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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한국 언론이 보도하지 않는 '프랑스 시위'의 진실

[목수정의 바스티유 광장] 약탈은 방치, 평화시위엔 최루탄... 프랑스 경찰이 의심스럽다

26.10.22 07:38ㅣ최종 업데이트 26.10.22 07:38

▲지난 17일, 파리 공화국 광장에서 열린 ‘높은 생활비’에 항의하는 시위에서 시위대들이 경찰의 물대포를 피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지난 17일, 프랑스에선 많은 일이 있었다. 크게는 '집회'와 '약탈'이다. 그 두 가지 사건은 각각 다른 시간대에 벌어졌고, 서로 다른 목적을 지니는 사건이지만 긴밀한 연관성을 지니는 것도 사실이다. 대부분의 미디어는 온통 후자의 사건에 대한 보도만으로 지면을 채우며 전자의 사건을 지웠고, 후자의 사건이 마치 전자의 사건과 같은 것인 양 호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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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로 집회의 메시지를 지우고자 한 사람들이 있었다면, 그들은 분명, 집회를 주도하거나 적극 참여한 사람들은 아닐 것이다. 여기서는 이 두 사건을 1막과 2막으로 나누어 전하며 둘의 연관성을 이야기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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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막. 집회

▲미래에 다시 희망을 갖게 해주어 아이들에게 고맙다고 전하는 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여한 커플목수정

17일에는 프랑스 전역에 걸쳐 크게 두 단위의 집회가 조직되었다. 하나는 9월 초부터 예고되어 있던 노동조합들과 '노란조끼' 운동 세력의 연대 집회다. 그들은 공공 서비스 축소와 물가 상승에 항의하기 위한 집회를 준비했다. 또 다른 집회는 9월 말부터 전국적으로 판이 커진 고교생들의 집회다. 처음엔 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각자의 학교를 봉쇄하는 등 학교 앞에서 소박하게 시작했다. 하지만 경악스러운 폭력으로 답해온 경찰 탓에 연대의 불꽃이 전국 단위로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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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6일과 13일 집회에 각각 45만 명(주최 측 집계)이 모였고, 17일 토요일엔 더 많은 인원이 모여들 것을 모두가 예측하던 상황이었다. 고교생과 대학생 연합이 공동 주최하며, 거기에 교사, 학부모 단체들이 합세한 이 집회는 교육 환경 개선과 경찰 폭력에 항의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노란조끼 집회와 학생 집회는 시간대도, 행진을 위해 신고한 장소도 달랐지만, 경찰은 두 집회 주최 측이 신고한 장소(전자는 오페라-바스티유 광장, 후자는 공화국 광장-콩코드 광장)허가를 거부하고, 두 집회를 모두 공화국 광장에서 출발하도록 변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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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날 오후 1시경에 지하철로 공화국(République)역에 도착했다. 역에 내리자마자 지하 통로에서부터 매캐한 최루탄 향이 밀려왔고, 출구 쪽으로 다가서자 모든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집회는 2시부터 시작되지만, 1시부터 예정된 오케스트라 누보 몽드의 연주를 보기 위해 일찍 도착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오케스트라는 자취를 감춘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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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디딜 틈 없이 빽빽하게 사람으로 들어 찬 광장의 하늘은 이미 최루탄 연기로 까맣게 뒤덮여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경찰은 오케스트라가 연습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들을 향해 최루탄을 투척했고, 고통 속에서 연주를 강행하던 음악가들은 결국 공연을 포기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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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시작 전 비처럼 쏟아진 최루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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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일이다. 5년 전부터 사회적 투쟁에 음악으로 함께 해오던 오케스트라 누보 몽드가 최루탄의 공격으로 연주를 중단한 것도, 집회 시작 전부터 경찰이 최루탄을 비처럼 쏘아대는 광경도. 경찰이 안전한 집회를 바랐다면, 도저히 할 수 없었을 일이다. 오케스트라의 차분한 연주만큼, 사람들의 마음을 평화와 환희로 채워줄 수 있는 집회의 시작이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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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된 합법적 집회에 모인 사람들을 향한 무차별 최루탄 투척은 노골적이고 불법적인 방해이자 괴롭힘이다. 이렇게 전력을 다해 시위대를 괴롭히는 경찰들에 둘러싸여 있었건만, 광장에서 마주치는 대부분의 얼굴들은 밝았다. 사회가 전진하길 바라는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희망을 얻고, 승리를 다짐했다. 서로가 들고 나온 피켓을 보며 웃고 환호하며 서로를 응원했다. 최루탄이 5분마다 괘종시계 소리처럼 터질 때, 사람들은 일제히 야유를 보냈고, 이런저런 구호를 함께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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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LFI(프랑스 좌파정당)에 의해 조종당하지 않아. 너희들이나 CNEWS(프랑스 극우방송)에 조종당하지 마.목수정

