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용산참사 4대강, 건설자본의 대학살

나의 화분 2011/02/22 03:36

지난 여름에 4대강 답사를 하러 낙동강 지역에 갔다.

처음 들른 안동은 아직 공사가 시작되지 않아서 아름다운 상태였는데, 그래서 가슴이 더 아팠다. 곧 파헤쳐질 것이라 생각하니 그 푸른 강물에 눈길을 주기가 힘들었다. 이미 안동 아래에서는 공사가 시작되어 덤프트럭과 공사 관계 차량들과 포클레인들이 경상도 전역을 누비고 있었다. 낙동강이 흐르는 곳 뿐만 아니라 그 실핏줄 지천들이 흐르는 조그만 도로들까지 공사차량들이 들락날락 하면서 준설토를 토해내고 다시 낙동강 유역으로 돌아가기 위해 도로 위를 먼지 흩날리며 달리고 있었다.

나는 두리반으로 돌아와 단전과 폭염에 맞서 정신없는 투쟁을 하고 있었고, 어느새 그 포클레인의 삽날은 안동으로까지 올라와 마구 강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덤프트럭들은 강바닥에서 마구잡이로 퍼올린 준설모래들을 전국으로 날랐다.

11월 안동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당국은 4대강 사업에 투입된 덤프트럭들에 대해서는 방역소독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명박이 건설자본에게 22조원의 세금을 일방적으로 떠넘겨주는 그 죽음의 사업을 임기내에 마무리하겠다고 미친듯이 땅을 파고 강을 파헤치고 전국을 공사판으로 만드는 동안 그 구제역 바이러스로 오염이 된 준설토는 전국으로 확산이 되었을 것이다. 공무원들이 잠을 안자고 방제작업을 하면 뭘 하나, 4대강 사업이 밤낮없이 계속되는데... 그리고 그 죽음의 사업 때문에 얼마나 많은 트럭들이 전국 곳곳의 강과 농지며 큰 도로, 작은 도로, 샛길까지 다니고 있었는데... 그것을 생각하니 갑자기 가슴 한 구석이 칼로 도려낸듯 아파왔다. 누가 날 찌른 것처럼 말이다.

 

구제역 확산은 4대강 사업에서 비롯된 인위적인 환경대재앙 아닌가. 구제역도 대학살이더니, 이것은 4대강 대학살의 자연스런 귀결 아니던가.

 

농림수산식품부는 2011년 2월 16일까지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로 전국에서 소 15만726마리, 돼지 318만5116마리, 닭과 오리 545만4835마리, 염소 6148마리, 사슴 3053마리 등 모두 879만9878마리의 가축을 매몰처리했다고 발표했다. 왜 이렇게 많은 생명들이 죽었어야 했는가.

예전 박희태라는, 한나라당 대표를 맡았다는 작자가 2008년에 전국토가 거대한 공사장처럼 느껴져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 구제역 대학살은 바로 그 거대한 공사장이 된 한국의 당연한 귀결이다.

4대강으로, 용산참사로, 구제역으로, 건설자본이 지배하는 한국사회의 대학살이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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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2 03:36 2011/02/22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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