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북한, 대남관계 전략 변화… 그 속내는?

 

[분석] 중국에 명분 주면서 비핵화 전제 무산시키려는 북한의 고도 전략
 
김원식 | 2013-06-09 09:28:3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인쇄하기메일보내기
 
 


 

 

북한은 그동안 중국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도발 자제 요구와 한국의 대화 재개 촉구에도 불구하고 대남 강경 노선을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 6일 전격적으로 남북 대화 재개 의사를 공식 발표하면서 개성공단 문제와 이산가족 문제 등 남북한 제반 모든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러 분석들이 제기되고 있으나 현재 가장 설득력이 있는 것은 이른바 "중국 압력설"이다. 즉 원조 등 경제 지원의 창구이자 동맹 관계인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막아보고자 북한이 '강경 일변도' 전략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동맹인 중국과 차츰 불편해지는 관계를 개선하고자 지난달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김정은 제1비서 특사로 중국에 파견한 바 있다. 하지만 여러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최 특사는 예전처럼 호의적인 대접을 받지 못했고 방문 막바지에 가서야 시진핑 국가 주석을 면담했다.

 

▲ 최룡해(왼쪽)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지난 5월24일 오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했다. ⓒAP=연합뉴스

 

이 면담 자리에서도 북한은 그동안 자신들이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핵보유의 당위성'을 언급했다는 보도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오히려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및 6자회담 복귀에 대해 완고한 시진핑 주석의 "한반도 비핵화는 대세이다"는 입장만 재확인했을 뿐이다.

또한, 이 자리에서 북한의 최룡해 특사는 "6자회담을 포함에 모든 대화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처음으로 대내외에 자신들의 대외관계 전략이 변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따라서 이번에 북한이 남북 간의 대화 재개를 선언한 것도 돌발적인 것이 아니라 이러한 상황의 연장 선상에 있다고 하겠다.

특히,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8일과 9일 이틀 동안 미국에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었다는 사실은 북한으로서는 이러한 입장 변화 발표의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되는 이유였다.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대화 재개 발표… 중국, 미국 동조 막을 명분 필요

만일, 북한이 앞서 시진핑 주석에게 대화의 장에 나서겠다고 약속했지만,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이러한 태도 변화를 공식화하지 않는다면, 한반도 비핵화 노선과 북한의 핵 개발에 따른 유엔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중국이 미국의 강력한 대북 봉쇄 전략에 동조 내지 수수방관할 수도 있다는 절박함이 내재되어 있었다.

이번 미·중 간 정상회담이 비록 비공식 회담이기는 하나 이틀에 걸쳐 미 국무장관을 비롯한 양국의 외교관계 핵심 정부 인사들이 모두 참여해 장시간 협상을 하는 자리이므로 북한 문제가 논의되었고 양국의 입장이 조율 되었을 것은 분명하였기 때문이다.

 

▲ 27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또한, 이번 달 27일로 예정되어 있는 박근혜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간의 한·중 정상회담도 북한의 이러한 전략적 노선 변화 발표를 앞당기는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즉, 남북한 간에 아무런 상황 진전이 되지 않은 가운데서 한·중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한국과 중국 정상이 북한의 비핵화에 강력하게 동의하고 북한의 자세 변화를 촉구한다면 북한으로서는 더욱 고립을 자초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으로서는 동맹 관계에 있는 중국과의 관계 모양새가 완전히 흐트러지는 이러한 상황만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필요성이 제기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북한, '핵무력 보유' 기본 전제 바뀌지 않을 듯…'핵보유 현실' 인정 추구

그렇다면 북한의 이러한 전략 변화는 장기적으로 핵 보유의 포기와 개발 중지 등 이른바 '핵무력 보유' 정책의 폐지까지도 나아갈 수 있을까?

전혀 그럴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이에 관해 <워싱턴포스트>는 8일 "북한의 대화 재개 의지는 북한 지도부를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게 하려는 중국의 압력이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신문은 "분석가들은 북한이 진정으로 북한 비무장(비핵화)에 초점이 맞추어진 (그동안) 정체된 다자회담(6자회담)에 관심이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하지만 남북 대화는 핵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할 수 있는) 쉬운 첫 단계이다"고 보도했다.

다시 말해 개성공단이나 남북 이산가족 문제 등에 초점이 맞추어진 이번 남북 대화의 재개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전제로 하지 않고도 북한의 대화 의지가 있음을 보여 줄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태도 변화는 중국의 압력에 대해 적절히 응대하는 모양새를 갖출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은 기존에 자신들이 주장하는 '핵무력 보유'라는 기본 입장은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제 봉쇄 등을 무기로 중국 등 관련 당사국들의 이어지는 비핵화 촉구 압력에 모양새를 맞추어 시간을 벌고 더 나아가서는 '핵보유 현실'의 인정 하에 북·미 대화가 추진되게끔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하겠다.


<교도통신>, 남북관계 개선 연출은 북·미 대화 '비핵화 전제 무력화' 전략

이와 관련하여 일본의 <교도통신>은 같은 날 더욱 단호한 분석을 내놓았다. 이 통신은 "북한, 남북관계 개선(은) 연출(이며)…목적은 '미·북 대화 재개'"라는 제목으로 이번 북한의 남북 대화 재개 의지가 '연출'일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북조선에는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계기로 미·북 대화의 재개를 서두르겠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여 9일 이후에도 유연한 자세를 계속 유지하면서 남북 관계 개선을 연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북조선의 목적은 남북 절충이 가동하기 시작했다는 인상을 국제사회에 줌으로써 미국이 대화의 장에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비핵화를 미·북 대화 재개 조건으로 내세우는 미국도 남북통일 문제의 당사자 사이에서 화해 분위기가 추진되면 타협하지 않을 수 없다. 북조선은 이렇게 계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망했다.


북한, 남북 관계 전략 변화에도 기본 입장 고수할 듯… 한국 정부 역할 중요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번 북한 특사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다시 북한 내 대화, 온건파들의 주장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북한이 대외 관계 특히, 남북 관계에서 '대결 강화'에서'대화 재개'로 전략을 수정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분명한 대화 전제 조건으로 고수하고 있고 북한은 '핵무력 보유'를 분명한 기본 노선으로 하고 있어 이번에 일부 북한의 전략적인 노선 변화가 북·미 간의 대화와 타협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극히 적어 보이고 있다.

따라서 27일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북한은 상당히 전향적인 자세로 개성공단의 재개와 남북 이산가족 상봉 문제 등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는 문제들을 합의하고 중국과 한국 측에 추후 공을 넘길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변화의 전개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북한 간의 기본 인식과 시각 차이는 워낙 크고 분명하다. 따라서 이번에 북한의 대화 재개 의사 표명으로 조성된 한반도의 상황 변화가 북·미 대화 등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단계로 진전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바로 여기에 한국 정부의 역할이 있음을 기대해 보고자 한다. 한국은 미국과 북한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바로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이자 해결의 주체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북한 출장 많을 것"이란 예언 적중하길

[取중眞담] 지난달 말 이미 대화국면 예상?

13.06.08 19:54l최종 업데이트 13.06.08 20:07l

 

 

[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말]

 

기사 관련 사진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남북장관급회담을 12일 서울에서 열자"라고 북한에 제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지난달 28일 기자들과 저녁 식사를 하러 나온 정부 고위관계자는 자리에 앉자마자 "앞으로 통일부 출입 기자들이 많이 바빠질 거다. 출장도 많이 다니게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이에 대한 UN안보리의 대북제재가 취해진 이래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개성공단사업이 잠정 중단되는 남북관계 악화일로의 상황에서도 통일부 담당 기자들은 바빴다. 그러나 이 관계자의 '바빠질 것'이라는 말은 남북관계가 크게 호전될 것이라는 의미였다. '출장을 많이 다니게 될 것'이란 얘긴 평양·개성·금강산 등 정부의 방북 행렬에 동행한다는 의미이고, 이는 남북 간 대화의 장이 많이 마련될 것이라는 얘기였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의아했다. 개성공단사업 잠정중단 사태가 50일을 넘어가고, 북한은 정부가 지속적으로 요구한 당국 간 실무회담에 응하지 않으면서 남한의 민간단체들에게는 방북을 허용한다고 천명하는 등 북한은 정부의 바람과는 전혀 다르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정부 비난도 수위가 높아지고 있었고 '핵 무력 보유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명박정부에서 악화된 남북관계가 박근혜정부에서 더 나빠지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었다.

당시 자리에 있던 기자들은 이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진 않았고, 남북관계가 호전되길 바라는 이 고위관계자의 희망 정도로 해석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9일 뒤인 지난 6일 북한은 정부가 그토록 요구한 당국 간 회담에 응하겠다고 발표했다. 단순히 회담뿐 아니라 개성공단 정상화, 금강산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 등 포괄적인 의제들을 열거하면서 대화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북한 중대발표 첩보 입수"... 대화 국면 예상했나?

'통일부 출입 기자들이 많이 바빠질 것'이란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이 그냥 농담이 아니라 곧 닥칠 대화국면을 시사한 게 아니었던가 하는 '뒤늦은 각성'이 드는 건, 이와 비슷한 시점에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변화 가능성이 언급된 내용도 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는 지난달 29일자에서 북한의 '중대 발표설'을 보도했다. 북한이 금명간 중대발표를 할 것이란 첩보를 정부가 입수해 확인중이라는 내용이었다. 이 보도가 인용한 정보당국자는 "북한이 그동안 거부했던 6자회담 복귀와 개성공단 정상화, 새로운 특구지정 등 중국과 주변국에서 요구하고 있는 개방 움직임과 관련한 조치를 내놓을 것이란 첩보가 있다"고 했다.

남북 당국 간 회담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북한이 전향적으로 나올 거라는 내용이어서 현재의 상황과도 맞아떨어진다. 이 보도 내용과 정부 고위관계자의 '통일부 기자들 바빠질 것' 발언이 나온 걸 종합하면, 정부는 북한이 조만간 기존 태도에서 큰 변화를 보여줄 것이라 예측하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그러면 그동안 정부가 북한과 물밑으로 접촉하면서 이런 상황을 유도한 것은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그러나 박근혜정부는 '물밑 접촉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낮다. '물밑 접촉 같은 비공식 접촉보다는 투명하고 공개적인 대북 정책을 지향한다'는 게 현 정부 기조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북한 "대통령이 그동안 일관된 대북 메시지를 유지한 데에 따른 태도변화로 봐야지, 물밑접촉 같은 건 전혀 없었다. 확실하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남북 간 비공식 대화 등 물밑접촉 없이 박 대통령의 일관된 대화의지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냈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난제 많지만, 부풀어오르는 '출장 기대'
 

기사 관련 사진
북한이 개성공단 출입을 통제한 지난 4월 3일 오전 개성공단으로 들어가려던 화물차량들이 모두 되돌아간 뒤 차량통행로가 텅 비어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그러나 남북 정부 간 대화의 장이 열린다 해도, 풀기 힘든 어려운 문제들이 놓여있다. 북한은 이명박정부 때 단행한 5·24 남북경협제한조치를 해제해주길 바라지만, 이 조치의 명분이었던 천안함사건에 대해 '우리가 저지른 일이 아니다'라는 북한의 기존 입장이 바뀌었는지 알 수 없다. '북한의 소행'이라는 정부의 입장도 그대로이기 때문에 남북 대화 진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난제가 예상되지만, 통일부를 취재하는 기자들의 기대는 부풀어 오르고 있다. 쉽사리 가볼 수 없는 북한 지역에 출장을 갈 기회가 있다는 게 통일부 취재 기자의 '특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정부 땐 남북관계 악화로 자취를 감춰버린 '북한 출장' 기회가 되살아나지 않겠느냐는 희망이 생겨나고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쌍용차 해고자 역작 '아트카', 꽃다지 태우고 달린다

[현장] H-20000 모터쇼…꽃다지 "폐차될 때까지 노동자와 한뎃잠"

김윤나영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6-07 오후 9:55:37

 

 

쌍용해고 노동자들이 시민의 후원으로 부품 2만 개를 모아 만든 자동차기증하는 행사가 열렸다.

'함께 살자 희망 지킴이'는 시민 5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7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H-20000 모터쇼' 행사를 열고,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직접 조립한 '아트카(Art Car)'를 노래패 '꽃다지'에 기증했다.

박재동 화백 등 9명으로 구성된 자동차 선정위원회는 "22년째 노동 현장을 찾아가면서 노래로 연대하고 있는 꽃다지는 재정 상황이 어려움에도 노동 현장에서 MR을 틀지 않고 직접 연주를 하고 싶다고 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선정위원회는 특히 "비정규직 투쟁에 소극적인 노조가 꽃다지에 자동차를 기증하겠다고 했지만, 비정규직 싸움에 너무 미온적이라는 이유로 꽃다지가 이를 거부한 점 등이 선정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덧붙였다.