"오늘 밤은 우리 엘리제궁에서 자자"

"얘들아 고마워, 너희가 미래에 새 희망을 주었어"

"우린 LFI(굴종하지 않는 프랑스, 좌파정당)에 조종당하지 않아. 너희들이나 CNEWS(극우 성향 방송)에 조종당하지 마"

"부자에게 세금을"

"당신들이 우리 애들을 희생시키면 우린 당신들을 혁명의 제단에 제물로 바칠 거야"

"모두 함께 자발적 복종에 저항하자"

"복종을 거부하는 자들이 세상을 진보시킨다"

"우린 루이 16세의 목을 잘랐어. 마크롱, 우린 다시 시작할 거야"

"옜다, 여기 당신이 원하던 '전진하는 공화국'"(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이 처음 만든 정당 이름이 '전진하는 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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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켓 문구들은 결연하고, 발랄하며, 대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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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 막힌 광장, 그 속에 갇힌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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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은 점점 더 이상 들어설 자리가 없을 만큼 사람들로 가득 차기 시작했는데, 2시가 넘어서도 광장에서 출발하는 행렬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둘러보니 사방이 꽉 막혀 있었다. 공화국 광장은 사방으로 모두 12개의 길이 나 있는 거대한 광장이다. 경찰은 광장으로 오는 길을 하나만 빼고 모두 막아, 사실상 사람들이 들어올 수도 나갈 수도 없게 만들어 놓았다. 열어놓은 단 하나의 길은 나가려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광장은 매우 위험하게 느껴졌다. 순간 다른 곳으로 가야겠다 싶어 다시 지하철을 타려 했는데, 10개의 지하철 출구도 모두 닫혀 있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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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도모하는 것은 무엇인가? 순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2시가 넘어서도 광장에서 출발하는 행렬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나는 프레스카드를 보여주며 광장을 벗어났고, 오페라 광장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조금 걷자, 거기선 또 끝도 없는 사람들의 행렬이 내가 떠나온 공화국 광장을 향하고 있었다. 그들은 광장 안으로 갈 수 없고, 분명 다른 길로 우회해야 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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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경찰의 이해할 수 없는 방해로 시위대는 그날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걸어야 했다. 마침내 몽마르트르 언덕 아래 클리시 광장으로 가는 행렬이 물꼬를 터서 행진이 시작되었지만, 너무나 많았던 시위대는 여러 곁가지를 내며 걸어야 했다. 대략 6시쯤, 모든 집회가 마무리되고 지친 사람들은 하나둘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집회장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었던 피켓 문구 " 부자에게 세금을"목수정

유명 배우들의 잇따른 지지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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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들의 너무나도 정당한 요구 '존엄한 교육환경에서 모두가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는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던 상황이었고, 그들에 대해 경찰이 벌여온 폭력은 전 세대로부터 분노를 자아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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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배우들도 앞다투어 그들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 지난주에 개봉한 영화 <레 미제라블>에서 장 발장 역을 맡은 배우 뱅상 랭동은 8일 공영 라디오 방송 프랑스 앵테르(FRANCE-Inter)에 나와 말했다.

