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바느질한 생리대
경계를 넘어 2005/06/01 02:33조약골씨는 대안생리대 워크숍을 하면서 아내와 딸을 위해 대안생리대를 만드는 아빠, 여자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해 한땀 한땀 대안생리대를 바느질하는 남학생들을 여럿 만났다고 한다. 지금까지 무시되거나 은밀하게 이야기해야만 했던 여성의 생리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갖는 남성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니 여성으로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를 만난 뒤 생리를 맞는 나의 느낌도 달라졌다. 귀찮고 짜증나고 부끄럽고 고통스러운,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행사가 아니라 여성으로서 당연하고 당당하며 존중받아 마땅한 축복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그 때문일까? 한달에 한번씩 생리와 함께 나를 괴롭히던 생리 전 증후군마저도 이번엔 조금 수월하게 넘어간 듯하다.
대안생리대 운동. 그것은 단지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지 말자는 운동일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여성에 대한 존중이며 나아가서는 인간에 대한 존중이 담겨진 운동이라는 생각이다.
이제 걸음마를 하고 있는 대안생리대운동이 우리 사회의 많은 여성들 사이에서 스스로를 존경하는 마음과 함께 큰 뿌리로 자라길 기원한다.
<김혜원·인터넷뉴스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