모터쇼에서 자동차 키를 전달받은 꽃다지는 "앞으로 몇 년이나 노래할 수 있을지 고민했는데, 이 차가 10년은 달린다고 한다"며 "폐차될 때까지는 길거리에서 싸우는 노동자와 한뎃잠 자며 노래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만든 자동차의 열쇠를 건네받는 노래패 꽃다지. ⓒ프레시안(최형락)


쌍용차의 대표적인 차종인 코란도를 재조립한 'H-20000 프로젝트'는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은 해고자들의 마음을 알리고 쌍용차 국정조사를 촉구하기 위해 기획됐다. (관련 기사 : <쌍용차 해고자들 "반갑다 코란도…솔벤트 냄새도 친근"> <해고자들이 만든 차 첫선, "2만 개로 조각난 삶 끝마친다">)

완성한 자동차 부품 하나하나에는 후원한 시민의 이름을 새기고, 시민 2만 명에게 부품 한 개당 1만 원씩 후원을 받아 장기 투쟁 사업장 30여 곳을 위한 기금을 모은다는 취지다.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는 "자동차를 만들던 쌍용차 해고자들의 손은 4년 동안 전혀 녹슬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쌍용차 해고자들은 공장에 들어가 자동차를 만들어야지, 길거리에서 헤맬 사람이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지부장은 "이제 공장으로 돌아갈 일만 남았다"며 "국정조사를 통해서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해고자들의 진실을 밝히는 사명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쌍용차 평택 공장 인근 송전 철탑에서 고공 농성을 하다가 지난달 내려온 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전 지부장은 "25세에 컨베이어벨트를 타기 시작해 이제 나이 50이 넘었다"며 "누구나 언제든 잘릴 수 있다는 해고의 공포가 이 나라에 너무 어두운 그림자로 남았다"고 운을 뗐다. (관련 기사 : 15만 볼트 위 171일 농성…"박근혜, 왜 약속 어기나")

한 전 지부장은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는 단일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라 영원한 숙제로 남을 갑들의 잔치"라며 "쌍용차 사태를 더는 미룰 수 없다. 2013년이 가기 전에 시민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함께 살자 희망 지킴이'는 자동차 기증 대상에서 아쉽게 떨어진 사연도 공개했다. 이 단체는 지난달 자동차를 기증받을 단체나 개인의 사연을 받은 결과, 총 17편의 사연이 접수됐으며 최종 5개 후보군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5위는 밀양 송전탑 투쟁을 하는 주민들의 인터뷰를 르포와 단편소설로 소개하고 싶은 현직 교사 이 모 씨, 4위는 경산이주노동자센터, 3위는 의료 사고로 동생 부부를 잃고 가계가 파탄 난 시민 현 모 씨, 2위는 촛불 시위 당시 시민의 성금으로 산 승합차가 폐차 직전에 달한 칼라TV가 차지했다.

선정위원회는 "송전탑 건설 반대 투쟁을 하는 밀양 주민 대책 위원회도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기증할 차종이 코란도 밴이라는 점이 감안되어 순위에서 밀렸다"며 "사연에 응모해주신 분들이나 단체 모두 자동차가 절실하게 필요했지만, 우리가 준비한 자동차는 한 대뿐이었기에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후 4시에는 북 바자회, 사진전, 밥 나누기 행사가 진행됐으며, 오후 7시부터는 모터쇼와 공연이 열렸다. 공연에서는 이한철, 자전거 탄 풍경, 허클베리핀 등이 열띤 무대를 선보였다.

 
 
 

 

/김윤나영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경남은행 쟁탈전, 창조경제는 관치경제?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3/06/08 11:26
  • 수정일
    2013/06/08 11:2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노무현-문재인과 친분 야권성향...이게 물러나야 하는 이유?
 
육근성 | 2013-06-08 09:45:3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인쇄하기메일보내기
 
 


 

 

 

정부 지분이 전혀 없는 순수 민간 금융회사의 수장에게 금융당국이 사퇴를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민간회사의 임원과 대표의 퇴진 여부는 주주들이 결정할 문제지 정부가 나설 일이 아니다. 정부가 가지고 있는 권한을 남용해 민간금융회사의 인사권을 좌지우지 해온 관치시대의 본색이 여전하다.

 

금감원의 부산은행 회장 사퇴 종용 이유가 가관

 

물러나라고 요구한 이유가 가관이다. 조영제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BS금융지주(부산은행) 이장호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밝힌 이유가 황당하기만 하다. 청와대를 향한 아첨이 아니라면 청와대의 속내가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BS금융이 새 정부의 창조경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체제도 아니고, 이장호 회장이 금융중심지인 부산의 대표 금융기관의 수장으로 적합하지 않다.”

 

“창조경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체제”가 아니라는 이유로 민간회사의 CEO에게 사퇴를 종용하다니 어처구니없다. ‘창조경제’가 대체 뭔지 그 개념조차도 아직 모호한 상태다. 그런데도 이런 망언이다. ‘박근혜 정부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 아니니 물러나라’는 것으로 들린다.

 

이장호 회장의 ‘능력’은 이미 인정받은 바 있다. 장기 집권이라는 비난도 있긴 하나 재임 7년 동안 부산은행 자산을 2배로 늘리는 등 탄탄한 성장을 이끌어 왔다. 지난 2007년에는 부산은행 비정규직 6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노동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 왔다.

 

트집잡힐 것 없는 이 회장을 흔드는 진짜 이유

 

이렇다 할 잘못도 없다.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이 BS금융에 대해 종합검사를 벌였지만 특별한 문제를 적발해 내지 못했다.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할 만한 실책이나 비리가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왜 금감원이 이 회장의 사퇴를 압박하고 나선 걸까.

 

이 회장의 ‘장기집권’으로 인해 BS금융지주의 경영진이 이 회장의 측근들로 구성됐다는 게 금감원이 밝힌 사퇴 종용 사유다. 이 회장의 모교인 부산상고와 동아대 출신들이 임원 54명 중 24명을 차지하는 등의 인사편중 현상을 문제 삼았다. 이유 같지 않은 이유다. 지역은행의 특성상 지역 상고 출신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대구은행은 대구상고, 경남은행은 마산상고 출신이 다수다. 부산은행에 부산상고 출신이 많은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진짜 이유가 뭘까. 두 가지 정도가 눈에 들어온다. 최근 BS금융지주가 금융지주(대구은행)과의 경남은행 인수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 먼저 주목해야 해볼 필요가 있다. 또 정권과 연루된 정치적 노림수가 작용했을 거라는 정황이 포착되기도 한다.

‘경남은행 쟁탈전’에 뛰어든 '창조경제'

 

2000년 IMF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우리금융그룹에 편입된 경남은행에 대한 분리 매각이 추진 중이다. 경남도 102곳 등 전국 160개 영업점을 가진 경남은행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두 곳이 있다. 부산은행의 BS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의 DBS금융지주가 그들이다.

 

영남 최고의 은행자리를 놓고 쟁탈전이 벌어진 것이다. BS금융지주의 총자산규모(올해 1분기)는 45조원이고 DGB금융은 35조원 정도다. 경남은행의 총자산은 32조원에 달한다. 어느 쪽이든 경남은행을 인수한다면 영남권 최대 은행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BS금융이 인수할 경우 DGB금융과의 차이를 두 배 이상 벌일 수 있고, DGB금융이 인수에 성공할 경우 영남권 2위 자리에서 1위로 부상할 수 있다. 대구은행과 부산은행 모두 경남은행 인수를 목적으로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인수 준비를 마친 상태다.

경남은행 인수작업을 견인하고 있는 BS금융 이 회장에 대한 금감원의 퇴진 요구에 대해 부산은행 노조와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금감원이 경남은행 인수전에서 가장 유리한 카드를 쥐고 있는 BS금융을 흔들어 대구가 본거지인 DGB금융의 편을 들려는 것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부산금융도시시민연대, 부산시민단체협의회, 부산은행 노조 등은 오는 10일 금감원의 부산은행 탄압과 BS금융지주 회장 사퇴 강요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경남도와 경남 시민단체들은 경남은행의 경영권이 다른 시도로 넘어가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경남도민의 은행’이었던 만큼 부산은행이나 대구은행으로 편입되지 않고 독자 생존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인수자금 등 현실적인 문제를 풀어내기 쉽지 않아 경남도민의 바람대로 되기 어렵겠으나, 경남은행 인수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경남도민의 반발 또한 거셀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문재인과 친분 야권성향...이게 물러나야 하는 이유?

 

이장호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유가 지난 대선 당시 이 회장이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이러한 주장이 사실일 수 있는 정황도 다수다. 고 노무현 대통령과 이 회장과는 친분이 있던 사이였다. 노 전 대통령이 이 회장의 부산상고 1년 선배다. 이 회장은 문재인 의원과도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 성향인데다 야권의 유력 정치인와 친분이 있다는 이유, 그리고 박 대통령의 연고지인 대구은행을 편들 목적으로 정부가 금감원을 내세워 이 회장의 사퇴를 종용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부가 BS금융지주 회장까지 바꾸라는 압력을 가하는 등 민간기업에 금융당국이 개입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6월 국회에서 브레이크를 걸고 단단히 따져 물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금감원의 압력에 맞서던 이 회장이 끝내 사퇴로 가닥을 잡는 듯하다. 경남은행 인수를 완료한 뒤 내년 3월까지인 임기를 정상적으로 마치겠다며 금감원의 사퇴 압박에도 물러서지 않겠다던 이 회장이 오는 10일 거취문제와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겠고 말했다. 이 회장이 사퇴하게 될 경우 BS금융은 막바지에 다다른 경남은행 인수전에서 크게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그가 인수전의 모든 것을 지휘해왔기 때문이다.

최대 수혜자는 DGB금융(대구은행), 대구 편들기?

 

반면 경쟁을 벌이고 있는 DGB금융이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인수 가능권 2위였던 대구은행이 경남은행의 주인 자리를 꿰찰 수도 있다는 얘기다. 금감원의 이 회장 사퇴 압박으로 BS금융의 경남은행 인수가 어렵게 될 거라는 소문이 돌며 BS금융지주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등 벌써부터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금감원의 부산은행(BS금융지주) 흔들기. 이에 따른 최대 수혜자가 누굴까. 두말할 나위도 없이 대구은행(DGB금융지주)이다. 영남권 최대 은행 자리를 놓고 격돌하고 있는 팽팽한 구도에서 BS금융이 흔들릴 경우, 무게의 중심은 DGB금융으로 급격히 쏠리게 될 것이다. 32조원의 경남 최대 은행을 손에 거머쥘 가능성이 높다. 금감원이 박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를 편들고 있는 셈이다.

 

BS금융지주는 민간기업이지 관치의 대상이 아니다. BS금융을 흔들어 경남은행을 박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은행에 주려는 게 금감원의 의도인가? 맞다면 당장 멈춰야 한다. 청와대와 정부가 정치적 노림수로 금감원을 내세운 거라면 관치금융의 부활을 노골적으로 획책한 게 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박근혜 비판 후 명예교수 추대서 배제된 정지창 전 교수

"영남대, '박정희 신앙공동체' 됐다"

[인터뷰] 박근혜 비판 후 명예교수 추대서 배제된 정지창 전 교수

13.06.07 15:58l최종 업데이트 13.06.07 15:58l

 

 

지난 29년간 영남대의 역사를 지켜봤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될 때 눈치 보지 않고 목소리를 낸 정지창(65·독어독문학) 전 교수. 하지만 이 '소신'의 대가는 냉혹했다. 정년퇴임 한 교수들 대부분이 문제없이 추대되는 명예교수직에서 배제됐기 때문이다(관련기사 : 박정희 리더십 비판했다고 명예교수 안돼?). 지난 2월 퇴임 후에도 대학 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그를 지난 5월 22일 대구에서 만났다.

이날 '영남대재단 정상화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정지창 명예교수 추대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영남대가 학교의 명예를 스스로 훼손하는 자해행위를 하고 있다"며 "학교와 재단 측은 더 늦기 전에 명예교수 배제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박정희 비판하면 '배신자'되는 영남대

"영남대는 지금 정상적인 학문공동체가 아니라 일종의 신앙공동체가 됐습니다."

정 전 교수는 지난 3월 영남대교원인사위원회가 '학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자신을 명예교수 추대 대상에서 제외한 것을 이렇게 꼬집었다. 그는 지난해 9월 영남대 범시민대책위 공동대표를 맡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의 영남학원 학교법인 완전 퇴진과 박정희 전 대통령 미화교육 중단 등을 요구했다. 학교법인 측은 정 전 교수의 주장을 두고 '근거 없다'며 일축했다.

기사 관련 사진
영남대재단 비판 후 명예교수 추대에서 배제된 정지창 전 교수는 "박정희를 비판하면 '배신자' '친북좌빨'이라고 몰아세운다"라며 "이렇게 되면 대학에서 학문과 양심의 자유가 존중받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 김수희

관련사진보기


정지창 교수는 누구?
정지창 교수는 영남대서 독어독문학과장, 교무처장, 교학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실천문학> 편집위원, 문예미학회장, 대구경북민족문학회 공동대표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 예술마당 솔 대표, 민예총 대구지회장, 민예총 이사장 등을 거쳤다. 정 교수는 지난 2월 28일 정년퇴임하며 공로를 인정받아 옥조근정훈장을 받았다.
"대학은 토론하고 논의하는 학문공동체입니다. 하지만 지금 영남대는 '너 박정희와 새마을 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는 질문에 부정적으로 답하면 '넌 여기에 있을 자격이 없다'며 내쫓는 신앙공동체가 돼 버렸어요. 대학구성원들에게 일정한 사고방식을 강요하고 거기에 맞지 않으면 쫓아버립니다. 박정희를 비판하면 '배신자' '친북좌빨'이라고 몰아세우는데, 이렇게 되면 대학에서 학문과 양심의 자유가 존중받지 못하게 됩니다."