젊은 세대가 이처럼 정당하게 자신들의 요구와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정말 보기 드문 일입니다. 그들의 요구는 진정으로 내 마음을 움직입니다 (…) 파리의 고교생들이 내건 훌륭한 구호가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특권이 있다. 우리는 그것을 나누고 싶다.' 대기업과 기업을 이끄는 사람들, 그 학생들의 부모들까지 같은 말을 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소피 마르소도 11일 이탈리아 민영방송 노베(NOVE)의 한 토크쇼에 출연해서 "학생들은 자신들이 존엄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뜻을 표하기 위해 거리에 나왔다. 젊은이들은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것이 걱정스러운 이유는 그들이 바로 미래 세대이기 때문이다"라고 전하며 그들에 대한 지지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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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뤼팽>에서 주인공을 맡은 오마르 시도 14일 프랑스 앵테르에 나와 "이 아이들은 우리의 아이들이에요. 우리의 미래라고요. 그들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고, 입을 다물게 하고, 폭력으로 대하는 건, 너무나 무책임하고 한심한 일입니다"라며 당국의 태도를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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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여론의 호의를 한 몸에 받으며 상승세 중인 고교생 시위와 노조-노란조끼 세력이 같은 날 집회를 연다는 것은 정부엔 악몽에 가까운 일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정부는 어떻게 해서든 고교생 시위대를 꺾어야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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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를 향해 험악해지는 여론 속에 교육부 장관은 조속히 3000여 명의 대체 교사들을 교사 부족 지역에 배치할 것을 약속했고, 최초의 발화 지점이던 생텍쥐페리 고교는 9월 말 부족한 교원 충원도 완료했지만, 그것으론 점화된 불을 끄기에 충분치 않았다. 학생들은 공교육 예산 확대, 교직원 충원, 교육 환경 개선, 대학 입학 선발제도 개혁 그리고 경찰의 시위 진압 중단을 요구했다(프랑스는 교사가 결근할 때, 교육의 중단이 없도록 지역마다 '대체 인력 교사 제도'를 갖추고 있다. 프랑스 중고교에는 약 1만 명의 대체 교사가 있으며 이들에 대한 처우는 일반 교사와 같다. 그러나 특정 지역에서는 교사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지역별 불균형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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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약탈

▲지난 17일 군중들이 파리에서 프랑스 식품 기업 ‘피카르(Picard)’ 매장의 창문을 부수고 있다.AFP/연합뉴스

반나절 파리 전역에 흩어져 있던 집회장을 돌아다니다 6시가 채 되기 전, 기진맥진하여 집에 돌아왔다. 친구들과 집회에 간 딸은 밤 10시가 넘어서야 돌아왔다. 아이는 서울의 종로 거리에 해당하는 리볼리가를 걸었는데, 지금 그 길에 있는 가게들이 털리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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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이는 놀라운 사실을 전했다. 경찰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와서 가게들이 털리고 있는 현장을 한참 바라보다가 최루탄을 던지거나 한두 명을 잡아 겁을 줄 뿐, 물건을 들고 나가는 사람들을 보고도 전혀 잡으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집회는 이미 오래 전에 끝났는데, 파리의 가장 번화한 거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노골적인 약탈을 경찰은 눈으로 보고도 개입하지 않았다?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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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다음날 신문을 보니 파리에서만 200~300개 가게의 유리창이 깨지고, 상가가 털렸으며 경찰은 거의 개입하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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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8일 <르몽드(Le Monde)>가 보도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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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젠타 대로의 휴대전화 상점 주인 자히룰 아잠은 가게가 공격 받는 한 시간 사이에 경찰에 다섯 번이나 전화했지만, 경찰은 약 20명의 복면을 쓴 공격자들로부터 그를 보호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고 했다. 그 사이 도둑들은 아이폰 50대, 삼성 휴대전화 70대, 컴퓨터 약 50대, 현금 8000유로를 훔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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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마르셰 대로에 있는 한 오토바이 상점에서는 오후 6시 30분경 시작된 약탈이 3~4시간 동안 거의 아무런 방해 받지 않고 이어졌고, 약탈범들은 천천히 물건을 실어 날랐다. 주민들은 경찰에 전화했지만 소용이 없었고, 경찰차가 그 앞을 지나면서도 약탈범들을 쫓아내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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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탐사보도매체 <메디아파르(Mediapart)>는 "경찰청은 시위대를 파리 동부와 북부에 묶어두려 했으나 수천 명이 서쪽(대통령이 있는 엘리제궁쪽)으로 진출했고, 시위대 규모에 크게 압도당한 경찰은 엘리제궁 방어에 집중했다"며 경찰의 발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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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경찰의 이토록 소극적인 태도는 대통령궁과 무관한 마르세유에서도 똑같이 목격된다. 상점들이 약탈당하고 거리 시설물에 불이 붙었는데 경찰들은 실질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는 <메디아파르>의 현장 보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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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에서 상인들을 만난 파리 시장 에마뉘엘 그레구아르는 일간지 <리베라시옹(Libération)>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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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범들이 경찰관 단 한 명도 마주치지 않고 상점에서 상점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이는 17일 밤, 그가 만난 피해 상인들이 이구동성으로 전한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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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게 시위하던 시민들을 집요하게 둘러싸며 괴롭히던 경찰들이 정작 작정하고 가게를 털고 있는 약탈범들은 눈앞에서 보고도 잡지 않았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무능'보다는 '기괴함'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의도적 방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 제기와 더불어 경찰 지휘부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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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의혹들... 정부가 '좌파 연루설'까지 퍼트리나

