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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hongsili님의 [오로라를 찾아서 ] 에 관련된 글.
지도의 축적도 확인해보지 않고 한 30분 걸어가면 되겠다고 지레 단정해버린 바보같은 여행자들... ㅡ.ㅡ
과연 죽기 전에 볼 수는 있는겐가 끊임없이 의심하면서 빗길을 헤메인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네...
많은 사람들이 강추한 인류학 박물관 (MOA, Museum of Anthropology)
전시물 자체도 좋았지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박물관의 구조와 조경 또한 너무너무 맘에 들었고,
무엇보다, 전시물을 알뜰하게 보여주는 아이디어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우리는 바람같이 열었다가 닫아버리는 간송미술관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관리의 어려움을 감히 짐작이야 한다만.. 이렇게 친절하게 모두, 공간은 빡빡하지만 가급적 많이, 알뜰하게 보여준다면 얼마나 더 좋을까....
내가 좋아하는 나무들, 계곡.. 그리고 약간의 모험...
어디 기어올라가고 아슬아슬한 다리 건너는 게 은근 내 취향인 것 같아...
그 와중에 낙서하지 말라는 안내.....
"빡쎄" 라는 한국어의 위엄 ㅋㅋ
물의 힘을 보여준다.
15년, 25년, 50년 동안 떨어진 물방울들이 돌에 남긴 흔적....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
to be continued
몇 년 전 캐나다 오타와에 출장을 가서 우연히 보게 된 어떤 자료에
캐나다에서도 겨울이면 오로라를 볼 수 있다는 글이 실려 있었다.
전기가 찌릿......
알랭 드 보통은 그의 책 <여행의 기술>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 또 가계에 파탄을 일으킬 정도로 돈이 많이 드는 긴 여행이 열대의 바람에 살짝 기울어진 야자나무 사진 한장으로부터 시작될 수도 있다..."
오로라를 실제로 볼 수도 있다는, 이전에 생각조차 못했던 것을, 그 우연히 마주친 짧은 문장들을 통해 이제 소망하게 된 것이었다.... ㅋㅋ
2012년이면 지구가 은하계에 안녕을 고할 것이라는 믿거나 말거나 예언에 근거해보자면,
이제 이 기획이 실행에 옮겨질 수 있는 것은 2011년이 마지막...
여행은 구체적으로 소망되고, 본격적으로 기획되었다.
캐나다의 관문이랄 수 있는 뱅쿠버는 일종의 '우기' 였다.
여름에 청명한 날씨로 명성이 드높은 곳이지만, 겨울은 매일매일 비....
딱히 춥지는 않지만, 관절이 쑤시는 그런 으슬으슬한 날씨의 연속....
하지만, 고즈넉하고 축축한 분위기는 지구종말을 기다리는 자들의 여행에 아주 걸맞았다. ㅋㅋ
쇼핑 거리 일부를 제외하면 관광객도 드물었다...
평화로운 듯했지만 나름 파란만장한 도시 투어였다.
가두리 양식장인 줄 알았던 것이 수상비행기 주차장이었다는 점이 가장 충격인 도시 ㅋㅋ (해상 주유소도 있어!!!)
심지어, 2010 동계올림픽 기념 조형물을 보고, 나는 담배꽁초를, 도끼는 클립톤 행성을 떠올렸다.
우리는 예술적 감각이 없나봐.... ㅡ.ㅡ
그래도 canadian icon 이라고 나름 자랑인 해변의 구조물들이, 세빛둥둥섬보다는 실용적이고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스탠리 공원은 너무 아름다웠다.
버스 아저씨의 말로는,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도심 숲이란다. 그 중에서도 365일 24시간 개방되는 것으로는 유일하다고....
우리 맘대로 이름을 붙인 공원 입구 스탠리 박 선생님은, 모든 피부색과 종족, 관습을 가진 이들이 언제나 이 공원을 이용하고 즐길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이토록 평화로운 공원을 뛰어다니며 좋아 어쩔 줄 모르는 개들을 보고 있노라니,
(별로 원하지는 않지만) 만일 환생을 하게 된다면 뱅쿠버의 개로 태어나면 좋겠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닐스의 모험에 등장했던, 거위는 어떻냐는 도끼의 의견도 있었지만, 나는 반댈세...
사냥 시즌이면 총상입고 죽을 수도 있고, 맹수한테 잡아먹힐 수도 있잖아.. 그런 죽음은 슬퍼.. ㅡ.ㅡ
사람들이 다니는 길에서 불과 5분만 들어가면, 오로지 하늘밖에 안 보이는 울창한 수림....
도끼는 나의 꼬임에 빠져 숲에서 길을 잃을까 내심 걱정도 했다... ㅋㅋ
온통 나무들 뿐인 공간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보온병 커피를 마시며, 귓속에는 Sigur Ros 의 음악 ...