영남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으로 꼽히는 '새마을운동'을 영남대의 브랜드로 정착시킨다는 목표 아래 2010년 박정희리더십연구원과 2011년 새마을정책대학원을 설립했다. 영남대가 이렇게 '박정희 정신'을 강조하는 것은 박 전 대통령이 이 학교를 권력으로 '강탈'했고, 1980년 이후 박근혜 전 이사장이 재단의 실권을 행사하면서 학교를 사유화했기 때문이라는 게 정 전 교수의 주장이다. 정 전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겉으로는 '영남대에서 손을 뗐다'고 말하면서 사실상 인사권을 행사하는 등 정직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남대의 역사는 복잡하다. 영남대는 1967년 대구대와 청구대를 통합해 만들어졌는데, 대구대 설립자인 최준 선생이 '한강 이남에서 제일가는 대학으로 만들어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삼성 이병철 회장에게 운영권을 맡겼다고 한다. 그런데 1966년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곤경에 처한 이 회장이 대구대를 박정희 정권에 헌납했다는 게 정 전 교수와 시민대책위의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소유주인 최준은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1979년 박 전 대통령이 저격당한 후) 박근혜씨가 오직 그의 딸이라는 이유로 영남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것도 부당합니다. 정당하게 설립한 대학도 아니고 남에게 빼앗아서 만든 대학을 상속하듯 넘겨주는 것은 타당하지 않아요."

주인 잃은 영남대... "박근혜 대통령이 손 떼야 정상화"

1980년 박근혜 이사장이 부임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영남대의 주인은 박정희'라는 것을 정관에 못 박는 일이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설립과정에서 1원도 출연하지 않았지만 영남학원법인 정관 1장 1조에 '교주 박정희'라는 문구가 1981년도에 들어갔다. 하지만 1988년도에 학교법인은 ▲ 부정입학 ▲ 사용처 불명의 재정집행 ▲ 토지무단매각 등 비리로 위기를 맞았고, 박 이사장은 불명예퇴진한다.

"박근혜씨는 당시 학교 일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성명을 발표했어요. 그런 사람이 20년이 지난 2009년 재단 정이사 7명 중 4명을 추천했어요. 사실상 박근혜 체제가 돌아온 거죠."

기사 관련 사진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위)과 박정희리더쉽연구원(아래) 누리집
ⓒ 인터넷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대구대를 설립한 최준 선생과 청구대를 설립한 최해청 선생은 '상해 임시정부에 자금을 대고 민족자본을 키우고' '독립국가의 기둥이 될 청년을 키우자'는 취지로 교육사업에 나선 애국자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의 유족은 지금 영남대에 대해 아무런 소유권과 발언권이 없다. 대신 학교법인과 학교는 '손을 떼겠다'고 공언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이들은 '박정희 미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 정 전 교수의 주장이다.

"새마을운동에는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면이 같이 존재합니다. 새마을운동으로 농촌 소득이 10배 정도 늘어났다고 하는데 다른 통계를 보면 농촌 빚은 18배로 늘어났어요. 이렇듯 새마을운동은 여러 측면을 보고 토론하고 평가할 단계지 그것을 좋다고 단정 짓고 대학원을 지어 전수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영남대 학교법인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청구대·대구대 설립자 유족들의 발언권을 보장하는 게 학교법인 정상화의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가능하다고 보는 것일까?

"쉽지는 않을 거예요. 그렇다고 포기하면 안 됩니다. 박근혜씨가 집권한 5년 동안에는 아마 꿈쩍도 안 하겠죠. 하지만 10년, 20년 뒤에도 박근혜 씨가 계속 정치권력을 갖고 있을까요? 장기적으로 보면 바뀌게 돼 있습니다."

상식과 합리가 지배하는 사회, 인간다운 삶이 존중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린 적이 없다는 정 전 교수. 느리면서도 강단 있는 그의 목소리는 '99%의 불가능' 속에서도 '1%의 희망'을 붙잡고 가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대학원이 운영하는 비영리 공익 언론 <단비뉴스>의 연재기획물 '단비인터뷰'에 중복 게재됩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北의 대담한 제의, 南의 담대한 호응

北의 대담한 제의, 南의 담대한 호응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3.06.07 01:19:31
트위터 페이스북

 

남북 사이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고래심줄처럼 자기 입장만을 고집하던 남북 사이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그 변화는 북측이 먼저 일으켰고 남측도 부응했기에 가능했습니다.

북측이 6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특별담화문을 통해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그리고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제기한 것입니다. 모두가 남북 사이에 현안 중에 현안인 셈입니다.

나아가, 북측은 6.15공동선언 발표 13돌 및 7.4남북공동성명 발표 41돌을 기념하는 민족공동행사 개최를 제의하면서 여기에 남북 당국이 참가할 것을 권유했습니다.

이는 그간 남측 당국이 요구하던 당국간 회담을 조건 없이 수용한 것일 뿐만 아니라 1972년 ‘박정희-김일성’이 합의한 7.4공동성명을 더함으로써 박근혜 대통령이 받지 않을 수 없게끔 안전장치도 부착한 것입니다.

주는 김에 아낌없이 주자는 북한식의 파격적 제의이자 조평통이 특별담화문에서도 밝혔듯이 ‘대범한 제의’인 셈입니다.

이에 남측도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몇 시간도 안 돼 북측이 제안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남북 장관급 회담을 오는 12일 서울에서 개최할 것을 공식 제의했습니다. 이는 날짜와 장소, 회담의 격까지 구체적이고 깔끔하게 제안한 것으로 ‘담대한 호응’이라 부를 만합니다.

‘12일’은 6.15남측위원회와 6.15북측위원회의 ‘개성공동행사’ 추진 여부를 배려한 날짜이고, ‘서울’ 개최는 손님을 맞이해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고, 특히 ‘장관급 회담’이란 지난 시기 6.15선언 이행의 기관차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단번에 남과 북이 6.15시대로 유턴하지 않을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제 남북 장관급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특히 이 같은 북측의 ‘대담한 제의’와 남측의 ‘담대한 호응’이 마침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짐으로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국가 주석이 여기에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는 분위기와 상황이 조성되었습니다.

물론 남과 북이 실질적으로 5년 만에 만나는 것이라 그간 켜켜이 쌓여있던 무지와 불신을 모두 털어낼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실로 오랜만에 남북이 한반도 문제에 이니셔티브를 잡게 될 공간이 열린 것은 분명합니다. 우리 민족의 운명과 진로를 남과 북이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하루사이에도 이 같은 놀라운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은 남과 북이 ‘하나의 민족’이기 때문에 가능할 것입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속담을 만끽하는 순간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북, 용납 될 수 없는 모략소동

 

 

 

북, 용납 될 수 없는 모략소동
 
“세계인민의 저주와 규탄밖에 없다”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3/06/08 [09:22] 최종편집: ⓒ 자주민보
 
 

조선이 소위 라오스 탈북청소년 쏭환문제를 거론하며 “내외반공화국세력은 우리를 모해하기 위한 모략소동으로 얻을 것이란 국제적 망신과 세계인민들의 저주와 규탄밖에 없다는 것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며 한국정부를 비난했다.

조선로동당 기관지인 로동신문은 “얼마 전 남조선인신매매범죄자들이 비법적(불법적)으로 우리 청소년들을 유괴납치하여 남조선으로 끌고 가려다가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며 “

지금 남조선집권세력은 우리가 유괴납치 되었던 청소년들을 데려온데 대하여 제 편에서 《인권유린》이라고 떠들면서 해당 나라들에 《항의》한다, 국제인권기구에 《상소》한다 하며 복닥 소동을 피우고 있다. 한편 《새누리당》은 그 무슨 《강제북송》을 떠들어대며 《북인권법》조작을 서두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동신문은 “지금 우리 인민은 세계를 경악케 하는 남조선반공화국세력의 파렴치한 반공화국《인권》모략소동에 치솟는 격분을 금치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 청소년들에 대한 유괴납치 행위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엄중한 인권유린범죄이며 있지도 않는 《북인권》문제를 여론화하여 공화국의 존엄 높은 영상을 흐려놓기 위한 모략책동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이신문은 “남조선이전당국이 우리의 사상과 제도를 내부로부터 와해시키기 위하여 주민들을 유인납치하여 남조선으로 끌고가 반공화국모략선전에 써먹고 조국을 반역한 인간쓰레기들을 내세워 테러행위까지 일삼아 왔다는 것은 널리 폭로된 사실”이라며 “그것을 계획하고 조직하는 모략의 소굴이 바로 남조선 정보원(국가정보원)이라는 것도 공개된 비밀”이라고 고발했다.신문은 “이번에 우리 청소년들에 대한 유괴납치행위도 다름 아닌 목사의 탈을 쓴 남조선의 인신매매 거간꾼들에 의해서 감행된 것”이라며 “이자들은 우리나라(조선) 북부국경지역에서 수십명의 우리 청소년들을 유괴납치하여 비밀은신처에 가두어놓고 온갖 악행을 동반한 종교교육과 세뇌교육을 벌리였다.이 번에 구원된 9명의 청소년들은 유인납치와 강제세뇌교육피해자들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남조선의 인신매매거간꾼들이 우리 청소년들을 여러 나라들을 경유하여 남조선으로 끌어가려고 한 그자체가 계획적인 유괴납치행위라는 것을 말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편에서 우리를 걸고 《인권유린》이니,《상소》니 하며 벅적 떠들고있는 것은 그야말로 도적이 매를 드는 격이 아닐 수 없다.”고 적반하장의 주장임을 강조했다.

신문은 “이번에 범죄자들에게 끌려가다 조국으로 돌아온 청소년들 가운데는 쇠몽둥이에 얻어맞아 귀가 터지고 온몸에 멍이 든 어린이들이 적지 않다.”며 “그들 모두가 오랜 기간 외부세계와 격리되어 있은 것으로 하여 정신 육체적으로 정상이 아니다. 이러한 사실들은 남조선인신매매꾼들의 인권유린만행을 낱낱이 고발해주고 있다. 이번 범죄행위를 적발처리한 나라의 정부가 사건관계자들을 인신 매매범으로 낙인하고 남조선의 유인랍치행위를 신랄히 비난한 것은 당연하다.”며 라오스 정부의 저리 과정잉 정당했음을 시사했다.

또한 “남조선반공화국음모군들은 적발된 반인륜적 범죄행위에 대하여 입이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인권 유린죄는 저들이 짓고 남을 걸고들며 《북인권법》조작에 광분할수록 그것은 그들이 추구하는 반공화국《인권》모략소동의 진상과 유괴납치주범으로서의 정체만을 더욱 드러 낼뿐”이라고 공세를 취했다.

이어 “이번 유괴납치사건을 직접 조직한 미국의 한 반공화국모략단체대표가 《2년 동안에 걸친 탈북계획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날줄 몰랐다.》고 비명을 지르며 사건이 《미국무성과의 긴밀한 공조》하에 벌어진 일이라고 실토한것은 세계에서 《인권옹호자》로 자처하는 미국의 조종하에 반인륜적 유인랍치행위가 저질러졌다는 것을 만천하에 폭로해주고 있다.”며 “내외반공화국세력은 우리를 모해하기 위한 모략소동으로 얻을 것이란 국제적망신과 세계인민들의 저주와 규탄밖에 없다는 것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수많은 호흡법 중 나에게 맞는 것은?

수많은 호흡법 중 나에게 맞는 것은?

 
최상용 2013. 06. 06
조회수 403추천수 0
 

 
수많은 호흡법! 어느 게 나에게 맞을까
 
숨쉬기2.jpg
 
살아 있는 모든 존재는 호흡을 통해 생명을 유지한다고 보아도 크게 무리는 없을 것이다. 우리 인체가 소중하게 필요로 하는 것이 바로 숨, 즉 호흡이다.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10분 이상 숨을 쉬지 않고 견뎌낼 사람은 많지 않을 터, 그만큼 호흡은 우리 생명력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어떻게 하면 깊고 고요한 호흡을 할 수 있는가는 몸과 마음 다스리기에 달려 있다. 즉 심신이 안정되면 호흡 또한 몸과 마음처럼 고요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곧 잠의마법에서 행하는 주요한 내용 중 하나이다.
 
호흡 조절은 또한 몸과 마음을 운용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면접 등과 같이 쉽게 긴장할 수 있는 상태에서 몇 번의 호흡조절만으로도 일시적으로나마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호흡은 우리 몸과 마음을 조절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이 말은 반대로 호흡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지금 현재의 몸과 마음 상태를 가늠할 수 있다는 뜻이다. 즉 들숨이 길다는 것은 기력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날숨이 길다는 것은 에너지가 과잉현상을 일으켜 몸이 흥분되어 있다는 뜻이다.
 
호흡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일상적으로 코를 통해 숨 쉬는 폐호흡과 피부의 모공을 통해서 미미하게 하는 피부호흡이다. 폐호흡은 일반적으로 쉽게 수긍하지만 피부호흡의 중요성은 간과하기 쉽다.
복부 전체를 휘돌고 있는 대장은 허파를 통해 숨이 들어오고 나갈 때마다 배의 들고 남을 통해 피부호흡을 주관한다. 즉 복식호흡은 단지 폐를 통한 호흡만이 아니라 피부의 수많은 모공을 통해서 동시에 호흡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피부도 노화되어 모공을 통한 피부호흡이 줄어드는데, 그에 따라 복식호흡도 잘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유아기 때는 특별히 수련을 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복식호흡이 이루어지는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점 상부로 올라가 흉식호흡을 하게 되고, 종국에는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게 되면 생명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이러한 호흡을 통해 우리 인체는 무엇을 얻는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듯 단지 공기 중의 산소를 흡입하고 체내에 쌓인 이산화탄소와 같은 탁기만을 배출하는 게 아니다. 바로 호흡을 통해 공간 에너지인 기(氣)를 흡입하는 것이다.
 
