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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교(부천시 초중등 대안학교) 3, 4학년 봄들살이는 3박 4일 일정으로 첫째날 소풍터미널에서 태안 행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 후 생활.
2023 산학교(대안학교) 3, 4학년 봄들살이 첫째 날의 기록. 산학교 페이스북에서 옮김.
3,4학년 들살이 첫째날
코로나로 인해, 그동안 버스를 대절하여 들살이를 다녔던 3,4학년들이 처음으로 대중교통으로 들살이를 떠났다. 터미널 대합실에서 모인 아이들이, 버스 시간을 긴장하며 기다렸다가 덩치만한 짐을 버스 아래에 실었다.
“버스에 짐을 실어본건 처음이야! ”
“나도 내가 직접 실은 건 처음이야!”
아이들의 들뜬 언어에, 작은 성취를 일상에서 모은다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길고 긴 길이다. 어찌나 느릿느릿 시간이 가는지, 아무리 기다려도 도착을 안한다. 겨우 태안에 도착했나 했는데… 다시 또 시내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어까지 가?”
태안 시장에서 한가득 짐을 들고 탔던 할머니가 묻는다.
“저희는 만리포에 가요.”
“멀리가네. 가서 뭐하게?”
“애들이 뭐하긴, 놀겠지.”
“수학여행 가는거에요.”
”아빠는 어디고?“
”아빠도 회사가고 엄마도 회사갔어요.“
”저~기가 엄마 아니고?“
”네 선생님이랑 수학여행 가는거에요.“
”엄마한태 간다고 야기는 했어? 갔다가 오라해?“
“음.. 수학여행이요…”
”밥은 우짜고?“
”저희가 직접 지어먹어요.“
이어지는 듯 이어지지 않는듯. 제자리를 맴돌면서도 조금씩 나아가는 대화를 엿듣는다. 아이들 모두 시골에서 시내버스를 타는 것이 처음이란다. 시골 시장을 돌아 장바구니 하나 가득 들고 탄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계단이고 바닥이고 상관없이 앉았다. 배낭 하나씩 짊어진 아이들이 낯선지, 한마디씩 건네신다. 또박또박 대답하던 아이들도 하나 둘 곯아 떨어질 때 쯤 드디어 도착했다.
2023.04.19.
깡통
2023년 4월 18일 3, 4학년 봄들살이 첫째 날. 페이스북 글과 함께 올라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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