한 구비만 지나면 작은 호수, 또 다른 한 구비를 지나면 태평양....
지상 낙원이 여기인가....
to be continued...
벌써 2주 전이라니....
미친듯한 일정 속에 다녀왔고, 다녀와서도 완전 정신줄 가출....
하지만, 여행을 다녀오지 않았다고 해서 여유 있을 생활은 아니었어...
놀 때는 다 잊고 놀아야 여한이 없는 법... 비록 나중에 타죽는 한이 있어도... ㅡ.ㅡ;;
도착한 밤에, 나후가 2인승 SUV로 3인을 손님으로 모시겠다고 공항에 나왔다.
두 명은 짐칸에 장판깔고 앉아서 꼬불꼬불 밤길을 달렸다네 ㅋㅋ
본격 여행 첫날,
우리끼리 맘대로 이름붙이 두바이 다리 ㅋㅋ
숙소에서 외돌개 가는 길에 동네 슈퍼 아자씨가 '꼭' 가봐야 한다고 해서 들렀음...
이건 영락없는 두바이 버즈 뭐시기 7성급 호텔과 똑같이 생겼음 ㅋㅋ
그리고 외돌개... 를 포함하는 올레길 7코스는 정말 아름다웠다.
몽고군이 분장한 (?) 외돌개 바위가 무서워 못 쳐들어왔다는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도 정겹고...
산삼으로 깍두기 담가드시는지 올레길을 누비고 다니는 어르신 무리도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코스는 생각보다는 약간 험했다... 하지만 적당하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수준....
나는 무상무념....... 저무는 가을 속에서 호연지기가 모락모락....
마지막은 비를 만나면서 뜻하지 아니하게 '강정마을'에서 마무리...
투쟁단 천막에서 서명하고 긴~ 설명도 듣고, 귤과 차도 얻어먹고...
사실 우리한테 긴 설명 안 하셔도 된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중간에 말을 끊을 수가 없어서리..... ㅡ.ㅡ
우리는 저 해안 건너편 한참 떨어진 곳에서 크레인 무리만 보고 그곳이 강정인 줄 짐작했더랬다..
참 안어울렸다... 그 아름다운 풍광에....
저녁은 제주시내에서 '밤에 피는 장미'를 만나 거하게 제주 흑돼지로 배를 채웠다
형은 우리 일행을 부끄러워하며 미친듯이 수다를 떨었다. 여자들이 너무 걸신들린 것 같다구 비난하면서 ㅋㅋ
나는 양쪽 다 창피했다 ㅋㅋㅋㅋㅋㅋ
본격 여행 이틀째
영실코스로 윗새오름에 올랐다.
아침에 약간 이슬비가 내리고 기온이 떨어져서 인지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고즈넉이란 이런 때를 위해 만들어둔 말일 것이다.
키작은 대나무로 덮인 중턱을 지나, 비폭포와 병풍바위를 마주했을 때 호연지기 급상승...
그리고 험난한 (?) 계단을 기어올라, 비 때문에 생긴 작은 징검다리들을 건너뛰어
마침내 탁트인 고원에 이르렀을 때 또한번 호연지기 대상승...
내려올 때는 어리목을 통해서 올라온 것으로 추정되는 고등학생 수학여행 일당 3백명과 같이 하산....
조용하게 키웠던 호연지기가 정신사나와서 다 날아가버리는 경험.. ㅡ.ㅡ
내려와서는 제주도립 박물관에서 가이드 투어했는데, 우리팀 때문에 가이드 샘이 몇 차례 당황...
서울로 과거보러 가다가, 부친상이 나서 상경하다가... 그러다가 표류해서 중국으로 흘러가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얼마나 황당한가 말여... 완전 날벼락이지... 근데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 이야기를 듣더라구 ㅜ.ㅜ
저녁은 다시 나후와 맛난 제철 방어회로 배부르게....
그리고는 담날 아침에 상경하여 사무실로 출근.... 우리는 성실한 직장인...
주먹밥 싸가지고 돌아다니고, 숙소도 알음알음 싸게... 저녁은 계속 얻어먹고...
결국 3박 4일 동안 여행 경비는 총 4만 2천원 ㅋㅋ (뱅기도 마일리지로...)
가장 사치를 부렸던 일은 까페에 가서 4천원짜리 커피와 빵을 사먹었던 일....
알뜰하고도, 즐겁고, 행복했던 발걸음..
오랜만에 만난 나후와 밤에 피는 장미 모두 반가웠어요... (고깃집 사장으로 오인받았던 장미 형 부인한테도 감사 ㅋㅋ)
날씨도 화창한 올해의 '마지막' 연휴 사흘 내내 일을 해야 한다면 그것은 너무나 가혹한 처사....