동서양 공히 호흡법은 사람 숫자만큼이나 다양하다. 그래서 수련 입문자들이 가장 혼란스러워 하는 게 호흡법이다. 어느 사람은 이렇게 하라 하고, 또 어떤 책에는 저래하라는 등 일관성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그게 맞다. 왜냐면 수련자 개개인이 자신의 호흡을 관찰해서 얻은 체득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아두어야 할 게 있다. 호흡은 현재 내 몸의 상태를 말해주는 ‘잣대’라는 점이다.
이처럼 ‘호흡만큼 자신의 현재 몸 상태를 잘 반영하는 것도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자기의 호흡을 잘 관찰해보면 몸의 상태를 알 수 있는 답이 거기에 있다. 그래서 호흡의 기준점을 자신의 몸에서 찾아야지 다른 이가 주장하는 것을 무작정 따라하다가는 다치는 수가 있다. 호흡은 하루에도 수시로 변한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호흡법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최대한 편안한 상태로 누워서 자신의 들숨과 날숨을 지켜보면 매양 같지 않음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인위적으로 호흡을 조절할 게 아니라 고요히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편안하게 이완되는 유익한 현상들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들숨과 날숨이 거칠어도 몸과 마음을 고요히 하고 지켜보다 보면 어느새 호흡 역시 편안해지면서 가늘고 길어진다. 생명력 유지에 필수적인 호흡법은 거북이를 닮을 것을 권유한다. 장수동물중에서도 가장 오래 사는 것으로 알려진 거북이의 가장 큰 특징을 호흡에 있다고 파악한 것이다. 호흡을 하는지도 알 수 없을 만큼 가늘고 길게 하는 것으로 알려진 거북이! 호흡조절을 중요시 하는 사람들이 닮고자 하는 호흡의 대표주자이다.
 
다양한 호흡법은 어디까지나 수단일 뿐 그 자체가 수련의 목적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우리 몸의 주인인 마음이 깨어있음을 알아차리기 위한 방편인 것이다. 마음이 고요해지면 자연스럽게 몸을 통한 호흡 또한 고요해지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호흡은 인위적으로 조종할 게 아니라 그저 일관된 마음으로 들고 나는 숨길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세 명 대통령 앞에 선 검찰의 선택은?

 

 
 
[집중 분석]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는 것? 선택은 검찰의 몫
 
육근성 | 2013-06-06 09:50:3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인쇄하기메일보내기
 
 


 

 

검찰이 세 개의 산 앞에 서있는 형국이다. 이 산을 넘으면 정치검찰이라는 오명을 씻고 국민의 검찰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을 경우 개혁과 쇄신의 칼날 앞에 그나마 남아있던 자존감까지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검찰이 넘어야 할 세 개의 산

 

그 '산'은 전현직 대통령과 관련이 있다. 1672억원이라는 거액의 추징금 회수 문제와 아들의 유령회사로 불법 비자금이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첫 번째 산이다. 두 번째 산은 불법사찰과 도곡동 사저 부지와 관련해 고소고발을 당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이 전 대통령은 국정원 대선개입의 최종 배후라는 의혹도 받고 있다.

 

마지막 산은 국정원 대선개입의 최대 수혜자인 박근혜 현 대통령이다. 검찰 수사팀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국정원법 위반뿐만 아니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적용해 구속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검찰과 관련해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법무부장관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을 반대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의 관심이 ‘세 개의 산’ 과 검찰에 집중돼 있는 상태다. 불신과 비난을 받으며 벼랑 끝에 몰려 있는 검찰이 세 명의 대통령과 관련된 사건들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정치검찰이라는 고약한 악습을 되풀이 할까, 아니면 국민의 편에 선 결단을 내릴까.

전두환과 그의 아들들, 그리고 검찰

 

검찰은 ‘전두환 추징금’ 회수와 관련해 “(전두환)의 신발하나라도 잡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뛰겠다”고 강조했다. 장남 전재국의 역외탈세 의혹 뿐 아니라 다른 아들들의 재산도 꼼꼼이 들여다보고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다짐했다. 버스 떠난 뒤 손 흔드는 꼴이다. 진즉 이랬다면 미납 추징금의 태반을 벌써 회수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검찰이 뒷짐 지고 있는 동안 비자금이 철저하게 세탁돼 추적조차 불가능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다. 회수가 어렵다는 얘기다.

 

하지만 검찰의 분발 여하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아들들의 재산 형성 과정과 탈세와 탈루 등 불법 여부를 철저하게 수사해 들어간다면 의외의 소득도 가능할 수 있다. 아들들의 불법 행위에 대해 엄정한 법의 잣대를 적용함으로써 우회적인 추징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직계 가족의 재산이 2천억원에 이를 거라는 분석이 있다. 장남 전재국 500억원, 둘째 재용 400억원, 셋째 재만의 직간접 재산 1230억 원, 딸 효선 15억원(시공사 지분 포함) 등이다. 이들이 재력가가 행세를 해온 건 오래전 일이다. 돈의 출처가 어디였겠는가. 아버지의 불법 비자금으로 형성된 재산일 거라는 건 삼척동자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지난 2004년 검찰은 전두환 차남의 조세포탈 사건을 조사하다가 75억원 상당의 비자금 채권을 찾아낸 바 있다. 그 당시 ‘사해행위취소소송’을 냈더라면 이 돈을 추징금으로 환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검찰이 과거의 과오를 반성하는 마음으로 이번 수사에 임한다면 상심한 국민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을 정도의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명박 불법행위, 검찰 수사는?

 

이명박 정권 내내 불법사찰과 공작정치가 극심했다. 총리실에서 정치인과 민간인을 사찰하고 국정원은 본연의 책임과 역할을 내던진 채 ‘정권 보위’에 열을 올렸다. 방송을 장악하기 위해 MBC, KBS, YTN 등을 ‘낙하산 인사’로 완벽하게 틀어쥐었고, 보수신문들에게 방송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 ‘원 컬러 방송시대’를 열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을 업무상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해 수사를 앞두고 있다. 또 불법사찰 등 직권남용, 세금을 유용해 불법사찰에 사용한 횡령혐의, 정당한 노조활동 방해 등으로 YTN노조에 의해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함께 고소를 당한 상태다. 이외에도 4대강 담합 의혹 등 굵직한 의혹이 한 둘이 아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도 국민에게 큰 관심거리다.

 

국정원 대선개입의 최종 배후라는 의혹도 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독단으로 대선 여론조작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불법사찰 내용까지 꼼꼼하게 보고를 받았던 이 전 대통령이다. 크고 중요한 내용이 담긴 국정원 보고이니 더욱 챙겨 보지 않았겠나. 국정원장과의 독대도 잦았다. 원 전 원장은 ‘충성된 활약상’을 자랑하려 했을 것이고, 이 전 대통령은 어떤 지침을 하달했을 수도 있다. 4대강과 반값등록금 등 당시 현안이 국정원의 공작에 포함 된 것이 이를 방증해 준다.

원 전 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겠다는 게 검찰의 확고한 입장이다. 그렇다면 최종 배후에 대한 수사도 진행해야 할 것이다. 대다수 국민들이 원 전 원장의 독단적 결정에 의해 진행된 게 아니라 이 전 대통령과의 교감 아래 이뤄졌다는 보기 때문이다. ‘국민의 검찰’이 되려면 이미 고소고발장이 접수된 사건뿐만 아니라,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이 전 대통령을 엄정하게 수사해야 할 것이다.

 

황교안의 과잉충성과 박 대통령

 

검찰총장부터 서울중앙지검장, 그리고 수사팀까지 원 전 국정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구속해야 한다는 일치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공직선거법 공소시효가 임박함에 따라 지난달 25일 경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려 했지만,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이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10일 넘도록 묶여 있는 상태다.

 

법무부장관은 검찰의 구속 입장에 맞서 수사지휘권이라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황 장관의 이 같은 태도는 공직선거법 혐의가 적용될 경우 부정선거 논란이 불거지며 박 대통령의 정통성에 금이 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원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은 박 대통령 당선의 ‘공신’들이다. ‘공신’들을 구속하는 건 박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충성심과 배치된다고 판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을 거부하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과 법무부가 대치할 경우 검찰이 질 수밖에 없다.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때문이다. 하지만 법무부에게도 크게 부담스러운 일이 된다.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해 끝내 원 전 원장의 구속을 막을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는 것? 선택은 검찰의 몫

 

검찰총장의 사퇴는 물론 국민적 비난 여론이 비등할 것이고, 황 장관 또한 자리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박근혜 정부도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검찰에게는 ‘겉으로는 지지만 내용적으로는 이기는 싸움’일 수 있다.

 

국민의 불신이 가장 큰 정부기관 중 하나가 검찰이다. 정치검찰, 부패검찰이라는 오명과 함께 ‘정권의 시녀’라는 불명예를 표찰처럼 달아 왔다. 이번이 기회다. 국민적 신뢰를 얻어 ‘국민의 검찰’로 거듭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거머쥔 셈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수사를 보여준다면 국민적 신뢰를 얻어 낼 수 있다. 좋은 기회가 찾아 온 것이다.

세 명의 전현직 대통령이라는 산을 잘 넘어 국민의 검찰로 거듭날지, 아니면 정치검찰이라는 관성에 젖어 또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나락으로 떨어질지 그 선택은 검찰의 몫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미·중 회담 앞둔 북한의 '현충일 깜짝 발표'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3/06/07 09:32
  • 수정일
    2013/06/07 09:3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첫걸음이자 시험대

[해설] 북한의 전격적인 태도 변화에 담긴 뜻과 정부의 과제

13.06.06 20:23l최종 업데이트 13.06.06 22:18l

 

 

[기사 보강 : 6일 오후 10시3분]

기사 관련 사진
북한이 6일 조평통 특별담화를 통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등 남북교류사업 재개를 위한 당국 간 회담을 제안했다. 사진은 개성공단 가동 중단이 59일째로 접어든 5월 30일 오전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 앞에서 방북 신청이 불허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와 직원들이 되돌아 나오는 모습.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 정부가 줄기차게 요구하던 당국 간 회담을 거부하던 북한이 전격적으로 회담에 응해오면서 오는 12일 서울에서 남북 장관급 회담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국 간 회담을 열자는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6일 특별담화가 같은 날 박근혜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북한의 '핵 무력과 경제건설 병진' 노선을 비판한 직후에 나온 것이어서 북한의 회담 제안 배경에 의구심이 생기는 게 사실이다.

이날 박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경제건설이란 병행노선은 병행할 수도 없고, 성공할 수도 없으며, 스스로 고립만 자초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하루 속히 고립과 쇠퇴의 길을 버리고 남북한 공동발전의 길로 함께 나아가자"고 했다. 이전에도 밝혀온 '북한 비핵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에서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이런 내용의 정부 입장이 나올 때마다 북한은 정부를 비난하며 '무장해제하고 대화 테이블에 앉으라는 것이냐'는 반응을 보였다. 또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등 민간단체에는 얼마든지 북한을 방문하라면서도, 당국 간 회담을 요구에는 철저히 응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상황적으로 정부가 북한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기색이 전혀 없었음에도 북한이 전격적으로 당국 간 회담을 제안해온 것이다. 현충일은 6·25 전쟁을 떠올리게 하는 날이어서 북한으로서는 남한에 유화 제스처를 보내기도 어색한 날이기도 하다.

"미·중 정상회담 앞서 북한문제 전향적으로 논의해달라는 메시지"

이에 대해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이 시점에 당국 간 대화에 응해온 것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7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정상회담을 연다.

김 교수는 "(북한) 자기들이 대화의 의지가 있다는 걸 미국과 중국에 보이기 위한 행동"이라며 "남북관계가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북·미, 북·중 관계를 풀어가기 어렵다는 게 미국과 중국의 입장인 것을 확인한 만큼, 이런 유화적인 행동을 통해 북한은 대화를 원하며 미국과 중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로 대화를 나눠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당국 간 회담을 제안하면서 북한이 언급한 대화 주제가 포괄적이란 점도 눈에 띈다. 개성공단 완제품·원부자재 반출 문제에 초점을 맞춰온 정부의 당국 간 회담 제안과는 달리, 북한은 ▲ 개성공단 정상화 ▲ 금강산관광 재개 ▲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 문제 ▲ 개성공단·금강산관광지구 기업가 방문 ▲ 남·북 민간 교류 촉진 ▲ 6·15 공동선언, 7·4 공동성명 남북 공동 기념행사 등 여러 가지로 제시했다.

특히 1972년 7·4 공동성명 기념행사를 언급한 점이 눈에 띄는데,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을 의식한 것으로,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 때 이룬 남북의 합의를 살려가자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에 대해 유화적인 자세를 내비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6·15 공동선언은 물론 7·4 공동성명 등 남북 간 기존 합의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창수 한반도 평화포럼 기획운영위원장은 "북한이 7·4 공동성명을 남과 북이 공동으로 기념하자는 제안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는 앞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를 전향적으로 끌고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고 말했다.

