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를 날렸다 -_-

잡기장
케이블 TV와 인터넷 회선 하나를 바꾼 탓에 집에서 형이 컴퓨터를 쓰고 있을땐 내가 인터넷을 할 수가 없다. (내가 없을때 잘모르고 서비스 업체를 바꿔서 그렇게 됐다) 물론 꼭 필요할땐 말하고 내가 쓰긴 하지만 아무래도 매번 그러기엔 거시기하다. 게다가 형은 온라인 게임을 즐겨하는지라 집에 있으면 거의 컴퓨터 앞에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러다보니 마음껏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사무실에 오래 있게 되고, 이건 그동안 나의 습관적인 야근으로 이어졌다. 삼실이 갑갑해서 벗어나려고 해도 필요할 때 안정적으로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보니 잘 안돼었는데 더 이상 그래선 안되겠다 맘먹고 며칠전 인터넷 공유기를 사 집에 설치했다.

자, 이제 삼실에 쓸데없이 오래 있다가 계속 생기는 일에 허우적대거나 쓸데없는 스트레스 받을일을 줄일 수 있겠다. 신난 나머지 부주의해졌나.. 최근 잘 안쓰던 놋북을 이제 많이 쓰려고 이곳 저곳 살피고 매만지고 꾸미고.. 하다 실수로 리눅스 설치된 파티션을 잘못 건드렸다. 그곳엔 부트로더(부팅시 젤 먼저 불러지는 것)가 있어 부팅이 안되게 되버렸다. 제길.. 놋북용 CD롬은 삼실에 있는데.. 재설치하기 전까진 아예 컴을 쓸 수 없으니.. 게다가 최근에 찍은 사진을 옮겨논 직후였는데 리눅스에서 작업을 해놔서 그 파티션을 못 살리면 다 날리게 생겼다.

결국 2시에 집을 나와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지금은 삼실. 은평구 북쪽과 성산대교 근처에 비가 내려 비까지 맞고.. 기분이 심히 나쁘다. -_- 설상가상이구만. 실수야 흔히 하는거지만 이런 치명적인, 그리고 초보적인 실수를 오랫만에 다시 하고 나니 한심한 생각도 들고.. 역시 여기서 프로와 보통사람의 차이가 난다. 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말아야 되는데... 게다가 중요한 순간에 집중을 해야지! 정말. 아예 모르는 것보다는 어설프게 아는것, 체득이 안된 것이 더 위험하다는게 이런 경우를 말한다. 내 컴이니 상관 없지만 내가 관리하는 서버를 그러면 어쩔 셈이냐. 자신이 더 답답한 이유다. 난 서버관리자란 말이다 -_- 아무리 최근에 서버에 신경쓸일이 거의 없었다지만 감을 완전히 잃어서는 안되겠다. 그나저나 이 하드 파티션 어케 살리지.. 전에 한 번 살린적 있었는데 으아...

쩝. 역시 이번에도 공감 & 반응 어려운 푸념글을 포스팅하고 마는가. 원래는 그 사진들 갖고 최근 "자술사 - 자전거타다가 결국엔 술마시는 사람들" -_- 얘기도 쓰고 하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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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7 03:00 2006/09/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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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옴

잡기장
이제야, 나를 긍정한다는게 뭔지 살짝 알것 같다.

완전히 변해보려고, 모든 걸 부정하면서 무작정 새로운 것만 찾았다. 소화가 되던 안되던, 솔직히 맛이 있던 없던 마구 집어넣어 보면서. 그래서 얻은 것은 만성적 소화불량뿐.

맘에 들던 안 들던, 원해서였던 아니던, 옳던 그르던
지금의 나를 만든 내 역사. 현재의 내 생각, 감성. 이제 그만 구박하고 거기서 다시 시작하련다.

내가 내 얘기를 하지 않고, 듣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알아주고, 사랑해 준단 말인가.
내가 나를 모르고, 사랑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건강하게 사랑해 줄 수 있을까. 받을 수 있을까.