그래서 양평 국수리에 살고 있는 L의 가정 방문을 하고 왔다.
지하철은 고통의 시간이었다.
아무도 안 일어났고 (ㅜ.ㅜ),
마침 읽고 있던 9백 페이지짜리 책 (이렇게 두꺼운 줄 모르고 대출신청했어!!!)은 손모가지를 꺾어놓는 듯했다.
그래도, 그녀와 돗자리에 삶은 밤, 식혜, 사과, 막걸리 등속을 챙겨 구둔역사 철길 옆, 은행나무 밑에
돗자리 깔고 누워 고 정은임 아나운서의 FM 영화음악을 팟캐스트로 들으며
책도 읽고 수다도 떨고....
마침 팟캐스트는 2003년 10월 어느 날의 것이라, 바로 오늘 이야기라 했어도 다르지 않았을 듯...
해질녘 구둔 역사.... 요즘 좀처럼 보기 힘든 옛날 그 모습...
하루에 상행선, 하행선 모두 합쳐 예닐곱 차례밖에 없단다..
우리가 머물던 중 지나간 그 귀한 열차....
그리고 노을로 물들어가는 먼 하늘.... 한쪽 구석에는 손톱달...
행복한 하루 ^^
올 여름은 유난히 비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사진들도, 어찌 보자면 차분한 가운데 심도가 느껴지고, 어떤 것들은 귀신 나올 것 같은 우중충.. ㅜ.ㅜ
#. 메이지 신궁
지난 7월 초 일본 출장 때 스케줄이 한 타임 비어서 시내에 위치한 메이지 신궁에 구경갔다...
흐리고 무더운 날이었고, 신궁에 대한 안내는 심기에 거슬렸다.
메이지 천황 부부의 죽음에 대한 온국민적 추모 열기에서 지어지게 되었다니.... .
이 때가 한창 제국주의적 침략이 노골화되던 시기....
도심 한 가운데 그토록 울창하게 수목들이 보존될 수 있다는게 부럽기도 하고,
연합군의 공습을 피해간 것에 알 수 없는 묘한 정서적 이물감....???
사진들이 좀 호러영화 스러운.... ㅡ.ㅡ
#. 소안도
서울역노숙인 진료소 학생들 섬활에 강의하러 다녀옴...
학생들은 더위와 노역, 마지막날 물놀이에 지쳐 내 강의 따위엔 관심도 없었어... ㅜ.ㅜ
익히 짐작이야 했지만 뭐.............
아침에 집 출발해서 거의 열시간 만에 섬에 도착...
매일 서울에서 비만 보다가 땡볕을 보니까 '잠시' 반갑기는 했는데 어찌나 뜨거운지 원...
가기전에 노가다 장에게 이 곳이 독립운동 유적지라는 이야기를 듣고 잉? 했었더랬다.
아니, 그 구석에 있는 작은 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게야, 도대체 상상이 안 갔었는데...
가보니 참... 찡하더라는....
정작 지배계급이 한양에서 나라 팔아먹고 식민지 지배가 천년만년 지속될 거라며 황당한 짓거리들 벌일 때, 이 곳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니....
일본인 순찰조를 처단하기 위해 등대섬을 기어올라가는 불령선인들의 모형은, 그 조잡함 때문에 더 짠하더라는...
그리고 사진에서 민족교육을 위해 세운 소학교에서 여학생들이 나란히 교육받는 모습도 뭉클....
마을 분들이 어찌나 자부심이 높으신지 첨엔 뭔 일인가 했는데...
박물관에 나열된 이름들의 갯수가 정말 이 작은 섬마을에서 모두 비롯되었다고는 믿기지가 않을 지경....
항상, 나라는 엄한 놈들이 망쳐놓고, 이렇게 민중들이 땅에서 박박 기며 그 나라 찾아오거나 살려냈다는 우리네 슬픈 역사가 그대로 재현된 공간....
#., 비오는 전등사
약간 흐린 날씨에 정말 '눈이 부시게 푸르른' 숲과 논밭의 작물들을 보며
블루베리 한 상자 먹은 약효를 체험 ㅋㅋ
눈이 막 선명해지는 것 같은 느낌....
지난 달에 산수유 매화 보러 남도에 다녀왔었다. (그걸 이제 올려...ㅡ.ㅡ )
꼭 포스팅을 해야 한다고 누가 쪼아대는 건 아니지만,
일더미에 묻혀 있다가도 문득 돌아보는 나들이 포스팅들이
상큼한 자극이나 한숨 돌리게 하는 위안이 된다는 점에서 '저축' 삼아 올린다.
#1. 구례 산수유 마을....
아침 7시 반에 양재역에서 버스에 올라 잠시 휴게소에서 화장실 다녀온 것 말고는 정말 눈 잠깐 붙였을 뿐인데, 벌써 구례에 도착해 있었다.
