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줄을 갈았다

잡기장
휴가때 무엇을 할까 생각 생각하다
내가 왜 이걸 잊고 있었지 하며 사무실로 달려가
몇달동안 묵혀둔 내 기타를 들고 나왔다.

한번 포스팅한것 같은데, 작년 늦가을쯤에
가진 돈을 탈탈 털어 처음으로 기타를 샀다. 콜트700. 친구가 정성들여 골라 줘서 소리가 아주 좋았는데.. 오늘 기타를 보니 곳곳이 많이 상해 있었다. 그동안 관리를 너무 안해줬다.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이 대체로 그렇듯
누가 쓰다 버린 것, 혹은 준 기타만을 써왔다.
소리가 좋던 말던 내 고음불가 노래의 반주로는 문제가 없으니. 듣는 사람은 2배의 고통이었겠지만.
그래서 정말 처음으로 나를 위해 하루의 60만 (같은날 디카도 샀다.)을 썼었다. 나를 위해, 내 선택으로 20만원 이상 써본 적이 없다가, 작년 여름에 30만원 넘는 자전거를 사고 나서 다시 몇달동안 궁핍 빈대 움츠린 삶을 살고는 질렀다. 그러면서 .. 정말 아끼고 함께 하리라, 기타를 외롭게 하지 않겠노라.. 했건만.
몇달 동안 조금 치다가 다른 일에 치이면서 계속 방치해 놨었다. 노조 총회나 행사때 투쟁가 배우는 시간에 좀 썼을뿐.

살때 도와준 친구녀석이 기타를 제대로 배울 기회를 만들어주기까지 했건만, 바쁘다는 이유로 못했다.

이 글을 보면 idiot 님께서 또다시 밴드 조직의 압력을 넣지 않을까 예상되지만 -_-

이번 휴가때는 라이딩-기타-술 이 메인테마가 되겄다. 줄을 갈고 나니 소리가 다시 나아졌다. 이젠 불꽃 연습으로 다시 손의 감을 살릴때다. 뭐 그래봤자 대단한 감은 아녔지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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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1 20:44 2006/09/11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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뎡야핑 2006/09/11 21:11 URL EDIT REPLY
와 좋겠다>ㅅ<
저는 중고 전자기타 살려고 했는데 자금융통(?)이 안 돼서 포기했써요;ㅁ;
다음달엔 꼭 사려구요>ㅅ<
저는 막 배우기 시작했는데 기타가 없으니까 늘지를 않아요
디디 2006/09/11 21:15 URL EDIT REPLY
ㅋ 저는 베이스 기타를 딩딩거리며 어설픈 백코러스를 삑삑 넣는 청운의 꿈을 이루기 위해 중고 베이스기타를 샀다가 연습은 안하고 블루스맨들과 날이 새도록 술을 마시는 생활이 이어져 -_- 기타를 되팔았었지요. 그 때 독하게 배웠었어야 하는건데-_ㅜ
디디 2006/09/11 21:16 URL EDIT REPLY
아무튼, 야간 라이딩을 조직해주삼. ( -0-)/
紅知 2006/09/11 23:30 URL EDIT REPLY
블로그 홈에서 제목을 보는 순간 '닥달해야겠다'라고 생각을 해버렸습니다;;;
지각생 2006/09/12 22:57 URL EDIT REPLY
뎡야// ㅎㅎ 막 시작하셨으면 손가락 좀 아프시겠네요. 기타가 없어 아쉬워도 좋은 기타로 시작하는게 좋아요. 제 산 경험 -_-

디디// 베이스라면 홍지님과 통할 듯 싶습니다 ^^ 야간 라이딩은 다음 혹은 그 다음 주말쯤이 어떨지.. 체력단련이 필요하시다면 그동안에 ㅋ

홍지// 닥달하는 법도 가지가지군여. 이게 왜 메인에..? ㅡ,.ㅡ;; 제가 소심해서 남들 앞에선 기타를 잘 못칩니다. 조합원들 쟁가 갈켜 줄때도 아주 난리도 아니었죠. 자신감이 필요하니 기다려주시던지 "특단의 조처"를 강구해 보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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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아니다

잡기장
아... 이건 아냐
너무 재미없어. -_-

쩝... 정말 하고 싶은 말들... 메모장에 빼곡히 적어 놓은 글들
막상 "쓰기"를 누르면 써지지가 않는다.
자기 검열인가..