▲이 사진은 지난 18일 파리에서 ‘생활비 상승’에 반대하는 전국적 시위와 함께 발생한 폭동 및 약탈 사태 다음 날, 엘리제 궁에서 연설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모습이 방송되고 있는 텔레비전 화면을 담고 있다.AFP/연합뉴스

좌파정당 LFI의 대표, 장뤼크 멜랑숑은 "경찰 지휘부가 의도적으로 혼란을 조직했으며, 충돌을 일으키는 것이야말로 이 치안 유지 전략의 목적인 것처럼 보인다"라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또한 "경찰이 공화국 광장으로 향하는 길을 차단하고 최루탄을 계속 발사해 집회 자체를 심각하게 방해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멜랑숑은 이날 상인들이 입은 모든 피해를 치안의 의무를 완전히 저버린 국가가 배상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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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시장 에마뉘엘 그레구아르 역시 17일, 경찰력 배치가 어떻게 결정됐는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정부에 요구하는 한편, 경찰이 공화국 광장 접근을 매우 이른 시각부터 봉쇄하면서 광장에 진입하지 못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시위대가 3-4그룹으로 쪼개지게 만들면서 혼란을 초래한 점도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러한 폭력 행위는 지난 몇 주 동안 자신의 목소리가 정당하게 받아들여지기를 요구해 온 젊은이들의 주장으로부터 관심을 돌려놓는다는 점에서 더욱 분노스럽다"고 말하며, 시위대와 폭력 행위자들을 명백히 구분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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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보호단체 블룸(BLOOM)의 창립자인 저명한 환경운동가 클레르 누비앙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것은 정부가 감행한 도박이었다"라고 단언하며, "정부는 의도적으로 평화적인 시위대를 진압하는 데 경찰력을 집중시키고, 약탈범들은 방치함으로써 시위 전체를 폭력적인 운동으로 보이게 만들려 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와 언론이 만들어낸 서사는 소셜미디어에 드러난 현실 앞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거리에 있었던 사람들은 모두 경찰이 아무런 개입도 하지 않는 가운데 약탈과 파괴가 벌어지는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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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무부 장관은 이날 약탈과 방화 등에 가담한 자들이 극좌 진영의 인물들이라고 말한 반면,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는 파리 검사장 로르 베퀴오는 19일 아침, 프랑스의 대표적 최대 민영 방송 TF1에 출연해 장관의 말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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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제가 확보한 정보로는 장관의 그 주장을 전혀 확인해 드릴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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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아파르>는 19일, 경찰 정보기관의 한 간부가 동료들과 주고받은 서면 메시지를 입수, 폭로했는데, 그 안엔 상부로부터 경찰 간부에게 고교생 시위 관련한 사태의 배후에 LFI당이 있다고 적으라고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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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하기 난감한 일들이 있어요. 지역 정보기관들의 판단으론 객관적으로 사실이 아닌데도, 우리는 LFI가 이 운동의 배후에 있다고 명시적으로 쓰라는 요구를 받고 있어요. 그러면 정치적 개입이 되는 거죠.

