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신 새로운 사회결합을 이뤄야 합니다
나의 화분 2014/04/25 21:06세월호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세월호 참사를 통해 이 국가는 사람의 구조에는 별로 적극적이지도 않고, 전문적이지도않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구조보다는 진압에 익숙해져 있는 '국가'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요. 특히 민간인들을 모두 물리치고 구조 작업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군대와 경찰은 그 본질이 진압에 있습니다. 존재하지도 않는 적을 상정해놓고 항상 진압하는 훈련만 하던 자들이 막상 재난 상황에서 제대로 구조활동을 하긴 힘들겠지요. 군대와 경찰은 진압기관이지 구조기관이 아닌 까닭입니다.
박근혜정권은 세월호 참사로 빚어진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갖은 술수를 부리려 합니다. 특히 그 중 하나로 등장할 법한 카드가 '내각총사퇴'입니다. 하지만 구성원의 안전보장과 재난 등의 문제해결을 위해 등장한 통치 시스템이 국가라는 것을 놓고 볼 때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국가 자체가 사퇴해야 합니다. 즉 세월호 참사는 내각총사퇴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정치권력 총사퇴(정권총사퇴+국회해산)에 이은 전혀 새로운 통치 시스템의 구성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국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을 기대해왔고, 요구해왔습니다. 경제민주화를 이루면, 복지국가를 만들면, 정의로운 권력이 들어서면 우리 삶의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어왔습니다. 이런 기대로 투표에 참여하고, 세금을 내며 통치 시스템을 떠받쳐온 것입니다. 그런데 이대로는 안될 것 같습니다. 누가 최고권력을 차지한다고 해도 본질적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없고, 상황은 점점 악화되어 갑니다. 권력을 장악한 극소수의 부자들이 이 사회 전역에서 멋대로 군림하며 자신은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이 파렴치한 통치 시스템으로는 구성원의 안전도, 복지도 보장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국가대신 새로운 사회결합을 이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