 조기 개입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고 있다.

 

 

위의 예측이 끔찍한 것은 최상의 시나리오에서도 200만 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베트남 전쟁 이후 최악의 인명피해가 거의 확실시 된다.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폭발적 확산을 통제하고 진정세로 접어든 나라들이 희망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2차, 3차의 확산의 가능성이 상존한다. 또한 현재 나오는 공식 통계는 실제 피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중국의 통계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고, 미국과 유럽의 경우에도 실제 사망자수는 공식 통계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불충분한 진단검사 때문에 코로나19 관련 사망이 제대로 보고되지 않고 있으며, 실제 감염자수는 확진자수의 5~10배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참고로 2009년 H1N1 신종플루 대유행의 경우 WHO에 공식 통보된 확진자수는 1,632,710명, 사망자수는 18,449명이었지만, CDC와 WHO의 사후적 추정에 의하면 사망자수는 150,000~575,000명, 감염자수는 당시 세계인구의 11~21퍼센트인 7억~14억명에 달했을 것이라고 한다.)

 

 

무책임한 일부 정치인들의 한심한 행태를 제외하면 인류는 지금 코로나19 퇴치를 위하여 치열한 싸움을 전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유행이 조기에 종식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이 사실이다. 대유행이 최종적으로 종식되려면 인구의 60~70%가 감염되어 집단면역이 형성되거나 혹은 백신이 대량생산되어야 한다.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강력한 억제 조치를 취하면 당연히 집단면역 형성이 늦어지고, 억제 조치를 조기에 완화하면 제2의 확산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필자와 같은 비전문가들은 세계 곳곳의 연구자들이 필사적으로 노력하여 기적을 만들어내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백신 개발에만 최소 1년~3년이 걸린다고 한다. 1년 연기된 동경

올림픽도 비현실적이라는 견해가 늘고 있다. 지루한 싸움을 각오해야 할 것 같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전광판에 여객기 운항 정보가 표시돼 있다. 인천국제공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2001년 개항 이후 처음으로 이달 들어 제주국제공항보다 여객편 수가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코로나19의 경제 충격
 

 

 

세계경제는 이미 대공황에 버금가는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 코로나19가 경제에 주는 충격은 복합적이면서 다양한 악순환을 만들어내고 있다. 첫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의 강도에 비례하여 생산 차질과 수요 위축이 일어나고 있고, 생산 감소는 실업과 소득 감소를 낳아 수요 감소를 초래하고 이는 다시 생산의 감소를 초래하는 악순환이 존재한다. 둘째, 이렇게 실물경제가 악화하면서 기업이 부실화되고, 이는 금융부실 및 패닉을 초래하여 기업을 더욱 어렵게 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셋째, 불평등과 감염확산의 악순환이다. 불평등이 심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운 취약계층이 많을수록 감염확산이 빠르고, 취약계층을 더 가혹하게 공격하는 감염병이 확산될수록 불평등은 증가한다. 넷째, 감염 확산은 생존본능에 따른 보호주의·배타주의를 강화하고, 이는 경기악화를 가속화하는 악순환이 존재한다.

 

 

방심하고 있다가 코로나19에 적기에 대응하지 못한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이 강력한 봉쇄 혹은 이동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경제활동이 급전직하하고 있다. 급기야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2020년 세계경제성장률을 –3.0%로 예측하였다. 작년 10월 전망치 3.4%에 비해 무려 6.4%포인트 하향조정이다. 글로벌금융위기로 2009년 세계경제성장률이 -1.7%였던 것에 비해서도 한층 심각한 숫자다. 각국의 과감한 경기부양정책에도 불구하도 금융경색과 신흥국 자본유출 등 세계적 금융위기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미 90여개국이 IMF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을 정도다. 한국의 경우는 다행히도 조기에 대규모 진단에 이은 빠른 추적과 격리를 중심으로 가혹한 봉쇄조치를 취하지 않고도 코로나19 억제에 성공한 탓에 경제 충격도 비교적 덜하다. 덕분에 IMF는 한국의 금년 성장률을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치인 -1.2%로 전망하였다. 방역 성공에도 불구하고 높은 대외의존도 때문에 심각한 타격은 불가피하고, 여전히 방역 및 경제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연준 의장을 지냈던 버냉키를 비롯해서 상당수 전문가들이 V자형 조기회복을 예상하기도 했으나, 필자는 WHO가 대유행을 선언한 지난 3월 11일 이후 그러한 가능성은 사라진 것으로 보았다. 우선 코로나19가 전염성이 매우 높고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감에 따라 조기 진화의 가능성이 실질적으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번 코로나19의 충격을 받으면 감염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 이후에도 엄청난 불확실성과 국내 및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으로 급격한 경제회복은 어렵다.(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미국경제에 대한 COVID-19 충격을 직접 충격과 불확실성 충격으로 나누어 보면 불확실성 충격이 직접 충격보다 더 크고, 경제가 전체충격에서 회복되는 데 2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한다.(Baker, Bloom, Davis and Terry, COVID-INDUCED ECONOMIC UNCERTAINTY, NBER Working Paper 26983, April, 2020.)

 

 

중국정부가 우한과 후베이성 중심의 감염폭발을 강력한 봉쇄조치로 진정시키고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 이후에도 급격한 경제회복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 좋은 사례다. 중국경제는 1/4분기에 -6.8% 성장이라는 충격적 경기하락을 겪었고, 2차 감염확산 우려와 수출 폭락세 등으로 어두운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각국 정부가 이러한 상황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유럽 등 각국이 초대형 금융지원과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대응에는 뚜렷한 한계가 있다. 경기침체의 원인이 전통적인 수요부족이나 금융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감염병 자체가 진정되지 않는 한, 생산과 수요의 실물충격과 이를 반영한 금융부실 문제를 막기는 어렵다. 금융·통화·재정정책은 경제 충격의 악순환과 패닉이 심화되는 것을 막고, 피해를 입은 개인과 사업체를 구제하는 역할을 할 따름이다. 또한 경성 통화를 보유한 미국, 유럽, 일본 등과는 달리 대다수 신흥국이나 개도국에게 공격적 경기부양 정책은 언감생심이다. 자칫 외환위기나 채무위기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의 한계 외에도 급격한 회복의 전망이 어려운 이유는 또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세계경제의 기초체력이 취약했다는 점이다. 선진국 경제의 장기둔화(secular stagnation), 중국의 성장률 하락, 양적 완화 지속에 따른 전 세계적 과잉부채, 소득불평등의 심화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다. 무엇보다 미중 패권경쟁과 자국우선주의를 추구하는 포퓰리즘 정권이 세계 각국에 속속 등장함에 따라 자유무역과 국제협력체제가 위협받고 있었다. 만약 대유행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주요국들의 국경봉쇄·수출규제 등 근린궁핍화(Beggar thy neighbor) 정책이 지속된다면 세계경제는 대공황과 유사한 L자형 장기침체를 겪게 될지도 모른다. 

 

 

'포스트 코로나'의 세계


 

 

역병은 흔히 정치·경제·사회·국제질서의 격변을 초래했다. 최초의 팬데믹으로 알려진 6세기의 유스티니아누스 역병은 비잔틴 제국의 몰락을 재촉했고, 17세기 중국의 흑사병은 거대한 인명피해와 함께 명나라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14세기 유럽의 흑사병은 사회질서를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기도가 아닌 위생과 검역이 병을 물리치는 것이 드러남에 따라 신권은 하락하고 왕권이 강화되었으며, 인문주의 르네상스의 토양이 형성되었다. 인구의 반이 죽은 탓에 노동력 부족이 심화되었고, 토지소유주들이 노동력 확보를 위해 높은 임금을 제공하면서 농노제 해체를 가속화하였고, 자본주의의 맹아가 태어났다. 

 

 

역사적 위기가 반드시 진보를 낳는 것은 아니다. 위기는 진취적 가능성과 퇴행적 가능성 모두 내포한다. 유럽의 흑사병이 중세 암흑시대와 봉건제에 종지부를 찍고 르네상스와 자본주의 맹아를 낳았다고 했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서유럽의 얘기였다. 동유럽에서는 영주들의 가혹한 억압이 성공하여 오히려 이때부터 농노제가 확립되었고 그 결과 경제발전이 뒤처졌다. 대공황과 2차세계대전이라는 끔찍한 재앙을 겪은 이후 국제사회는 유엔과 브레튼우즈 체제를 중심으로 개방과 협력을 향한 진취적 변화를 선택했으나, 9/11 테러공격과 글로벌금융위기 이후에는 폐쇄와 배타주의를 향한 퇴행적 변화로 나아가고 말았다.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를 맞아서도 아직까지는 각국의 반응이 매우 퇴행적이다. 위기에 대응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선택과 실천만이 진취적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줄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의 세계와 관련해서 필자가 보기에는 네 가지 커다란 선택과 실천의 과제가 있다. 첫째, 세계화의 미래다. 세계화의 흐름이 결정적인 도전에 직면한 것은 분명하다. 사실 신자유주의 시대의 초세계화(hyper-globalization)는 이미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느린 세계화(slowbalization)에 자리를 내주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역세계화(de-globalization)가 도래할 전망이다. 국경 폐쇄, 수출 규제 등 생존위기가 부추긴 자국우선주의가 판을 치고 있고, 글로벌가치사슬의 취약성이 부각된 탓에 향후 기업들은 리쇼어링 등으로 국내생산기반을 확보하여 리스크를 줄일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며, 농업생산의 차질과 마스크와 의료장비 부족을 겪은 각국 정부는 농업과 제조업 베이스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에 세계가 성곽시대로 되돌아가서는 안 된다. 성곽시대 회귀는 경제적 재앙이고 문명적 퇴행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아닌 새로운 세계화로 나가야 한다. 국제금융자본과 다국적기업이 주도하는 세계화 질서와 포퓰리즘과 국수주의에 기초한 반세계화 경향이 충돌하고 있는 근래의 상황을 돌파하고, 개방적 경제질서를 유지하면서 감염병 방역과 기후변화 대응, 금융안정과 탈세방지, 개발협력과 SDG 등 글로벌 공공재를 위한 국제공조를 강화해나가는 새로운 세계화를 지향해야 한다. 

 

 

둘째, 신자유주의 시대를 완전히 마감하고 경제민주화 시대를 열어야 한다. 시장만능주의, 작은정부론, 규제완화, 낙수효과, 긴축재정(austerity) 등을 주장한 신자유주의는 공공서비스와 사회안전망의 축소, 불평등 심화와 금융위기를 낳았다. 신자유주의는 ‘시장이 답이고, 정부는 문제’라고 주장했지만, 기업과 시장메커니즘에 의해 방역을 하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 방역 관련 정보와 물자의 생산과 분배에서 시장의 실패와 효과적인 정부의 중요성이 확인되고 있다. 위기 속에서 공공성의 재발견이 이루어지고 있다. 공공의료 등 공공서비스와 전국민의료보험 등 사회안전망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처한 사람들은 스스로의 감염과 타인에 대한 전염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경제활동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 

 

 

불평등이 심하고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이 부실한 미국이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아파도 병원비가 무서워 진단검사도, 치료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수두룩한 것이 신자유주의 천국 미국의 현실이다. 이미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퇴조 국면에 들어선 신자유주의는 코로나19로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졌지만, 대안적 경제질서가 저절로 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불평등과 계층갈등이 심화하고, 경제적 혼란과 사회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 시장경제의 효율성과 역동성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민주적 의지를 모아 공공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경제민주화는 우리의 선택과 실천의 몫이다. 

 

 

셋째, 코로나19로 가속화될 디지털 전환의 미래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비대면 서비스가 이미 급증하고 있다. 교육, 근무, 회의 등을 원격으로 수행하고, 쇼핑, 오락, 의료, 금융, 행정 등도 비대면 온라인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이다. 데이터 기반 방역 등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활용도 빠르게 확산될 것이다. 문제는 디지털 전환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이다. 모든 파괴적 혁신이 그렇듯이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패자가 나온다. 인공지능이 인간노동을 대체하여 수많은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우려가 많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온라인 쇼핑의 확대로 자영업자의 타격이 크고, ‘타다’의 사례에서 보듯이 사회안전망의 미비 때문에 극심한 갈등이 혁신을 가로막기도 한다. 최근에는 각급 학교가 온라인 등교를 실시함에 따라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 문제가 부각되고 있고, 확진자 동선 파악 등과 관련한 감시사회(Big Brother)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사회제도가 잘 뒷받침되지 않으면 디지털 전환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 이상으로 문제를 생산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의 진정한 경쟁력은 비단 인프라, 인재, 기술력만의 문제가 아니다. 포용적 사회제도와 개인정보보호 및 활용에 관한 사회적 합의와 신뢰가 필요하다. 

 

 

넷째,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대응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기후변화 대응의 긴박성이 부각되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이래 감염병이 4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인류가 방역을 위한 사투를 벌이면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집단행동(collective action)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그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에도 미국 민주당의 ‘그린 뉴딜’과 유럽연합의 ‘그린 딜' 등 본격적인 기후변화 대응 움직임이 나타났다. 유럽연합은 코로나19 피해기업에 대한 지원의 조건으로 녹색전환을 요구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이후 경제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과연 과거의 화석연료기반 경제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지속가능한 녹색경제를 만들어낼 것인가? 우리의 선택에 인류문명의 생존이 달려 있다. 

 

 

'포스트 코로나'로 가는 길목: 방역 우선의 원칙과 부위정경(扶危定傾)의 경제회복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를 미리부터 준비하는 것은 좋지만, 대유행이 종식될 때가지 정부는 방역 우선을 정책의 기본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단기적으로 보면 방역과 경제 사이에는 상충관계가 존재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하게 할수록 경제적 피해도 심하다. 하지만 섣부른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경기회복 도모로 방역이 실패하고 2차 확산이 일어나면 더 큰 경제적 대가를 지불하게 된다.(1918년 스페인독감 당시 미국에서 사회적 격리를 오래 지속한 도시일수록 이후 고용증대가 컸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되었다.(Correia, Luck, Verner, "Pandemics Depress the Economy, Public Health Interventions Do Not: Evidence from the 1918 Flu", 1 April , 2020.) 

 

 

마냥 경제를 희생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2차 확산을 무릅쓰는 모험을 해서도 안 된다. 세계 각지에서 조속한 완화를 주장하는 정치인과 신중론을 주장하는 전문가 사이에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까닭이다. 지금까지 비교적 신중한 접근을 해온 우리나라 정부지만,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부분적으로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거쳐 ‘생활 속 거리두기'를 준비하는 시점이다. 중국과 싱가포르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새로운 감염확산에 대한 신속대응체제와 생활방역체제의 정착 등 정교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후로도 고효율 억제 체제를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

 

 

방역 우선 원칙 하에서의 경제정책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방역 지원에 우선적으로 재원을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준에 따라 정해진 대상에 대한 무료진단검사와 자가격리자 지원 등은 매우 잘한 일이다. 향후 방역에 협조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개인, 병원, 업소 등에 대한 지원을 더욱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의심 증상이 있어도 쉬지 못하는 이들이 없도록 유급병가제도와 상병수당제도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대부분의 나라는 사업주가 제공하는 유급병가와 사회보험에서 지원하는 상병수당으로 감염병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병가가 법으로 보장되어 있지 않고 사회보험에서 지원하는 상병수당이 부재하여, 관련 지출이 OECD 회원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급병가 및 상병수당을 제도화하는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이병희, "코로나19 대응 고용정책", KLI고용노동브리프 제95호, 한국노동연구원, 2020. 4. 14.) 

