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vi님의
[질문] 에 관련된 글.
전에 오마이뉴스에
내가 대추리에 사는 이유라는 주제로 글을 하나 써보냈었는데, 내가 속으로 참 좋아하는 인권활동가 친구 명랑이가 또 '내가 대추리에서 사는 이유'라는 글을 써달라고 부탁해왔다.
글이 잘 써지지 않아서 나는 왜 여기 들어와 살고 있는가 노래로 불러보고 싶었다.
그렇게 만든 노래가 바로 이 곡이다.
대추리, 도두리에 보면 무슨 일이 벌어질 때마다 항상 카메라를 들고 촬영을 하는 친구들이 있다.
들소리 방송국 친구들, 이수정, 김준호, 정일건, 김지혜 등 독립영화를 만드는 친구들과 문정현 신부님을 비롯한 평화바람 친구들, 나까이 상 그리고 다른 많은 사람들...
이 곡은 카메라를 든 전사들에게 바치는 나의 오마쥬다.
며칠 전 이 곡을 처음 완성해서 어쿠스틱 기타를 치면서 하연과 예지와 나비 앞에서 불렀다.
들소리 방송이 앞으로 더 힘을 내서 이 싸움 승리할 때까지 카메라를 든 그 당당한 손을 놓지 않길 바라면서 말이다.
눈물을 흘리면서 이 노래를 들어준 친구들, 고맙다.
내가 여기 사는 이유
작사: 나비
작곡: 돕
두렵더라도 해보는 수 밖에 없겠지만,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카메라의 REC을 누르고,
속상한 마른 가슴들을 어찌해야 할까,
카메라를 잡고 있으면서
찔끔찔끔 나오는 울음을
계속 흔들리는 내 손을, 원망하고만 있었다.
두렵더라도 해보는 수 밖에 없겠지만,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카메라의 REC을 누르고,
나는 하고 싶은 얘기보다.
듣고 싶은 이야기가 더 많아
그 순간의 명징함이 보여주는 것,
너무나도 확실한 무언가를
반만큼이나 나는 그걸 담아내고 있는가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카메라의 REC을 누르고,
그렇게 잘 듣자고, 마음에 새기자고, 온전히 담아낼 수 있다고,
힘들고 외롭지만, 내가 여기 사는 이유, 어떻게든 이기기 위해서니까.
내가 여기 살고 있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