막혔던 개성공단·금강산관광·이산가족 상봉, '한번에'

북한은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관광 재개를 함께 언급하고 있는데, 이는 북한이 개성공단 정상화에 나서면 남한도 금강산관광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읽힌다. 아울러 민간교류 촉진을 강조한 부분은 이번 회담에서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이명박 정부가 남북의 인적·물적 교류를 중단·축소한 5·24 조치를 해제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마디로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를 풀면서 남북 사이의 여러 현안을 한꺼번에 풀자는 것. 그동안의 강경했던 입장에서 전향적인 자세를 취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그동안 북한에서도 강경파가 득세하다가 강경 입장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 지속되자 대화파가 입지를 회복하는 게 아닌가 한다"고 추측했다.

당국 간 회담이 열리게 된 만큼, 이번 대화를 통해 남북 현안에 진전을 이뤄내야 향후 남북관계의 진전도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 교수는 "을지연습이 8월에 예정돼 있는 만큼 그 전에 북한과의 대화에서 진전을 이끌어내야 한다"며 "대화 내용이 여전히 지지부진하게 되면 북측이 을지훈련을 빌미로 남한을 비난하고 나서는 명분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신뢰 프로세스 첫걸음... "융통성 발휘하고 기존 합의 존중부터 시작해야"

북한이 당국 간 회담에 전격적으로 응하면서 열리게 된 이번 회담은 '박근혜 정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첫걸음'이기도 하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해선 이명박 정부 때에도 남북간 실무협의를 한 적이 있지만 오히려 상황이 악화됐다"며 "중요한 것은 정부가 이번 회담을 통해 상황을 풀겠다는 의지가 있느냐, 북한과의 대화에서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인데, 이명박 정부처럼 금강산 현지조사를 고집하는 것 같은 자세를 유지한다면 대화의 진전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도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는 이명박 정부에서 악화됐던 남북관계가 박근혜 정부 들어 더 악화되고 있던 상황인데, 처음으로 박근혜 정부가 남북관계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결과가 아닌 신뢰를 쌓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니 7·4 공동성명과 6·15 공동선언 등 기존의 합의를 존중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조평통 특별담화관련 범민련 긴급성명

 

빅근혜정부 남북 대화에서 민족적 성과 내라
 
조평통 특별담화관련 범민련 긴급성명
 
정이판 기자
기사입력: 2013/06/07 [07:43] 최종편집: ⓒ 자주민보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가 보선의 대화제의에 대해 남측 정부가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범민련 남측본부는 6일 긴급 성명을 통해 “범민련 남측본부는 오늘 온 겨레에 남북관계 개선의 새로운 기대와 희망을 안겨준 북측의 회담 제안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면서 “우리는 지난 시기 미국과 내외 반통일 세력의 전쟁책동에 맞서 민족의 안전과 나라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강력히 투쟁해왔다. 아울러 정당, 단체들을 비롯한 각계층과 함께 박근혜 정부가 대북적대정책을 폐기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해왔다.”고 밝혔다.

남측본부는 “박근혜 정부는 온 겨레의 지향과 요구로부터 제기된 이번 회담제의에 대해 어떠한 정략적 의도나 대결적 입장을 가지고 대화의 장에 나가서는 안 된다.”면서 “오직 역사적인 남북공동선언에서 밝힌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따라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평화통일을 실현하는데 이바지하고자 하는 통일애국의 숭고한 의지를 가지고 회담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그리고 6.15공동선언 발표 13돌 민족공동행사와 7.4공동성명 발표 41돌을 공동으로 기념할 것을 제의한 것에 대해 남측 당국은 깊이 숙고하기 바라며 민족의 요구대로 회담에서 성과를 내길 바란다.”고 민족적 대의를 위해 대화에 나 설 것을 거듭 촉구했다.

범민련 남측본부 성명 전문을 게재한다.

[6일, 북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특별담화관련 긴급 성명]

북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오늘 대변인 특별담화를 통해 ‘6·15를 계기로 개성공업지구 정상화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북남 당국 사이의 회담을 가질 것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또한 조평통은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문제를 협의할 것’과 ‘6·15 공동선언발표 13돌 민족공동행사를 실현시키며 아울러 7·4 공동성명 발표 41돌을 북·남 당국의 참가 하에 공동으로 기념할 것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범민련 남측본부는 오늘 온 겨레에 남북관계 개선의 새로운 기대와 희망을 안겨준 북측의 회담 제안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

우리는 지난 시기 미국과 내외 반통일세력의 전쟁책동에 맞서 민족의 안전과 나라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강력히 투쟁해왔다. 아울러 정당, 단체들을 비롯한 각계층과 함께 박근혜 정부가 대북적대정책을 폐기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해왔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북의 비핵화를 전제하지 않는 대화는 할 수 없다며 긴장완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바라는 겨레의 통일염원을 짓밟아왔다. 동시에 미국의 핵무력을 끌어들여 연일 북침전쟁연습을 광란적으로 벌이면서 정세를 50년대 전쟁이후 최악의 전쟁국면으로 만들어 놓았다.

급기야 박근혜 정부는 6.15공동선언의 상징이자 소중한 결실인 개성공단마저 폐쇄시켜버렸다.

개성공단 중단 사태는 역사적인 남북공동선언을 부정하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반대하는 그들의 대결적 본색을 드러낸 것으로써 안팎의 지탄을 받아 왔다.

박근혜 정부는 오늘 북의 회담제안에 대해 사실상 수용 방침을 밝히고.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이산가족 문제 등 남북간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장관급 회담을 12일 서울에서 개최할 것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범민련 남측본부는 박근혜 정부의 회담제의 수용 결정을 환영한다.

지난 시기 북측의 계속되는 대화와 협상제안에 대해서 무작정 거부해 나섰던 이명박 정권의 태도에 비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진정으로 개성공단 문제를 해결하고 현재 조성된 전쟁위기를 해소하며, 최악의 대결상태에 놓여있는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아무런 전제조건을 내세우지 말고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

지난 시기 이명박 정권은 금강산관광객사건이 일어나자 10년간이나 진행해온 금강산 관광을 일방적으로 중단시키고 관광재개와 관련한 북측의 대화제의들을 거부하였다. 이후 금강산관광재개와 관련하여 제기된 ‘진상조사, 신변안전문제, 재발방지’를 비롯한 모든 문제를 북측에서 풀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사업자와의 약속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금강산관광재개 요구를 묵살하였다. 또한 소위 ‘천안함사건’과 ‘연평도사건’이 일어나자 그에 대해 북측의 ‘인정’과 ‘사과’를 남북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천안함,연평도사건 사과가 남북대화의 문을 여는 열쇠’라고 운운하며 어떤 대화와 협상제의도 받아들이지 않았던 사실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북의 회담제의 몇 시간도 되지 않아서 벌써부터 보수언론을 비롯한 반통일세력들은 소위 ‘북 비핵화’가 회담의 전제조건이 되어야하고 북의 태도 변화 없이는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또 이번 북의 대화와 협상제의에 대해 ‘진정성이 의심스럽다’, ‘남남갈등을 조장하려는 것’이라는 등 회담을 파탄내려는 반통일적 본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온 겨레의 지향과 요구로부터 제기된 이번 회담제의에 대해 어떠한 정략적 의도나 대결적 입장을 가지고 대화의 장에 나가서는 안 된다. 오직 역사적인 남북공동선언에서 밝힌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따라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평화통일을 실현하는데 이바지하고자 하는 통일애국의 숭고한 의지를 가지고 회담에 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6.15공동선언 발표 13돌 민족공동행사와 7.4공동성명 발표 41돌을 공동으로 기념할 것을 제의한 것에 대해 남측 당국은 깊이 숙고하기 바라며 민족의 요구대로 회담에서 성과를 내길 바란다.

우리는 이번 회담이 민족의 화해와 단합, 통일과 평화번영의 새로운 기운을 일으키는 민족의 훈풍으로 되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박근혜 정부가 무슨 ‘북 비핵화’를 회담의 전제조건 인양 떠들어대고 또다시 ‘천안함,연평도사건’의 ‘인정, 사과’ 등을 요구하면서 회담을 악의적으로 지연시키거나 파탄냄으로써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염원하는 온 겨레의 뜻을 외면한다면 파멸을 면치 못할 것임을 경고한다.

범민련 남측본부는 박근혜 정부가 진정으로 신뢰구축과 남북관계 개선을 바란다면 이제라도 대북적대정책을 폐기하고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길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북, 신의주특구 착공식 임박

북, 신의주특구 착공식 임박

 

<단독> 신의주-개성 철도.도로 사업자 선정도 예정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3.06.07 07:47:57
트위터 페이스북

 

 

홍콩 대중화그룹, 신의주 특구 착공

북한이 ‘경제개발구법’을 제정한데 이어 특구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첫 조치로 신의주 특구 착공식이 조만간 열릴 예정이다.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6일 “곧 신의주 특구 착공식과 신의주-개성 간 철도.도로 사업자 선정 결과 발표가 있을 것으로 안다”며 “홍콩 대중화그룹(대중화국제집단)과 한국계 홍콩기업이 공동개발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신의주 특구는 지난 2002년에도 네덜란드 화교 출신의 중국인 사업가 양빈을 통해 신의주에 특별행정구를 만들려 했으나 실패한 바 있고, 인근의 황금평.위화도 특구를 북.중 공동개발 방식으로 추진 중이어서 그간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경부터 중국 최초의 개발구인 선전(深圳) 특구를 비롯 4개 특구를 개발한 경험이 있는 홍콩 대중화그룹(회장 황스짜이 黃世再)이 북측 조선합영투자위원회(위원장 리광근)와 공동개발을 꾸준히 논의해 왔다.

 

   
▲ 이미 설계되어 있는 신의주-대계도 경제개발지구 위치도. 신의주는 항구로 대계도 국제항을 이용한다는 구상이다. [사진제공 - 남북경협연구소]
<시사IN>은 지난달 12일 “조만간 신의주에서 중국 대재벌 그룹이 주도하는 공단 착공식이 거행될 예정”이라며 “신의주 전체를 대중화그룹이 대중화합영총회사 이름으로 개발하고, 전기는 수풍댐 전기를 단둥에서 가져다 쓴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초 신의주 특구는 대중화그룹 외에도 한국 자본 등을 끌어들여 지구별로 개발할 예정이었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대중화그룹이 단독으로 북측과 공동개발하는 방향으로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개발구법 이어 국가경제개발총국 발표될 듯

북한은 5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으로 경제개발구법을 채택해 중앙급 경제개발구(특구)는 물론 지방급 경제개발구(특구)를 설립, 운용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했고, 조만간 중앙급 경제개발구들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급 특구로는 신의주 외에도 서해안 쪽의 남포, 해주 특구, 동해안 쪽의 백두산, 칠보산(명천지구), 원산 특구 등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방급 개발구로는 13개 특별시.도와 220개 시.군.구에서도 다양한 경제개발구(특구)들이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보기]

<통일뉴스>는 지난 4월 4일 “지난해 12.1조치에 따라 13개 광역시.도와 220개 시군구가 추진하는 개발구를 종합적으로 지도하는 최상위 경제기구가 설립될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동안 조선합영투자위원회(위원장 리광근)가 특구개발에 소요되는 해외투자를 유치하는 기능을 담당해왔지만 특구는 물론 모든 개발구를 종합적으로 지도하는 최상위 경제기구가 새로 구성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보기]

또한 지난 5월 19일 “국가경제개발총국과 함께 국가관광총국을 새로 구성해 상급(장관급) 책임자를 임명”할 예정이라고도 보도했으며, 최근 내부 인선도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 경제기구가 추진하는 경제활성화 조치는 최고인민회의가 의결한 공식 국가예산에는 포함되지 않고 광물자원 개발권 부여 등을 통해 별도의 예산이 편성될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한 바 있다.

따라서 신의주 특구가 착공식을 갖는 것은 북한의 경제개발구 발전 전략이 신호탄을 울리는 셈이며, 더 큰 그림으로는 김정은 시대의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이 본격화 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신의주-개성 철도.도로, 한국에도 기회 있나?

한편, 신의주-평양-개성을 잇는 고속철도와 도로 건설은 박근혜 정부 인수위에 공식 접수된 ‘남북협력 가능한 신성장 동력사업’ 중 첫 번째로 꼽힌 사업으로 철도.도로 노선까지 확정된 상태에 있다.[관련기사 보기]

고속철도 및 도로 건설방안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를 1차 계획기간으로 설정, 총 376km를 건설하며, 철도의 경우는 신의주-평양-개성을 복선으로 건설하고 신의주, 정주, 신안주, 평양, 사리원, 해주, 개성에 고속철역 인터체인지를 설치하며, 고속도로의 경우, 2015년까지 신의주-개성 구간을 완공하고, 후반기인 2018년까지 신의주, 평양, 개성 광역인터체인지를 완공한다는 것이다.

 

   
▲ '신의주-평양-개성 고속철도 및 도로 건설방안' 상세도. 이미 붉은 색의 구체적 노선이 확정돼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투자규모는 총 14조 1천억원으로 철도는 9조 4천억원, 도로는 4조 7천억원의 비용이 소요되며, 자원판매대금 8조4천억원, 건설사 3조원, 민자유치 등을 통한 2조6천억원을 각각 조달하며, 조달방식은 BOT(기부체납), BTL(민간운영), 자원 개발권 담보 등으로 구상돼 있다.

