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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즘에 맞선 아버지, 팔레스타인 위해 나선 아들

김시몬 기자

simonn0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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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23살 청년 노아 미를라흐 감독

휘슬러 영화제 초청 '케이블 스트리트의 후예'

89년 시차…같은 거리서 체포된 유대인 부자

아버지는 파시즘에, 아들은 이스라엘에 맞서

미를라흐 "불의에 대한 저항의 뿌리는 같다"

파시즘 저항은 선…팔레스타인 연대는 위험?

"유럽에선 팔레스타인 문제 말하기도 어려워"

"시위 중요…함께 모여 말하는 행동이 중요"

"젋은 유대인들 달라…팔레스타인 지지 많아"

“이스라엘이 모든 유대인을 대변하지 않아”

독일 영화제서 정치적 이유로 수상 못하기도

한국 촛불·응원봉 혁명 "전 세계가 본받아야"

영화 더 디센던트 오브 케이블 스트리트(The Descendant of Cable Street)를 연출한 노아 미를라흐 감독이 22일 시민언론민들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10.22. 김성진 기자

1936년 10월 4일, 영국 런던에서 파시즘에 맞서 거리로 나섰다가 유대인 남성이 체포됐다. 89년이 흐른 2025년 10월 4일, 그의 아들도 같은 날 같은 거리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아버지는 유대인을 박해하던 영국 파시스트에 맞섰고, 아들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연대를 표명하며 시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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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도, 저항의 대상도 달랐지만 두 사람을 거리로 이끈 것은 불의에 맞서야 한다는 신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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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출신의 23살 영화 감독 노아 미를라흐(Noah Mirlach)는 유대인 부자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영화 〈더 디센던트 오브 케이블 스트리트(The Descendant of Cable Street·케이블 스트리트의 후예)〉에 담았다. 영화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영국의 유대인 활동가 토니의 이야기를 통해, 과거 파시즘에 맞섰던 저항의 역사가 오늘날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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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를라흐 감독은 22일 오후 시민언론 민들레와의 인터뷰에서 "서구 언론에서는 파시즘에 대한 저항을 선하고 명예로운 일로 묘사하면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은 반유대주의적이거나 위험한 것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며 모순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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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영화를 만든 이유를 "두 저항이 사실 같은 뿌리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핵심은 불의에 대한 저항"이라면서 "시위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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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열리는 제3회 서울국제휘슬러영화제에서 24일 오전 11시에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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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노아 미를라흐 감독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영화 더 디센던트 오브 케이블 스트리트(The Descendant of Cable Street) 중 한 장면. 2026.10.21. 서울국제휘슬러영화제 집행위원회 제공

- 영화에서 '시위대는 가장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감독님은 시위대의 어떤 점이 아름답다고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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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자들에게는 공감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많은 것들 중에, 가장 중요한 것들 중에 하나가 연민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에서 토니는 '시위자들은 자신의 원칙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이라고 말합니다. 저도 그보다 더 완벽하게 표현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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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 영국 드라마 '피키 블라인더스'에도 나오는 파시스트 정치인 오즈왈드 모즐리가 영화에 등장합니다. 영화 주인공 토니의 아버지는 1936년 모즐리의 파시즘에 맞서다 체포됐습니다. 아들 역시 89년이 지나 같은 날 같은 거리에서 팔레스타인을 위한 시위를 하다 체포됐습니다. 두 사건을 영화에서 다룬 이유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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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에 대한 저항이라는 공통점 때문입니다. 토니의 아버지는 유대인들을 차별하고 박해하는 파시즘에 저항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와 같은 방식으로 가자 사람들을 학살하고 박해하는 이스라엘에 저항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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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언론에서는 파시즘에 저항하는 행동을 선하고 명예로운 것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스라엘에 저항하면 반유대주의적이거나 위험하다고 봅니다. 제가 이 영화에서 두 이야기를 중요하게 생각한 이유는 사실 이 두 행동이 같은 뿌리(불의에 대한 저항)에서 나왔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1936년 10월 4일 수천 명의 런던 시민들이 오즈왈드 모즐리가 이끄는 영국 파시스트 연합의 이스트엔드 행진을 막기 위해 거리로 모여들었다. 토니 에이트먼, 영국 '더 소셜리스트'(The Socialist).