어찌되서 지금까지 됐던, 결국엔 변하겠지만 하여간 지금의 나도 "유일한" 가치, 역사, 의미를 갖고 있는거다. 나라는 사람만이 알고 있는것, 느낄 수 있는것, 원하는 것이 있는 거다. 그걸 부정하고서는 다른 사람과 진실로 소통하기도 어려울 거다.

본질이 안변했는데 이미 그렇게 된것처럼 말하는 것은 힘은 힘대로 들고, 결국엔 좋을거 없다. 정말 변하는데 장애가 되는 것 같다. 그런식으로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거 알고 있다.
이제는 힘만 들이면서 잘 안된다고 한탄만 하지 말고 정말 달라질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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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7 00:38 2006/09/17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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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싫다

잡기장
반복이 안정감을 주고, 사람이 반복 없이는 살 수 없는 건 분명하지만
반복하는 패턴에 결합된, 위에 덧씌워진 우발적인 사건이 권태를 몰아주지 않거나, 조금씩 자기를 갉아먹기 시작한다면
그 반복의 "패턴"을 들여다보고 바꿔야 되는 것이겠죠? 하물며 운동을 한다면 말할 것도 없을 겁니다.

다음번엔, 반복하기 싫습니다. 일상을 재확인하고 싶지 않습니다. 미안함에 오바하고 자신을 괴롭히면서 결과는 조금씩 후퇴하는, 그리고 고통은 고통대로 쌓여가는, 암울한 무기력증에 다시 빠지기 싫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할까요. 지금처럼 저들의 움직임에 대응하는 수준, 일이 벌어지면 가슴 아파하고 모여 구호 좀 외치고는 다시 찜찜함을 안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으로는 안되겠습니다. 그렇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일상속에서 평택의 평화를 만들어 가는 활동 - 여론을 형성하고 정말, 실질적으로 저들에게 타격을 입힐 행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사람들의 생각을 계속 바꿔나가는 - 이면의, 한층 아래의 수준에서 -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뭐를 해얄지 알수가 없습니다.

집회때 발언하는 사람이 아무리 목소리가 크면 뭐합니까. 그나마 왜 나왔는지 알 수 없는, 엉뚱한 자기 홍보 비슷한 발언으로 사람들의 시간만 빼았는 짓거리는 언제까지 참아줘야 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시민들에게, 대중들에게 한 장이라도 나눠줘야 할 유인물을 거기 모인 사람들에게 뿌리면 뭐합니까? 거기 모인 사람이 국방부 안을 뚫고 갈게 아니면 그 중에 일부라도 별도로 조직해서 그곳을 벗어나 다른 곳으로 가 뿌리고, 알리고 설득하고 공감을 유도하는 활동을 해야하는 게 아닙니까?

모든 게 다 소용없다는게 아닙니다. 단지 이 모든 것, 일이 터지고, 대응하고 하는 패턴, 그리고 그 양식속에 계속 반복되는 것들의 의미를 이제 좀 따져보고, 정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행동들에 무게를 더 실어야 하지 않느냐는 겁니다. 사람들이 정말 얼마나 평택의 진실을 알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려는 노력을 해보고, 충분치 못하면 어떻게 더, 있는 그대로를 알릴지를 연구하고, 시행착오의 경험을 쌓기 위해 새로운 실험을 해봐야 하고, 어느 정도는 알려졌으나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거라면,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는 거랴면 왜 그런지, 어떻게 바꿀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과연 그런 것이 전체 운동진영의 협력으로 이루어지고 있나요? 이건 평택만이 아니라 한미FTA 등 다른 이슈들, 그리고 전반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도 이뤄져야 합니다. 대중을 제대로 알려고 노력하는 행동들, 그리고 대중의 마음이 움직이고, 그 중 가능한 만큼의 행동을 이끌어내고, 그것이 실질적으로 정부와 권력을 압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은 언제까지 미룰 수 있습니까?