 

 

또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감염병에 취약한 작업환경 및 근무환경을 개선하도록 유도하고 지원하며, 카페, 음식점, 헬스장, 클럽 등 다중이용업소의 시설과 환경 개선도 지원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긴급 재난 구제 정책이다. 신속하고 충분한 피해 구제로 악순환을 방지하는 일이다. 이는 방역 상의 위험을 키우는 무리한 경기부양이 아니라 오히려 경제 붕괴를 막아 방역 상의 위험을 줄이는 정책이다. 먼저 긴급 금융시장안정화 정책이다.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 확대로 신용경색을 최소화하고, 통화 스와프 추가 체결과 글로벌 금융시장 모니터링 및 자본유출입 관리 강화로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는 일이다. 다음으로 고용유지와 흑자도산 방지를 위한 기업 지원이다. 노동자의 잘못도 아니고 기업의 잘못도 아닌 일시적 외부 충격 때문에 발생한 어려움을 돕는 것은 도덕적 해이를 낳지 않으며, 회복기에 신속한 회복이 가능하도록 생산력을 최대한 유지해야 한다. 고용유지지원금의 대폭 확대와 피해 기업의 금융부채에 대한 일시적 원리금상환 유예를 포함한 과감한 금융지원이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와 실업자,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것도 핵심적인 과제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도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사회안전망이 매우 부실한 우리나라에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지원이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중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해서 필자는 '보편지원, 선별환수'라는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긴급재난지원금, 최선의 대안은 있다”, 프레시안, 2020. 3. 30. 긴급재난지원금, 여전한 논란과 여전한 대안”, [좋은나라이슈페이퍼], 프레시안, 2020. 4. 13.) 

 

'

생활 속 거리두기'가 정착된 가운데 코로나19가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단계에 접어들면 경제회복을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 이때의 원칙이 부위정경(扶危定傾)이다. 위기극복 과정을 통해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잘못됨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개인과 국가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해야 한다. 소득·소비·성장보다 안전·건강·행복이 우선하는 나라가 되어야 하고, 시스템 차원에서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전·인권·환경 등의 가치가 규제정책과 공공투자에 우선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 또한 회복탄력성이 높은 경제를 위하여 기본을 튼튼히 해야 한다. 중장기적 재정건전성과 금융기관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글로벌가치사슬 붕괴에 대비하여 농업과 제조업 기반을 유지강화할 필요가 있다. 기업지배구조 선진화와 사회적 자본 확충도 중요하다. 특히, 피해 기업을 지원할 때, ‘이익의 사유화와 손실의 사회화'를 방지하도록 고용유지 및 주주의 손실분담과 지배구조 개선 등에 관한 엄격한 조건을 부과해야 한다. 

 

 

미래지향적 구조조정도 필요하다. 구조적 쇠퇴기에 접어든 사양산업이나 경쟁력을 상실한 좀비기업은 정리해야 한다. 온라인 쇼핑, 원격교육, 온디맨드 서비스 등 언택트 경제 부상, 의료서비스와 바이오헬스 산업 확대, 산업지능화와 연계된 5G 통신설비, 로봇, 3D 프린터,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센서, 시스템반도체 등의 수요 확대 등 산업구조 변화와 미국과 유럽의 탈중국 공급망 재편 가속화 등 글로벌 공급망의 구조변화 등을 내다보면서 미래지향적인 산업 및 기업 구조조정 마스터플랜 마련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포스트 코로나'를 향한 '전환적 뉴딜'과 새로운 국제협력체제 구축


 

 

코로나19 위기 이후 경제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전략적 재정투자를 중심으로 하는 강력한 경기회복정책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지속가능한 경제' 구축을 위한 과감한 발전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루어야 한다. 필자는 이미 작년에 휴먼 뉴딜,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을 포괄하는 '전환적 뉴딜'을 제안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에 '전환적 뉴딜'을 제안한다", [좋은나라이슈페이퍼], 프레시안, 2019. 7. 8.) 

 

 

지속가능성의 위기에 봉착한 기존의 발전경로를 근본적으로 전환하기 위해 전략적이고 효율적인 재정투입을 하자는 제안이다. 휴먼 뉴딜은 만인의 존엄과 인격의 평등을 보장하고, 국가경제의 성장보다 개개인의 자아실현과 복리를 우선하는 사람우선 사회로의 전환을 추구한다. 자본투자보다 사람역량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기업이윤보다 생명과 행복을 우선하는 '사람중심 경제'를 구축하는 일이다. 디지털 뉴딜은 산업경쟁력 강화와 사회문제 해결의 동력으로서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전략적 재정투입과 아울러 규제 혁신과 제도 개선을 추구한다. 그린 뉴딜은 에너지 전환과 자원순환경제를 실현하여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을 억제하고, 환경관련 기술혁신과 일자리 창출을 추진하는 일이다.

 

 

지난 20년 동안 실제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의 쌍끌이 하락이 일어났고, 성장 둔화와 양극화의 악순환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을 하회하는 인구절벽에 부딪쳤다. 전반적으로 혁신이 부진한 가운데 특히 4차 산업혁명 분야의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었다. 미세먼지, 쓰레기 산,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가 일상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지속가능성의 위기가 심화하는데도 우리는 서서히 데워지는 냄비 속의 개구리처럼 얌전히 죽어가고 있었다. 제도와 정책의 경로의존성 탓에 기존 발전경로를 급격하게 전환하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다. 필자의 '전환적 뉴딜' 제안이 지식인들과 정치인들 사이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지만, 이를 실제 정책으로 실행하기 위한 동력은 얻지 못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전환적 뉴딜’을 추진할 천재일우의 기회가 찾아왔다. 위기와 재앙은 그 크기에 비례해서 기존 질서를 파괴하고 새로운 질서를 잉태할 가능성을 제공한다. 

 

 

코로나19가 드러낸 기존 질서의 문제점과 해결의 지향점은 '전환적 뉴딜'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코로나19 앞에 무너지는 시장과 구원자로 나선 정부의 대조가 극명하고 사회안전망과 공공성의 가치가 각인되고 있다. 사람중심 경제와 사람우선 사회라는 새로운 가치관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회적 격리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폭증하면서 디지털 전환이 성큼 다가오면서 포용적 제도혁신의 필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기후변화가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오면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집합행동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렇게 휴먼 뉴딜,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의 당위성이 드러나고 있다.

 

 

우리가 '전환적 뉴딜'에 성공한다면 국제협력체제 재편과 새로운 세계화를 추진하는 데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BTS와 '기생충'으로 우리의 문화적 역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고 해서 우리의 문명적 주도성이 인정된 것은 결코 아니다. 코로나19 방역의 상대적 성공은 세계가 한국을 괄목상대하도록 만드는 데 훨씬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가혹한 봉쇄 없이 조기 대응, 대량검사·신속추적·효율치료 중심의 과학 기반 대응, 드라이브스루 검사와 GPS를 이용한 추적 등 혁신적 방법 동원, 시민참여를 독려한 민주적 대응으로 효과적인 방역에 성공한 것을 세계가 주목하고 찬사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국제사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 선진적 방역과 아울러 효과적 경기회복을 이루고, 특히 '전환적 뉴딜'에 입각하여 '지속가능한 경제' 구축에 앞서가는 것이야말로 한국의 세계사의 중심에 놓게 될 것이다.

 

 

코로나19 방역에서 동아시아가 상대적으로 잘하고 미국과 유럽이 실패하면서 오리엔탈리즘의 종언을 말하는 이들이 있다. 과학적 서구와 미신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아시아라는 신화는 깨질 것이다. 중국의 경제적 부상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무역전쟁 및 패권경쟁에서 미국이 더 큰 타격을 받는 것도 불가피할 것 같다. 나아가 서구의 개인주의·시장주의 경향과 동아시아의 집단주의·국가주의 경향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질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아시아가 서구에 비해 우월하다거나 헤게모니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계몽주의 이래 서구가 주도한 자유와 인권의 이상은 여전히 소중하고, 서구 과학기술의 우위도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우위를 점하고 헤게모니를 잡는 위계적 질서가 아닌 상호존중과 상호협력의 질서를 구축하는 일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글로벌 공공재를 위한 국제공조를 통한 인류공동번영을 지향하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강압적·봉쇄적 방식을 사용한 중국과 달리 민주적·개방적 방식으로 효과적 감염병 억제에 성공한 한국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042010434564354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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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구민이 강남에서 당선된 이유... 아직 유효한 24년 전 전략

[역사로 보는 오늘의 이슈] 강남 3구 보수 성향 투표의 기원

20.04.20 07:49l최종 업데이트 20.04.20 07:52l

 

 

애국가 부르며 눈물 흘리는 태구민 후보 16일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가 강남구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애국가를 부르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애국가 부르며 눈물 흘리는 태구민 후보 16일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가 강남구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애국가를 부르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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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의 당선이 화제다. 탈북민(탈북자) 이미지가 강한 그는 서울의 대표적인 부촌 지역인 강남갑에서 58.4%의 득표를 거둬 사실상 압승을 거뒀다.

이 일이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은 그가 탈북민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강남갑에서 당선됐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그간 이곳에서 당선된 역대 국회의원들과 비교할 때 그의 이미지는 확연히 다르다.

2015년 5월 가족과 함께 망명한 태구민은 그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격렬히 비난했다. '김정은은 비핵화 의지가 없다'며 북미정상회담에 도움이 안 되는 발언들도 쏟아냈다.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부동산 세금 문제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하기는 했지만, 그의 최대 관심사는 김정은 위원장 비판과 탈북민 지원에 맞춰져 있다.

 

당선이 유력시되던 16일 새벽 MBC와의 인터뷰 때 '국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라는 질문에 그가 가장 먼저 언급한 것도 탈북민 강제북송 금지다.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뒤 귀순한 북한 주민 2명을 북으로 추방한 작년 11월 사건이 재연되지 않도록 북한주민 추방 금지법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가 탈북민 인권운동에 나서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또 북한 정권 비판 활동 역시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강남갑 유권자들이 그런 활동을 중점 지원하고자 그에게 압도적 승리를 안겨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보다는 종부세 부과 등 이른바 '세금폭탄'을 반대하는 미래통합당 후보이기에 그를 뽑아줬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는 신사동·압구정동·청담동·논현동·역삼동 전체에서 58.4%를 득표했다. 그중에서도 압구정동 득표율은 78.3%다. 현대아파트가 밀집한 압구정동 1·3투표소의 경우는 각각 87.5%와 86.6%였다. 그가 보수정당 후보라는 점과 더불어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발이 그의 당선에 크게 기여했음을 추정케 하는 자료다.

처음부터 강남이 이러진 않았다... 야당 지지와 소신투표의 역사 
 
반포주공아파트 반포주공아파트는 동작대교 남단 한강변을 매립하여 조성한 16만7000평(55만여㎡)의 부지에 건설됐다. 242억원이 투입된 반포1단지는 초대형 아파트단지로 당시로서는 중대형 평수인 22평형, 42평형, 64평형으로 구성되었고, 중앙난방과 복층형이 처음 도입되어 주민들의 위화감을 조성하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1978년 5월 20일 촬영
▲ 반포주공아파트 반포주공아파트는 동작대교 남단 한강변을 매립하여 조성한 16만7000평(55만여㎡)의 부지에 건설됐다. 242억원이 투입된 반포1단지는 초대형 아파트단지로 당시로서는 중대형 평수인 22평형, 42평형, 64평형으로 구성되었고, 중앙난방과 복층형이 처음 도입되어 주민들의 위화감을 조성하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1978년 5월 20일 촬영
ⓒ 서울역사박물관 디지털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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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구민 후보 사례에서도 나타나듯이 강남 3구는 보수 정당의 텃밭이다. 이곳에서 출마하는 보수 정당 후보는 결정적 하자만 없다면 상당한 당선 가능성을 안고 출발선에서 발을 뗀다. 북한 정권 비판과 탈북민 정책에 주력하는 태 후보가 당선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 가능하다.

그런데 부촌이 무조건 보수 정당을 찍는 것은 아니다. 부유한 지역이라고 해서 무조건 보수 정당을 찍는다면, 박정희·전두환 시절에 두드러졌던 여촌야도 현상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공업화정책의 결과로 도시가 훨씬 부유해졌는데도, 그 시절에는 보수 여당이 농촌의 지지를 받고 야당은 도시의 지지를 받았다.

과거에는 전국에서 가장 잘사는 서울 지역에서 민주 계열 정당이 강세를 보였다. 한마디로 서울은 '야성의 도시'였다. 이는 잘 산다고 해서 무조건 보수 정당을 찍는 게 아님을 잘 보여준다.

이 점은 강남 개발로 인해 강남권이 부자 동네가 된 이후 역대 선거에서도 드러난다. 1975년 10월 1일 성동구에서 강남구가 독립되면서부터 강남권 역사가 본격화됐지만, 그 후로도 오랫동안 강남권은 야당 성향을 표출했다. 서울 시내 여타 지역들처럼 여촌야도 경향을 보였던 것이다.

1개 선거구에서 2명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로 치러진 1979년 10대 총선 때, 지금의 서초구까지 포괄했던 강남구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는 야당인 신민당의 정운갑 후보였다. 51.5%를 득표한 그는 28.4%를 기록한 2위 민주공화당(공화당) 이태섭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전두환 신군부의 12·12 및 5·17 쿠데타로 민주정의당(민정당)이 정권을 잡은 뒤에 치러진 1981년 11대 총선에서는, 민정당으로 당적을 바꾼 이태섭이 35.9%를 얻어 2위인 민주사회당 고정훈 후보(29.7%)와 동반 당선됐다. 하지만 이 시점은 상당수 정치인들이 정치규제 대상자로 묶인 데다가 민정당 2중대인 관제 야당들이 득세한 탓에 정통 야당이 힘을 쓰지 못할 때였다. 그렇기 때문에 11대 총선에서 민정당 후보가 당선된 것을 두고 이 지역에서 보수 정당이 강해졌다고 판단하기는 힘들다. 이 점은 정통 야당이 정계에 복귀한 1985년 12대 총선에서 신한민주당 김형래 후보와 민한당 이중재 후보가 각각 1·2위를 차지하고 민정당 이태섭이 3위로 밀려난 데서도 확인된다.

