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조각가 고중흡 제 1회 개인전

                                 -몸을 통해 구현되는 수많은 자아의 세상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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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투데이 선임기자 박정례]= 청년 조각가 고중흡 조각전이 열리고 있다. 서울 가나인사아트센터 제 1 특별관에서다. 다음(3.19~3.24) 주 월요일까지 일주일간 열리는 이 조각전에 출품된 작품은 총 7점이다. 그러나 7점이라 해서 작품 수가 결코 적은 것은 아니다.

‘평범한 일상의 기록들’이라는 작품은 그에 딸린 소품들이 자그마치 11점이나 되니 말이다. 고중흡씨의 표현 수법은 작품의 주제를 드러내기 위해 반드시 두개 이상의 조형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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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완(碗)-듣다’라는 작품을 보자. 남자 조각상 2는 거꾸로 매달려서 조각상 1로부터 뭔가 열심히 듣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다. 그러니까 한 작품에 조형물은 실제 두 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비행’이라는 작품도 마찬가지다. 사나이 1에게 매달린 또 다른 조형물 2는 비행이라는 주제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제 2의 조각품인 것이다. 이래서 전시장에 서있는 크고 작은 작품들은 모두 20여 점이 넘는다.

청년작가 고중흡씨는 강원대 미술학과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약 5년간 중국의 항주에 있는 중국 미술학원에서 수학했다. 수상경력으로는 강원 미술대전 특선을 거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어서 전국 대학. 대학원 조각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였으며 현재는 춘천시 문화재단 아르숲 입주 작가로 선정되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도 춘천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진 전시회다.

그의 이번 조각전 주제는 ‘여행’인데 “인간은 잠시 세상으로 여행을 온 것이다.”라면서 보이는 몸을 빌려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자아에 천착한 결과물이다. 즉 여러 형태로 전개되는 다중의 자아를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다시 말해서 자아는 몸을 빌려 존치할 수 있기에 몸은 나와 세상을 연결해주는 유일무이한 매개체이다. 이번 조각전을 통하여 고중흡 작가의 고민과 치열한 작가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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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4 12:20 2014/03/2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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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지리산 둘레 길을 걸었다. ‘우리 땅 걷기’ 팀은 어제 밤 8시 30분에 서초구 양재역 12번 출구 쪽 국립외교연구원 앞에 집결을 했다. 전남 구례 쪽으로 출발할 대절버스에 오르기 위해서였다. 본 기자에게 배정된 좌석은 스타관광버스 38번이었다. 출발 후 1시간 30분여를 달리다가 정안휴게소에서 잠시 정차를 한 후 이후 논스톱으로 달리기를 계속했다.

늦은 밤 0시 30분쯤인가 보다 우리 일행이 목적지에 도착한 시간이, 이나마 쉬지 않고 달린 결과다. 숙소로 정해진 곳은 구례군 청소년 수련관이다. 이곳이 90여 명의 사람들이 베이스캠프 삼아 이틀 밤을 묵을 곳이다. 3층 숙소로 올라가서 방 배정 표를 확인해보니 305호실이었다. 한 방에 열 댓 명씩 단체 합숙을 하게 된 거다. 방안에 화장실과 세면대가 있었지만 동작이 빠른 사람들은 1층에 있는 공동 세면장에서 벌써 일을 끝내고 보다 신속하게 돌아왔다. 자연히 잠자리를 빨리 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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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박 4시간 이상 차를 탔다. 같은 자세로 꼼짝 못하던 근육이다. 몸을 놀려 잠시 딱딱한 근육을 풀어주었다. 어서 쉬자. 일찍 잠드는 것이 컨디션 조절에 좋을 것이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자정을 넘겨 새벽 3시 이후에나 잠들던 습관이 금방 고쳐질 것 같지는 않다. 걱정이 많이 됐다. 하지만 자리에 눕자 그 자체만으로 편안했다. 여기저기서 부스럭거리던 소리가 점점 잦아들고 있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코고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눈을 감고 엎드렸다. 잠을 불렀다. 그랬다. 4시를 알리는 모닝콜 소리가 나기 전까지 세상모르고 잠을 잤다. 

아침이다. 세면장 드나들기에 다시 바쁘다. 세수를 끝낸 사람들은 얼굴 다듬기에 한창이다. 속칭 여자들의 포장공사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버라이어티하기 그지없다. 화장, 그것은 여자들만의 특권이야!

여기저기서 몸놀림이 부산하다. 식당으로 가기 위해서다. 식사시간은 7시에서 7시 40분까지다. 늦어도 8시에는 버스에 착석하라는 안내가 있었다. 따라서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다. 주방엔 아주머니 혼자뿐이다. 90여 명분의 식사를 아주머지 혼자서 마련했나 보다. 그래서 조반이 좀 신통치 않다. 그래 뭐 적당한 선에서 한 끼 먹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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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팀은 지리산 유스호텔 앞에 섰다. 지금부터 지리산 둘레 길을 걷는 거다. 이정표는 앞밤재와 남원 두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먼저 앞밤재 쪽으로 향했다. 모두 모여 안내 도반인 신정일 선생 앞에 섰다. 코스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서였다. 누군가 이정표 위해 등산화 한 짝을 올려놨다. 웃음이 빵 터졌다. 모두 고고! 산을 보며 들을 보며 부지런히 걸었다. 쑥도 밟히고 머우도 밟혔다. 마늘밭도 보이고 보리밭도 보였다.

