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 켈리가 감옥에서 보내온 편지

평화가 무엇이냐 2015/04/22 17:24

캐시 켈리가 감옥에서 보내온 편지

 

이곳 미국 테네시주 렉싱턴 연방교도소 안 앳우드홀에서는 최근 여성 수감자 열 명 정도가 모여 재의 수요일 미사를 드렸습니다. 미사를 집전한 이는 예수회 소속의 신부님인데, 크가 크고 머리가 벗겨졌으며, 흰수염이 길게 나 있는 분으로 친절한 성품을 가진 분입니다. 한 수감자는 제게 "저 신부님이 바로 산사람처럼 생긴 분이에요"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재의 수요일에 드리는 미사에서 그 신부의 강론은 꾸밈 없고 명쾌했습니다. 바로 "이 세상은 지금 너무 아프다"라는 메시지였습니다. 신부님은 앞에 앉은 여성 수감자들에게 어머니로서 아이들이 아팠을 때 기분이 어떠했는지 기억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아이가 아프면 다른 건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지요." 신부님의 강론이 이어집니다. "오로지 아이에게만 신경을 집중합니다." 신부님은 우리들에게 바로 이와 같은 열정으로 이 고통에 찬 세상을 치유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너무 아파하고 있는 이 세상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로 이 신부님은 이슬람국가(IS) 전사들이 무슨 이유로 싸우는지 우리가 아는 것이 너무도 없음을 지적하였습니다.

 

이후 저는 뉴욕타임즈에서 다음과 같은 기사를 읽었습니다. "이슬람국가와 그 지지자들이 하루에 매일 남기는 트위트 숫자는 9만건에 달하며 매일 사회관계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저는 무인기폭격에 의한 전쟁이 이와 같은 인터넷 활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궁금해졌습니다. 미국의 무인폭격기 공격이 이슬람국가에 가담해 싸우려는 자들의 숫자를 증가시키는 것일까요?

 

만약 무인기에 의한 폭격으로 미국 시민들이 가정에서, 길가에서, 음식점에서 그리고 종교집회에서 무참히 살해당한다면 어떤 결과가 생길지 예측해봅시다. 아마도 엄청난 숫자의 사람들이 미군에 가입해 총을 들고 싸움에 나설 것입니다.

 

저는 산사람 신부님이 겸허하고도 직접적인 어투로 여성 수감자들에게 호소하는 것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우리들에게 재의 수요일부터 앞으로 40일간 지금 너무나 고통스러워 하는 이 세상을 위해 집중할 것을 요구한 것입니다. 전쟁을 일으키고, 과소비를 부추기며, 환경파괴를 가져오는 기업 입장에서는 우리 여성 수감자들이야말로 아마도 이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존재들이겠지요. 하지만 그 산사람 신부님에게 우리는 이 고통에 찬 세상을 치유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소중한 존재들이였습니다.

 

아파하는 아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상호부조가 필요합니다. 우리들은 전쟁에 중독된 이 고통스런 세상에서 족쇄를 끊고 해방되기 위해 서로 힘을 모아 연대해야 합니다.

 

 

원문: 비폭력 저항의 목소리 2015년 3월호 www.vcnv.org

번역: 조약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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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2 17:24 2015/04/2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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