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노래
- 새만금 바닷길을 걸으며
한 쪽엔 갯벌이 다른 쪽엔 논밭이
백합을 잡고 벼를 심어 생명을 가꾼다
자동차가 없는 곳 아스팔트가 없는 곳
우리가 꿈꾸는 곳 바로 이곳일세
바닷길 논길따라 외로운 순례길
배낭을 벗삼은 고달픈 나그네길
우아한 큰고니와 화려한 청둥오리
저만치 날아가네 내님은 어느곳에
갈대야 억새풀아 이쪽도 좀 보아주렴
흔들리는 마음이라지만 바람에 몸을 실은 자유로운 마음일세
죽어버린 너구리와 날개 잃은 도요새
이 땅이 죽어가니 이 일을 어이할꼬
매앰맴 흑염소와 컹컹짓는 저 누렁이
목매인 짐승들이 소리 높여 통곡하네
한 무리 조개들이 갯가로 몰려왔네
물길을 막아노니 끝 없는 조개무덤
바다가 막히면서 염도가 떨어지니
소금밭도 문을 닫고 새들도 떠나가네
목마른 풀씨들아 숨막히는 조개들아
겨우내 웅크린 채 봄바람을 기다리네
바람에 실려오는 절박한 외침
천성산 뚫지 말고 새만금 방조제를 뚫어야지
사냥용 탄피들이 곳곳에 어지러이
엽총의 탄환들이 심장에 박혀오네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을 위협하는 우르르 쾅쾅 시끄러운 소리
폭탄이 떨어지는가 올려다보면 하늘을 날아가는 전투기 비행기
미군이 없는 곳은 어디쯤에 있을까
군대가 없는 곳은 존재하지 않는걸까
바닷물도 짜고 내 손가락도 짜고 우리의 눈물도 짜다
짠맛이 같은 우리는 한 뿌리에서 나왔나
나와 이 땅의 생명들이 다르지 아니하니
오래도록 공존하세 살육을 멈추고
바쁘게 움직이는 굴착기의 쇠이빨이 파헤치는 이곳은 골프장 공사 건설현장
뇌물과 횡령으로 골프장 제초제로
지역주민 다 죽이는 가진자들의 돈잔치
투기처를 찾아 떠도는 자본에게
표를 달라고 사탕발림하는 권력에게
새만금 어민들은 단호하다
비행장도 복합산업단지도 다 필요없응께
바다를 갯벌을 내버려두어라
죽음의 기계를 멈추고 공사를 중단하라
생명과 평화의 땅을 죽이지마라
더 이상 죽이지마라
* 2005년 2월 24일부터 3월 2일까지 제6회 새만금 바닷길을 걸으며 조약골이 흥얼거린 노랫말입니다. 노래로 만들어서 부르려고 합니다. 4공구가 터지면 새만금 갯벌에 함께 모여 불러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