강남권에서 민주 정당이 우세를 점하는 경향은 6월항쟁 이후의 소선거구제(1선거구 1인 선출) 하에서도 이어졌다. 1988년 13대 총선 때 강남권 6개 선거구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보수 정당 후보는 삼성동·대치동·개포동·전곡동·일원동이 포함된 강남을에서 출마한 이태섭뿐이었다.

동일한 경향이 3당 합당 뒤의 1992년 14대 총선 때도 연결됐다. 강남권 6곳에서 보수 정당이 당선된 곳은 민주자유당(민자당) 김덕룡 후보를 배출한 서초을뿐이었다. 이때 강남권 여타 지역에서는 야권 거물들이 대거 당선됐다. 서초갑에서는 신정치개혁당의 박찬종, 강남갑에서는 통일국민당의 김동길, 강남을에서는 민주당의 홍사덕이 당선됐다.

1981년 12월 29일자 <경향신문>에 강남 학군의 인기를 반영하는 '강남에 학생 위장전입 러시'라는 기사에 실린 데서도 느낄 수 있듯이, 강남권이 최고 부촌이 된 것은 1992년 14대 총선보다 훨씬 이전이다. 그런데도 1990년대 초반까지도 강남 유권자들은 보수 성향을 갖지 않았다.

14대 총선은 민정당 주도하에 통일민주당과 신민주공화당이 3당 합당을 통해 민자당이라는 보수 대연합을 이룬 뒤에 치러진 첫 선거였다. 그런데도 강남권은 보수 대연합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야당 후보들에게 표를 던졌다.

1996년 1월 31일 자 <한겨레> 기사 '4·11 총선 판세 예비점검 3. 서울 강남권역'이 "서초에서 강남과 송파를 거쳐 강동까지 이어진 강남 지역은 특성상 서울에서 가장 지역적인 바람을 타지 않는 곳"이라며 "대체로 인물로 승부가 갈라지는 곳"이라고 높게 평가한 것은, 강남권 유권자들이 집권여당인 보수 정당에 무조건 표를 주지 않고 유능한 후보들에게 소신 투표를 했기 때문이다.

1996년 신한국당, '강남 벨트'를 묶다
 
 1996년 15대 총선 홍준표 후보 선거벽보
▲  1996년 15대 총선 홍준표 후보 선거벽보
ⓒ 선거정보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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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강남권의 정치성향을 보수 성향으로 바꾸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이 있다. 바로 신한국당의 1996년 총선 전략이다.

1988년 총선에서 299석 중 도합 230석을 차지한 민정당(125석), 평화민주당(70석), 신민주공화당(35석)이 민자당으로 뭉쳐 1992년 총선에 임했는데도, 민자당은 과반수 확보에 실패했다. 1988년 민정당 의석보다 약간 많은 149석을 얻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한 보수 진영의 위기감이 낳은 선거 전략 중 하나가, 야성의 도시인 서울에 보수 정당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이었다. 서울 시내 최고 부촌들을 하나의 벨트로 묶는 것이 바로 그 전략이었다. 나란히 붙어있는 서초·강남·송파구를 강남 벨트로 묶고 이 지역의 연대감을 강화했다.

1996년 2월 4일자 <한겨레> 기사 '신한국, 강남벨트에 총선 사활'에 이런 대목이 있다.

"신한국당은 서울의 강남 지역을 '김영삼 벨트'라고 부른다. 신한국당이 15대 총선에서 서초·강남·송파로 이어지는 이 지역을 그만큼 중시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2일 뚜껑을 연 공천에서도 이 지역을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가 확인됐다. 신한국당은 서울 어디에 내놓아도 당선을 자신했던 최병렬 전 서울시장을 전격적으로 발탁해 서초갑에 배치했다. 뿐만 아니라 홍준표 변호사(송파갑)와 최한수 건국대 교수(송파병) 등 인사를 차출했다."

신한국당이 강남권에 공을 들이는 이유에 관해 이 기사는 "47개 의석이 걸린 서울에서 22석을 목표로 삼고 있는 신한국당으로서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도 이 지역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한 뒤 "신한국당이 이 지역에서 승리할 경우 중산층의 지지를 받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국당은 단순히 유력 후보들을 강남권에 배치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한걸음 더 나아가 강남권 후보들의 상호 연대를 강화함으로써 이 지역 유권자들이 보수 후보들을 매개로 연대감을 갖도록 만들었다. 그해 3월 21일 자 <한겨레> 기사 '뭉쳐야 이긴다, 인접지역 공동전선 달라지는 선거문화'는 이렇게 말한다.

"신한국당 서울 강남 갑·을, 서초 갑·을 등 4개 선거구 후보들은 지난달 말 '강남·서초 윈·윈 벨트'를 발족했다. 강남·서초 지역이 동일 생활권에 속하고 지난해 서울시 구청장 선거에서 유일하게 여당이 승리한 곳이란 점 등에 착안해 공동 선거운동을 생각해낸 것이다. 이들은 앞으로 4개 지역 공통공약 설정, 합동정당연설회·공동공명선거실천결의대회 개최, 공동 지역순방, 홍보물에 사진 같이 싣기, 공동 영상물 제작 등을 할 계획이다."

1992년 대선 직전의 초원 복국집 사건 당시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은 부산 지역 기관장들을 복국집에 모아놓고 "우리가 남이가?"라며 김영삼 당선을 위해 영남의 단결을 촉진하자고 열변을 토했다. 이 발언의 유출로 인해 민자당이 타격을 입는 듯했지만, 도리어 영남 지역감정에 불이 붙으면서 김영삼이 순조롭게 당선될 수 있었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전략의 응용판이 1996년 총선의 강남벨트 전략이었다고 볼 수 있다. 강남 3구 유권자들에게 서울 부촌 주민이라는 일체감을 심어주고, 이들의 보수 성향을 자극한 신한국당의 총선 전략이 강남권 보수화를 자극한 계기였다고 볼 수 있다.

2016년에 <한국행정학회 학술발표 논문집>에 수록된 오성택 선관위 연구관의 논문 '보수지역주의의 추세에 관한 연구 - 제10대~제20대 국회의원선거의 강남3구 선거구를 중심으로'는 "1996년 4월 11일 실시한 제15대 국회의원선거의 강남 3구 전체 7개 선거구에서 송파구병 선거구를 제외하고 나머지 6개 선거구에서 보수지역주의 정당이 당선된 후 실시된 선거에서도 보수지역주의 현상이 심화되었다"고 설명한다.

위기에 처한 신한국당이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강남벨트 전략을 내놓은 게 뜻밖에도 주효함에 따라 1996년부터 강남권의 보수화가 나타나고, 이런 분위기가 태구민 후보의 당선이라는 지금의 현상으로까지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2016년 20대 총선에서 이 철통에 살짝 금이 갔다. 강남을에서 민주당 전현희 후보가 당선되고, 송파병에서 민주당 남인순 후보가 당선된 것이다. 송파을에서는 민주당 최재성 후보가 2018년 재보선 때 당선됐다.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전현희 후보와 최재성 후보는 낙선했지만 남인순 의원은 재선에 성공했다.

강남권이 부촌이 된 것은 박정희식 경제개발의 결과였다. 하지만 이런 경제개발에 대해 계속 향수를 갖는 것은 강남권의 미래에 결코 이롭지 않다. 코로나19와 관련해 국민 대부분이 기본소득제를 말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데서도 나타나듯이, 지금 한국 경제는 기존 경제체제와는 다른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정희식 경제개발로는 더 이상 적응할 수 없는 4차 산업혁명으로 한국 사회가 접어드는 현상은, 강남권의 보수 성향에도 중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1996년 이후의 '강남권 투표 스타일'도 고정불변은 아니게 될 거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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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재승인 앞두고 ‘채널A·TV조선 재승인 취소’ 靑국민청원 20만 돌파

2018년에도 23만 명이 동의한 ‘TV조선의 종편 허가 취소 청원’
 
임병도 | 2020-04-20 08:53:1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방송통신위원회의 채널A와 TV조선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재승인 취소 청원이 2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이 제안한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의 공적 책임 방기하고 언론이기를 포기한 채널A와 TV조선의 재승인을 취소하라’는 청원은 19일 오후 1시쯤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 명을 넘어 한 달 내에 공식 답변을 듣게 됩니다.

하지만 청와대 공식 답변보다 더 중요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재승인이 20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채널A와 TV조선 재승인 유효기간은 4월 21일로 방통위는 지난 17일 오후 재승인 여부를 결정하려고 했지만 허욱 상임위원이 일신상 이유로 회의에 불참해 회의가 연기됐습니다.

2018년에도 23만 명이 동의한 ‘TV조선의 종편 허가 취소 청원’

▲2017년 TV조선 조건부 재승인 이후 2018년에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허가 취소 청원 ⓒ청와대 홈페이지 화면 캡처

TV조선의 종편 재승인 국민청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2018년에도 재승인 취소 청원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왔고, 23만 명 이상이 동의했습니다.

당시 청와대 정혜승 뉴미디어비서관은 답변을 통해 ‘언론 자유 확대, 언론 자유 보도도 중요하지만 공공성, 객관성 등은 언론사가 누구보다 더 지켜야 할 가치이다.’며 ‘신뢰받는 언론이 되기를 국민들이 바라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러나 종편 허가 취소에 대해서는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방통위가) 업무정지 혹은 청문, 이런 절차를 거쳐서 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라는 원론적인 답변뿐이었습니다.

종편은 3년마다 재승인 심사를 받습니다. TV조선은 2017년 3월 심사 기준점 650점에 미달하는 625점을 받았습니다. 당시 방통위는 TV조선에 대해서 오보, 막말, 편파방송 관련 법정제재를 매년 4건 이하로 감소시킬 것을 조건으로 재승인을 했습니다.

TV조선 심사 기준 650점은 넘었지만, 중점 심사사항 50% 미달

TV조선과 채널A는 종편 재승인 심사 총점 1000점 중 각각 653.39점과 662.95점을 획득했습니다. 심사 기준점인 650점을 겨우 넘겼습니다. 650점 미만이면 재승인 거부 또는 조건부 재승인이 가능합니다.

650점은 넘겼지만, 두 채널 모두 중점 심사사항인 ‘방송의 공적 책임’ 평가 점수가 210점 중 각각 104.15점과 109.6점으로 나왔습니다.

방통위는 지난해 9월 종편 심사계획을 발표하면서 650점이 넘어도 중점 심사사항의 평가점수가 배점의 50%에 미달할 경우 조건부 재승인 또는 재승인 거부를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TV조선, 채널A 조건부 재승인 가능성 높지만…

▲tbs와 TV조선의 심의결과와 비율(2017/5/1~2019/12/31, 보도·시사프로그램 한정) ⓒ 민주언론시민연합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 명이 넘는 등 TV조선과 채널A 재승인 취소를 요구하는 국민 여론은 높지만, 두 채널의 취소 가능성은 극히 낮습니다. 지난 2017년처럼 조건부 재승인인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제는 1년 이내 법정제재 매년 4건 이하 등의 조건을 내걸어도 TV조선의 오보, 막말, 편파 방송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다른 방송과 비교해 편파적이거나 봐주기 심사 의혹도 나옵니다.

민언련 보고서를 보면 방통위는 같은 기간 상정안건이 92건으로 가장 많았던 TV조선에 대한 심의결과 ‘문제없음’이 17건, ‘법정제재’는 4건에 불과했지만, 김어준의 뉴스공장으로 유명한 tbs는 상정안건 18건에 ‘법정제재’가 7건이나 됐습니다.

TV조선은 2011년 첫 승인 때부터 지금까지 특혜성 재승인 의혹과 주식부당거래 의혹 등을 받고 있습니다. 채널A는 소속 기자가 현직 검사장과의 친분을 내세우며 여권 인사의 비위를 털어놓으라고 취재원을 압박하는 위법적인 취재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언론은 신뢰가 생명입니다. 오보, 막말, 편파방송 등으로 신뢰를 잃은 언론은 언론으로서의 생명을 다했다고 봐야 합니다. 방통위가 존재 가치를 잃은 종편 채널에 재승인을 해줄 경우 언론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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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수 허찬형, 북녘땅 밟지 못하고 대전서 잠들다

“외세와 분단시대 최선을 다하고 가신 분...”, “유해라도 북으로 보내야...”
대전=임재근 객원기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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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19  19: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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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애국지사 허찬형 선생 추도식’이 19일 오전 11시, 선생의 유해가 안장된 대전추모공원에서 진행되었다.[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지난 17일 입원 중인 요양병원에서 운명한 대전 거주 장기수, 고 허찬형 선생의 추모식이 19일 오전 11시에 진행되었다.

선생의 유해가 안장된 대전추모공원(대전 서구 괴곡동)에서 진행된 ‘통일애국지사 허찬형 선생 추도식’에는 허찬형 선생의 운명을 애도하고, 추모하기 위해 유가족과 대전 지역 단체 성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추도식은 고인의 약력 소개부터 시작됐다. 6.15대전본부 박희인 집행위원장이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식민지 시기와 해방 시기, 한국전쟁 시기 등 고인의 삶을 소개했다.

   
▲ 고인의 약력을 소개하고 있는 6.15대전본부 박희인 집행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이날 추도식에서 추도사에 나선 문성호 양심과인권-나무 상임대표는 “허찬형 선생님은 젊은 후배들에게 말을 할 때도 존중하는 표현을 했다”며 “특히 귀가 잘 들리지 않으셨기 때문에 두 손으로 귀를 감싸고 경청을 하곤 하셨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그러면서 문성호 대표는 “말을 하실 때는 허리를 꼿꼿이 세우시고, 통일정세에 대해서 날카롭게 말씀하셨던 기억들이 난다”며 “선생님처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 담아 들으려는 경청의 자세처럼 통일을 위해서 함께 손잡고 가자”고 말했다.

이영복 대전충남겨레하나 공동대표도 “늘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따뜻하게 보살핀 것처럼 후배로서 선생님의 가름침대로 살겠다”며 “선생님의 뜻을 새기어 남은 동지들을 보살피며 살겠다”고 말했다.

   
▲ ‘통일애국지사 허찬형 선생 추도식’에 참석한 이들이 끝내 고향에 가지 못하고 운명한 허찬형 선생의 죽음을 애도하며, 고개를 숙인 채 추도사를 듣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대전민중의힘 이대식 상임대표는 “허찬형 선생님은 항상 고향을 땅을 가고 싶어 했다”며 “선생님이 그리워하던 고향 땅을 생전에 밟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빨리 통일을 이루어 유해라도 고향 땅에 보내드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단법인 ‘정의 평화 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 권오헌 명예회장도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왔다. 