단지 알려지지 않아서라면 포털과 주요 언론을 좀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노력을 하면 될것이고, 알려졌으나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거라면 좀 더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 위주로, 간명한 문장 혹은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 겁니다. 공감까지 이끌어 낼수 있다면 그것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 위한 다양한 행동 방법들을 준비해서 제안해야 할 것입니다. 정말 변화를 원한다면, 그 변화의 주체가 누구인지 봐야합니다. 기층 운동진영의 힘만을 모아서 될 것이면 모르겠지만, 지금 평택과 한미FTA처럼 정부도 완강하게 버티고 있는 문제는 지금까지 한국운동진영이 대상화했던 대중들의 변화,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것이 너무나 분명합니다.

물론 그런 노력이 전혀 없다고 말하면 제 무지와 평소 무관심을 드러내는 것이겠죠. 분명 많은 분들이 그런 노력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운동진영 전체의 공감과 노력으로 장기적인 비전으로, 충분한 지원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것인지는 의심스럽습니다. 여전히 주류 운동 세력은 기존의 방법만을 고수하고 있고, 실제로 고민하고 있는 일부분의 사람들에게 과도한 부담이 몰리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어제 집회때 발언들을 들으며 그런 절망감을 또 가졌다고 하면 생뚱맞은 히스테리일까요.

인정하고 싶던, 아니던, 이제 어떤 이슈던, 특히 평택과 FTA같은 전국민적인 사안에 있어서는 대중의 움직임을 어떻게 만들어낼 건지를 고민하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단지 지금까지 하는 걸 "더 열심히" 하면 되는 수준은 아닙니다. 일단 관점이 달라져야 하고, 다가가는 방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집회때 끌어내서 세를 형성해주는 배경으로 대중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일단 불을 지피면 스스로 번져 나가는 (통제할 수도, 하려해서도 안되는) 주체로서 바라봐야 합니다. 운동은 "운동가", 활동가가 하는게 아니라 모든 사람의 직접 행동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해야 됩니다. 그런 관점을 택한다면 지금의 방식으로는 어렵다는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겁니다.

예를 든다면, 잘 만들어진, 감정 과잉된 문장을 사람들에게 던지는 것만이 아니라, 쉽게 이해되고 돌고 돌 수 있는, 사람들이 직접 경험과 철학을 덧붙일 수 있는 간명한, 핵심이 담긴 짧은 문장을 던져야 하고, 문장과 연설만이 아닌 시청각 자료와 행위 예술등의 비중을 늘리고, 거리에서 사람들을 직접 만나는 만큼 온라인에서 조직화하는 노력도 무게가 더해져야 합니다. 대중들은 이제 온라인에서 독자적인 세계를 만들고, 문화를 만들어 가는게 점점 익숙해지고 적극적이 되어 가는데 운동하는 쪽은 아직 그 세계에 대한 인식조차 충분히 퍼져 있지 못하다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답을 모릅니다. 어떤 똑똑한 사람도 알 수 없고, 정답이랄 것도 없겠죠. 하지만 이제는 정말로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바꿔보고 실천해야 할 문제가 아닐까요? 더 이상 반복하기 싫습니다. 지는 거 싫고, 미안해 하기만 하는 것도 싫습니다... 일단 하나씩 바꿔봅시다. 집회때 발언하시는 분들, 듣는 사람 좀 생각하고 나와주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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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4 18:23 2006/09/1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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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 2006/09/14 22:42 URL EDIT REPLY
어제, 받은 엽서 크기의 유인물 (일을 많이 한 할머니의 손이 그려져있고 평택, 평화.라고 쓰인-아마 언젠가 달군님이 그렸다고 포스팅한 걸 봤던듯)이 너무너무 좋아서 잘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그거 많이 복사해서 길이나 지하철에서 나눠주고 싶어요. 먼가 멋진 생각이 떠오르면 좋으련만 -ㅅ-)
지각생 2006/09/14 23:44 URL EDIT REPLY
어, 저는 못받았는데?? 앞에서 다 떨어졌나봐요. 그 그림도 좋고, 엽서 크기라니 나눠주기도, 가져가기도 좋겠군요. 복사하게 되면 저도 나눠주러 가겠습니다 :)
달군 2006/09/15 16:30 URL EDIT REPLY
디디/ 제가 그린거 아닌데.. 돕 친구가 그렸대요. 저는 그냥 이뻐서 퍼왔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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