 

인수위 시기 김한신 남북경협연구소 대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부선으로 산업화의 토대를 놓았다면, 박근혜 당선인이 개성-신의주 연결을 완성해 대륙진출을 현실화 하는 것도 의미가 크다"며 "이 사안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쳤고, 북측도 구체적 노선까지 거의 확정한 상태이므로 외국투자에 넘길 것이 아니라 우리 정부가 적극 추진해볼 만한 사업”이라고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남북관계가 예상보다 훨씬 악화되면서 북측도 남측의 참여를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어 이번에 사업자 선정을 서두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정철 숭실대 교수는 “고속철도가 한국 방식으로 결정되느냐 중국 방식으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한국고속철이 확장되느냐 고립되느냐의 계선에 놓이게 됐다”며 “문제는 자본금이니까 기회가 없지는 않다. 장관급 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북한 인프라에 접근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엔저가 기회…대기업에 사내유보세 매겨 투자 유도해야"

 

[강연] 김영호 전 장관 "한국 경제 4년 내 결판"

김하영 기자(=화성)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6-06 오전 9:44:09

 

김영호 단국대 석좌교수(전 산업자원부 장관)가 "55조 원의 유휴 자금이 투자되지 않고 10대 기업에서 놀고 있다"며 "대기업의 사내유보금에 과세해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5일 수원대학교 국토미래연구소의 주최로 열린 특강에서 "한국은 7~8년 째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 수준에 머무르며 선진국 문턱을 못 넘는 '문지방 국가'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앞으로 4~5년 내에 날지 못하면 길을 잃고 말 것"이라면서 박근혜 정부와 6월 정기국회를 열고 있는 국회를 향해 경제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최근 엔저 현상에 대해 "내가 정부에 있을 때(2000년)도 엔저 현상이 있었지만 한국은 수출을 굉장히 많이 했다"며 "수출은 껄끄러워졌지만 수입하기에는 얼마나 좋아졌냐. 이럴 때 설비와 부품 등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뤄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중국의 경제가 수출 주도에서 수입 주도로 바뀌는 순간이 온다"며 "설비, 기술, 소프트웨어 투자로 중국이라는 호랑이의 등에 올라탈 수 있는 체질 개선의 시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호랑이를 타지 못하면 호랑이 밥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한 실업 개선을 위한 일자리 나누기 사회적 대타협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노동시간이 미국은 1700시간, 독일은 1200시간인데 우리나라는 2250시간"이라며 "노동시간을 1800시간으로 줄여 일자리를 나누면 산술적으로 최소한 300만 개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노사정위원회에서 노동시간을 1800시간으로 줄이기로 합의해놓고도 실시하지 못하고 연기해버렸다"며 "경총, 한국노총 등이 모여 있는 노사정위원회가 국민들을 대표하는 대타협의 주체로는 불충분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박근혜 정부는 사회적 대타협에 정면으로 승부를 걸어야 할 때"라며 "노사정위원회를 다시 구성해 헌법기관에 준하는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영호 교수의 강연 요약이다.
 

▲김영호 단국대 석좌교수. ⓒ프레시안(최형락)


슈바이처와 3등석, 그리고 르노자동차

수원대학교에서 지금의 한국 경제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영광입니다. 모 신문기자가 제게 "요즘 무슨 차를 타고 다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BMW를 타고 다닌다고 했습니다. BMW가 무엇인지 아시죠? B는 '버스', M은 '메트로'의 지하철, W는 '워킹'(웃음). 이 이야기를 하자 기자가 저를 측은하게 보길래 슈바이처 얘기를 했습니다.

제가 대학생 시절에 독일어 공부를 위해 슈바이처 자서전을 읽고 굉장한 감명을 받았었습니다. 이런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슈바이처가 노벨 평화상을 받고 고향에 갔는데, 고향 사람들이 모두 슈바이처를 맞이하기 위해 기차역에 나왔습니다. 그런데 2등석 승객들이 다 내렸는데 슈바이처가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슈바이처가 안 왔나 싶었는데 3등석 승객들 끝에서 슈바이처가 내리는 것입니다. 주민들이 "왜 3등석을 탔느냐"고 슈바이처에게 물었더니 슈바이처가 무엇이라고 대답한 지 아십니까? "4등석이 없어서요."(웃음)

제가 대학 시절에 이 이야기를 읽고 감명을 받아 '나도 훌륭한 사람이 돼서 3등칸을 타고 누가 물으면 '4등칸이 없어서요'라고 대답해야지 결심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결심을 까맣게 잊고 있다가 2000년 파리에서 이 이야기를 다시 떠올릴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파리에서 르노자동차 회장을 만나 삼성자동차 매각 협상을 할 때였습니다.

삼성자동차 매각을 위한 많은 준비를 해서 르노자동차 회장을 만났습니다. 회장과 명함을 주고 받는데 명함에 적혀 있는 성이 '슈바이처'인 겁니다. 그래서 호기심에 "알버트 슈바이처 박사와 무슨 관계냐"고 물었더니 "내 할아버지입니다"라는 거 아닙니까. 치밀하게 준비해간 매각 협상 시나리오는 사라지고 반가운 마음에 어릴 적 우상의 자서전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회장에게 "당신 할아버지는 아마 르노 자동차를 타지 않을 것입니다"고 농담을 했습니다. "왜?"냐고 묻는 회장에게 슈바이처 자서전의 3등칸 이야기를 해줬죠. 그랬더니 회장은 할아버지 자서전의 표지는 봤지만 내용은 읽어보지 못했다면서 기억 나는 내용이 있으면 얘기해달라고 하더군요. 슈바이처의 자서전은 독일어 공부를 위해 외우면서 봤었는데, 신기하게도 수십년이 흘렀지만 그 자리에서 몇 가지 이야기들이 떠올라 독일어로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르노자동차 회장은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후 르노자동차는 삼성자동차를 인수했습니다. 한국에서 인수 기자회견을 하는데 르노자동차 회장이 인수 이유로 자동차 분야에도 전자 기술의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전자 기술이 자동차 분야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국의 주무 장관이 할아버지의 자서전을 독일어로 외우는 것을 보고 감동받은 것도 심리적 요인 중에 하나라고 대답하더군요. 여러분이 지금 공부하는 것들이 언제 어떻게 유용하게 활용될지 모릅니다.(웃음)

2000년, 한국은 여러 분야에서 구조조정을 했습니다. 삼성자동차 매각도 그 중 하나였는데, 당시 삼성자동차 채권을 갖고 있는 산업은행금융적 압박을 받아 회사를 얼마에 파느냐가 중요한 정책 기준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금융적 기준 보다는 산업적 기준이 중요하다고 주장했었습니다. 싸게 팔아도 좋으니 르노자동차가 한국을 아시아 지역 생산 판매 거점으로 세우게 해 자동차 산업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그런 주장을 하니 재무장관이 저를 회의에도 부르지 않더군요. 그리고 삼성자동차 매각에서 산업적 관점은 후퇴하고 금융적 관점만 남았습니다. 한국의 경제정책이 주로 금융적 차원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엿볼 수 있을 것입니다.

선진국 문턱에서만 8년
 

▲ 김영호 교수. ⓒ프레시안(최형락)

한국 경제는 중진국 함정에 빠져 있다고 합니다. '중진국 함정'은 주로 1인당 국민소득이 2000~5000달러를 돌파할 때 생긴다고 합니다. 못 살 때는 휴일도 없이 밤낮으로 일하던 국민들이 소득이 올라가면 휴일에는 쉬고 놀러도 다니면서 '헝그리 정신'이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국민소득이 올라가는 과정에서 소득 불균형이 심해지는데 불평등이 가장 심해질 때 근로 의욕이 떨어집니다. 선진국들도 기술 특허 침해 등에 대한 견제가 본격화되기도 합니다. 사회적으로도 환경오염이 심해집니다. 이런 성장 저해 요인들이 합쳐져 경제 성장 과정에서 중진국 함정에 빠진다고 합니다. 요즘 중국이 그렇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은 중진국 함정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벗어났다고 봅니다. 한국은 중진국은 이미 넘어섰고 선진국 문턱에 있는데, 7~8년째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문턱에 걸려 있습니다. 2만3000달러까지 올랐다고는 하지만 미국의 양적 완화에 따른 달러가치 하락 때문이지, 한국이 실질적으로 3만 달러에 이를 전망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를 '문턱 국가', '문지방 국가'라고 합니다. 우선 고용 없는 성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자리 10만 개를 만드는데 경제성장 1%가 필요하지만, 한국은 경제는 성장하지만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저성장 추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WLB(Work & Life Balance)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WLB도 현저히 악화되고 있습니다. 일과 삶이 분균형합니다. 일을 하자니 삶이 파괴되고, 가족을 중시하자니 일이 어려워지고. 가정 파괴 현상이 일어납니다. 아이를 안 낳습니다. 부모를 돌보지 않아 노인 자살 현상이 생깁니다. 출산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습니다. 자살률은 매우 높습니다. 1인당 노동시간은 2250시간으로 아주 높은 수준입니다. 2200시간이 넘는 노동 시간을 지속하면서 창조적인 경제를 기대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일본이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가는데 7년, 싱가폴이 5년 걸렸습니다. 우리는 8년이 지났는데도 당분간 전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GDP도 한국이 세계 10위일 때가 있었지만 15위까지 밀려났고, 경쟁력 지수는 24위입니다. 참, 위스키소비량은 세계 1위라고 합니다. 이게 한국의 현실입니다.

삼성이 잘 나간다고 하지만, 삼성 그룹 안에서도 잘 나가는 건 삼성전자 뿐입니다. 삼성전자 안에서도 핸드폰 뿐입니다. 삼성이 애플을 능가했다고 우리는 만족하고 있지만 착시 현상입니다. 지금은 세계화 시대입니다. 비행기를 타고 미국에 가고 유럽에 가서 세계화가 아니라, 수원 시내의 백화점의 한 진열대 안에 이탈리아, 스위스, 일본 제품들이 서로 경쟁되고 있는 것이 세계화입니다.

핸드폰 하나에도 디자인은 이탈리아, 핵심 부품은 일본, 조립은 중국에서 하는 등 세계화가 담겨져 있습니다. 가격 경쟁을 위해서라면 부품을 대만 산으로 바꿀 수도 있고 조립 노동력을 말레이시아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이 뿐입니까. 이 회사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영국, 일본, 미국 등 전 세계에 퍼져 있습니다. 세계 곳곳의 여러 생산 요소를 얼마나 잘 배합하느냐. 정보를 어떻게 잘 결합하느냐 경쟁력이고 세계 시장에서의 성패가 갈립니다. 세계화는 배 타고 비행기 타고 멀리 가는 게 아닙니다.

브레이크 없는 금융

요즘은 특히 더 어떻습니까. 하루에 세계에 유통되는 돈이 4조 달러라고 합니다. 하루에 거래되는 실물 무역액이 400억 달러 정도 됩니다. 금융 경제가 실물 경제의 100배입니다. 자동차 한 대는 수출하려면 만들어서 배에 싣고 이동해서 검역하고 다시 수송하고 한 달이 넘게 걸립니다. 그런데 금융은 영국에서 한국으로 돈 보내는데 클릭 한 번이면 됩니다. 한국에 50억 달러만 들어오면 주식과 채권 시장이 폭등하고, 반대로 빠져나가면 폭락합니다. 클릭 한 번에 순식간에 빠져나가기 때문에 예고도 없습니다. 개미들만 돈을 잃고 박살이 납니다. 이렇게 주식 가격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을 '붐꽝 경제'라고 합니다. 이런 해지 펀드들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며 '토빈세'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이걸 방치하는 게 무슨 금융정책입니까. 최근 해외 조세피난처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를 파헤친 곳은 아무런 힘과 권한도 없는 <뉴스타파>라는 작은 독립 언론입니다. 모든 힘과 권한을 갖고 있는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는 뭘 하고 있습니까.

한국은 내외부적으로 위기의 상황에 있습니다. 유럽은 재정적자, 미국은 재정절벽에 허덕이고 있고, 중국은 중진국의 함정에 경제가 주춤합니다. 일본이 대대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면서 엔저 현상으로 일본과 수출품이 60~70%가 겹치는 한국의 수출 품목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도 5대 부채(가계, 기업, 은행, 정부, 공기업)가 너무 많습니다. 실업률, 특히 청년실업률이 너무 높습니다. 취업 재수생이 사회 계층을 이루는 나라는 한국 뿐입니다. 중소기업, 벤처기업, 스타트업 기업이 실업을 해소해줘야 되는데 역부족입니다. 'LLL(lifelong learning: 평생교육) 시대'라고 하는데, 평생교육 시스템도 미비합니다. 93세에 책을 낸 피터 드러커는 제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Learning keeps me young"

유한킴벌리만 하더라도 4조 3교대제를 실시해 하루에 8시간씩 3일을 일하고 하루를 쉴 수 있습니다. 쉬는 하루에는 사내 대학을 다닌다든지 연수를 간다든지 평생학습을 받습니다. 평생학습이 가능한 사회가 경쟁력이 높은 사회입니다.

한국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고 봅니다. 중국의 핸드폰 제조 기술은 한국 턱 밑까지 왔다고 합니다. 조선업이 잘 나간다지만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게다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4~5년 안에 날지 않으면 길을 잃게 될 것입니다.

한국 경제 4~5년 안에 결판, 박근혜 정부 중책

박근혜 정부의 정책이 아주 중요합니다. 4.1 부동산 대책의 약효를 잃었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주택 가격 하락은 금융 파탄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중요한 문제지만 저는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시대를 졸업했어야 합니다. 그보다는 6월 정기국회가 중요합니다. 경제민주화 입법이 6월 국회에서 이뤄짐으로써 '위대한 6월'이 되기를 바랍니다.

