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병제, 병역면제, 아시안게임, 그리고 방탄소년단...
아시안게임이 끝났다. 축구 국대가 우승함으로써 손흥민 이하 몇 명의 병역특례가 확정되었다. 그러자 일각에서 손흥민은 되는데 왜 BTS는 군대가냐는 볼멘 소리가 나왔다. 관련하여 병역면제 등 특례에 대한 전면적인 손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흥미로운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예를 들면 홍성수 교수 같은 이는 BTS 정도 되면 병역을 40세까지 연장해주면 어떻겠느냐는 의견도 제시한다.
나는 그전부터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이지만, UN 가맹국 전체가 60세 미만 사람에 대해서는 징병 철폐 협약을 맺었으면 좋겠다. 청춘 잘 보내고, 먹고 살만큼 벌어놓고, 자식도 이제 어느 정도 다 큰 시점에서, 대충 정리하고 난 정도 나이가 된 후에 군대 보내자는 거다. 굳이 전쟁을 젊은 사람들 내보내서 피흘리게 할 필요 있겠는가? 어른들이 모범을 보이는 차원에서라도 이거 정말 필요하다.
예를 들자면, 손흥민이 30대 중반까지 토트넘이 되었건 레알 마드리드가 되었건 지 뛰고 싶은 곳, 불러 주는 곳에 가서 열심히 공 차고 돈 벌고 이것 저거 한 다음, 떡하니 은퇴해서 지도자 코스 밟고, 국내 프로팀이든 외국 프로팀이든 아님 국대든 간에 감독도 해보고, 그러면서 사회공헌도 좀 하고, 비혼주의가 아니라면 결혼도 하고, 땡기는 바가 있으면 자식도 낳고, 뭐 이것 저것 할 거 다 한 다음에, 59세까지 열심히 살아본 다음에, 60세 되면 환갑기념 입대하는 거다.
BTS 마찬가지. 빌보드 차트를 한 30년 휩쓸도록 보장하는 거다. 팬들을 구름같이 몰고 다니면서 전 세계 투어공연을 허구한 날 하도록 보장하자. 노래로 춤으로 지구촌을 행복하게 만드는데 청춘을 다 바치게 해주는 거다. 그리고 나서 만 60세가 되면 다 징집. 이들은 춤과 노래에 재주가 있으니 죄다 문선대로 보내자. 인생은 쓴맛 단맛 다 겪고 난 후 그 모든 것이 집약된 예술을 군부대에서 펼치도록 하는 거다. 혹시라도 전쟁이 난다손치더라도, 이들이 최전방에 특설무대를 설치하고 공연하면 적군 또한 감동하여 손에서 총을 내려놓게 될지 어떻게 알겠는가?
싸이가 만약에 60세에 군대를 가게 되었다면, 그래서 혹시라도 전쟁이 나가지고설라므네 '중공군'하고 맞다이를 뜨게 되어 눈 앞에 100만 '중공군'이 인해전술로 내려오게 되었을 때, 과감하게 싸이가 앞으로 나가 '오빠는 강남 스타일'을 부르며 말춤을 춘다고 생각해보자. 흰 머리 휘날리며 싸이의 말춤이 전선을 휘몰아치면, 과거 유튜브로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보면서 따라했던 추억을 되씹으며 저 100만 '중공군'이 손에 손에 꽹과리를 치면서 같이 말춤을 추게 된다면, 그 즉시 전쟁 종료, 평화협정체결, 다들 각자 집으로...
다시금 강조하지만, 굳이 젊은 사람들이 군대가야한다는 고금의 진리와 같은 우주적 법칙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앗쌀하게 군대라는 걸 죄다 없애버리는 게 가장 좋겠지만, 어쩔 수 없이 군대를 유지해야 한다면 세계적으로 60세 이상 자들로 군대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체 건강하고 정신상태 괜찮은 만 60세 이상 노인으로 구성된 정예 군대를 만들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