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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거라

도대체 나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 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들은 내 눈을 가리고 사지를 봉쇄했다.
심지어는 혀를 놀리는 것마저 허용되지 않았다.

 

몸을 찌르고 살을 찢어내는 아픔만이 느껴질 뿐이었다.
그리고 그 미칠듯한 굉음.
뼈를 갈아내는 듯 한 분쇄음과 영혼을 빨아들이는 듯한 파찰음.
그것만으로도 나는 여러 번 의식을 잃었다.

 

내 몸에서 흘러나온 분비물들이 뒤섞여 흘러내렸다.
어느 때보다도 많은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최소한의 저항마저도 불가능한 상황에 나는 좌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 몸뚱아리를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 이토록 사람을 비참하게 무력화시킬 줄이야.
그저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보는 것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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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았던 악몽같은 시간은 끝났다.
그리고 내가 평생에 걸쳐 쌓아 올린 그것도 허무하게 사라져버렸다.

그것이 사라진 한 구석이 몹시 시려온다.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오늘의 경험은 트라우마로 남아 내 평생을 지배하겠지.


답은 명확하다.

실천이 어려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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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석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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