정부에서는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시간제 고용을 늘리겠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노동시간이 2250시간 정도로 미국(1700시간), 독일(1200시간)에 비해 높습니다. 노동시간을 1800시간으로 줄여 일자리를 나누면 최소 300만 개의 일자리가 생깁니다. 그런데 노사정위원회에서는 노동시간을 1800시간으로 줄이기로 합의했지만 실시 시기를 유예했습니다. 기득권자들이 합의는 해놓고 실시 못하겠다고 하는 거 아닙니까.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노사정위원회가 사회적 대타협 역할을 할 수 있습니까. 한국노총은 전체 노동자의 5%도 대변 못합니다. 노조는 비정규직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조 마피아라는 말도 나옵니다. 경영과 소유가 구분되지 못하는 우리나라에서 경총은 경영자 집단입니까 오너 집단입니까. 대타협의 조건이 성숙돼 있지 않습니다.

정부에서 사회적 대타협에 승부를 걸어야 할 때입니다. 이런 시도에 대해 시민들은 격려하고 박수를 보내야 할 때입니다. 네루다의 시처럼 지금 날지 않으면 길을 잃습니다. 노사정위원회 멤버를 개편하고 헌법기관에 버금가는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봅니다.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도 사회대통합을 얘기했고, 야당도 안철수 씨도 대타협을 중요 정책 과제로 걸었지 않습니까.
 

▲ 김영호 교수 수원대 특강. ⓒ프레시안(김하영)


박근혜 정부, 사회적 대타협에 승부 걸어야

또한 지금 '엔저'라고 해서 아우성인데, 과거 제가 정부에 있을 때도 달러 당 엔화 환율이 101~105엔 사이를 오갔습니다. 그래도 한국은 수출을 많이 했습니다. 수출 가격 경쟁력에만 매달릴 시기가 아닙니다. 엔저 현상으로 수출이 껄끄럽기는 하지만 수입 하기에는 얼마나 좋습니까. 이럴 때 제대로 투자가 이뤄져야 합니다. 중국이 수출 중심에서 내수 소비 중심으로 변화하는 시기가 다가올 것입니다. 그 순간 중국이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탈 수 있는 투자가 필요합니다. 설비, 기술, 소프트웨어에 투자해서 한국 경제의 체질을 개선해야 할 시기입니다.

토빈세 얘기도 잠깐 드렸지만, 지금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회사 유휴자금, 사내 유보금이 너무나 많습니다. 10대 기업의 사내 유보금이 55조 원 정도 된다고 합니다. 놀고 있는 이 사내 유보금에 세금을 매기면 설비 투자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을 눈여겨 봐야 합니다. "호랑이를 타지 못하면 호랑이 밥이 됩니다."

 
 
 

 

/김하영 기자(=화성) 필자의 다른 기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 파헤친 진선미 민주당 의원

"내가 북한 프락치? 난 국정원 '조력자'다"

[인터뷰]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 파헤친 진선미 민주당 의원

13.06.05 19:57l최종 업데이트 13.06.05 19:57l

 

 

기사 관련 사진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을 파헤친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5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사과 해야 한다. 아무리 대선 국면이라지만 박 대통령은 '국정원 여직원 인권 침해'를 운운하며 문재인 후보에게 책임지고 사퇴하라고까지 얘기했다. 그런데 정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그렇다면 이 지점에서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대선 후보 TV 토론회 마지막 날인 지난해 12월 16일,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꼭지가 도는" 경험을 했다. 토론이 끝난 직후, "국정원 직원의 대선 관련 댓글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경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는 그만큼 황당한 일이었다. 그때 진 의원은 직감했다.

'오늘 발표는 경찰의 전면적 수사 개입이고, 그렇다면 국정원은 정말 뭔가 있구나.'

변호사 출신으로, '반추'를 직업 삼아 온 그의 직감은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국정원 직원이 수십 개의 아이디를 동원해 정치 관련 댓글들을 남겼음이 드러났다. 또, 진 의원이 폭로한 세 건의 문서들이 '직감'을 뒷받침했다.

진 의원은 지난 3월 18일 국내 정치 개입을 지시한 '원세훈 국정원장 말씀' 자료를 폭로했고 지난 달 15일에는 국정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향력을 차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문건을 공개했다. 이어 19일에는 역시 국정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좌파의 등록금 주장 허구성 전파로 파상 공세 차단' 문건을 내놨다.

첫 폭로 이후 진 의원 개인에게는 "북한 프락치냐"는 소리까지 쏟아졌다. 그럼에도 묵묵히 '제보 입수 → 사실관계 분석 → 폭로'를 이어갔다. 6개월여가 흐른 지금, 진 의원은 '국정원 저격수'로 떠올랐다. 그러나 정작 그는 '저격수'라는 표현을 꺼려했다. 오히려 자신은 "국정원·경찰의 대다수 조직원을 대변해주고 그들이 원하는 자리로 조직을 안내하는 조력자"라고 했다.

"'문재인 사퇴하라'고 몰아세운 박근혜 대통령, 사과해야"

의혹으로 시작한 정황들이 하나둘씩 사실로 굳어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5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한 진 의원은 "복잡한 심정"이라고 했다. 본인이 거짓말쟁이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사실이 아니길 바랐던 일들이 사실이라는 점에 만감이 교차한다는 것이다.

현재, 검찰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국정원을 동원해 정치 성향 댓글을 달게 했고, 이는 정치개입을 금지한 국정원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남은 쟁점은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 즉, 야당 후보를 떨어트릴 목적이 있었는지를 인정하는 문제다. 이 과정에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원 전 원장에게 선거법이 적용되지 않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진 의원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지지하는 당을 바꿀 만큼 중대한 사항인 4대강 문제에 대해 국정원은 전면적으로 나서 옹호 및 홍보에 나섰다"며 "이것만으로도 국정원은 선거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국정원 댓글 사건뿐 아니라 그 이전부터 진행된 국정원의 정치 개입 전반이 선거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선거법 위반이 인정될 시 현 정권의 정당성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예측에 대해서는 "이 문제를 덮는 거야말로 정권의 정당성을 위협한다"며 "상처를 째고 봉합해야 더 튼튼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는 필수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 아무리 대선 국면이라지만 박 대통령은 '국정원 여직원 인권 침해'를 운운하며 문 후보에게 책임지고 사퇴하라고까지 얘기했다. 그런데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그렇다면 이 지점에서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닌가."

또한, '권력기관 제자리 찾기'도 박 대통령이 해야 할 몫이다. 물론 민주당이 추진해야 할 핵심 과제이기도 하다. 진 의원은 "국정원이 권력을 악용할 여지가 없도록 제도를 아예 바꿔야 한다, 수사권도 떼내고 국내 정치 개입 여지를 최소화 해야 한다"며 "또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뭉개온 경찰·검찰에 대한 개혁도 추진돼야 한다"고 못 박았다.

그 신호탄이 국정조사다. 법적 평가가 아닌, 정치적 평가를 통해 권력기관의 개혁을 마련할 수 있는 단초가 국정조사라는 것이다.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지난 17·18대 때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다 시행했다"며 "우리가 악의를 가지고 수사를 좌우하려는 게 아니라 행정부의 견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려는 것이다, 국정원 사건 국정조사는 꼭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지금까지 드러난 건 '빙산의 일각'이라는 진 의원. 그에게 쏟아진 무수한 제보 가운데, 권력기관에 큰 타격을 입힐 '한 방'이 있다고 한다. 그는 "내가 가진 카드를 사용하지 않게 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 저격수? 난 진정한 조력자다"

다음은 진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전문이다.

- 국정원 정치 개입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난 지 벌써 6개월가량이 지났다. 어떤가.
"처음 문제제기한 당사자 중 하나로서, 많은 의혹들이 사실로 밝혀지는 것은 '내가 거짓말쟁이'가 아니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만감이 교차한다. 복잡한 심경이다. 차라리 내가 거짓말쟁이었으면 싶기까지 하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권력기관이 제자리를 찾게 해야 한다. 국정원이 권력을 악용할 여지가 없도록 제도를 아예 바꿔야 한다. 국정원의 수사권도 떼어내고, 국내 정치 개입 여지를 최소화 해야 한다. 또 경찰, 검찰은 지금까지 민주주의, 법치주의를 뭉개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 이들 사법기관에 대한 전면 개혁도 추진돼야 할 것이다."

- 그 6개월 동안 진 의원은 국정원 '저격수'가 됐다.
"난 저격수라는 말이 싫다. 난 진정한 조력자다. 조직의 물을 흐리는 사람들은 조직 그 자체가 아니다. 오히려 국정원·경찰의 대다수 조직원을 내가 대변해주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자리로 조직을 안내하는 조력자 역할을 하는 거다.

선배 국회의원들마저 나를 만나면 '이제 인생 종친 거 아니냐'며 겁을 준다. 국정원이나 경찰이 나를 끊임없이 예의주시할 거라는 것이다. '휴대폰, 신용카드, 차량 내비게이션' 이 세 개만 있으면 국정원과 경찰의 손아귀에 있을 거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그 조직 내에서 옳은 생각을 하고 제대로 일하는 분들이 나를 지지해줄 거라고 믿는다. 배반당하면? 응징하고 또 새출발 해야지."

- 국정원 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뭔가.
"2012년 대선 후보 TV 토론회 마지막 날인 12월 16일. 박근혜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무섭게 몰아쳤다. '인권 변호사라는 사람이 가녀린 여자의 인권을 침해했다, 선거 공작이다'라며 마구 몰아붙이더라. 그 직후 나온 경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가 꼭지(?)를 돌게 했다. 내 안에 숨어 있던 정의감이 튀어나왔다. 너무 황당한 거다.

조사 결과가 나온 지 30분 만에, 그것도 저녁 11시에 수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게 말이 되냐. 그때 '이건 경찰의 전면적 수사 개입이고, 그렇다면 국정원에 정말 뭔가 있구나'를 반추하게 됐다. 변호사들은 증인이나 당사자가 유달리 감추려는 문제가 있으면 이를 반추해 문제가 있음을 끄집어낸다. 딱 그거였다.

아니나 다를까, 그날 이후 전면 공세가 펼쳐졌다. 당시 문 후보는 상승세를 타고 있었는데, 선거 공작을 했다는 덤터기를 써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었다. 결국 대선은 황당하게 끝이 났다. 대선 패배의 후유증을 추스를 새도 없이 국정원 문제에 전면 개입하게 됐다.

'북한 프락치'라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지냈다. 그런데 내가 문건을 폭로하고 검증해도 '민주당은 뭐하냐'며 5개월 내내 욕을 하더라. 행정부가 나서서 국정원에 문제제기하고, 그 일을 한 새누리당 정권을 공격해야 하는데 민주당만 욕한다. 무슨 동력이 생기겠냐. 참 힘들었다. 그런 환경 속에서 찾아내고 또 찾아낸 우리 의원실 식구들이 신통방통할 따름이다."

- 그동안 세 건(원세훈 원장의 국정원 정치 개입 지시 문건, 박원순 서울시장 영향력 차단·반값등록금 문건)의 국정원 관련 문건을 폭로했다. 각각의 문서는 어떻게 입수했나.
"원세훈 원장 지시 말씀은 제보를 통해 알게 됐다. 박원순 시장과 반값등록금 관련 문건은 우편물로 의원실에 배달됐다. 우편물 소인이 4월 20일이더라. 이틀 전 경찰이 허망한 수사 결과를 발표한 후다. 제보해주신 분이 '이래서는 안 되겠다' 생각해서 내게 문건을 보낸 거 같다."

- 각각 폭로한 문건을 보면, '원장님 지시 말씀'에 담긴 내용이 '반값등록금' 문건으로 구체화 돼서 실천된 게 아닌가 싶다.
"널려 있던 구슬을 지금 와서 꿰어보면 그렇다. 원세훈 원장은 2009년 2월에 취임해 정권 말까지 장기 집권한 사람이다. 그 분이 한 달에 한 번 꼴로 부서장과 회의를 했고 그 핵심 내용을 정리해서 모든 직원이 볼 수 있는 게시판에 올려 놓은 게 '원장님 지시 사항'이다. 내용을 보면, 국정원이 4대강을 홍보하고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에는 친북·종북 좌파라는 멍에를 씌우는 게 골자다.

문건이 갖는 엄중함 때문에 사실관계를 최대한 파악해보려 했는데, 위조 여부를 판단해볼 때 90% 이상 위조가 아니라고 판단돼서 공개한 거다. 국정원 내부에서만 쓰는 속어들이 다수 등장했고, 또 문건에 거론된 실명들이 이를 뒷받침했다. 상식 수준에서 판단해봐도 국정원의 정치 개입에 대해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원세훈 원장이 선거법 위반한 게 아니다?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선관위는 선거 쟁점을 임의로 정해 특별히 주의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당시 쟁점 이슈가 무상급식과 4대강이었다. 시민단체들이 목소리를 높이던 사안이고, 찬반 목소리를 내는 게 그들의 존재이유임에도 자의적으로 제한을 둔 것이다.

당시 원세훈 원장은 '4대강 홍보'에 올인하고 있었다. 4대강은 그에 대한 평가에 따라 지지하는 당이 바뀔 문제였다. 그런데 국정원이 전면적으로 나서서 4대강을 옹호하고 이에 대해 문제제기 하는 사람을 막으려 한 것이다. 그런데도 법무부 장관이 선거법 위반이 아닐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게 있을 수나 있는 일인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는, 당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는 게 탄핵 사유였다. 당시 선관위가 유권 해석을 내려줘 탄핵에 더 힘을 받았다. 이번에는 권은희 수사과장이 선관위에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에 대한 의견을 물었는데 어떤 유권 해석도 내놓지 않았다. 결국, 전면적 관권선거였던 것이다. 동조의 카르텔이 너무나도 막강해서 밝혀내기 어려울 뿐이다. 개탄스럽다."