와우! 저기 쉼터가 있다. 밤재 490m라 써진 이정표 앞에서 다시 한 번 멈췄다. 대열을 정비하는데도 그만이다. 조금 앞서 걸은 사람과 후미에 처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한데 모이게 되니까. 잠시 발길을 멈추고 심호흡을 했다. 그러고 나서 다시 출발! 계척마을을 향해 걸었다.

아름다운 꽃길이 원만한 곡선을 그리며 계속됐다. 서울에서 출발하던 때는 바람과 함께 빗방울까지 비치는 흐린 날이었잖은가. 그러나 지금 여기를 보라! 지리산 둘레 길은 선경이다. 하늘 아래 이 같은 꽃길이 따로 없었다.

“너희들 중에 누가 맨 처음 꽃망울을 터뜨렸니?”

“모두 다 함께요!”

“그런 거야 정말?”

“네에~ ^^*”

화창하기 그지없는 최상의 봄날이다. 활짝 핀 미소를 거침없이 자랑하고 있는 화신들이 저마다 어여쁘고 투명하다. 덕분에 계척마을까지 계속되는 5.4km의 꽃길을 걷는 동안 한정 없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

아~ 이런 봄날이 내게 주어지다니! 매화향이 은은하게 천지에 흐르고 있다. 노란 산수유는 또 그렇게 화룡점정을 찍듯이 매화 그늘 속에서 꽃눈을 반짝이며 수를 놓고 있다. 오 이런, 백년 초는 또 저만치서 “나도 여기 있어요!”하고 샛노란 얼굴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래 꽃길이다. 봄 길이다. 우리 어쩔거나. 걷자, 걷자. 창공에 흐르는 매화 향기를 두 팔 벌려 가슴에 잔뜩 묻어나게 품으며 들이마시며 지리산 둘레 길을 그렇게 걷자. 매화 너희는 이만치서 그리도 천지에 가득하구나. 산수유 너희는 그리도 저만치서 별사탕처럼 달콤한 불꽃을 터뜨리고 있구나!

지리산 둘레 길은 지금 이렇게 하늘 파랗고 바람 곱고 매화 가득하고 산수유 가득하다.

박정례 / 기자 /르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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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9 11:06 2014/03/1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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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일과 함께 떠나는 지리산 둘레 길과 ‘우리 땅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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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투데이 선임기자 박정례]= 신정일 선생(54년 생) 그는 우리 땅 걷기 도보답사 전문가다. 1980년 대 중반 ‘황토문화연구소’를 설립하여 동학과 동학농민항쟁을 재조명하기 위한 여러 가지 사업들을 펼쳤고 1989년부터는 우리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다.

2002년부터는 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를 발족시켜 뜻을 같이 하는 도반들과 함께 우리 땅 곳곳을 걸으며 옛길 복원과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를 개설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신정일 씨가 그동안 오른 산만해도 600여 개의 산이 넘는다. 순전히 우리 땅을 걷기 위해 그는 년 중 40여회 집을 나서서 나그네 아닌 나그네로 살고 있다. 그것이 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가 설립된 2002년부터 계산해도 480여회를 넘어서고 있다.

신정일 선생이 우리 옛길을 복원하여 길을 내고 문화탐방로를 내는데 앞장서고 자문한 곳만 해도 천년고도 전주 옛길, 소백산 자락 길, 해파랑 길, 변산 마실 길, 퇴계 오솔 길 등 20여 건이나 된다. 걷기 열풍이 일어나고부터는 옛길 복원에 눈을 뜬 환경부나 각 지자체들의 자문에 응하며 문화와 지역정서가 살아 숨 쉬는 길 지킴이 역할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우리 땅 도보답사의 큰 스승인 신정일 선생이 또다시 도보답사를 떠난다. 이번에 걷는 길은 지리산 둘레 길과 섬진강변 길이다. 소식을 듣고 오늘(3월 셋째 주 금요일) 오후 양재역 12번 출구 쪽 국립외교연구원 앞으로 찾아간 것은 저녁 8시 30분이었다. 도보답사 팀 92명과 함께 2박 3일 예정으로 떠나는 이번 여행에 동승하기 위해서다.

답사 팀은 밤을 틈타 전남 구례를 향해 달렸다. 일행들이 이틀 동안 머물게 될 구례군청소년수련관으로 가기 위해서였다. 구례청소년회관은 이번 답사팀의 실질적인 베이스캠프가 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하루의 답사일정을 마친 후 돌아와 숙박을 해결하고 나서 아침이면 다시 길을 떠나게 되는 거점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번 답사 길에서는 40여 Km의 섬진강변을 걷게 된다. 하루는 하동 쪽에서 이튿날엔 광양 쪽에 있는 섬진강변을 걷는다. 그 사이사이에 매천 황현 선생의 유적지 매천사와 도선국사의 유적지 옥룡사도 끼어 있다.

누구든 산수유 가득한 지리산 둘레 길과 매화 향기 가득한 섬진강 변 길을 걸어보는 데 필요한 것은 마음이 첫째다. 우리 땅은 마음으로 걷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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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8 15:59 2014/03/1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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