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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오는 동지들에게
추석 인사를 대신하여
연휴 동안 하루에 몇번씩 읽고 있는
고은 선생의 시집 "허공" 중에서
한 편을 뽑아서 드립니다.
내 말과 글로 인사드릴 여유 없음을 미안해하며...
사랑에 대하여
-고은
칸첸중가 혹은 에베레스트에는
사랑 따위 없소 필요없소
그 천년 빙벽에
그 천년 폭풍만 있어야 하오
팔천 미터 아래
나지막이
거기 어느 골짝에 사랑 있소
거기 오래 묵어
쉰내 나는 사랑 있소
물이 사랑에 주려
아래로만 흘러가고 있소
허나
저 아래 바다
거기에는 사랑 없소 전혀 필요없소
높지 말 것
넓지 말 것
사랑은 첫째 작고 시시할 것 바람벽에 홑적삼 걸릴 것
대자대비 아니오 박애 아니오 그저 사랑은 무명 맹목의 그 사랑이오
....쓰는 김에
재미있게 읽은 것 덤으로 한 편...
학
-고은
금방 두 날개 접으시고
내려앉은 학이시여
임이시여
만번이나 고상하셔라
무슨 헛소리이신가
이 물속
참붕어 한 마리
오로지 그 한 마리
그야말로 학수고대로 노리시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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