"지난 대선은 전면적 관권선거... 동조 카르텔 너무 강해"

- 선관위에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작동했다는 건가?
"선관위가 본인이 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안 한 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자기 비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사건의 성격상 제대로 입증되지 못해, 법률적 처벌이 가해지지 않는다고 해도 할 수 있는 데까지 드러내야 하지 않겠나. 선거 때마다 시시비비가 일어나 사회 동력이 낭비되면 되겠나. 사안에 대한 철저한 사실관계 파악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재발되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하는 개혁 조치들이 취해져야 한다."

- 이런 카르텔 속에서는 뭘 해도 문재인 후보가 못 이겼던 거 아닌가.
"이제 와 보면 그렇다. 뭔가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된 거 아니겠나. 국회에는 강제 수사권이 없어서 발견하려야 할 수가 없는데, 나한테 제보가 들어오고 사건의 실체들이 조금씩 드러났다. 이런 걸 보면 국운이 완전히 쇄하진 않은 거 같다.(하하) 중요 국면에서 한 건씩 나왔다. 작은 조각이 나타나 그 나름의 역할을 했다."

- 검찰 수사, 잘하고 있다고 보나.
"경찰 수사 때문에 4개월이 지연됐다. 지난 4월 18일, 경찰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을 수뇌부가 망가트렸다. 검찰이 이어받아 국정원 압수수색도 하고. 사실 압수수색은 3~4번은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정원에 대한 가열한 견제가 있어야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이만큼 사실을 밝혀내고, 법무부의 압박을 버텨내고 본인들 의지를 관철시키려 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번에 검찰이 뜻을 관철시키면 검찰개혁의 한 장을 열 수 있을 것이다."

- 검찰이 제 역할을 하고 있다면, 국정조사는 필요 없는 거 아닌가.
"사건에 법적인 의미만 있나? 권력 기관이 어떻게 권력을 남용해왔고 이를 어떻게 규제할지 제대로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정치적 평가를 위한 자료 확보가 필요하다. 때문에 여야 합의에서 검찰 수사가 완료되는 시점에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내건 거 아닌가. '검찰 수사가 미비할 시'라고 적시하지 않았다.

이번에 경찰이 수사를 한다며 4개월이 낭비되지 않았을 것이다. 국회가 본래 할 역할인 경찰 견제가 제대로 됐다면 그런 일도 없었을 것이다. 이런 점이 국정조사를 해야만 함을 방증하지 않나. 우리가 악의적으로 수사를 좌우하려는 게 아니라 행정부의 견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려고 하는 거다. 그럼에도 싸그리 못하게 하는 건 문제가 많다. 지난 17·18대 국회에서도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다 시행했다. 국정원 사안에 대해서는 당연히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

- 국정원 정치 개입 사건 관련, 이제까지 드러난 건 전체의 어느 정도라고 보나.
"빙산의 일각이라는 표현이 딱 맞다. 정보기관의 특성상 본인들에게 불리한 서류들은 다 폐기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둘씩 튀어나오지 않나. 고구마 줄기처럼 밑에 숨겨진 것들이 훨씬 많을 거라고 본다."

- 그 고구마 줄기를 캐낼 정보를 갖고 있는 건가.
"내가 가진 카드를 사용하지 않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 선거법 위반 문제는 결국 정권 출범의 '정당성'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있는 거 아닌가.
"이 문제를 덮는 거야말로 정당성을 위협한다. 상처를 째서 봉합하면 오히려 튼튼해질 수 있다. 애써 모른 척하면 곪아 어느 순간에 감당 못하게 된다. 현재까지만 해도 명백하게 밝혀진 사실들을 거짓으로 정리한다고 정당성이 보호될까? 그거야말로 정권의 정당성을 위협하는 길이다."

- 박근혜 대통령은 이 사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보나.
"사과해야 한다. 본인이 대선 국면에서 한 행동들을 다시 한번 되돌아봐야 한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는, 아무리 대선 국면이라지만 문 후보에게 책임지고 사퇴하라고까지 얘기했다. 그런데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거 아닌가. 그렇다면 이 지점에서 사과해야 한다. 또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하고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 어느 정권보다도 극명하게 권력 기관에 대한 개혁 조치를 단행하겠다고 밝혀야 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승만은 현충일을 왜 6월 6일로 했나?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3/06/06 09:47
  • 수정일
    2013/06/06 09:4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오늘은 제58회 현충일입니다. 호국선열을 추모하고 전몰장병을 위로하는 현충일은 6월 6일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왜 현충일이 6월 6일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국가기념일이 역사적인 날짜에 맞춰 (일부 국가기념일은 역사상 오류를 범하고 있기도 한다) 선정되는 데 비해 현충일과 6월 6일이 무슨 연관 관계가 있는지 기원조차 대부분 잘 모릅니다.

현충일은 1956년 4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의해 '현충 기념일'로 처음 지정됐습니다. 그런데 당시 현충일을 6월 6일로 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국가기록원에서 밝히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현충일은 왜 6월 6일인가?>

1956년 4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의해 6월 6일을 ‘현충기념일’로 지정하고 공휴일로 정하였다. 현충일을 6월 6일로 제정한 이유로, ‘6월은 6·25 사변일이 들어있는 달이고, 24절기 중의 하나인 제사를 지내는 망종이 6월 무렵이며, 1956년의 망종이 6월 6일이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일반적이다.

1975년 1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면서 ‘현충일’로 명칭이 변경되었고, 1982년 5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해 법정기념일에 포함되었다. (출처:국가기록원)


국가기록원에 따르면(국가기록원도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단순히 설로 표현) 현충일이 6월 6일인 까닭은 6월에 한국전쟁이 일어났고, 24절기 중의 하나인 망종을 따라 제사 형태를 취했다고 합니다.

<망종(芒種)이란? : 망종이란 까락 곡식(까끄라기가 있는 곡식 : 보리, 벼 등)의 종자를 뿌려야 할 적당한 시기인 24절기의 하나로 태양 황경(黃經)이 75°에 달한 날, 즉 6월 5일, 6일 또는 7일이 된다. 옛적에는 이 시기가 보리 베기와 모내기에 적당한 시기이다. 따라서 조상들은 이 시기에 보리를 수확하게 해 준 것에 대한 감사와 모내기를 한 벼들이 풍년이 들게 해주기를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는 풍습을 가졌다.>

현충일에 대한 공식적인 제정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6월 25일 한국 전쟁이 일어난 것을 기념하는 의미가 더 강하다면 굳이 현충일을 따로 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느냐는 의문도 듭니다.

'순국선열기념일을 아십니까?'

아이엠피터가 현충일이 왜 6월 6일인가에 대해 의문을 갖는 이유는 현충일의 제정 이유 때문입니다. 현충일의 제정 이유를 보면 '국권회복을 위하여 헌신,희생하신 순국선열과 전몰호국용사의 숭고한 애국,애족정신을 기리고 명목을 기원하기 위함이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국권회복, 즉 일제 강점기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위한 기념일은 이미 대한민국에 있었습니다.

 

 

 


 

 

1939년 임시정부 의정원은 11월 21일 임시의정원 정기회에서 지청천 등 의원 6명의 제안으로 11월 17일을 '순국선열 공동기념일'로 지정하고, 다음 해부터 법정기념일로 제정하여 광복 이전까지 기념행사를 주관, 시행했습니다.

임시정부가 11월 17일 '순국선열 기념일'로 정한 이유는 11월 17일이 을사늑약(을사조약은 일본에 의해 강제로 맺은 조약이기에 을사늑약이 적합하다)이 있던 날이고, 이날을 전후에 많은 애국지사들이 자결하거나 국권 회복을 위해 자신들의 몸을 내던졌고, 우리의 슬픈 역사와 순국선열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결정했습니다.

1945년 이후 49년까지 김구선생과 이승만 대통령이 참석하던 순국선열추모행사는 한국전쟁 이후 정부에서 주관하다 박정희 정권에서 정부행사가 폐지됐습니다. 그러나 광복회 등 유족 단체 등이 그 명맥을 유지했고, 1997년 법정기념일로 제정됐습니다.

'현충일은 6월 25일로, 순국선열기념일은 더 큰 행사로'

'아이엠피터'는 6월 6일 현충일도 순국선열을 기리고 11월 17일도 순국선열을 기리는 복잡함이 있다면 아예 현충일을 6월 25일로 바꿔 한국전쟁의 아픔과 당시 희생된 전몰장병을 위로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낫다고 봅니다.

그리고 현재 유명무실한 '순국선열기념일'을 부각하여 정말 일제 강점기 희생당한 우리의 진정한 애국지사들을 위로하고, 그들을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갖는 일도 큰 의미이자, 앞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교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기념일을 정하느냐는 기념일에 담긴 의미가 있어야 합니다.

 

 

 


2010년 정부는 곽재우 장군이 경남 의령에서 의병을 일으켰던 음력 4월 22일을 양력으로 환산해 6월 1일을 '의병의 날'로 제정했습니다. 의병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겠다는 '의병의 날'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지만, 그래도 이런 기념일도 다 정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현충일은 국가에서 정한 근거가 너무 빈약합니다. 그저 6월이 한국전쟁이 일어난 달이고, 그해 망종이기 때문이라는 설로 모든 것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현충일 태극기 조기게양법.현충일은 순국선열에 대해 조의를 표하는 날이기 때문에 태극기를 다는 방법이 경축일과는 다르다. 깃봉과 깃면의 사이를 깃면의 너비세로)만큼 내려 조기로 게양한다.

 


지금은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겠지만 (네이버 지식인에 가보면 현충일은 왜 6월 6일인가요?라는 질문이나 현충일 기원을 묻는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수십 년이 지나면 도대체 왜 6월 6일이 현충일로 정했는지조차 아예 모를 수 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현충일에 대한 근거가 빈약하다면 국가가 법정기념일로 제정하여 널리 알릴 수 있는 의미 있는 날로 바꾸는 부분도 우리가 생각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봅니다.

' 이승만은 왜 제1회 현충일에 참석하지 않았는가?'

1956년 6월 6일 제1회 현충 기념일이 열렸습니다. 당시 현충일 행사는 '제1회 전몰장병추도식'으로 거행됐으며, 동작동 국립묘지에서 함태영 부통령과 대법원장, 정부 각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조포와 국민의례 행사 뒤에 당연히 있어야 할 대통령 추도사가 갑자기 생략되고, 이승만 대통령을 대신해서 국방장관이 헌화하고 함태영 부통령의 기도 후에 행사는 끝났습니다.

 

 

▲현충일 행사에 참석한 유족을 위로하는 함태영 부통령. 출처:동아일보

 


제1회 현충일이자, 한국전쟁이 끝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열린 전몰장병추도식에 왜 이승만은 참석하지 않았을까요? 이유는 1956년 5월에 제3대 대통령 선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1948년 제정된 헌법과 1952년 헌법 제55조에 따르면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한다. 단, 재선에 의하여 1차 중임할 수 있다'고 규정했기 때문에 이승만은 원칙적으로 대통령 선거에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1954년 '사사오입'이라는 전대미문의 개헌을 통해 이승만은 제3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합니다.

 

 

 


제3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승만을 위협하던 신익희가 서거하자 이승만은 대통령에 당선됩니다. 그러나 당시 자유당 이승만은 대통령 선거를 보고 깜짝 놀랍니다. 죽은 신익희를 추모하기 위해 그를 기표했던 투표수가 무려 185만표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승만이 서울에서 득표한 표가 20만5천여표인데 무효표가 28만4천표라는 사실은 만약, 신익희가 사망하지 않았다면 이승만이 대통령이 되지 않았을 수 있었으리라는 예상도 가능했었습니다.

서울 유권자의 76.9%가 자유당 이기붕이 아닌 민주당 장면을 선택했던 사실을 보면서, 이승만과 자유당 이기붕은 간담이 서늘하면서도 국민이 괘씸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충일 기념식 행사장에 놓인 구조물. 출처:동아일보

 


살아있는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죽은 자를 기리는 국민이 이 정도였다는 생각인지, 아니면 저들의 죽음에 자신이 얼마나 많은 책임이 있는지 알고 있는지, 그도 저도 아니면 행사조차 참석하기 어려운 노환이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망종이기 때문에 제정한 국가적인 제삿날에 '국부'라 칭송을 받는 인물이 참석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승만과 우리의 현대사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전쟁 전에 이승만은 어설픈 국방력을 가지고도 '북진통일'을 외쳤댔고, 그 결과 북한의 남침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국민은 사지에 몰아넣고 자신만 살겠다고 도망친 인물입니다.

<이승만은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이틀만인 6월 27일 서울을 떠났고, 대전에서 전화로 국군이 북진 중이라며 서울 시민을 안심시키는 방송을 녹음하여 방송했다.>


오늘은 현충일입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이름 모를 전장에서 죽은 수많은 호국 영령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죽음 이면에 국가 권력자들이 제대로 국가를 경영했다면 조금은 그 희생이 줄어들 수 있었지 않느냐는 반문도 해봅니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분들에게 고개 숙여 명복을 빌며, 항상 고맙고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