권오헌 명예회장은 “허찬형 선생은 ‘조선인민군으로써 전쟁에 참여하신 자긍심’, ‘전쟁포로의 국제법상 권리로 조건없는 송환’, ‘이 땅에서 침략외세를 몰아내고 자주통일세상을 보시겠다는 희망’, 이 세 가지를 일관되게 말해 왔다”며, “외세와 분단시대 최선을 다하고 가신 선생님”이라고 고인을 추억했다. 그러면서 “거의 한 세기에 걸친 선생님의 조국과 민족을 위한 그 힘들었던 일은 남은 사람들에게 맡기시고 이제 편안히 잠드시길 빌겠다”며 추모의 말을 덧붙였다.

   
▲ 사단법인 ‘정의 평화 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 권오헌 명예회장이 추도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 ‘통일애국지사 허찬형 선생 추도식'에서 고인의 아들인 허성만 씨가 가족을 대표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추도식의 마지막은 유가족들 대표해 고인의 아들인 허성만 씨가 나와 “지역에서 함께 활동하신 분들이 계셔서 아버님을 편안히 모실 수 있었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고인의 유해는 이날 오전 대전정수원에서 화장한 후 대전추모공원 3봉안당(3층 구절초 3767)에 안치되었다.

한편, 대전추모공원에는 대전에서 거주하다 먼저 운명한 고 장광명(2003년 작고, 1봉안당 1층 매화 4978) 선생과 고 이찬근(2016년 작고, 2봉안당 3층 아카시아 8529) 선생이 안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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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관점에서 바라본 4.15총선의 다른 모습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0/04/20 10:33
  • 수정일
    2020/04/20 10:3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개벽예감 391] 민중의 관점에서 바라본 4.15총선의 다른 모습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0/04/2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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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국민의 요구와 이익이 상충되는 계급사회

2. 사회계급구조와 삼분화현상

3. 세 가지 정치이념과 세 종류의 정당

4. 더불어민주당 선거승리의 다른 측면

5. 몰계급적 투표와 민중당의 선거참패

 

 

1. 국민의 요구와 이익이 상충되는 계급사회

 

2020년 4월 15일에 시행된 제21대 국회의원선거는 집권당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정치평론가들은 선거결과를 여러 각도에서 분석했지만, 민중의 관점에서 분석한 사례는 찾기 힘들다. 한국의 주류언론매체들은 민중을 기피대상으로 여기면서 민중의 관점을 배제하기 때문에, 민중의 관점에서 4.15총선을 분석한 보도기사는 전혀 없다. 이런 현상은 민중을 기피하거나 혐오하는 사회정치적 현실을 드러내 보여준다. 

 

그러나 사회와 역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직 민중의 힘에 의해 변화, 발전되는 것이므로, 사회정치적 현실을 민중의 관점에서 인식하고 분석하는 것은 가장 합리적이고, 정당한 일이다. 4.15총선을 민중의 관점에서 분석하려면, 민중의 관점이 무엇인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  

 

헌법 제1조 제2항에는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되었다. 그 조항에 명시된,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권력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권력은 통치권이다. 모든 권력들 가운데서 통치권을 가장 중시해야 하는 까닭은, 그것이 사회 전체를 유지하고 관리하고 통제하고 지도하는 최고 권력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통치권은 입법권, 행정권, 사법권으로 이루어진 최고 권력이다.

 

그런데 국민은 자신으로부터 나오는 최고 권력인 통치권을 직접적으로 행사하지 못한다. 통치하는 주체가 있으면, 통치를 받는 객체도 있어야 하므로, 국민은 스스로를 통치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은 자기의 통치권을 통치세력에게 위임해야 한다. 국민이 자기의 통치권을 통치세력에게 주기적으로 위임하는 집단적 정치행위를 선거라고 하며,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3대 통치권 중에서 입법권을 위임받은 통치기관을 국회라고 한다. <사진 1>

 

▲ <사진 1> 국민은 자신으로부터 나오는 최고 권력인 통치권을 직접적으로 행사하지 못한다. 통치하는 주체가 있으면, 통치를 받는 객체도 있어야 하므로, 국민은 스스로를통치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은 자기의 통치권을 통치세력에게 위임해야 한다.국민이 자기의 통치권을 통치세력에게 주기적으로 위임하는 집단적 정치행위를 선거라고 하며,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3대 통치권 중에서 입법권을 위임받은 통치기관을 국회라고 한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국민으로부터 입법권을 위임받은 국회는 입법활동을 통해 통치권의 주인인 국민의 요구와 이익을 실현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현실 속에 존재하는 국회는 국민의 요구와 이익을 위해 복무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싸우는 정쟁만 일삼고 있다. 국회가 국민의 요구와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복무하지 않는 근본원인은 그들이 복무해야 할 국민이 사회계급적으로 분렬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국민으로부터 입법권을 위임받은 국회는 입법활동을 통해 통치권의 주인인 국민의 요구와 이익을 실현해야 마땅하다. 국회가 통치권의 주인인 국민의 요구와 이익을 위해 복무할 때,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 속에 존재하는 국회는 영 딴판이다. 국민의 요구와 이익을 위해 복무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싸우는 정쟁만 일삼고 있다. 국회의원들 가운데 자신이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없지만, 그들의 실제행동은 그런 말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들은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말만 앞세울 뿐, 국민의 요구와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충실히 복무하지 않는다. 

 

국회가 국민의 요구와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복무하지 않는 근본원인은 그들이 복무해야 할 국민이 사회계급적으로 분렬되었기 때문이다. 언론보도에서 빈부격차가 심화되었다느니 또는 사회가 양극화되었다느니 하는 표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것은 한국 사회의 계급분렬이 얼마나 심화되었는지를 말해주는 언담이다. 

 

계급분렬이 심화된 사회에서 살아가는 국민에게 화합이나 통합은 현실이 아니라 비현실이다. 사회계급적으로 분렬된 국민 속에서 사회계급적으로 상충되는 요구들과 이익들이 제기되어 갈등과 대립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언론보도에서 국론분렬이 심하다느니 또는 사회갈등이 심하다느니 하는 표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것은 사회계급적으로 상충되는 요구와 이익을 놓고 갈등과 충돌이 벌어지고 있음을 말해주는 언담이다. 

 

이런 사정을 파악하면, 국회의 입법활동은 국민 전체의 의사가 아니라 어느 특정계급의 의사를 대변하고, 국민 전체의 요구가 아니라 어느 특정계급의 요구를 실현하고, 국민 전체의 이익이 아니라 어느 특정계급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는 정치활동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 사회계급구조와 삼분화현상

 

국회는 어느 특정계급의 의사를 대변하고, 어느 특정계급의 요구를 실현하고, 어느 특정계급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고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한국의 사회계급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사회적 통념에 따르면, 한국 사회는 부익부 빈익빈으로 갈라져 빈부격차가 너무 심한 양극사회라고 한다. 한국 사회가 빈부격차의 수렁이 빠진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빈부양극론으로는 계급구조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한국 사회의 계급구조는 상위층, 중위층, 하위층으로 갈라진 삼분화론으로 설명되어야 한다. 삼분화론을 구체적으로 서술하면 다음과 같다. 

 

(1) 사람들은 상위층을 부유층, 특권층, 상류층, 고소득층 등으로 부르지만, 상위층은 사회계층이 아니라 사회계급이다. 여기서 사회계급과 사회계층과 관한 개념정리가 요구된다. 자본주의사회에 존재하는 사회계급은 자본주의적 생산양식 속에 존재하는 양대 계급인 노동계급과 자본가계급밖에 없으며, 그 밖의 다양한 사회집단들은 사회계층으로 분류된다. 전 세계에서 가장 우경화된 한국 사회에서는 사회정치현상을 설명할 때, 사회계급이라는 개념을 기피하고 사회계층이라는 개념을 선호하지만, 그런 언어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사회정치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  

 

사회과학용어를 빌리면, 상위층은 자본가계급이다. 자본가계급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임금노동자를 집단적으로 고용한 자본가는 임금노동자들의 생산활동에서 창조된 막대한 가치 가운데 일부분만 임금형태로 지불하고, 잉여가치 전부를 무상으로 독점한다. 자본가가 잉여가치 전부를 무상으로 독점하는 행위를 착취라고 부른다. 착취라는 개념은 사회적 생산관계에서 유래한 사회계급적 개념이므로, 갈취나 수탈 같은 개인적, 집단적 관계에서 유래한 몰계급적 개념과 다르다. 

 

빈부격차 또는 사회적 양극화라는 말로 표현되는 노동계급과 자본가계급의 대립은 계급적 착취에 의해 발생하고 격화된다. 자본주의적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착취는 고용관계 속에 은폐되어 비폭력적인 형태로, 그리고 일상적으로 자행되기 때문에 임금노동자들은 자기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극단적 상황에 몰리기 전까지는 착취를 당하면서도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극소수 자본가들이 생산과정에서 절대다수 임금노동자들을 일상적으로 착취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과 자주성에 관한 근본문제이므로, 이 근본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사회력사발전은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그런데 충격적인 것은, 입법부가 계급적 착취를 합법화하는 각종 법령을 제정하고, 행정부가 계급적 착취를 보호하고 장려하며, 사법부가 착취에 대한 노동계급의 저항을 사법통제로 억누른다는 사실이다. 바로 이것이 자본주의사회에서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없는 근본원인이다. 

 

한국의 자본가계급은 몇 명일까? 2019년 9월 29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9 한국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12월 말을 기준으로 한국 사회에서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부유층은 32만3,000명이라고 한다. 서울에 거주하는 부유층은 14만5,000명인데, 그 가운데 46.6%가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에 거주한다.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부자들은 자본가계급 중에서도 상층에 속한다. 한국의 자본가계급은 인구의 5%를 차지하는 25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한국 인구 5,160만명 중에서 250만명밖에 되지 않는 자본가계급이 사회적 재부를 거머쥐고 있다. 그들은 전체 주식배당금의 93.5%를 독점하고, 전체 예금이자소득의 90.6%를 독점하고 있다. 금융시장만이 아니라 부동산시장도 그들의 손에 쥐어져 있다. 사회적 재부에 대한 계급독점을 해소하지 않는 한, 민주주의는 실현될 수 없다. <사진 2>  

 

▲ <사진 2> 위의 사진은 서울에 있는 초호화아파트와 쪽방촌의 극적인 대조를 보여주고있다. 초호화아파트는 자본가계급의 존재를 상징하고, 쪽방촌은 빈곤층의 존재를 상징한다. 부익부 빈익빅의 비극과 불행이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한국의 자본가계급은 인구의 5%를 차지하는 25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그들이 사회적 재부를 거머쥐고 있다. 소수의 자본가계급이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을 손에 쥐고 있다. 사회적 재부에 대한 계급독점을 해소하지 않는 한, 민주주의는 실현될 수 없다.  

 

(2) 중위층은 중산층이라고 불리는 사회계층이다. 사회과학용어를 빌리면, 중산층은 소자산계층이다. 중산층을 소자산계급이라고 하지 않고, 소자산계층이라고 하는 까닭은, 그들이 독자적인 생산양식을 갖지 못하고, 자본가계급이 장악한 자본주의생산양식에 기생하면서, 자본가계급과 노동계급 사이에서 동요하는 사회계층이기 때문이다. 

 

누가 중산층인가? 2019년 12월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라는 제목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중산층은 연간소득이 4,567만원이고, 2억5,508만원의 자산을 보유한 중위소득자들이라고 한다.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중위소득 임금노동자, 중소상공업자 등이 소자산계층에 속한다. 그런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연간소득이 2,760만원에서 8,300만원에 이르는 사회구성원들을 모조리 중산층으로 분류해놓는 바람에, 한국의 중산층이 인구의 50%를 차지한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이 일어났다. 그러나 한국의 중산층은 인구의 35%에 이르는 약 1,800만명으로 추산된다.  

 

2003년 이후 한국의 중산층은 해마다 감소해왔다. 중산층이 감소한 원인은 실업과 파산이다. 실업과 파산을 당한 중산층은 빈곤층으로 전락한다. 중산층이 감소하고, 빈곤층이 증가하는 사회현상을 가리켜 사회의 양극화라고 하지만, 중산층이 전부 소멸하여 양극화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지금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재앙에 휘말려 경제활동이 치명상을 입은 한국 경제는 대공황으로 밀려가고 있는데, 초강력한 태풍급 대공황이 일어나면 중산층의 대다수가 빈곤층으로 전락할 것이고, 계급적 갈등과 대립은 극도로 격화될 것이다.  

 

(3) 하위층은 노동계급, 근로대중, 빈곤층이다. 노동계급, 근로대중, 빈곤층을 포괄하는 통합개념이 바로 기층민중이다. 노동계급은 자본가계급에게 고용된 저소득 임금노동자들이다. 근로대중은 자본가계급에게 고용되지 않은 저소득 근로자들이다. 이를테면 농민, 어민, 영세자영업자가 근로대중에 속한다. 빈곤층은 실업자, 구직포기자, 기초생활수급자 등을 포괄하는 사회계층이다. 한국 사회에서 노동계급, 근로대중, 빈곤층을 포괄하는 기층민중은 인구의 60%에 이르는 약 3,100만명으로 추산된다. 

 

2019년 12월 9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성인남녀 5,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한국인의 의식, 가치관 조사’라는 제목의 자료를 발표했는데, 자기의 경제수준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응답은 다음과 같은 백분률로 나타났다. 자신이 상위층에 속한다고 응답한 비률은 5.7%였고, 자신이 중위층에 속한다고 응답한 비률은 34.6%였고, 자신이 하위층에 속한다고 응답한 비률은 59.8%였다. 

 

비록 설문응답자들이 자기의 계급적 처지를 주관적으로 평가한 것이지만, 위의 응답비률은 삼분화된 사회계급구조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2020년 현재 한국의 사회계급구조는 인구의 약 5%에 이르는 자본가계급, 인구의 약 35%에 이르는 소자산계층, 그리고 인구의 약 60%에 이르는 기층민중으로 구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한국 사회는 자본가계급, 소자산계층, 기층민중으로 분렬된 계급사회인 것이다. 이 글에서 말하는 민중의 관점은 인구의 약 60%에 이르는 노동계급, 근로대중, 빈곤층의 계급적 관점을 의미한다. 

 

 

3. 세 가지 정치이념과 세 종류의 정당

 

정치이념은 사회계급관계를 반영한다. 정치이념 자체가 계급의식(class consciousness)의 직접적인 산물이다. 자본가계급, 소자산계층, 기층민중으로 분렬된 한국 사회에는 삼분화된 계급구조에 조응하는 세 가지 정치이념이 존재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우경화된 한국 사회에서는 사회주의가 법적으로, 관습적으로 금압되었으므로, 사회주의는 한국의 사회계급구조에 조응하는 정치이념으로 공식화되지 못한다. 따라서 한국 사회에 공식적으로 존재하는 세 가지 정치이념은 자유민주주의(liberal democracy), 사회민주주의(social democracy), 진보적 민주주의(progressive democracy)다. 한국 사회에서 사회주의는 비공식적으로 존재한다. 위에 서술한 세 가지 정치이념은 민주주의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지만, 서로 화합할 수 없는 관계에 놓여있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자유민주주의는 자본가계급의 정치이념이고, 사회민주주의는 소자산계층의 정치이념이고, 진보적 민주주의는 기층민중의 정치이념이다. 

