훠미, 불쌍한 거...?
사법부가 농단을 부렸다. 법원 관계자들이 증거인멸 등의 행위를 하고 있다. 구속영장, 압색영장을 신청한다. 법원이 기각한다. 검찰 수사에 제동이 걸린다.
삼성이 농단을 부렸다. 삼성관계자들 역시 증거 인멸 등 행위의 우려가 심대하다. 구속영장, 압색영장을 신청한다. 법원이 기각한다. 검찰 수사에 제동이 걸린다.
권력기관의 부정부패 내지 위법행위에 대해 검찰이 강력하게 수사의 의지를 피력하고 열심히 노력한다. 잘 안 된다. 해봐야 꽁지깃털 몇 조각 날리고 그냥 잠잠해진다. 시리즈로 또는 동시다발로 재벌비리 터진다. 마찬가지로 검찰의 수사의지와는 관계 없이 이런저런 막후의 조치로 초장부터 법원에 의해 브레이크가 걸리거나 기껏 재판 넘겨봐야 국가경제에 기여한 공헌을 운운하며 대충 살려주고 만다. 검찰은 열심히 했지만 한계에 부딪친다.
검찰이 뭐 열심히 안 했다고 하기는 뭐하다. 하지만 이 패턴. 아주 식상하다. 언제나 그렇듯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항상 맨 앞자리에 갖다 붙이는 것 중의 하나가 검찰개혁이었는데, 어영부영 셀프개혁이니 뭐니 하면서 지지부진 시간을 끌다보면 천우신조처럼 권력형 비리사건이나 재벌비리가 터진다.
그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검찰은 힘없고 불쌍한 공복코스프레를 하게 되고 사건이 끝나갈 무렵이면 검찰개혁이고 나발이고 온데간데가 없고 이거 뭐 어떻게 된 일인가 하고 정신을 차릴라 치면 대통령 선거하고 자빠졌다. 어쩌다 한 두번이면 모르겠는데, 마빡에 새똥이 벗겨진 후 정치에 관심을 좀 가진 뒤 이 패턴을 단 한 번도 안 본 적이 없는 듯하다.하다못해 그 검찰 친화적 정권이었던 503때도 이 패턴은 어김없이 반복되었었고.
양승태 대법원의 쓰레기같은 짓거리를 검찰이 뒤집어 파내고, 삼성의 불법 위법행위에 대해 검찰이 또 샅샅이 까내는 거, 이거 가지고 뭐라는 건 아니지만, 뭐 솔직히 이야기해서 현재의 검찰구조로 그거 제대로 깔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본다. 윤석렬이 아무리 날고 뛰어봐야 검찰이 거기서 거기다. 암튼 그렇기는 한데, 그렇다고 뭐 수고하는 걸 까내릴 필요는 없다만, 그 와중에 검찰개혁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세상 불쌍한 건 검찰이고, 법무부는 손가락 빨고 있고, 검찰개혁한다고 청와대 들어간 인간들은 그냥 이제 노느니 개팬다는 심정으로 보고서나 긁적거리고 있는 건지.
현재 스코어로 볼 때 이 정권에서 검찰개혁하는 건 잘해봐야 공수처 설치하는 거 빼곤 더 나올 건덕지도 없고, 이 정권 지나고 나면 검찰은 유신때나 지금이나 바뀐 거 없듯 그대로 갈 듯. 법원이 구속영장이라도 잘 내줬으면 모르겠는데, 이 판국에 법원은 나쁜놈 검찰은 불쌍한놈 구조가 정착되버리면 하이고, 이거 뭐 도대체 이 세상은 언넘이 불쌍하고 언넘이 안불쌍한 건지 구분이 안가는 판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