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두리반, 전기 공급 불가'...두리반 '농성 계속'
나의 화분 2010/07/30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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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에서 철거에 반대하며 7개월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홍대 앞 두리반에 전기를 재공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력공사 서부사업소(이하 한전) 관계자는 29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최종적으로 문안 확인을 거쳐 (공문을) 작성 중"이라고 밝혔다. 공문에는 "건물주의 허가를 받지 않는 이상 두리반에 전기 공급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하지만 이날 오전 두리반 활동가들은 이미 구두로 '전기를 다시 공급할 수 없다'는 한전 측의 입장을 전달받았다. 두리반 활동가들과 연대하여 활동하고 있는 윤성일 민주노동당 마포구위원회 위원장은 "(한전에서) 정식 공문은 받지 못했으나, 구두로 '전기를 재공급해줄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한전이 두리반에 전기를 다시 공급할 수 없는 이유로 '두리반이 명도집행이 된 건물이고 (두리반 활동가들이) 불법점거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한전) 약관을 보면, '사용 계약자 동의 없이는 단전이 불가능하다'는 부분이 있다"며 "(한전은) 스스로 만든 약관까지 어겨가며 장난질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단전은 기본권 박탈... 방조하고 있는 한전과 마포구청"
두리반 활동가 조약골씨 역시 "(한전이) 목숨을 담보로 9일간 전기 없이 (두리반 활동가를) 살게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지금까지 한전으로부터 공식적인 공문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 "(두리반 측에서 민원을 제기하고 나서) 9일 동안 (한전이) 법률을 검토해 결론을 내렸다는데, 무엇이 떳떳하지 못해 아직까지 검토중인가"라고 말했다.
현재 이들과 안종녀씨 등은 두리반의 단전에 항의하며 마포구청에서 4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조약골씨는 "해결이 안 되면 죽겠다는 각오로 들어왔다"며 단전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농성을 끝내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윤성일 민주노동당 마포구위원회 위원장은 "(두리반의 단전은) 수년간 (철거 건물에) 해 왔던 관행을 그대로 따른 것"이라며 "이는 비인간적인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사람이 기본권을 빼앗겼을 때 느끼는 박탈감은 매우 크다"며 "엄밀히 말하면 마포구청과 한전은 이런 사태를 방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약골씨 역시 "법률보다는 사람의 기본권이 먼저다"라고 주장했다.
서울 동교동에 위치한 두리반은 부부인 유채림씨와 안종녀씨가 2005년부터 운영해 온 칼국수집이다. 이들은 인근이 재개발지역으로 선정되고 건물이 철거될 위기에 처하자 활동가들과 함께 농성을 벌여 왔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농성을 시작했고, 7개월여 동안 농성을 이어오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21일 두리반이 단전됐다. 그러나 활동가들은 촛불을 이용해 어둠을 밝히고, 자전거로 돌리는 발전기를 사용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30일 오전 두리반의 단전에 항의하는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오후에는 마포구청 앞에서 항의 집회 및 문화제를 열 계획이다. |
덧붙이는 글 | 이미나 기자는 오마이뉴스 12기 인턴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