 

그런데 계급의식을 불온시하는 한국 사회에서 기층민중은 계급의식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의 정치이념인 진보적 민주주의에 무관심하고 자본가계급의 정치이념인 자유민주주의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한 소자산계층도 자기의 정치이념인 사회민주주의에 무관심하고 자본가계급의 정치이념인 자유민주주의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로써 자유민주주의만 용인되고, 자유민주주의가 사회민주주의나 진보적 민주주의를 배척하는 비정상적인 사태가 일어났다.    

 

정치이념은 사회경제토대에 조응한다. 이를테면, 자유민주주의는 자유시장경제에 조응하고, 사회민주주의는 통제시장경제에 조응하고, 진보적 민주주의는 자주자립경제에 조응한다. 자유시장경제는 계급적 착취와 지배를 자유롭게, 무한대로 용인하는 경제체제이고, 통제시장경제는 계급적 착취와 지배를 민주적으로 통제하는 경제체제이고, 자주자립경제는 주요산업과 투기부동산을 국유화하여 시장경제를 축소한 경제체제이다.   

 

주요산업과 투기부동산의 국유화는 사회주의의 경제강령이 아니라 진보적 민주주의의 경제강령이다. 주요산업국유화와 토지국유화는 1941년 11월 28일 임시정부 국무회의에서 채택된 건국강령의 제6항과 제3항에 각각 명시된 바 있다. 지주-소작제에 의한 착취가 만연되었던 일제강점기에 임시정부는 토지(경작지)를 국유화하여 지주-소작제를 철폐하는 경제강령을 채택했지만, 지주-소작제가 존재하지 않는 오늘 한국 사회에서는 계급적 착취가 생산과정에서는 물론 투기부동산을 통해서도 자행되고 있으므로, 토지국유화강령은 투기부동산국유화강령으로 대체되어야 한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오늘 한국의 기층민중이 자기의 정치이념으로 받아들여야 할 진보적 민주주의는 임시정부가 건국강령에서 천명한 진보적 민주주의와 동일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였다는 문재인 정부는 말로만 법통계승을 외울 게 아니라, 주요산업과 토지의 국유화를 핵심내용으로 하는 임시정부의 진보적 민주주의를 계승해야 한다.      

 

정치이념을 실현하려는 정치조직이 정당이다. 세 가지 정치이념이 존재하는 한국 사회에는 그 세 가지 정치이념을 각각 실현하려는 세 종류의 정당이 존재한다. 자본가계급정당, 소자산계층정당, 기층민중정당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자본가계급정당은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정당이고, 소자산계층정당은 사회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정당이고, 기층민중정당은 진보적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정당이다. 위와 같은 인식을 가지고 한국의 정당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 3>

 

(1)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은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자본가계급정당들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도 미래통합당이나 국민의당과 마찬가지로 자본가계급정당들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자기 강령에서 자유민주주의라는 개념 대신에 “국민중심의 민주주의”라는 개념을 언급했지만, 자유시장경제를 구조적으로 개혁하여 통제시장경제를 실현하려는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 이것은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중심의 민주주의”라는 모호한 개념을 내걸고,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정당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평균재산은 37억2,600만원이라고 한다. 소자산계층의 평균재산이 3억원 정도인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소자산계층보다 무려 12배나 더 많은 재산을 보유하였으므로, 그들이 기층민중의 이익이나 소자산계층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한 마디로 말해서,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국민의당, 열린민주당은 당명만 서로 다른 전형적인 우익정당들이다. 

 

(2) 정의당은 사회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소자산계층정당이다. 정의당은 자기 강령에 사회민주주의를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자본의 탐욕을 민주적으로 통제하고, 분배의 정의를 실현하며, 한국자본주의의 구조적 개혁을 이루”려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계급적 착취를 완전히 폐절하는 게 아니라 민주적으로 통제함으로써 자유시장경제를 개혁하려는 정치이념이 사회민주주의이므로, 정의당은 사회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소자산계층정당의 정체성을 가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의당은 중도우익정당으로 분류된다. 

 

(3) 민중당은 진보적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기층민중정당이다. 민중당은 자기 강령에 진보적 민주주의를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민중이 경제정책을 결정할 권한을 강화하여...민생중심의 자주자립경제체제를 확립”하려는 의지를 표명했다. 자본가계급이 독점적으로 지배하는 착취적 경제체제를 노동계급의 지배권이 보장된 자주적 경제체제로 교체하려는 정치이념이 진보적 민주주의이므로, 민중당은 진보적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기층민중정당의 정체성을 가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민중당은 중도좌익정당으로 분류된다. 

 

(4) 2013년에 창당된 노동당은 자기 강령에 사회주의를 명시한 좌익정당이다. 하지만 사회주의라는 말만 들어도 질색하는 한국 사회에서, 자유민주주의 이외의 진보적 정치이념을 금압하는 ‘국가보안법’이 서슬 퍼렇게 도사리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사회주의를 실현하려는 좌익정당은 대중정당으로 존립하기 힘들다. ‘국가보안법’이 철폐되더라도, 기층민중 속에 반사회주의정서가 남아있는 한, 사회주의정당은 대중정당으로 존립하기 힘들다.   

 

 

4. 더불어민주당 선거승리의 다른 측면

 

위에 서술한 한국의 사회계급구조와 정당정치지형을 살펴보면, 4.15총선에서 총유권자 중에서 약 60%를 차지하는 기층민중은 자기의 계급적 요구와 이익을 실현하려는 기층민중당에 투표해야 마땅하고, 총유권자 중에서 약 35%를 차지하는 소자산계층은 자기의 계급적 요구와 이익을 실현하려는 소자산계층정당에 투표해야 마땅하고, 총유권자 중에서 약 5%를 차지하는 자본가계급은 자기의 계급적 요구와 이익을 실현하려는 자본가계급정당들에 투표해야 마땅하다. 그런 인식을 가지고 4.15총선 결과를 순전히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기층민중정당은 180석을 얻었어야 하고, 소자산계층정당은 102석을 얻었어야 하고, 자본가계급정당들은 나머지 18석을 나눠가졌어야 한다. 그러나 4.15총선 결과는 정반대였다. 

 

(1) 4.15총선에서 기층민중정당은 1석도 얻지 못한 채, 원외정당으로 밀려났다. 한국의 인구구성에서 기층민중은 약 3,10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민중당은 29만5,000여 표밖에 받지 못했다. 76만표를 받아야 비례의석 1석을 얻을 수 있는데, 29만5,000여 표밖에 받지 못한 것이다. 극우소수정당인 기독자유통일당은 1.83%의 득표률을 기록했는데, 민중당의 득표률은 1.05%밖에 되지 않았으니 민중당의 선거참패라고 아니할 수 없다. 

 

(2) 4.15총선에서 소자산계층정당은 6석을 얻었다. 정의당은 269만7,000여 표를 받아, 9.67%의 득표률을 기록했다. 한국의 인구구성에서 소자산계층은 약 1,80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소자산계층의 요구와 이익을 실현하려는 정의당은 269만7,000여 표밖에 받지 못했으니, 소자산계층이 정의당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3) 4.15총선에서 자본가계급정당들은 289석을 각각 나눠가졌다. 더불어민주당은 180석을 가져갔고, 미래통합당은 103석을 가져갔고, 국민의당과 열린민주당은 각각 3석씩 가져갔다. 한국의 인구구성에서 자본가계급은 약 25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자본가계급정당들은 300석 중 289석을 가져갔다. 압도적인 승리라고 아니할 수 없다. 한국에서 자본가계급정당들이 압승했다는 소식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4월 18일 압승을 축하하는 친필메시지를 주한미국대사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했고, 당일 오후 10시에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인사를 건넸다. 한국에서 자본가계급정당들이 압승한 것은, 부동산재벌 출신 대통령 트럼프가 아주 기뻐할 만한 일이다. 

 

그런데 민중의 관점을 외면한 사람들은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을 얻어 103석밖에 얻지 못한 미래통합당을 누르고 압승했다는 사실을 과대평가하면서, 입법권을 주도적으로 행사하게 된 더불어민주당이 어떤 긍정적인 정치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그런 과대평가와 기대는 중요한 사실을 외면한 오류다. <사진 4>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다고 보는 것은 현실의 한 측면만 보는 단견이다. 의석수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지만, 득표률에서는 미래통합당이 더불어민주당보다 약간 앞섰다. 더불어민주당의 정당득표률은 33.4%이고 미래통합당의 정당득표률은 33.8%다. 정당의 정치이념에 따라 정당득표률을 합산하면, 더불어민주당, 더불어시민당, 열린민주당의 종합득표률은 38.8%이고, 미래통합당, 미래한국당, 국민의당의 종합득표률은 40.6%다. 의석수보다 정당득표률을 더 중시하는 까닭은, 정당에 대한 대중적 지지기반이 정당득표률에 직접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위에 서술한 정당득표률을 보면, 미래통합당의 대중적 지지기반이 4.15총선에서 무너진 것이 아니라 여전히 견고하게 유지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사실을 살펴보면, 차기 선거에서 미래통합당이 더불어민주당을 누르고 승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또한 4.15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을 얻은 것을 과대평가한 정치분석가들은 앞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집권당 지위를 계속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그런 관측은 일시적인 현상을 지속적인 현상으로 과대해석한 것이다. 역대 총선결과는 그런 관측의 설득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총선이 여섯 차례 시행되었는데, 더불어민주당과 그 전신정당이 승리한 총선은 2004년 제17대 총선과 2020년 제21대 총선 두 차례 뿐이다. 나머지 네 차례 총선은 미래통합당과 그 전신정당이 승리했다. 4.15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의 대중적 지지기반이 여전히 견고하게 유지되었을 뿐 아니라, 지난 여섯 차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과 그 전신정당이 네 차례나 승리했다는 사실은 보면, 더불어민주당이 집권당의 지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4.15총선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이 입법권을 주도적으로 행사하여 어떤 긍정적인 정치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이 기층민중을 위해 복무하는 정당이 아니라는 사실을 무시한 몰계급적 인식의 오류다. 민중의 관점에 서지 않으면, 다시 말해서 계급적 관점을 배제하면, 실상이 아니라 허상을 보게 된다.  

 

 

5. 몰계급적 투표와 민중당의 선거참패

 

2019년 8월을 기준으로 한국의 노동계급은 2,055만9,000여 명이고, 민주노총 조합원은 101만4,000여 명인데, 4.15총선에서 민중당은 29만5,000여 표밖에 받지 못했다. 이런 현상은 노동계급이 민중당을 외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고, 기층민중이 기층민중정당을 지지하는 몰계급적 투표가 진행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4.15총선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선거를 시행할 때마다 그런 몰계급적 투표가 반복되고 있다. 왜 그런 현상이 계속 일어나고 있을까?  

 

몰계급적 투표가 계속 반복되는 근본원인은 임금노동자들 속에서 계급의식이 발양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거라는 정치행위는 사회계급관계에 직결된 정치의식에 의해 전개되는 것인데, 계급의식을 갖지 못한 노동계급은 자기의 계급적 처지와 무관하게 몰계급적으로 투표하는 것이다. 이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은 두 갈래로 제시될 수 있다.  

 

첫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조합원들 속에서 계급의식을 발양시키는 사업과 투쟁을 적극적으로 벌여야 한다. 계급의식은 자연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과학교육을 받지 않으면, 과학지식을 습득할 수 없는 이치와 마찬가지다. 선진적 노조활동가들이 의식화사업을 전개하여 조합원들 속에서 계급의식을 발양시키고, 파업투쟁을 벌여 계급의식을 공고하게 단련시켜야 한다. 의식화와 파업투쟁은 노동계급을 계급의식으로 무장시키는 지름길이다.  

 

둘째, 민중당이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지지를 받으려면 민주노총과의 관계,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의 관계를 밀착시켜야 한다. 이 중대한 문제는 민중당 내부에서 숙고하고 있는 핵심과업이므로, 이 글에서 구체적인 설명을 생략한다. <사진 5>

 

기층민중정당의 역대총선결과를 되짚어보면, 이번 4.15총선에서 민중당의 득표률이 급락했음을 알 수 있다. 2004년 제17대 총선에 처음 참가한 민주노동당은 13.0%의 득표률로 10석을 얻었고,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 5.7%의 득표률로 5석을 얻었다.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은 10.3%의 득표률로 13석을 얻었다. 통합진보당은 박근혜 정권의 탄압을 받고 2014년 12월 19일에 해산당했기 때문에 2016년 제20대 총선에 참가할 수 없었다. 2004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277만4,000여 표를 받았고, 2012년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은 219만8,000표를 받았는데, 2020년 총선에서 민중당은 29만5,000여 표밖에 받지 못했다. 득표률이 그처럼 급락한 원인은 무엇인가? 

 

내부적 원인과 외부적 원인들이 얽혀있지만, 박근혜 정권이 통합진보당에게 모략선전을 집중시켜 당을 강제로 해산시킨 것이 급락원인들 가운데 하나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이 “일차적으로 폭력에 의하여 진보적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최종적으로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하”려는 위헌정당이라고 판시하고 해산판결을 내렸다. 당시 박근혜의 비서실장이었던 김기춘은 청와대에서 자기들끼리 정당해산결정을 내린 다음, 헌법재판소에 영향을 주어 정당해산판결을 이끌어냈다. 그렇게 은밀히 저질러진 불법행위는 암암리에 공모결탁한 청와대, 국정원, 검찰, 헌법재판소, 주류언론매체들이 ‘내란음모정당’ 또는 ‘종북정당’으로 몰아간 모략의 올가미로 통합진보당을 교살했음을 의미한다. 박근혜 정권의 정당교살만행은 기층민중정당이 오랜 기간에 걸쳐 축성한, 약 250만명에 이르는 대중적 지지기반을 무참히 파괴했다.    

 

민중당이 박근혜 정권의 정당교살만행으로 파괴된 대중적 지지기반을 복구하려면,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지지를 받는 기층민중정당으로 거듭나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민주노총과의 관계, 전농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 민중당은 국회 안에 존재하는 것보다 기층민중 속에 존재하는 것을 더 중시하는 진보정당이다. 

 

민중을 위해 자기 한생을 바치겠다는 일념으로 험로를 헤쳐온 수많은 진보정치활동가들은 파괴된 대중적 지지기반을 복구하기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며, 민중이 신뢰하는 기층민중정당을 일으켜 세울 것이다. 민중당은 다가오는 대공황 속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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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형노점상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한다

  •  최인기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수석부위원장
  •  
  •  승인 2020.04.18 21:12
  •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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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기 빈민스토리(30)

1. 필요성과 입법취지*

* 이글은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정책국장 박성태 작성, 정책토론회 자료을 재구성해 실습니다. 