소통에 장애를 느낀다.
술이나 마실까... 미치겠다.


휴가때 뭐할까. 대책없이 내버렸는데.. 휴가를 올만에 내서. 윽.

자전거 타고 어디 가버릴까.. 텐트 갖고. 근데 날씨가 추워진다. -_-;
벌써 추위가 느껴지니 큰일이구낭...

이번 주 프리... 혹 술 먹고 싶은 사람 금요일 빼고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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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0 23:38 2006/09/10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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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 2006/09/11 20:14 URL EDIT REPLY
술! 좋지만;기껏 휴가내고 일주일내 서울서 술 마시는 건 안돼! (FTA, 안돼! 하고 같은 억양입니다. -ㅅ-) 저 자전거 샀어요! 라이딩을 조직합시다! 캬하하- 앗..나는 휴가가 아니었지. 젝일. 음음.. 술이나 한잔. -ㅅ-);;
지각생 2006/09/11 20:27 URL EDIT REPLY
ㅋㅋ 라이딩 좋죠. 술도 좋고. 단, 제가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점만 참고해 주세요 :) 원래 돈도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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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

사회운동
부끄럽게도 내가 속한 조직에서 나는 "리더"의 껍데기를 둘러쓰고 있다. 물론 역량, 경험, 그리고 그 외의 것들(한국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나이"등)이 모두 부족한 풋내기라 어설프기 그지 없다. 그렇기에, 그리고 소위 지도부에 대한 신경질적인 경계심을 가지고 있고, 작년까지만해도 속한 조직의 권력자에 대한 비판에 열올리던 사람이기에 리더, 지도부는 어찌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안할 수 없다.

고민은 하지만 당연히 답은 안나온다.
처음에는 리더는 그 조직의 비전을 담보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능력이 뛰어나면 보너스고 그저 사심 없고 이상으로 가득차 있고, 사람에게 잘 하는 사람이면 된다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들의 몫이라고. 리더는 그냥 모두가 필요할때 그 비전을 꺼내(?)볼 수 있으면 되겠다고.
근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일단 "조직의 비전"이라는걸 의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과연 조직의 비전이 하나로 모아질 수 있는 건가? 그게 특정한 때, 상황에서 모아져 표현될 수는 있으나 그게 계속 굳어져 갈 수 있는 걸까? 그게 좋은걸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조직 내부에서 논의하며 굳어진 확신이기도 한데, 결국 각자 활동가들이 갖고 있는 생각들, 그게 모두 조직의 비전이며, 하나의 정리된 무언가, 언어로 표현되길 요구될때 서로의 파장을 잠시 맞춰 공명하면 되는 것이다.

그럼 지금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리더는? 계속 밀어붙이는 생각인데, 각자의 리듬을 살려주는 사람이다. 모두의 가능성을 키워주고, 발현하도록 자신감을 심어주면서, 아직 고조기이면 더 띄워주고, 저조기면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 그러기 위해서는 조용히, 내부를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경계를 열고, 자연스러움을 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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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조직의 리더가 됐다면, 그 사람은 그 조직과 떼어내서 생각할 수 없다. 그 사람이 어디서 하는 말과 행동, 생각이 그 조직의 그것으로 생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내부 논의를 마치지 않은 것에 대해 이야기 할때는 반드시 적극적으로 그 사실을 밝혀야 한다. 사실 나도 처음에 이 문제로 많은 비판을 당했는데, 어디 가서 내 생각을 함부로 얘기하다가 위험한 적이 몇번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설픈 풋내기 리더이지만 조직 전체의 의사로 인식될 수 있는 말은 함부로 하지 않고, 말할 경우 아직 논의 안된 개인 생각임을 분명히 밝힌다.

