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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 서울역에서 있은 'KTX 새마을 투쟁승리를 위한 민주노총 문화제'는 뉴코아 홈에버 파업 노동자들에 대한 경찰병력에 의한 강제 연행에 항의하는 집회를 겸했다.
모처럼 서울역을 들썩거리게 하는 스피커 용량이 시원했다.
뉴코아 홈에버 파업투쟁과 강제 연행은 독재정권 시절 분신투쟁처럼 눈물이 속으로 맺히어 아린, 가슴 아픈 분노를 안겨주었다.
파업에 참여한 아줌마들. 그들은 평생 파업이나 데모의 주인공이 되리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을 것이다. 80만원짜리 일자리. 하루 10시간씩 서 있는 작업환경. 그들이 그런 일을 하게 된 배경은 각자 다를 것이다. 그러나 누구 하나 절박하지 않은 이 있으랴...
그런데, 이랜드 자본은 혹여나 이들이 정규직이 될까봐 사정없이 짤라버렸다. 참으로 잔인하단 말 이외 달리 할 말이 없다.
저들은 경찰 권력을 투입하고, 강제 연행을 하면서 노동자들이 법을 어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써비스 연맹 위원장은 법을 어긴 적이 없다고 강하게 항의하지만, 사실 법을 어기면 또 어떠랴. 법이란 게 정의는 아니지 않는가? 사람의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본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반 인간적, 야수적 조항으로 가득한 법 좀 어기면 어디 대수랴. 그런 법을 어기지 않는다는 게 오히려 저들에게 야합하는 게 아닌가?
차라리 법의 본질을 폭로하고, 법과 정치와 우리 아줌마들 삶이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가 다수가 되면 우리가 자본을 탄압하는 법을 만들어 공권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을, 이랜드의 폭군 박성수를 체포하고, 경총에 공권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 악법에 정면으로 맞서는 불복종 운동으로 나아가는 게 올바른 투쟁방향이 아닐까?
오늘 강제 연행이 되었고, 많은 이들이 구속되겠지만, 내일 또 2진으로 점거투쟁에 나서고, 또 연행되면 또 나서고, 그러면 나처럼 어영부영하는 사람도 3진이나 4진 쯤으로 나서서 다른 사람들이 후미를 이울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터인데...
2.
오늘 집회는 원래 KTX 노동자 파업(해고)투쟁 500일을 기념한 것이었다.
휴~ 500일이 얼마나 긴 세월인가. 물론 더 한 곳도 많이 있지만...
오늘 투쟁문화제는 여러모로 특색이 있었다. 공공노조 소속 예술인 조합원의 다양한 노래와 공연이 그러했고, 특히 내겐 걸개그림이 그랬다.
문화제 걸개그림
우선 예술작품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작품성이 놀라웠다.
정말 걸개그림처럼 보랏빛으로 가득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초롱한 꿈이 밤하늘의 뭇별처럼 반짝거릴 수 있다면... 인간으로 살 수 있다면...
그러나 돈의 권리 앞에 사람의 꿈도, 사람 자체도 사라져야 하는 현실이 가슴 저리게 아프고, 화가나고, 눈물이 난다.
부디 우리 노동자들이 꿈도 꾸고, 자아도 실현하여 하늘의 별처럼 반짝거리는 세상이 빨리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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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1 : 6시에 집회에 참석해 서울역 쪽 계단에 앉아 있어 무대 걸개 그림을 온전히 보지 못해 해가 떨어지기 전에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이내 아쉽다.
사족 2 : 그래도 neoscrum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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