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과 노회찬
밤 새고 정신 못차린 상태에서 발표문을 마무리 하다가 머리나 식혀볼까 기사를 검색했다. 퍼뜩 눈에 들어온 글이 있었다. 아마도 오늘, 이재영의 기일에 맞춰 글을 올렸으리라.
프레시안: 노회찬, 진보정치 '영원한 '정책실장' 이재영을 만나다.
글은 노회찬 전 의원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지만, 두 사람의 운명적인 만남과 동행이 그려져 있다. 보다 계속 눈물이 흐른다. 저이들이 벌써 우리 곁에서 떠나갔다니. 안타깝다.
노회찬은 이재영에게 한 때 과학이었다. 그리고 그 과학은 정치적 갈림길에서 의무를 다했다. 이재영은 자신의 과학으로 무장했고, 자신의 길을 굳혔다. 하지만 그 이후의 시간은 그에게 많이 주어지지 않았다. 그의 소회는 절명시처럼 남긴 레디앙의 칼럼에 잘 나와 있다.
난 두 사람처럼 두 사람 곁에 붙어 있었던 건 아니었다. 먼 발치에서 이름만 웅웅거리며 듣다가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일종의 스텝으로 일했을 뿐이다. 하지만, 저들은 내 깃발이었고, 난 그 깃발 아래서 존재의 보람을 느꼈다. 그리고 그 깃발들은 하나 둘 사라졌고, 이젠 회고만이 남았다.
프레시안의 글을 읽으며, 레디앙의 글을 다시 읽으며 흐느끼고 만다. 회한의 앙금들이 없지 않겠지만, 그따위 것들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저들은 희망이었다. 그래, 조금 있으면 또 이재영을 보러 간다. 보러 가야지. 남겨진 자들의 아쉬움을 함께 느껴야지.
그리고 언젠가는 내게도 닥칠 그 순간을 준비해야겠다.
떠나기 얼마 전, 지리산 언저리에서, 병색이 완연했어도 그 웃음이 맑았던, 형, 보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