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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교(부천시 초중등 대안학교) 3, 4학년 봄들살이는 3박 4일 일정으로 첫째날 소풍터미널에서 태안 행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 후 생활.
2023 산학교(대안학교) 4월 19일 3, 4학년 봄들살이 둘째 날의 기록. 산학교 인스타그램에서 옮김.
이른 새벽. 갑자기 커진 파도 소리에 깜짝 놀라 깼다. 멀리 있던 바다가 어느새 코앞으로 왔다가 다시 멀어진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의 바다. 바다 바로 앞 숙소에서 머물며 바다와 하나가 되어 지내다보니, 물이 차고 빠지는 시간이 중요한 생활의 리듬이 되었다.
세끼의 밥, 간조와 만조.
두 가지 축이 리듬이 되어 꾸리는 하루들.
새벽에 일어난 아이들은 물이 끝까지 빠진 바다를 마주하고 해변을 따라 산책한다. 안개가 자욱한 새벽 해안은 조금 무섭고, 신비롭다.
이른 아침을 먹는 사이, 바다는 아침 햇살에 푸르게 반짝인다. 참을 수 없는 이들은 어느새 옷을 갈아입고 뛰어간다. 차가운 바다가 발 사이를 가를 때마다 꺄르르 꺄르르.
어제 발견한 손오공 바위(우리가 붙인 별명)는 썰물 때마다 갖은 바다 생물들이 출현하여 아이들을 모으고,
물이 밀려들어올 때면 산책, 관광, 보드게임, 식사 준비, 방청소, 빨래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숙소 코 앞까지 물이 찰랑이는 만조 때가 지나면 해변으로 다시 달려간다. 물수제비를 뜨고, 돌을 던지고, 모래성을 쌓고. 그러다 다시 물에 풍덩.
하루에도 서너번씩 젖고, 샤워를 하고, 빨래를 돌리고. 햇볕과 바람에 얼른 옷이 마르기를 바라면서 내복을 입은 채로 돌아다니고, 그러다가 또다시 내복 채 물에 빠지고…
저 멀리 도망간 바다를 따라, 멀리 멀리 가는 아이들을 종일 쫓아다니는 것이 힘들다가도.
구름 사이로 사라지는 붉은 해를 함께 바라보며,
“나는 이런 광경은 처음 봐. 정말….. 멋있다.“
하고 감탄하는 아이의 첫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정말로 귀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오늘 하루도 참 좋았다.
<은의 하루이야기 >
-오늘은 아침에 바닷물에 들어갔다. 생각보다 물이 차가웠다. 모래를 던지고도 놀았다. 점심에도 바닷물에 들어갔다. 아침보다는 안차가웠다. 그래서 점심에는 몸까지 들어갔다. 저녁에도 들어갔다. 오늘 중에 가장 따뜻했다. 저녁에는 만조였다. 재미있었다. 오늘만 세번 샤워했다.
2023.04.20.
깡통
2023년 4월 19일 3, 4학년 봄들살이 둘째 날. 산학교 인스타그램 사진과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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