당시, 꽃샘 추위 때문에 산수유가 완전히 만개하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평일, 조용한 마을,
따뜻한 기운과 함께 나른하게 피어오르는 산수유 무리는
'봄'을 실감케 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내가 기억하는 산수유는 학생 때 국어교과서에 나온
"...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오신 붉은 산수유 열매..."
근데 정작 같이 간 주먹도끼는 이걸 기억하지 못했다. 나만 이상한 사람 됨... ㅡ.ㅡ
기이하게 촌스러운 산수유 열매 동상 (?) 도 나름 귀엽고
사진은 못 찍었지만 멀리서 바라본 산수유 대형 동상도 유쾌 ㅋㅋ
돌담길의 예쁜 그림도 정감 넘친다
#2. 광양 매화마을
매화마을로 이동하는 동안 도끼와 나는 창밖 도로변 하얀 꽃의 정체를 두고 갑론을박했다.
먼저 주먹도끼는 그것이 매화라고 주장했지만,
내가 그럴리 없다. 내가 아는 매화는 좀더 분홍색이라고 반박했다. 그자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나는 그것이 '배꽃'이라고 추정했다.
근거는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시조에 따라 배꽃은 봄에 피고, 또 하얀 색이며, 과수원처럼 생긴 곳에 중점적으로 피어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둘다, 자신은 없었다.
버스에서 열심히 아이폰을 검색해봤지만 결론을 내리기에는 양쪽 다 근거가 부족했다.
남한에서 제일 아름답다는 섬진강변을 열띤 토론(?)과 함께 지나며 매화마을에 도착해서 알게 된 것은...
매화가 눈처럼 하얀 것부터 빨간 색까지 아주 다양하더라는.. ㅡ.ㅡ
내가 예전에 낙안읍성에서 본 분홍 매화는 그 중 하나...
매화는 한심했을 것이다.
자기가 누군지도 모르는 인간들이 꽃구경이랍시고 천리길을 달려왔다니.. ㅜ.ㅜ
매화는 아름답고,
매실을 담가둔 항아리들의 풍경은 평화로웠으며,
작은 대숲은 청명했다.
이렇게 봄 향기를 실컷 맡고,
심지어 현지에서 지인들에게 엄청 자랑질 문자를 날려댔으나,
약효는 믿을 수 없을만큼 짧았다.
정말 일주일도 안 가..... ㅜ.ㅜ
약발이 짧은 만큼,
자주 다녀야 한다는 것이 결론이다.
보아하니 지구 멸망도 얼마 안 남은 것 같은데,
올해 목표 중 하나인 한 달에 한번씩 나들이 간다는 꼭 지켜보자!!!
원래 반야봉의 낙조 감상으로 2010년 마무리를 하고자 했으나
예상치 못한 폭설로 난데없는 지리산 3대사찰 기행...
하마터면 불가에 귀의할 뻔했음.. ㅡ.ㅡ
구례에 내려가는 길, 기차 안에서 내다본 풍경은 저랬다. 기온은 영하 10도 육박...
숙소 쌍산재의 다른 손님들이 폭설 때문에 모두 예약 취소...
우리끼리 그 아름다운 풍광 즐김.
방바닥 구들은 절절 끓었지만 외풍 때문에 오똑한 콧부리는 냉동과 해동 반복 ㅜ.ㅜ
그저 내 코가 높아서 벌어진 일이라 자책하며 괴로워함
날이 맑은 날 다시 찍은 대문 앞 정경...
장수의 비결이라는 당몰샘...
일단 가까운 화엄사부터....
쌍산재 주인장께서 유일한 손님인 우리를 절 입구까지 태워다 주심..
우리는 그곳에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설경을 보았음.
마당쓰는 스님말고는 경내에서 아무도 못 만남...
귀찮아 디카를 안 가져가는 바람에 아이폰으로 찍느라 손가락 얼어 떨어지는 줄 알았음.
덜덜 떨어서 똑같은 사진이 연속 몇 장으로 찍히기도 함 ㅜ.ㅜ
찻집에서 따뜻한 모과차에, 고구마랑 떡은 덤으로 얻어먹고 (너무 불쌍한 행색 때문???)
따뜻한 찻집 창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후덜덜...
진정 제가 저 눈길을 헤치고 여기에 왔단 말인가요.....!!!
숙소로 돌아오는데, 내려오는 길은 6km 넘는 거리...
택시를 부를까 하다가 그냥 눈길을 걸었음.
가로등 없는 길은 나보다 버티기 내공이 약한 주먹도끼가 아이폰 손전등기능을 ON!