이 보도가 나간 후, LFI는 내무부 장관을 고소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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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10월 17일 토요일 파리에서 방화나 약탈 등의 행위로 지금까지 구금된 사람은 557명이고, 그중 77%인 433명이 성인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고교생 시위 초기에 체포된 사람들 가운데 미성년자의 비율이 높았던 것과는 연령 구성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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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마크롱은 18일 저녁 텔레비전에 나와 "파괴한 사람, 도둑질 한 사람, 우리의 공화국을 무너뜨리려 하는 사람,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라고 무서운 얼굴로 말했다. 그러나 그는 경찰의 치안 실패로 피해를 입은 상인들,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손에 중상을 입은 소년, 신원이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집회 중 사망한 시민 한 명에 대해서는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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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아탁 프랑스(ATTAC France)'에 따르면, 마크롱 정부 10년간 GDP 대비 500대 부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에서 45%로 증가했다. '아탁 프랑스'는 이를 두고, '부자들을 위해 국가 재정을 조직적으로 강탈한 행위'라며 마크롱 정부를 저격했다. 이번 집회 참가자들이 '부자 과세'를 결론처럼 들고 나오며, 이번 싸움의 본질을 "계급 투쟁(luttes des classes)"이라 부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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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 사복 경찰의 존재... 커지는 의구심

▲지난 18일 샤틀레-레 알 근처에 위치한 스나이프스 매장의 창문을 부수려 하는 사람들.AFP/연합뉴스

항상 시위가 끝날 때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옷을 입고 복면을 쓴 날렵한 몸의 사내들이 우르르 나와 경찰과 시비를 벌이고, 거리 상점의 유리를 깨는 모습을 파리 사람들은 익숙하게 보아왔다. 주류 언론들은 손쉽게 그들을 방리유의 불만 많은 청소년들이라 불렀다. 하지만 그들 중 사복 경찰이거나 경찰이 심어놓은 프락치가 있다는 소문도 들려왔다. 실제로 이번 시위에서도 복면을 쓴 사복 경찰이 시위대 사이에 있다가 적발되는 사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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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첫 번째가 LFI 소속 유럽의회 의원이 현장에서 적발한 복면의 사복 경찰이다. 10월 2일 랭스의 고교생 시위에서 얼굴을 가리고 사복을 입은 남성이 시위대 사이에서 물건을 던지다가 현장에 있던 앙토니 스미스 의원에게 발각되어 정체를 추궁당했고, 이틀 뒤, 랭스 검찰은 그 남성이 실제 경찰관이었다고 확인해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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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에는 프랑스 온라인 매체 <브뤼(Brut)>의 기자 레미 뷔진이 파리 북부 도시 오베르빌리에의 고교생들이 시위하다가 숨어들어간 음식점 앞에서 사복 차림의 경찰관이 경찰봉으로 유리창을 가격하는 장면을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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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7일 일간지 <위마니테(L'Humanité)>는 <시위대에 잠입한 '파괴범 경찰관들': 신화인가, 현실인가?"(Policiers casseurs" infiltrés dans les manifs : mythe ou réalité?)>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최근 실체가 드러난 일부 사복 경찰들의 존재, 그들의 역할과 최근 고교생 운동에서 제기된 의혹들을 다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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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정황이 17일의 약탈과 방화범들 중에도 그런 인물들이 있다는 근거로 연결될 수는 없을 터이나, 신뢰를 잃은 정권과 경찰은 이제 이런 의심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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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파리의 많은 상점들은 약탈당했다. 그러나 약탈당한 것은 상점들만이 아니었다. 수십만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외치려 했던 메시지도 함께 빼앗겼다. 그 메시지를 누구에게, 어떻게 빼앗겼는지 묻는 일은 이제 시작되어야 한다. 다음 집회는 10월 24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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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고교생 #마크롱 #약탈 #프락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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