그런데, 나보다 경험도 많고, 지식도 풍부하고, 나이도 있어 조금은 더 현명하실 분들께서 어찌 계속 조직과 따로 움직이는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게 그들 개인의 명예욕, 권력욕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건 오히려 문제를 감추는게 될 것 같다. 조직 내 민주주의가 아직 내실이 부족한 곳이 많다는것, 그리고 리더에 대한 관점의 차이, 리더가 실무와 분리되어 있는 문제, 나아가 운동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그리고 지금 지배적인 운동 조직의 위계제 등을 문제 삼을 필요가 있겠다.

조직 외부에 있는 대표라면 자신의 역할과 상황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필요하다. 조직에 대한 과도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면 스스로 조절하고, 조직의 활동 과정에서 요구되는 역할만 수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조직과 무관한 활동을 벌이다 조직이 그것에 끌려가게 되는 형태가 되서는 안된다. 나는 이것의 폐해를 몇년전 환경운동 리더들에게서 보았다. 소극적으로 위치할 필요는 없지만 절대로 따로 움직여서는 안된다.

조직 내부에 있는 대표는 조직내 민주주의를 내실있게 하고, 외부와의 연결통로로서 자신의 위치를 분명하게 한정해야 한다. 자신이 무언가 큰 비전을 제시하고 조직을 끌어간다고 생각하지 말고, 실제 움직일 사람들의 활동이 서로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내부 조율에 힘쓰는게 낫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것은 내부 회의여야 하고, 그 외에는 그 결과만을 말한다. 그리고 대표로서 많은 부담과 자체 업무가 있겠지만, 부담을 좀 줄인 상태로 작게나마 하나의 실무를 맡고 있는게 낫다. 이건 대표 스스로 활동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며, 조직내부 조율과 외부 관계 설정 모두에 이로움을 줄 거라고 본다.

사실, 이것들은 지도부들이 스스로 수양해서 될 문제만은 아니다. 한국 운동권이 아직도 80년대의 추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유일한 성공 사례 - 그나마 겉으로 보이는 모습들 - 모델로서 그것을 채택하고 있는 이상, 그래서 대표에 대한 힘의 집중을 자연스럽게 여긴다거나, 전통적인 조직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실천을 하지 않는 이상 어려운 문제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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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이번 77인의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며, 그건 그 사람 개인 문제도 있고(분명히 권력욕, 명예욕으로부터 자유롭다고는 못할터) 지금 운동진영의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제발 희망을 이 안에서 꺾이게 하지 말아달라. 간절히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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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0 19:50 2006/09/1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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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g 2006/09/19 11:41 URL EDIT REPLY
저도 "장"을 맡고 있는데, 한번도 "리더"라는 생각은 못해봤어요. 게다가 지각생께서 말씀하신 "역량, 경험, 나이" 에 더하여 "한국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성별" 까지도 풋내기 취급을 받기 일쑤인(스스로 거지취급하기도 일쑤인) 지경인데... OTL
하튼 조직 내부에서 사람들의 활동이 서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라는 말에 이백프로 공감합니다. 근데 그게 젤로 어렵고, 그런 역할을 따로 둘 필요가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좀 복잡스러워요. 겉으로는 '일년은 더 해라' '싫어요' 뭐 이러고는 있지만, 회원들과 함께 이런 얘기를 좀 나누기 시작해야 할텐데요...
지각생 2006/09/19 18:07 URL EDIT REPLY
아, 그렇죠. 말로 하면 참 좋은데 실제로 하긴 어렵죠. 역할을 따로 두지 않아도 되면 가장 좋다고 생각하고요, 역할을 맡는 사람이 있다해도 온전히 그것에 묻히는 건 좋지 않다고 봅니다. 한 사람에게 떠맡길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해야할 것이고, 그걸 누군가가 촉매 역할을 한달까요? 적어도 자주 순환되고, 다른 일도 맡으면서 함께 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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