얼어 죽는줄 알았지만, 마을로 돌아와 '주부가든'에서
콩나물백반 만찬을 즐기면서 모든 고통은 잊었음 ㅋㅋ
부쩍 맑아진 밤하늘을 보며 소장님이 선물해주신 sky walk 의 위용을 시험해보려 했으나
손이 너무너무 시려워서 미션 임파서블... ㅜ.ㅜ
TV 없는 숙소에 Wi-Fi는 어찌나 잘 터지는지
지인들한테 자랑질 사진 열심히 날리고,
주먹도끼는 옆에서 We Farm, We Rule 하며 열심히 세금걷고 매직 브로콜리 심고
(그녀는 악덕 세리에 가난한 농사꾼!!! 내가 그녀몰래 양팔고 개 두마리 들여놨음 ㅋㅋ)
나는 보네거트의 소설을 읽으며 잠들었음.
담날 아침 느즈막히 일어나 천은사 가려했으나
길이 모두 얼어서 차량통제...
어차피 반야봉에 눈이 많이 쌓여 우리는 가기도 어렵다 한 터에... 이런 시련이...
할수 없이 조금 따뜻할 것으로 예상된 하동 쌍계사로 이동...
역시 이 곳도 방문객이 적어 너무도 고즈넉한 경내...
날씨는 더할나위 없이 맑고 추웠음... 칼바람이...
역시 아이폰으로 사진찍느라 개고생.... ㅜ.ㅜ
차문화센터에서 맛난 하동차 얻어마시고, 부모님 드릴 작은 티백셋트 구입..
하동차는 야생차라 특히 맛이 좋다는 설명도 들었음. 발효차 첨 마셔봄.
하동이 이렇게 춥고 눈이 많이 온건 정말 드문 일이라네...
날도 참 잘 잡았쓰... ㅡ.ㅡ
차문화센터에 걸려있는 차의 일곱가지 효능....
버스타고 하동과 구례 사이를 오가는 길은 정말 너무너무너무 아름다웠음
햇볕이 쏟아지는 섬진강 잔잔한 물결과 차가운 눈, 얼음...
아마도 봄이오면 산수유, 매화, 벚꽃을 피울 사연많아 보이는 나뭇가지들.....
봄에 다시 찾기로 대결심!!!
구례로 돌아와 맛난 대통밥으로 저녁먹고 이번에 식당 주인장께서 숙소로 태워다주심
역시 밤에 주먹도끼는 세금걷고 나는 책읽고...
근데, 밤마다 주먹도끼는 나의 음악취향을 너무나 비난함.
느끼한 노래만 좋아한다고.... 아니, 넬, 스위트피, 브로콜리가 느끼해???
이승열, 김광석은 자기도 좋아하면서?
어쨌든 2010년의 마지막 밤을 맥주와 함께 보내고 또다시 깊은 잠...
담날 아침, 천은사에 걸어서 가기로 결심...
중간까지 택시를 불러서 갈까도 했으나
어제 읍내에서 들어올 때 택시기사분이 한 30분만 걸으면 된다고 해서리...
물론 그말을 곧이곧대로 믿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한 시간이면 닿을 줄 알았음...
칼바람 맞으며 한 시간 반을 꼬박 걸어서 천은사에 도착함..
길에 사람 아무도 안 다님.. ㅜ.ㅜ
정말 아무런 방패도 없는 들판에 마파람 맞느라 두피가 1cm 은 뒤로 밀린 듯...
그래도.... 나는 보았쓰...
뚫린 얼음장 사이로 나와 잽싸게 물고기를 낚아채고 사라지는 수달의 모습을!!!
역시 차로 움직일 때와는 다른 아름다운 눈높이 풍광....
기온이 영하 5도만 되었어도 우리는 즐거워 만세를 불렀겠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쓰.... ㅜ.ㅜ
천은사 삼거리에서 천은사 입구까지 가는 길은 여전히 차량통제...
그 언덕길을 걸어올라 산에 도착하니,
거지꼴이 다 된 우리에게 매표소 직원분이 '학생이세요?"라는 망발을...
호호호 하며 좋아죽는 주먹도끼 너머로 내가 알려주었음.
"뭔 소리세요. 우리 경로할인 해주세요!"
무슨 대단한 업적이라도 이룬양 의기양양하며 매표소를 지나니
노고단 차량 통제표지판과 함께 '속세와 이별' 이라는 찻집 간판
여기서 차 마시고, 또 고구마랑 부침개랑 잔뜩 얻어먹고 절구경...
샘을 숨기고 있다 하여 천은사...
단청 없는 절 건물들이 어찌나 맘에 드는지...
햇볕은 더할나위 없이 따뜻하고,
마~악 녹아내려 처마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모습과 소리가 잊히지 않음
방방곡곡 쏘다니느라 고생한 내 등산화...