지금까지 생계형 노점상 보호의 필요성과 최소한의 대안을 살펴보았다. 이런 문제의식을 토대로 대안을 현실화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의 가능성을 타진하고자 한다. 이러한 법 제정이 현재 진행 중인 ‘노점관리대책’을 따라가자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수십만 명 이상 존재하는 노점상을 통제하는 방식은 비효율적이다. 특히 노점상을 이용하는 소비자들 역시 존재하지만, 불법이라는 사회적 낙인과 함께 범죄와 동일시함으로써 기본권인 생존권이 부당하게 침해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따라서 실재하는 수많은 노점상의 거래행위 참여자들을 불법의 낙인으로부터 구제하면서 거리 질서 유지라는 공익적 요소와 노점상의 생존권 보장이라는 기본권적 가치를 병존시킬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따라서 특별법 형태의 법률 제정을 통해 각 지자체의 일방적 단속 기조와 생계형 노점상을 일제 정비하려는 행동들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는 방식이 필요하다. 특별법안의 주요 내용은 전술한 최소한의 조치들이 될 것이며 형식은 아래에서 제시한 제정안이 될 것이다.

2. 주요내용 
 
가. 이 법은 생계형 노점상 보호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노점상들을 사회경제적 주체로 인정하고 생존권적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함을 목적으로 한다.(안 제1조)

나. 생계형 노점상의 개념을 규정하여 기업형 노점상과 생계형 노점상에 대한 논란을 최소화하도록 한다.(안 제2조)

다. 제1조의 목적달성을 위한 정책을 심의․조정하기 위하여 국가 및 지방자체단체에 노점정책추진위원회를 둘 수 있다.(안 제3조)

라. 각 지방자체단체의 노점정책 추진 시 결과적으로 기존 노점상을 배제하는 재산제한기준, 거주지제한기준, 기간제한지준 등을 둘 수 없도록 제한한다.(안 제5조)

마.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노점상에게 부과하는 과태료의 금액기준과 주기를 제한하고 철거비용 납부의 금액기준을 제한하여 노점상들의 부담을 완화하도록 한다.(안 제6조)

바. 전통시장의 개발과정에서 노점상들이 일방적으로 배제되지 않도록 시장 활성화 및 정비 및 노점상권 관리에 노점상 당사자들의 권리를 명확히 한다.(안 제7조).

사. 노점상의 영업 방해나 철거 유도를 목적으로 제기되는 각종 악성민원에 대한 처리기준을 명시함으로써 악성민원으로부터 노점상의 생존권을 보호한다.(안 제8조)

아. 노점상들과 일반 시민의 상생과 노점의 공익적 기여를 위해 노점상들 스스로 공중의 통행권 확보와 청결한 위생관리를 위한 자율질서사업을 추진해야 함을 규정한다.(안 제11조)

 

3. 생계형노점상 보호를 위한 특별법안

제1조(목적) 이 법은 생계형 노점상 보호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노점상들을 사회경제적 주체로 인정하고 생존권적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생계형노점상”이란 노점이 아니고서는 생계유지와 적절한 문화생활을 하기 곤란한 사람을 말한다.
2. “노점정책”이란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노점상을 관리, 정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립, 시행함으로써 노점상의 사회. 경제적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제반 시책들을 말한다. 
3. “노점상조직”이란 노점상 스스로 노점상 생존권 유지와 노점상의 사회. 경제적 이익을 위해 만들어 운영하는 단체를 말한다.
4. “단속”이란 노점상의 영업을 중단, 제한하기 위해 관리청이 행하는 계고장 발부, 철거집행, 각종 과태료 및 벌금 부과, 고소고발 등의 제반조치를 말한다.
6. ‘전통시장’이란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2조에 규정된 전통시장 및 사회통념상 전통시장이라고 보기에 무리가 없는 곳을 말한다.
7. ‘악성민원’이란 보행권의 확보, 위생관리의 필요 등 공익적 요소나 민원제기를 위한 구체적 실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노점상의 영업을 방해하거나 노점상의 정비 유도를 목적으로 행정청에 제기하는 민원을 말한다.
  
제3조(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임무) 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노점상들을 사회. 경제적 주체로 인정하고 생계형 노점상들의 생존권적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한 시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1. 생계형 노점상의 보호를 위한 기본대책 수립, 추진
2. 도로의 형질 변경 등 노점상의 영업환경 변화시 노점상의 영업활동 유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 
3. 그 밖에 노점상의 생존권 보호를 위해 필요한 사항
②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제1항에 따른 시책을 마련함에 있어서 노점상 당사자의 의견을 들어야 하며 노점상의 사회경제적 이해관계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시책을 추진할 경우에는 노점상 대표가 참여하는 노점정책협의회를 구성. 운영해야 한다.

제4조(다른 법률과의 관계) 이 법은 이 법의 목적의 범위내에서 다른 법률에 우선하여 적용된다.

제5조(노점정책의 기준) 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노점정책 수립. 시행 시 노점상을 배제할 수 있는 다음 각 호의 기준을 두어서는 안 된다.
1. 기존 노점상들의 배제를 목적으로 하는 재산 제한기준
2. 노점상의 경제적 조건을 고려하지 않는 거주지 제한기준
3. 일정 기간 이후 노점상에서 배제됨을 원칙으로 하는 기간 제한기준 
4. 노점상의 영업 유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품목 제한기준
5. 그 밖에 노점상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악화시키는 기준
②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노점정책 추진시 노점상들에게 금융정보공개 동의를 강요할 수 없다.
③ 노정정책의 기준과 관련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6조(과태료특례) ① 생계형 노점상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해야 할 경우 다른 법령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통계청이 발표한 전년도 가구당 월간 중위소득의 50/100을 기준으로 5/100을 초과할 수 없다.
② 생계형 노점상에게 과태료를 부과한 이후 1개월 이상의 자율질서기간을 부여해야 하며 자율질서가 이루어진 경우 같은 사안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다.
③ 과태료 특례를 위해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7조(전통시장 노점상의 보호) ① 제2조 6호에 따른 전통시장의 노점상들은 전통시장육성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의하거나 기타 다른 사유로 인해 전통시장의 개발, 정비, 활성화 등이 추진될 경우 일방적으로 시장에서 배제되지 않아야 한다.
② 제1항을 위해 전통시장의 개발, 정비, 활성화 주체들은 상인들의 협의. 협력조직과 시장 활성화 등을 위한 기구에 노점상 대표를 포함시켜야 한다. 

제8조(악성민원으로부터의 보호) 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노점상의 영업환경을 악화시키는 민원 중 다음 각 호의 악성 민원에 대해 처리 불가 통보 등 노점상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
1. 민원 제기의 구체적 실익이 없는 민원
2. 통행권 확보, 위생관리 등 공익적 요소와 실질적 관련이 없는 민원
3. 노점상의 영업를 방해하거나 노점상의 철거 유도만을 목적으로 하는 민원 
4. 기타 악성민원으로 판단할 수 있는 민원 
② 악성민원을 제기당한 노점상의 정보공개 요청이 있는 경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③ 악성민원 처리와 관련하여 지방자치단체는 실정에 맞는 자치규정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다. 

제9조(노점정책협의회) ① 3조 제2항에 따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노점정책협의회를 구성할 때에는 협의회 구성원의 1/3 이상을 노점상 대표로 구성해야 한다. 
② 노점정책협의회에 참여하는 노점상 대표들은 해당 지역의 노점상들의 2/3 이상을 대표할 수 있어야 한다. 단 5개 이상의 광역시.도에서 지역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전국조직의 대표가 참여할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 노점정책협의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10조(노점상조직) ① 노점상조직은 노점상의 생존권 보호와 사회. 경제적 지위 향상이라는 본래의 존립목적에 충실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② 노점상조직은 소속 회원들의 의견을 민주적으로 반영하는 의사결정구조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③ 제9조의 노점정책협의회를 구성함에 있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노점상조직의 대표를 노점상 대표로 갈음할 수 있다.

제11조(노점상의 자율질서) ① 노점상은 공중의 통행권 확보와 청결한 위생관리를 위한 자율질서사업을 수행해야 한다.
② 노점상조직은 소속 회원들에게 제1항의 자율질서사업을 위한 회원교육을 연 1회 이상 실시해야 하며 교육결과를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해야 한다.
③ 지방자치단체는 자율질서사업을 위해 노점상과 노점상조직의 요청에 있는 경우 적극 협력해야 한다.

부      칙

제1조(시행일)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4. 연재를 정리하며 

민주 노점상전국연합 정책토론 자료인 ‘노점상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정안까지 두루 살펴보았다. 여러 차례 강조하였지만, 노점상의 현실은 수많은 빈민의 현실과 맥락을 같이 할 수밖에 없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위기 정국은 거리에서 장사하는 이들의 삶의 조건을 더욱더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심지어 혐오의 대상으로 낙인찍고 있다. 서민경제의 몰락과 사회적 양극화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최후의 수단으로 노점상을 선택하는 현상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노점상 일제 정비와 그 공간에서의 개발 사업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세력과 정치적 치적을 쌓으려는 관료의 유착이 노점상의 생존권을 어렵게 하는 현상 또한 반복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안하는 ‘생계형 노점상 보호를 위한 특별법’ 안이 노점상 순기능을 높여내고 공존하기 위한 노력을 노점상 스스로 수행한다면, 우리의 거리도 한층 밝아질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연재한 글이 그 동의를 위한 준거 틀이 될 수 있기를 촉구하며, 노점상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 이것으로 최인기님의 "빈민스토리" 연재를 모두 마침니다. 필자 최인기 선생님과 독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최인기

‘민주노점상전국연합과 전국철거민연합’으로 결성된 ‘빈민해방실천연대에서 수석부위원장’ 을 겸임하고 있다. 

현장을 지키며 카메라를 드는 이유는 ‘더불어 사는 사회, 차별 없는 사회’를 꿈꾸기 때문이다. 

사진 책《청계천 사람들 : 리슨투더시티》외 도시빈민 관련된《가난의 시대 : 동녘 》와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 동녘 》 《그곳에 사람이 있다 : 나름북스 》공저로《누리하제 : 노나메기》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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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만 6000개 군사강국의 코로나 위기, '뭣이 중한디'

[정욱식 칼럼] 5조 원 이상 감액이 충분히 가능한 이유

 

나는 앞선 글에서 문재인 정부가 올해를 포함해 3년간 국방비를 정부 계획 대비 25조 원 가량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절약한 예산을 코로나19 사태로 도탄에 빠진 민생을 구하고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인류 사회 공헌에 사용하면서 국제사회의 동참을 호소하면 한국의 국제적 위상도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관련 기사 : 文대통령이 전세계에 '경제위기 대비 군비 10% 절감' 제안한다면?)

 

 

 

여러 차례 지적한 것처럼, 한국은 지난 30년간 700조 원에 가까운 국방비를 투입해 2020년에는 세계 6위의 군사강국으로 올라선 상황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미사일 전력의 급성장이다. 기실 미사일 시험발사는 북측보다 남측이 더 많이 해왔다. 이러한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 때문이다. 하나는 정부가 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정보 자산이 극히 취약한 북한이 모르기 때문이다. 

 

'북한은 툭하면 쏘는 데 우리는 뭐하나'라는 착시 현상은 이러한 이유 때문에 나타난다. 한미연합전력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거의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고성능 망원경'을 갖고 있는 반면에, 북한은 '안대'를 끼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한국의 미사일 보유량도 급증해왔다. 지대지 등 각종 미사일의 합계가 6000개를 훨씬 상회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북한을 압도하는 공군력과 해군력까지 감안하면 대북 억제력은 이미 확고히 달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첨단 무기 증강에 따라 주변국 위협에도 적절한 수준에서 억제 가능함은 물론이다. 이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온 국방비를 줄여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민생을 구제하는 데에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러한 현실에 기반한다.

 

 

 

정부 역시 2차 추가 경정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국방비를 일부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그 규모가 9047억 원으로 급증하는 민생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올해 국방예산은 50조 원이 넘는다. 나는 이 가운데 5조 원 가량은 족히 줄일 수 있다고 본다. 

 

 

 

국방비 동결이나 축소를 주장하면 많이 듣는 말이 있다. "우리 병사들 월급 올려주느라 국방비가 늘어난 것 아닌가요?" 그렇지 않다. 전체 국방비에서 사병 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국방비의 4.1%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낮다. 이는 당초 계획대로 사병 급여를 인상해도, 아니 더 올려도 국방비 절약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천문학적인 국방비 증액의 핵심 요인은 무엇일까? 무기 도입을 의미하는 방위력 개선비의 폭등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3년 간 방위력 개선비의 평균 증가율은 11%로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간 평균 증가율 5.3%의 2배가 넘는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핵·WMD(대량살상무기) 대응 체계'로 이름을 바꾼 '한국형 3축 체계' 관련 예산이 급등해왔다. 2016년 3조 1814억 원 및 2017년 3조 8119억 원이었던 것이, 2018년 4조 3628억 원, 2019년 5조 691억 원, 2020년 6조 2149억 원으로 폭등한 것이다. 이렇게 엄청난 돈을 들여 무기를 사오면 이들 무기를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전력유지비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5조 원 규모의 감액은 그래서 충분히 가능하다. 가령 올해 16조 6900억 원으로 책정된 방위력 개선비에서 4조 원 정도, 13조 8000억 원 규모의 전력유지비에서 1조 원 정도 줄이면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도 군사력 건설 및 유지와 직결되는 예산을 25조 5000억 원 가량 유지할 수 있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이 정도도 상당한 수준의 군비증강이다. 의지만 있으면 5조 원보다 훨씬 많이 줄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의 공언처럼 방산 비리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해도 국방비의 낭비적 요소는 너무나도 많다. 가령 박근혜 정부 때 공식화된 '3축 체계'의 비효율성은 현재 정부 및 여당의 인사들 가운데 일부도 지적한 바였다. 그런데 정부 여당은 이름만 바꿔놓고 오히려 관련 예산은 엄청나게 올렸다. 

 

 

 

이 와중에 생기는 문제가 바로 '중복투자'이다. 지대지 미사일이 늘어나면 공대지나 함대지의 미사일은 크게 늘릴 필요가 없다. 그런데 현 정부 들어 각종 미사일이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또한 미사일 전력증강은 공군력의 역할을 일부 대체하는 효과도 가져야 한다. 그런데 같이 늘린다. 유사시 북한의 기갑 전력을 초기에 제압할 수 있는 다양한 능력을 이미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갑 전력 관련 예산도 폭등해왔다. 이미 갖고 있는 무기와 장비를 잘 쓰겠다는 생각보다 '첨단 무기 증독증'에 걸린 군 수뇌부의 인식도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사상 최초로 세계 6위의 군사강국으로 올라선 반면에 IMF 환란보다 심각한 민생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래서 묻는다. '뭣이 중헌디?'