- 영화 주인공으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유대인이 나옵니다. 친팔레스타인 활동을 하는 유대인은 같은 유대인 공동체 안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지 궁금합니다. 반유대주의자라는 비판이나 갈등에 놓일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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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유대인은 때때로 '자신을 혐오하는 유대인' 또는 '잘못된 유대인'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유대인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세대 차이도 있습니다. 젊은 유대인들은 기성세대 유대인들보다 팔레스타인을 더 지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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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학살의 피해를 당했던 유대인이 지금은 팔레스타인을 학살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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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을 분리해서 봐야 합니다. 모든 유대인이라고 해서 모두가 시오니즘(조상의 땅이었던 팔레스타인 지방에 유대인 민족 국가를 건설하는 운동)을 지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영화 속 주인공이 보여주듯 이스라엘 국가는 모든 유대인을 대변하지 않습니다. 유대인과 이스라엘 사람들을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문제는 이스라엘 국가 자체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종교나 성서 구절을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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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에서 '영국의 가장 한심한 법'이라고 소개한 '팔레스타인 액션' 관련 법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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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액션은 지난 2020년 영국의 군사기술 업체들을 주요 대상으로 삼는 시위 단체입니다. 영국의 공군기지에 들어가 항공기에 빨간색 페인트를 뿌린 일도 있었습니다. 그 사건으로 이 단체는 금지됐고, 테러 조직으로 지정됐습니다. 이후 사실상 단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드러낼 수 없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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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없는 한심한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자에서 벌어지는 집단학살과, 주로 노인들이 피켓을 들고 앉아 시위하는 모습을 비교해보죠. 집단학살은 괜찮고 트라팔가 광장에 앉은 사람들은 테러리스트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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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액션을 지지한다'라고 말하거나, 그런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거나, 피켓을 들 수도 없습니다. 많은 이들이 강하게 비판하는 이유는 그들의 행동이 테러라는 표현에 맞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사람들을 테러의 대상으로 삼은적도 없고 해를 입히지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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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액션이 재산을 훼손했다면 형사범죄로 책임을 물을 수는 있겠죠. 실제로 항공기를 훼손했으니까요. 하지만 그것을 테러리즘이라고 하는 발상은 터무니없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더 디센던트 오브 케이블 스트리트(The Descendant of Cable Street)를 연출한 노아 미를라흐 감독이 22일 시민언론민들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10.22. 김성진 기자

- 이 영화가 독일 영화제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상을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팔레스타인 문제를 다룬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은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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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조사를 많이 하셨네요. 제 고향 뮌헨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영화제가 끝난 뒤 심사위원들이 제게 다가와 '당신에게 상을 주고 싶었지만 정치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이 두려웠다'고 말했습니다. 더 정확히는 심사위원 중 일부가 정치적 입장을 취하는 것을 두려워했다는 뜻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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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는 팔레스타인이 아닌 다른 정치적인 문제를 다룬 영화들에는 상을 줬습니다. 개인이나 그 영화제만의 문제라기보다 독일, 나아가 유럽에 존재하는 큰 문제입니다. 유럽 사람들은 대부분 팔레스타인 이야기가 나오면 말하는 것을 몹시 어려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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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위가 교통 문제 등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을 준다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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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때문에 겪는 불편과 사람들이 항의하는 사안의 심각성을 비교해 보면 그 불편은 사실 아주 작은 것일 수 있다고 봅니다. 시위대가 이루려는 목표는 사람들이 그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저는 시위를 방해 행위로 여기지 않고, 공동체 사회에서 시위는 삶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시민언론민들레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노아 미를라흐 감독의 팔목에 팔레스타인 연대를 뜻하는 팔찌가 채워져 있다. 2026.10.22. 김성진 기자

- 한국에서도 2024년 12월 3일 불법 비상계엄 당시 시민들이 국회로 달려가 민주주의를 지켰고, 이후 촛불과 응원봉을 들고 거리에서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한국 시민들의 저항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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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상황을 알고 있었고 계속 지켜봤습니다. 정치에서 일이 심각하게 잘못 돌아갈 때 한국처럼 사람들이 빠르고 헌신적으로 대응하는 나라가 또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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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매우 풍부한 시위 문화가 있고, 많은 사람이 거리로 나오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알기로 한국 정치에는 부패도 있지만 책임을 묻는 문화도 있습니다. 국민들이 책임 추궁을 강하게 이끈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도 탄핵됐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 역시 시위 운동에서 시작된 일입니다. 매우 인상적이고, 한국을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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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분단 문제에도 관심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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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는 사람들의 의식 속에 동독과 서독 사이의 구분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차이가 여전히 있다고 말하지만, 독일 남부에서 자란 젊은 사람인 저는 그런 차이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자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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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출신이라서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남·북한 문제에 관심이 큽니다. 한국은 분단 문제뿐만 아니라 일본이 강제 점령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한국의 언론인들과 영화인들을 만나 인연을 만들고 싶습니다. 한국의 역사와 관련한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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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지금도 독일이 분단돼 있다면'이라고 상상해 본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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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우울했을 것 같습니다. 오늘날 한국이 현대 세계에서 그 상상에 가장 가까운 사례 같습니다. 매우 가혹하고 우울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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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는 학교에서 역사를 배울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홀로코스트와 독일 분단입니다. 올해 초 베를린에서 국가의 적으로 의심받던 사람들을 수감하던 감옥과 같은 장소를 방문했습니다. 역사 장소들을 직접 보고 경험하면서 그 시대를 상상하기도 합니다."

 

더 디센던트 오브 케이블 스트리트(The Descendant of Cable Street) 포스터. 노아 미를라흐가 연출한 영화 포스터. 2026.10.9. 서울국제휘슬러영화제 집행위원회 제공

-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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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는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도 많은 것은 이루지 못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식을 많이 확산시켰고,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운동도 커졌습니다. 앞으로 몇 년 동안 나타날 영향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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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전하고 싶은 것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행위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입니다. 트라팔가 광장이나 다른 곳에 앉아 피켓을 드는 것만큼 단순한 행동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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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아름다운 시위 문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를 한국에 가져오게 되어 설렙니다. 한국과 영국의 많은 사람들은 민주주의와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일에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알립니다|티켓 예매 ①디스트릭 홈페이지 ②영화관 '서울' '아트하우스 모모' 선택 ③날짜 선택 10월23~25일 ④영화제 기간 보고 싶은 영화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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