이제 미끄러지는 것도 모자라 물도 들어와... ㅡ.ㅡ
작별을 고해야 할 시간... 그래도 그동안 수고많았쓰...
2010년은 갔고,
2011년은 왔고,
이제 2012년을 향해 가고 있어....
3대 사찰 돌며 호연지기는 한 5갑자 늘어난 것 같고,
이성의 정신줄은 눈밭에 좀 흘리고 온 것 같음
러셀의 '게으름에 대한 찬양'을 읽으며 2011년을 시작했다는 것은 뭔가 상서로운 징조?
올해도 스스로 즐겁게, 행복하게,
길바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그리고, 함께 즐겁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좀더 앞으로, 좀더 왼쪽으로....
방문하시는 블로거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2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요!!!
지난 주에 전공 학회가 열리는 시애틀에 다녀왔다.
이틀 먼저 가서 오랜만에 놀았다!!! (마치 그동안 전혀 안 놀았다는 뉘앙스를....)
물론,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초치기 포스터 출력, 환전도 안 하고 출국해버린 정신줄 등 소소한 문제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구연발표가 아니니 발표 직전까지 긴장할 것도 없고, 날씨도 어찌나 좋던지 룰루랄라.....
날씨는 무려 이렇게 좋았다
# 시애틀커피
스타벅스 1호점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 시애틀이다.
그 1호점이 있는 퍼블릭마켓에 가면 사람들이 바글바글... 사진찍고 주문하느라고 아주 북새통이다.
하지만 워낙 시애틀은 커피 많이 마시는 곳으로 유명하다. 딱히 통계를 본적은 없는데 다들 우울한 날씨 (여름에만 환상적) 때문일 것으로 이야기하며, 그래서 심지어 앞바다 돌고래들도 불면증에 걸려있다는 믿지못할 이야기까지...
원래는 PEETS coffee 를 가려고 했다가 걸어가기 좀 멀길래 구글에 검색해보니 나름 유명한 지역 커피집들이 있었다. 가보니 어제 로스팅한 커피를 사용할만큼 신선도는 끝장이었고 내가 좋아하는 진한 스타일...
물론 한국보다 값도 싸.... ㅡ.ㅡ
그래도 이들 커피집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추출한 것보다는 핸드드립으로 내려주는 서울의 몇몇 커피집들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의 사진은 Seattle Coffee Works, 아래는 Ladro - 둘 다 한적하면서 여유있는 분위기는 꽤 좋음
#. 시내 구경
기차타고 교외로 나가볼까도 생각했으나 뭐 관광레포트 쓰러 간 것도 아닌데 설렁설렁 다녀보자는 생각에 이틀 반 동안 시내만 돌아다녔다. 예전에도 학회 때문에 한 번 가본적이 있어서 그닥 새로운 것은 없얼지만 그냥 청명한 날씨에 낯선 곳에서 거닌다는 것만으로도 오케이!!!
시애틀의 상징으라는 우주 바늘 (space needle) - 전망대가 자랑이라지만 저 정도 높이가지고 무슨....
서울의 웬만한 아파트들보다 낮아보임...ㅋㅋ
과학센터 건물... 이 곳의 보잉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허블3D 영화봤다.
다분히, 예산과 위상을 지키려는 NASA의 홍보영상 같기는 했지만 작년에 수리보완한 허블에서 포착한 저 먼 우주의 풍경들이란................................. 정말 엄청났다.
우리가 보고 있는 저 모습은 수백만년, 수십억년 전에 출발한 빛들로부터 얻은 것이다.
지금 그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시내에서 발견한 초콜렛가게 - 멀쩡한 과일을 저렇게 먹어야하는 이유는 도저히 이해 불가...
사실, 처음 미국에서 살게 되었을 때 과자의 엄청난 단 맛에 머리가 어질했었음 ㅡ.ㅡ
좌파 서점인 Left Bank Books - 보스턴에 있던 서점도 그랬는데 미국의 좌파 서점들에게서는 오타쿠의 정취가 물씬.... ㅡ.ㅡ
보스턴 서점은 마오이즘 책들이 주류였다면 이 곳은 68 즈음한 아나키즘과 섹슈얼리티에 관한 책들이 주류를 이루고 거기에 덧붙여 기념비적인 시애틀 전투를 다룬 책들이 눈에 띄었다.
책을 잘 팔아보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어보이고 동호회 같은 분위기랄까... 망하지 않는 비결이 대궁금!!
#. SF 박물관
예전에 갔을 때도 들렀었는데, 그때는 사진 촬영이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었으나 이번에는 규제가 없어졌더라. 아마도, 카메라가 달린 휴대전화가 대중화되면서 규제를 포기하게 된 게 아닐까...
여기는 소장품이 아주 많은 건 아닌데 상당히 조직화가 잘 되어있다.