 

 

▶ [정욱식 칼럼] 연재 더보기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041712143755919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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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4·19 현장에서 싸운 조영건 회장이 말하는 4월 혁명 60주년

“4·19 혁명은 진정한 민주공화국의 시발… 자주 민주 통일의 초석”

권종술 기자 epoque@vop.co.kr
발행 2020-04-18 08:16:40
수정 2020-04-18 10:5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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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건 구속노동자후원회 회장(경남대 명예교수)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민중의소리 회의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4.08
조영건 구속노동자후원회 회장(경남대 명예교수)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민중의소리 회의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4.08ⓒ민중의소리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대한민국 헌법 전문 제일 처음에 등장하는 구절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1조 1항을 비롯해 대한민국의 주권자가 국민이고, 주권자인 국민의 권리를 밝히고 있는 헌법 조항의 정신적 근거가 바로 ‘4·19혁명’에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승만 정권은 1960년 3월 15일 열린 4대 대통령선거에서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불법 선거를 자행했다. 부정선거에 항의하던 중고생과 대학생들을 비롯한 수많은 민중의 투쟁은 4월 19일을 즈음해 들불처럼 퍼져 나갔고, 결국 자유당 정권은 무너지고 말았다. 독재 권력을 무너뜨리고, 민주적 질서를 바로 세운 4·19의 정신은 이후 80년 광주민중항쟁, 87년 유월항쟁과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한 촛불시민혁명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역사와 함께 흐르고 있다.

스무살 청년 시절 마주했던
3·15 마산 투쟁
“개표장 불을 끄고,
대로에 바리케이트를 쌓으며
부정선거에 항의했다.
그러다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했고,
발포도 일어났다.”

4·19혁명 과정에선 경찰의 발포로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많은 이들이 희생당했다. 1960년 4월 19일 오후 2시 경무대(청와대) 앞에서 시위대는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행진을 하고 있었다. 이때 경찰의 발포가 이어졌고, 현장에 있던 한 중학생이 총에 맞았다. 주변에 있던 대학생들이 총에 맞은 중학생을 급하게 부축해 병원으로 옮겼다. 이 장면은 외신 기자의 카메라에 담겨 해외에 보도되는 등 4·19를 상징하는 사진 가운데 하나로 남았다. 이 역사적인 현장엔 당시 서울대 법대 재학 중이던 조영건 구속노동자후원회 회장(경남대 명예교수)도 함께 있었다. 4·19혁명 60주년을 맞아 조영건 회장을 만나 4·19혁명의 의미에 대해 들었다. 스무살 청년이었던 조 회장은 60년이 지난 지금도 그날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날 이후 부마항쟁과 민주화운동의 한가운데를 거쳐 박근혜 퇴진 촛불투쟁과 최근의 양심수 석방 투쟁에 이르기까지 꿋꿋하게 한길을 걷고 있는 그는 “4·19혁명은 자주 민주 통일의 초석”이라고 강조했다.

1960년 4월 19일 경무대로 향하던 시위대를 향해 경찰의 발포가 있었고, 현장에 있던 중학생이 부상을 당해 현장에 있던 대학생과 학생들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사진 왼쪽에서 세번째가 당시 서울대 법대 3학년이던 조영건 경남대 명예교수다.
1960년 4월 19일 경무대로 향하던 시위대를 향해 경찰의 발포가 있었고, 현장에 있던 중학생이 부상을 당해 현장에 있던 대학생과 학생들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사진 왼쪽에서 세번째가 당시 서울대 법대 3학년이던 조영건 경남대 명예교수다.ⓒ기타

이승만 정권의 3·15 부정선거와 마산의 김주열 열사를 거쳐 경무대 총격 현장까지 4·19 혁명을 둘러싼 역사적 현실은 조 회장에게 마치 운명처럼 다가왔다. 4·19 혁명의 배경이 된 3·15 부정선거 당시 그는 대학 3학년 4월 개강을 앞두고 마산 집에 머물고 있었다. 자유당은 대통령 후보로 이승만을 부통령 후보로 이기붕을 각각 선출했고, 민주당은 대통령 후보로 조병옥을, 부통령 후보로 장면을 각각 선출해 맞붙었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조병옥이 갑자기 사망하면서 이승만이 단독 후보가 되면서 부통령 선거에 관심이었다. 당시 이승만과 자유당 정권은 이기붕 당선을 위해 세 사람 또는 다섯 사람씩 짝지어 기표하고 자유당 당원에게 검사 받는 공개투표, 투표소 주변에 자유당 완장부대를 동원해 민주당 지지자에게 위협을 주는 완장부대, 있지도 않은 사람을 유권자로 둔갑시켜 자유당에 투표하게 하는 유령유권자 조작, 총 유권자의 40%에 달하는 자유당 표를 미리 투표함에 넣어두는 4할 사전투표 등 갖가지 부정이 벌어졌다. 당시 마산에선 이런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개표장이 있던 마산시청 주변 등에서 벌어졌다.

김주열 열사 시신 발견
전국화된 부정선거 반대 시위
“마산 시내 모든 관공서와 파출소,
어용언론이던 서울신문사,
자유당사 등이 불탔다.”

“부정선거에 대한 청년들의 분노가 컸다. 학교 선생 집집마다 방문해 이승만 투표를 강요하던 시절이니 청년들이 어떠했겠나. 개표장이 있던 마산시청 인근에 우리 집이 있었다. 개표장에 시민들이 밀집했고, 나도 결합했다. 개표장 불을 끄고, 대로에 바리케이트를 쌓으며 부정선거에 항의했다. 그러다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했고, 발포도 일어났다. 십여 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을 상했다. 당시 외신들은 한국의 동남의 항구도시에서 시민봉기가 일어났다고 크게 보도했지만. 국내 언론은 ‘공산당의 사주’라고 왜곡 보도를 했다. 당시 정권은 도립병원에 안치된 시체에 ‘삐라’를 넣기도 했다.”

1960년 4월 11일 마산 앞바다에서 발견된 김주열 열사 시신. 김주열 열사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마산 시민들은 분노했고, 그러한 저항의 물결은 전국으로 퍼지면서 4·19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1960년 4월 11일 마산 앞바다에서 발견된 김주열 열사 시신. 김주열 열사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마산 시민들은 분노했고, 그러한 저항의 물결은 전국으로 퍼지면서 4·19혁명의 도화선이 됐다.ⓒ기타

조 회장은 이후 개학과 함께 서울로 올라왔지만, 마산에선 역사를 바꾼 사건이 이어진다. 3·15 부정선거에 항의하던 마산 시민의 항쟁 당시 한 중학생이 실종됐다. 남원에서 올라온 어머니는 아들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아들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다 4월 11일 마산 부두에서 아들은 시신으로 발견됐다. 눈에 최루탄이 박혀있는 처참한 모습의 시신이 마산 앞바다에서 떠올랐다. 그가 바로 김주열 열사다. 조 회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시신이 발견되면서 시민들은 분노했고, 마산에선 제2차 항쟁이 일어났다. 마산 시내 모든 관공서와 파출소, 어용언론이던 서울신문사, 자유당사 등이 불탔다. 이날의 봉기를 기점으로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되고, 전국의 이승만 하야 투쟁이 번져갔다.”

“옆에 있던 중학생이 총에 맞았다.
중학생을 부축해 환자후송에 나선 것이고,
그 장면이 카메라에 담기게 됐다.”

시위의 불길은 4월 19일 본격적으로 타올랐다. 조 회장은 외신에 사진으로 보도된 그날 경무대 앞 사건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다. “19일 아침 당시 서울대 교정이 있던 동숭동(대학로)에서 서울대 학생들이 모여서 국회의사당(현 서울시의회)으로 행진했다. 11시에 도착하니 사방에서 대학생과 시민이 운집해서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를 규탄했다. 1시경 열혈 시민들이 광화문을 거쳐 경무대로 진출했다. 나도 마산 출신 친구들과 함께 경무대로 향했다. 군대 갔다 온 청년들이 중심이 돼 차를 탈취해 청와대로 진격하는 등 시위가 거세지자 경찰이 총격을 가했다. 많은 사람이 총탄에 쓰러졌다. 그 현장에서 옆에 있던 중학생이 총에 맞았다. 중학생을 부축해 환자후송에 나선 것이고, 그 장면이 카메라에 담기게 됐다.”

조영건 구속노동자후원회 회장(경남대 명예교수)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민중의소리 회의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4.08
조영건 구속노동자후원회 회장(경남대 명예교수)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민중의소리 회의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4.08ⓒ민중의소리

그날 거리에서 민중의 분노는 요동쳤다. 조 회장에 따르면 지금 KT 자리에 있던 반공회관과 사실상 정부의 기관지나 마찬가지였던 프레스센터 자리에 있던 서울신문사가 시위대에게 공격하는 등 반공통치에 대한 저항이 퍼져갔다. “그날 가까스로 하숙집에 돌아왔는데, 함께 시위에 나섰던 마산 출신의 친한 친구는 거의 반신불수가 돼 26일에서야 나타났다. 시위 도중 잡혀 마포형무소에 수감돼 있다가 26일 이승만이 하야하면서 풀려난 것이다.”

“4·19 혁명은 진정한
민주공화국의 시발이었다.
식민지 피압박에서 벗어나 이룬
민족민주 대혁명이고,
민족주의 자유주의 혁명이었다.”

이승만이 물러나자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우리는 흔히 4·19 혁명을 ‘미완의 혁명’이라고 부른다. 혁명을 이뤄낸 주체는 대학생 등 민중이었지만, 이후 집권했던 민주당 세력은 친일세력 출신이 다수였던 기득권 세력으로 혁명 주체 세력과 괴리가 컸다. 더구나 민주당 내부도 신구파로 갈려 싸우면서 새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민중의 바람을 받아안기엔 부족했기 때문이다. 4·19 혁명 이후 1년이 조금 넘은 1961년 5월 16일 박정희가 벌인 쿠데타에 의해 이런 바람은 좌절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자주, 민주, 통일 그리고 국민주권의 공화국 등 지금까지 도도히 이어지는 민중적 흐름을 형성했다.

“자유당 중앙부터 지방조직에 이르기까지 다 해체됐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관료가 다 척결됐다. 이승만의 어용기관이던 대한노총 와해되고, 민주적 노동자 조직의 싹이 텄다. 전국의 민중, 농민조직이 개편됐다. 4·19 혁명을 단순히 시민혁명 차원서 보는 시각이 많지만, 4·19 혁명은 진정한 민주공화국의 시발이었다. 식민지 피압박에서 벗어나 이룬 민족민주 대혁명이고, 민족주의 자유주의 혁명이었다. 해방 이후 미처 완성하지 못한 자주 국가와 민주사회를 만드는 전환기 혁명이었고, 민중을 동원해 민주주의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혁명이었다. 4·19 혁명은 학생혁명, 농민 노동자 혁명, 민중혁명의 3단계 혁명으로 전개됐다.”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만나자 판문점에서…
새로운 통일운동의 부활”

민족 분단의 현실을 극복하려는 학생들의 투쟁도 이어졌다. 1960년 11월 서울대학교 민족 통일연맹을 시작으로 각 통일 운동단체가 만들어졌다. 이어서 전국 17개 대학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민족통일전국학생연맹 결성준비대회’가 열리고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며남북 학생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이때 나온 유명한 구호가 바로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만나자 판문점에서”다. 조 대표는 “새로운 통일운동의 부활”이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남북학생회담 요구 시위 모습. 현수막에는 “이 땅이 뉘 땅인데, 오도 가도 못하는가,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라는 구호가 쓰여 있다.
남북학생회담 요구 시위 모습. 현수막에는 “이 땅이 뉘 땅인데, 오도 가도 못하는가,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라는 구호가 쓰여 있다.ⓒ기타

하지만, 이런 학생들의 열망과 민주공화국을 향한 수많은 꿈은 5·16 군사쿠데타와 함께 좌절되고 말았다. 그렇게 마침표를 찍지 못한 4·19 혁명의 미완의 과제는 이후 조 회장의 삶에 있어 지표가 됐다. 미완의 혁명을 마무리 짓기 위해 그는 87년 유월항쟁 이후 ‘사월 혁명 연구소’, 지금의 사월 혁명회를 만들어 4·19 정신 계승을 위해 뛰고 있고, 민주노동당을 시작으로 진보정당 운동에 몸담으며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왔다. 지금도 그는 청와대 앞에서 이석기 전 의원을 비롯한 양심수 석방을 외치며 싸우고 있다.

“국민 화합을 넘어
남북 화합과 평화의 입장에서
이석기 전 의원을 석방해야 한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결단해야 한다.”

“구속노동자후원회 회장을 맡아서, 양심수 석방을 위해 청와대 광장에서 노상의 생활을 이어왔다. 60년이 넘어서도 광화문과 효자동, 청와대에서 계속 싸우고 있는 나의 운명이 아이러니컬하다. 문재인 정권에겐 역사적 사명이 있다. 촛불혁명을 위임받은 정권이다. 자주 민주 통일 의 성업을 완성할 책임이 있다.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아쉽다. 역사가 정의로운 방향으로 가기 위해선 민중의 힘, 노동자, 농민, 민중, 진보 자주세력의 힘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래서 계속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조영건 구속노동자후원회 회장이 2018년 7월 19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1180회차 민가협 목요집회 815 대사면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양심수 석방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조영건 구속노동자후원회 회장이 2018년 7월 19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1180회차 민가협 목요집회 815 대사면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양심수 석방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임화영 기자

조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양심수 석방과 관련해 애정어린 충고를 했다. 조 회장은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이석기 전 의원 구속도 만기가 끝난다. 박노자 교수는 이념과 사상이 다르다고 해서 감옥에 가두는 건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했다. 교황도, 카터 전 대통령도 석방을 청원했다. 국민 화합을 넘어 남북 화합과 평화의 입장에서 이석기 전 의원을 석방해야 한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결단해야 한다. 촛불 혁명을 계승하는 대통령이라면 꼭 해야 할 일이다. 정치공학적 계산에서 벗어나길 진정으로 충언한다.”

“4·19 혁명이 박정희 정권의 저항으로
미완에 그쳤지만, 역사의 진행은
헌법에 지금도 4·19 혁명 정신이 반영해 계승됐다.
자주 민주 통일 민주정신으로
민주 공화제의 초석이 되는 변혁으로서
생명이 영원하다.”

