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과 노동에 대한 이야기들, 그리고 허본좌
일단 이후 남아 도는 시간에 해야 할 일들을 먼저 정리해봐야겠는데, 그 리스트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할 주제가 '기본소득과 노동'에 대한 분석이다.
어떤 단체의 포럼에서 발표된 영상을 보다가 결국 발표자의 논문까지 찾아보게 되었는데, 아직 뭐 제대로 읽어보질 못했으니 검토는 나중에 하도록 하고. 전반적으로 논의의 선후가 바뀐 것이 아닌가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이 논문 저자뿐만 아니라 최근 노동과 기본소득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바라보는 관점은 기존의 임노동 개념에 포함시킬 수 없는 어떤 이질적인 노동형태를 전제한 후, 이 이질적인 노동을 수행하는 사람들을 '노동자'로 포섭하는 동시에 이들의 노동에 대한 분배의 일환으로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누차 말하지만, 이런 관점은 분배와 재분배의 구분 및 그 행위의 주체,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자본과 임노동의 관계 및 생산수단의 소유 문제를 뒤죽박죽으로 만들 수 있다. 가장 우선 제기될 수 있는 문제가 새롭게 등장하는 '이질적'인 노동의 형식을 임노동의 범주로 포함시키기 위한 노력과 그 과정에서 분배의 평등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이라는 전제조건을 뺀 채, 이들의 노동을 보장하기 위한 방편으로 기본소득이 제시된다는 건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더구나 이들 논의는 결국 생산수단의 소유주체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한 채 현존 자본주의 체제의 구조를 그대로 고착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듯 하다.
본격적인 분석은 이제 과제로 남겨보고. 어쨌거나 간에 한편으로는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가 상당히 발전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그저 공공 차원에서 일정하게 현찰이 지불되는 형태 일체를 '기본소득'이라고 퉁치는 사람들이 보인다. 뭔 기본소득이 기본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말로 횡설수설하니 이걸 믿을 수가 있나.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건 이젠 기본소득이라는 말이 이 사회에서 어느 정도는 익숙한 말이 되었으며, 꽤나 장사가 된다는 걸 의미한다.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허본좌가 좀 분발해야 할 일이다. 짱짱한 사람들이 '기본소득'이라는 말을 유행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의 '기본소득'보다 훨씬 깔끔하고 대찬 현찰복지를 주장하는 허본좌가 내나 '배당금'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는 거다.
모쪼록 허본좌가 '배당금'이라는 용어를 '기본소득'이라고 바꾸고 "국가혁명배당금당"이라는 당명도 좀 깔끔하게 다듬은 후 현재 창당이 임박한 "기본소득당"과 정책연대를 하든 합당을 하든 했으면 하는 거다. 합당도 괜찮겠다. "국가혁명배당금당"의 장년/노년층과 "기본소득당"의 청년층이 조화를 이루면 어떨까 싶다.
허본좌의 분발을 바란다. 허본좌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