소주제별로, 배경지식과 사회적/과학적 의의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를테면 유전자 통제, 시간여행, 대안역사 등등등...
아래 사진은 생명공학 기술에 관련된 섹션..
어쨌든 '박물관'이니만큼 SF 팬들이 좋아할만한 기념품들도 꽤 모아두었다.
이를테면 영화 스타트랙의 대본, Blade runner에서 안드로이드들이 입었던 의상, 데커드의 총.. (이런 거에 열광하는 나는 덕후인가?), 그리고 T1의 손과 머리....
영화말고 책과 관련된 자료들도 쏠쏠...
이를테면 '로봇'이란 단어를 처음 사용한 차펙의 책이라던가, 기존의 프랑켄슈타인적 공포를 벗어나 인간과 로봇의 친근한 관계 (인간 입장에서ㅋㅋ)라는 사고의 전환을 가져왔던 아시모프의 I, Robot
내가 젤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 발명풍 Babel Fish...
아마도 SF 만큼 팬덤이 강력한, 또 일찍 발달한 장르도 없는 것 같다.
오늘날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은 명함도 못 내밀 지경인데, 독자들이 각종 동인지와 소식지를 발행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컨퍼런스도 열었음 ㅡ.ㅡ 작가들은 한편으로 강력한 지지세력을 얻기도 하고, 또 시달리기도 하고 ...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음)... 어려서부터 독자였다가 본인이 직접 전업작가로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대표적인 사례가 Ackerman, Asimov 등이라네...
아마 독자가 작가에게 직접 상을 수여하는 것도 다른 장르에서는 보기 드문 일..
투박하지만 나름 당시로서는 가장 앞서가는 이미지로 도안된 제 1회 휴고상 트로피가 보인다..
SF 는 과학기술의 사회적 의미, 혹은 (현재에 대한 비판적 성찰 속에서) 새로운 세계에 대한 자유로운 상상을 주요 주제로 다루다보니 (황당무계한 이야기라는 세간의 억측과 달리 ) 상당히 사회현실에 민감하다.
그 유명한 SF 작가들의 베트남전 찬성/반대 서명을 나란히 모아 놓았다.
가까운 곳에 이런 박물관 하나 있음 정말 좋겠네....
이건 돈이 많아 비싼 소장품들 수집하는 것과는 완전 다른 문제....
힘겹게 사진 정리하고 보니, 작년에 다녀온 이집트 여행 나머지 반쪽 사진들은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지나서 기억이나 날랑가 몰라... ㅡ.ㅡ
hongsili님의 [깊은 산 이야기 3.] 에 관련된 글.
한번 시작하니 끝을 내야겠다는, 이거 은근 숙제... ㅡ.ㅡ
#7. 에베레스트를 가까이서 보려면...
Mountain Flight 이라는 유람 비행기를 타면 된다.
카트만두 시내에서 한 시간 정도 비행을 해서 산의 경치를 주~욱 둘러보고 오는 프로그램.
물론 비싸다.... ㅡ.ㅡ
그래도 평생 언제 해보겠냐는 생각에 과감하게 질러버렸다.
비행기 크기는 약 20인 탑승 가능... 이런 비행기에 울렁증 있는 분이면 약간 어려울 듯...
창밖으로 내다본 풍경들이다.... 구름 위로 저 멀리 봉우리들이 하나 둘 나타난다..
에베레스트와 로체....
근처에 가면 탑승객들을 한명씩 운전석 앞으로 불러내서 설명해주고, 부기장 아자씨가 친절하게 직접 사진을 찍어주신다. 운전 안 하고 그냥 사진 찍어주고 그래도 되나봐.... ㅡ.ㅡ
다큐에서나 보던 히말라야 빙하들....
좁은 비행기 창문, 좁은 시야의 디카로 담아내기에는 너무 엄청난 광경들이었다.....
어찌 이리 장대하더란 말이냐.........................
이러한 거대함 앞에 과연 인간이란 존재는 무엇인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8. 그리고... 시내에서...
카트만두에서 산을 오가는 비행기편에 변동 사항이 많기 때문에 산행 앞뒤로 하루 이틀씩 여유를 두고 일정을 짜게 된다. 그래서 하루나 이틀 정도 시내를 돌아볼 여유가 생긴다.
첫 날, 성스러운 Bagmati 강을 끼고 위치한 파슈파티나 힌두 사원을 방문했다.
피어오르는 연기는 화장이 진행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삶과 죽음이 떨어져 있는게 아니라는, 그래서 다시금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성스러운 화장 의식 앞에서 나는 숙연해지기보다 수질오염 때문에 좌불안석이었다. ㅡ.ㅡ
저 물을 어쩌면 좋나 싶더라니...