4·19 혁명 60주년 우리 사회엔 알게 모르게 이승만과 박정희를 추종하는 흐름이 강하게 일어나고 있다. 4월 혁명 정신을 위해 싸워온 그에겐 우려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런 현실 때문에 그는 더욱 4·19 혁명의 가치와 정신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박정희 군사정권도 4·19를 부정하진 못했다. 처음엔 4·19와 5·16 모두를 혁명이라고 부르다 나중엔 4·19는 의거로 5·16만 혁명으로 불렀다. 그런데 지금 극우세력들이 광화문광장을 이승만 광장으로 만들자고 주장하고 있다. 4.19 당시 무너뜨린 이승만 동상도 복원하자고 한다. 이승만을 다시 국부로 세우겠다는 것이다. 박정희도 이런 반동적 행위까진 하지 못했는데, 박근혜 시절을 전후해 이런 흐름이 일어났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자신이 쓴 책에서 4·19 혁명을 ‘혼란’으로, 5·16 군사쿠데타를 ‘혁명’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수구 기득권 적폐 세력이 노골적으로 4·19 혁명을 부정하고 있다.”

도도하게 이어져 온 4·19 혁명의 정신은 60년이 지난 오늘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4·19 혁명이 박정희 정권의 저항으로 미완에 그쳤지만, 역사의 진행은 헌법에 지금도 4·19 혁명 정신을 반영해 계승됐다. 자주 민주 통일 민주정신으로 민주 공화제의 초석이 되는 변혁으로서 생명이 영원하다. 특히 4·19 혁명 60주년을 맞아선 촛불혁명의 계승과 적폐 청산 등 수많은 과제가 있다. 특히 판문점 회담과 평양공동선언 등 문재인 정권의 한반도 평화와 통일 행보의 초석은 4·19 혁명이 깔았다. 4·19 혁명의 계승하고 완수하는 것은 자주, 민주, 통일, 국민주권, 진정한 민주주의, 통일정부, 새로운 민족번영 공동체, 동아시아와 세계 평화를 견인하는 등대와 같은 것이다.”

권종술 기자

문화와 종교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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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코로나.한반도정세’ 전화협의

트럼프, “문 대통령 큰 승리” 축하..‘대북 인도 지원’ 확인도
이광길 기자  |  gklee68@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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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19  06:5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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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밤 트럼프 미 대통령과 통화하는 문 대통령. [사진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밤 전화통화를 갖고 ‘코로나19 대응 공조 방안’과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밤 10시부터 30분 동안 진행된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21대 총선을 무사히 치른 것을 평가하고 “문 대통령이 큰 승리를 거둔 것”이라고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크게 감소하는 등 사정이 호전된 것이 총선 승리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대응은 최상의 모범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이틀간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10명대로 떨어지는 등 상황이 호전됐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할지 여부는 아직 고심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 내 코로나19 증가세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하에 가까운 시일 내 진정되어 트럼프 대통령이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경제 재건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한국이 진단키트를 제공하고 여타 물품의 수출이 가능하도록 적극 지원하는 등 한미동맹의 정신이 훌륭하게 구현된데 대해 감사의 뜻을 밝혔다. 

“양국은 앞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방역분야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북한의 최근 상황과 관련,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노력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대북 관여를 높이 평가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는 당연한 것이라면서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특히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와 관련, 북한에 대한 인도적 대북지원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양국 현안인 방위비분담문제가 논의됐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이날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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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코로나19 위기 대응 '촛불행동' 돌입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0/04/19 08:17
  • 수정일
    2020/04/19 08:1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백남주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0/04/1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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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여전히 큰 가운데민주노총이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행동전에 나선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17일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브리핑을 갖고 재난 시기 모든 국민 해고금지전국민 고용보험제도 도입과 사회안전망 전면 확대 등을 요구하며 사회적 대화를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지역별로 산업별로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유급연차무급휴직권고사직정리해고가 공식처럼 되어 영세노동자비정규직 노동자부터 급격하게 고용위기에 빠져들고 있다며 특히 수출길이 막혀있는 제조업으로 확산될 경우 끔찍했던 제2의 IMF를 감내해야 할 상황이 올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158조의 공적 자금을 풀어서 기업 금융지원에 나서고 있다며 민주노총은 기업 금융지원시 해고금지를 전제로 하라고 촉구하고 있다기업도 노동자도 함께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비상한 시기에 맞게 모든 구성원이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 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코로나19 원포인트 노사정 비상협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비상협의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우선적으로 모든 국민의 해고를 금지할 방안을 협의하고 결론을 도출해야하며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과 비정규직 노동자자영업자까지 포함되는 전국민고용보험제’ 방안도 협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민주노총은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아 왔다따라서 경사노위와는 별도의 논의 틀을 구성해 위기대응 논의를 하자는 것이다김 위원장은 18일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나 이런 제안을 공식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민주노총은 16일 중앙집행위 회의를 통해 중앙집행위를 비상 대책본부 체계로 전환하고 코로나19 비상 계획을 확정한 바 있다.

 

민주노총은 28일 500개 이상의 범시민종교사회단체 대표자회의를 민주노총에서 개최하고 해고금지 비상연대체를 발족할 예정이다나아가 5.1 노동절 메이데이를 시작으로 해고금지전국민고용보험제촛불행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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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갈로폴리스 습격한 코로나19, 전세계 '도시 문명' 흥망 가른다

[좋은 도시를 위하여]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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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왜 민주당이 아니라 통합당을 선택했나?

천천히 변화하는 부산, 여전히 진보에게 희망은 있다.
 
임병도 | 2020-04-17 08:40:2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가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이 났습니다. 민주당 지역구 163석과 비례위성정당 시민당을 합치면 180석입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거대 정당이 자력으로 탄생한 것입니다. 이제 민주당은 개헌 빼고는 모든지 할 수 있는 정당이 됐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의 승리 뒤편에 숨겨진 명암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는 좌우 지역의 색깔이 뚜렷하게 갈리면서 지역주의가 나타났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TK와 PK 지역에서는 통합당이 서울, 경기, 충청, 호남은 민주당이 의석을 차지했습니다.

단순히 지역주의가 또다시 부활한 것인지, 총선 이후 치러지는 대선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부산을 중심으로 풀어봤습니다.

20대 총선보다 초라한 성적, 민주당은 완전히 패배했나?

▲20대, 21대 총선 민주당과 통합당(새누리당) 지역별 후보 득표율. 민주당 후보들의 득표율을 보면 20대보다 21대 총선이 훨씬 높다. 파란색은 민주당 후보의 40%이상 득표율 지역.

부산에서 민주당은 3석을 확보했습니다. 민주당 현역 의원이 6명이나 됐지만, 50%만 살아남은 셈입니다.

기대를 걸었던 진구갑 김영춘, 해운대을 윤준호, 연제 김해영, 사상구 배재정, 중구영도 김비오, 기장 최택용 등은 모두 패배했습니다. 대부분의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떨어졌으니 부산에서 진보는 완전히 패배했다고 봐야 할까요? 하지만 수치상으로 보면 참패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개표 결과를 보면 18개 지역구 중 2곳(해운대갑 하태경, 사하을 조경태)을 제외하면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은 모두 40%를 넘었습니다. 20대 총선 당시 10개 지역에서 20~30%의 득표율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입니다.

20대 총선이 부산 지역 내에서도 후보별로 차이가 있었다면 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후보들이 골고루 득표를 하면서 오히려 과거보다 민주당에 우호적으로 변했다는 분석도 가능합니다.

결국, 부산은 51:49라는 아주 박빙의 경쟁 구도 속에서 정치적 이슈 하나에 선거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봐야 합니다.

민주당 견제론과 이낙연 돌풍에 대한 반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부산 지역 개표 결과 민주당은 3석을 얻는데 그쳤다 ⓒ네이버총선 화면 캡처

득표율이 아무리 20대 총선과 비교해 높아졌지만, 패배는 패배입니다. 그렇다면 박빙 지역의 승부를 가른 요인은 무엇일까요?

우선 부산 지역 민심의 변화를 살펴봐야 합니다. 지난해부터 부산 지역을 집중 취재하면서 놀랐던 것은 수도권은 부산 지역 우세를 점쳤지만, 현장에서 본 부산 민심은 완전히 최악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대형 기업이 별로 없고 자영업 비중이 높은 부산은 경기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지역 경제가 침체되면서 부산 민심은 바닥이었습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부산 지역 민주당 관계자들은 최악의 총선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위기감을 토로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를 잘 막아내면서 부산 민심이 돌아서는 선거 막판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범진보 180석’ 발언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때부터 부산 보수 세력들은 민주당 견제론을 들고 나왔고, 이런 선거 전략이 유권자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어차피 민주당이 승리할 것 부산 지역에서만큼은 민주당을 견제하겠다는 ‘스놉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스놉효과(Snob Effect): 어떤 상품에 대한 사람들의 소비 심리가 증가하면 오히려 그 상품을 구매하지 않으려는 심리 때문에 수요가 줄어드는 효과

밴드웨건 효과(Band wagon effect):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상품을 구매하는 심리 효과. 정치적으로 여론조사에서 인기 있는 후보쪽으로 유권자들이 투표하는 현상을 의미

이번 총선에서 이낙연 전 총리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민주당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이낙연 돌풍이 오히려 부산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돌풍이 지방선거까지는 이어졌지만, 총선에서는 이낙연 전 총리로 인해 단절이 된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이낙연 전 총리가 대권주자로 나설 경우 부산과 경남 지역의 이런 반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천천히 변화하는 부산, 여전히 진보에게 희망은 있다.

▲부산 남구을 개표 결과. 사전투표에서 박재호 후보가 이언주 후보를 크게 앞서면서 당선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부산에서 가장 피를 말렸던 선거구는 민주당 박재호 후보와 이언주 후보가 맞붙었던 부산 남구을입니다. 출구조사는 박재호 후보가 1.9% 오차범위 내 앞섰지만, 오후 11시 30분 이언주 후보가 역전했습니다.

개표가 90%까지 진행될 때까지 이언주 후보가 앞서면서 박재호 후보의 패색이 짙어지는 순간 사전투표함에서 박 후보의 표가 쏟아졌습니다. 박재호 후보는 사전투표에서 무려 4,733표를 득표하면서 2,938표를 얻은 이언주 후보를 따돌렸습니다. 두 사람의 표 차이는 불과 1,430표로 사전투표가 박 후보 승리의 주역이었습니다.

부산에서 민주당이 패배할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소리가 ‘부산은 변하지 않았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아직까지도 부산은 보수의 텃밭입니다. 그러나 변화는 분명 일어나고 있습니다. 너무 천천히 변하고 있어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는 와 닿지가 않을 뿐입니다.

부산에서 당선된 박재호, 전재수, 최인호 후보의 특징은 지역밀착형 정치인이라는 점입니다. 보수의 텃밭을 오랜 시간 가꾸면서 변했기에 이번에도 당선될 수 있었습니다. 다른 후보들도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했지만 변화의 바람이 늦게 부는 탓에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못했습니다.

보수는 거칠게 밀고 올라오는 젊은 진보의 변화를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진보는 여전히 굳건한 보수의 아성을 무너뜨릴 묘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두 진영의 전략이 다가올 대선에서 당락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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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언제까지? 전문가 6인에게 물어보니

전문가들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한목소리.. "생활방역은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

20.04.17 20:35l최종 업데이트 20.04.17 20:35l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가운데 16일 오후 서울 중구?서울시청 벽면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시가 제안한 사회적 거리두기 ‘잠시 멈춤’ 캠페인 현수막이 붙어 있다.
▲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가운데 3월 16일 오후 서울 중구?서울시청 벽면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시가 제안한 사회적 거리두기 ‘잠시 멈춤’ 캠페인 현수막이 붙어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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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오는 19일 종료 예정인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제 마무리되는 걸까.

이번 주말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여부 발표를 앞두고 <오마이뉴스>는 17일 방역 전문가 6명에게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전문가 모두 사회적 거리두기를 더 연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른 시일 내에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오마이뉴스>에 의견을 밝힌 전문가는 정부 생활방역위원회 위원인 기모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대학예방의학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대책위원장)와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그리고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병원협회 신종 코로나비상대응본부 단장),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감신 경북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대한예방의학회 이사장), 김동현 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한국역학회 회장)이다.

① 사회적 거리두기는 19일 끝날까?

 

지난 4일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19일까지 2주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하루 확진자를 50명 이하로,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 비율을 5% 이하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방역당국의 목표는 달성됐다. 하루 확진자는 지난 6일 이후 하루(8일)를 제외하면 50명 이하였고, 특히 13일부터는 20명 대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최근 2주 동안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 비율은 3.1%(573명 중 18명)였다.

그렇다면 사회적 거리두기는 예정대로 19일에 종료해도 될까. 전문가들의 생각은 "아니오"다. 기모란 교수는 "방역당국의 목표 달성만 가지고 판단해서는 안 되고, 지역사회 감염전파 우려가 있는지 봐야 한다"면서 "최근에도 한두 명이 몇 십 명을 감염시키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우주 교수도 "지금까지는 국민 참여로 잘 통제됐다"면서 "여차하면 다시 코로나19 유행이 확산될 조짐이 있기 때문에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가는 식으로 가야 한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에 무게중심을 뒀다.

경북 예천에서는 최근 9일 동안 34명의 집단감염 환자가 발생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7일 브리핑에서 "최근 들어 확진자 수는 감소했지만, 예천군 사례처럼 본인이 감염을 의심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PC방·목욕탕·호프집과 같은 밀폐된 환경과 밀접한 접촉으로 인해 급속하게 지역사회로 전파되는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라고 지적했다.
 
야외에서도 필요한 '사회적 거리두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2미터)' 집중 캠페인이 벌어지는 가운데 29일 오후 많은 시민들이 봄나들이를 나오는 서울 광진구 한강변 뚝섬유원지에 사회적 거리두기 홍보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 야외에서도 필요한 "사회적 거리두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2미터)" 집중 캠페인이 벌어지는 가운데 3월 29일 오후 많은 시민들이 봄나들이를 나오는 서울 광진구 한강변 뚝섬유원지에 사회적 거리두기 홍보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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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사회적 거리두기 언제까지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를 언급할 시점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코로나19는 전 세계가 겪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라면서 "함부로 종식을 논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기간의 핵심은 백신 개발이다. 전체 인구의 70%가 면역을 갖출 때까지 지금의 비상 상황을 유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감신 교수도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까지는 아니어도, 국민들의 면역이 생길 때까지 최소한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최근 언급되고 있는 생활방역도 집단 활동을 용인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것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정부 생활방역위원회 회의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내달 3일까지 2주 더 연장하자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방역위원인 기모란 교수는 "부활절·국회의원선거 등이 있었으니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 더 연장해 경과를 지켜보고, 다시 연장 여부를 결정하자는 의견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구체적인 종료 시점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 교수는 "중국처럼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또는 관리가능한 수준이 될 때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할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생활방역위원인 이재갑 교수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연장 기간을 발표하기에 앞서 생활 방역의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현재 국민들에게 생활방역의 개념이 공유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포기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김동현 교수는 지속가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했다. 그는 "한편에서는 경제라는 또 다른 문제가 있어 무작정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할 수 없다"면서 "향후 일상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생활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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