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동대문 역사문화공원 쪽에 몇 번 갈 일이 생겼다. 그 바람에 화장실을 들리게 됐다. 칭찬이 절로 나올 정도로 깨끗하고 아름답기조차하게 잘 꾸면 놓은 터여서 한마디 하고 넘어가려 한다. 청결하고, 쾌적한데다가 파우더 룸까지 있는 곳은 처음맞닦뜨린 경험이기 때문이다. 그림도 거슬리지 않는 크기로 센스있게 걸려있었다.
'동대문 역사문화공원' 하면 생각나는 것은 몇년 전에 어린이 도서연구회에서 '잃어버린 왕국 한성백제'라는 주제로 어린이들과 함께 역사기행을 간 일이다. 서울에 있는 백제 유적지등 몽촌토성을 위시하여 선사유적지 그리고 백제문화 유적이 있는 적석탑 등을 둘러봤다. 탑이 있는 곳은 동대문지역인데 지금은 지하철 노선이 생기고 역 이름을 아예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이라고 붙은 근사한 이름도 갖게 됐다.
한동안 잊고 있었지만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역을 지나칠 때면 역사기행을 하던 기억을 자연스럽게 떠올려 보곤 했다. 아무래도 지금 보다 젊었을 때고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서 열과 성을 다하던 때였으니만치 추억의 한장면을 그리워하는 심정이 자연스럽게 발동된 때문인가 보다.
아무튼 몇년 세월이 흐른 지금은 좀 특이한 일로 '동대문 역사문화공원역'을 기억하게 됐다. 우선 이 일의 계기는 SNS활용교육을 받으려고 찾아가는 곳이 마침 6번 출구로 나가게 된 것이 계기였다. 예나 지금이나 동대문이라는 이름이 붙는 곳은 조금 복잡한 인상이 떠오르는 곳이다. 누가 아니랄까봐 출구도 많고 이동 동선도 역시나 상당한 곳이다.
그래서 찾아가는 목적지를 안내 받을 때 반드시 5호선을 환승하는 출구 쪽으로 나오라는 말을 강조했나 보다. 출구를 잘 못 찾으면 엄청 헤매게 되니 말이다. 4호선에서 내려서 굳이 5호선 환승통로를 찾아 가려니 정말 길이 길어서 가도가도 끝이 안나오네 소리가 절로 나왔다. 한참을 걸었다. 그렇게 한정없이 6번 출구를 찾으니 그 쪽은 상당히 한가한 출구였다. 그런데 역사를 어찌나 깔끔하게 꾸며놨는지 출구를 찾아 헤매느라 힘들었던 기분이 확 달아났다.
공간 한 번 넓어서 좋다. 넓고 쾌적하고 붐비지 않는 역사라면 눈을 부지런히 굴려서 화장실 쪽을 바라본다. 깨끗해 보이면 볼일을 보고가는 쪽을 택하는 거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볼일을 보는 것도 좋지만 홀가분하게 끝내고 가는 것도 괜찮은 일이니까. 그래서 다가갔다. 와~~~화장실 한 번 깨끗하네! 언젠가 신문에서 본적이 있다. 어떤 외국인이 우리나라 지하철 화장실 시설 끝내주게 좋은 편이라고. 정말 그렇다. "동감이고 말고" 동의한다.
파우더 룸이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의자도 놓여있고 화장 고치고 볼일 잘 보라고 거울도 크게 걸려있다. 때마침 외국인 둘이서 아주 작정을 하고 앉아서 화장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롯데백화점이 시설이 좋은 편이라고 하는데 그에 못지 않다고 생각한다. 별 ★★★★ 4개 반을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