사원에는 많은 이들이 화장을 하러, 혹은 세상을 떠난 조상에게 예를 드리기 위해, 더러는 생계를 위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성과 속이, 내세와 현세가 동거하는 기묘한 세계.....
사원을 무리지어 뛰어다니는 원숭이들의 모습에서 인수 공통전염병을 우려한 것을 직업병이라고만 볼 수는 없을 듯... 네 발 달린 비둘기라고나 할까.....
책을 찾아보니 광견병의 주요 숙주라고 나와 있었다...
네팔 사회에 대해서 거의 아는 것이 없이 출발했다.
1인당 국민소득 200불 남짓의 엄청나게 가난한 나라, 에베레스트와 안나 푸르나의 나라, 마오이스트들이 합법 정부로 집권한 나라, 국민의 대다수가 힌두인 나라..... 이 정도?
뭐 트레킹 코스도 모르고 갔는데 뭐 두 말하면 잔소리.... ㅜ.ㅜ
심지어, 싯다르타가 태어난 룸비니가 네팔의 도시라는 것도 몰랐음...
자연 환경이 험악하고 삶이 신산한 곳일수록 종교의 탄생이 쉽다는 것은, 이슬람교와 기독교가 모두 사막에서 유래했다는 것으로부터 능히 짐작할만하다.
아래는 Bodnath 불교사원....
힌두 사원, 불교 사원, 그곳을 찾는 그 무수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토록 벗어던지고픈 집착과 번뇌는 무엇일까?
집착과 번뇌를 놓기 위해 종교를 찾기는 하는 걸까?
종교를 적극적으로 소구하는 혹은 전유하는 이들의 존재를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9. 밀린 일들이 너무도 많아서 여행기는 여기서 대강 마무리짓는다. ㅜ.ㅜ
그래서, 과연 히말라야까지 가서 무엇을 얻었냐, 혹은 결론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비밀'이라고 답하겠다.....ㅋㅋ
정 듣기 원하신다면 맛난 밥이나 차 한잔을......
* 아참.... 여행 사진 정리하다 생각난 건데,
올해는 사진을 좀 열심히 찍어서 연말에 달력을 하나 만들어볼까 어떨까 싶다.
무한도전 달력 보니까 연중 기획으로 진행해야 할 듯 ㅎㅎㅎ
7/8월에는 히말라야 사진, 1/2월에는 사막의 뜨거운 태양.... 내가 생각했지만 엄청 좋은 아이디어 같다.... 장하다....
hongsili님의 [깊은 산 이야기 2.] 에 관련된 글.
#6. 눈이 많이 와서 힘들지 않을까....
여러 사람들한테 이야기했지만,
지난 연말에는 히말라야보다 한국에 눈이 더 많이 왔다. ㅡ.ㅡ
여름의 우기 이후 건기가 시작된 이래, 연말이면 이제 겨울의 눈 시즌이 막 시작되는 시기라고 했다.
에베레스트와 로체 정상 부근에야 겨우 남아있는 만년설은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Kesh가 가이드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와 지금은 너무나 다르다고 했다....
하지만.....
중간 기착지이자 순화 (acclimatization)를 위해 Namche Bazaar 에 머무른지 셋째 날이자, 2009년의 마지막 날 아침....
아침에 일어나니 무려 이런 광경이 펼쳐져 있는 것이지 뭔가!
문자 그대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눈보라와 안개가 휘몰아쳤고,
잠깐씩 바람결에 구름이 걷힐 때마다 드러나는 광경들에 진정 몸둘바를 몰라했다!
하지만 그 순간들은 거짓말처럼 짧았고,
미처 카메라를 들이대기도 전에 다시금 백색의 눈구름에 갇혀버리고는 했다...
그리고 이 날은 바야흐로 보름이었다.
다른 여행자들, 우리 팀과 함께 송년회를 벌이다가 달을 보기 위해 자리를 떴다...
구름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고, 그에 못지 않게 달도 휘영청했다!!!
자세히 보면, 마을의 불빛 너머 멀찌감치 봉우리가 살짝 보인다...
묵었던 게스트하우스 앞 골목이다....제법 큰 마을답게 가게와 인터넷 까페들이 자리하고 있다 .
우리로 치면 지리산의 장터목 쯤 된다. 에베레스트 인근에서 가장 큰 마을로, 오랫동안 지역의 장이 서는 곳이었다고 한다. 풍부한 수력자원 때문에 카트만두 시내보다 오히려 전력사정이 좋은 듯.... 인터넷 까페도 있는데, 물론 접속료는 많이~ 비싸다...
눈 온 다음 날은 다시 날씨가 완전 화창...
이런 풍경을 뒤로 하고 작은 까페에서 모처럼 진한 커피 한 잔...
이곳에 다녀오기 전과 후가 결코 같을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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