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삼각전적관'에서 가진 찾아가는 토론회
-강원도 철원, 풀뿌리 릴레이 통일 토크-
[피플투데이 선임기자 박정례]= “찾아가는 토론회”가 열렸다. 일명 ‘풀뿌리 릴레이 통일 토크’라고 불리는 이 토론회는 사단법인 ‘대륙으로 가는 길’에서 벌이는 여섯 번째 토론회다. 이날(3월 28일 금요일 낮 2시) 토론회는 강원도 철원의 ‘철의 삼각전적관’에서 주민 약 100여명과 함께 한 시간이었다.
주 강연은 정동영 전 장관이, 토론은 역사학자인 한홍구 교수와 서해성 작가가 맡아줬다. 정 전 장관은 이날 강연회에서 “독일이 통일된 지 23년이 지났다. 이렇듯 세계적으로 냉전이 끝난 지 오래건만 한반도는 통일은커녕 평화 정착도 못 한 채 갈등과 냉전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이 대박’이라고 말하려면 어떻게(how. what) 할 것인지를 말해야만 한다고 일갈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마침 토론회에 참석한 60대 아주머니에게 다가가서 즉석 질문을 던졌다. “어떻게 하면 통일이 될까요?” 이에 60대 김금순 씨는 대답하기를 “북한하고 잘 지내야지요.”라고 말했다. “‘북한하고 잘 지내는데 답이 있다고 하셨는데 저도 동감입니다. ㅎㅎ 남북한이 잘 지내는 일은 정말 마음만 잘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지요. 같은 민족이니까 서로 잘 지내다 보면 통일도 그만큼 가까워지는 것이고 말입니다.” 이밖에도 서해성 작가와 한홍구 교수를 비롯한 질문자 6명과 주고 받으며 전개한 토론 내용은 남북한 문제에 관해서 새겨들어야할 양질의 정보가 가득했다.
그 내용은, 몇 년 전만 해도 통일문제는 우리나라가 대만과 중국 보다 앞서 있었다. 남북한 정상회담을 두 차례나 가졌고, 평화교류와 경제협력이 속도를 내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대만과 중국이 일주일에 비행기가 800편 이상 뜨고 있는가 하면 대만에서 연간 500만 명, 중국에서 200만 명이 서로 오고가는 데로까지 발전했다. 여기다 대만 인구의 10분의 1인 200만 명이 중국 본토의 영주권을 가지고 있다. 이게 사실상의 통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러한 평화적 교류야말로 고통도 부담도 없는 통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이 하는데 우리가 못할 이유가 없다. 중단된 평화교류를 어서 재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5.24 조치도 해제하고 북한과의 적대와 대결을 청산하고 화해와 협력의 한반도 경제 시대를 열어야 한다.
이것이 곧 대륙으로 가는 길을 여는 길이요 우리 민족이 함께 나아가야할 길이다. 우리는 10년 전 남북 간에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를 이어놓았다. 이 철도를 남과 북이 함께 손잡고 이용해야 한다. 만주와 시베리아로 연결하면 '대륙 철도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우리의 꿈을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은 나라다. 독일이 통일을 이룬지 23년이 지났고, 엊그제는 공교롭게도 분단의 아픔을 똑같이 지니고 있던 국가 지도자가 만났다. 공교롭게도 같은 여성 지도자다. 그런데 독일 수상 메르켈은 통일국가를 이룬 자랑스러운 지도자로서 우뚝 서있는데 우리나라의 지도자는 그렇지 못했다. 통일은 이와 같이 민족의 번영과 평화를 가르는 중차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왜 통일이 중요한지는 자명하다. 세계적인 금융기관인 골드만삭스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내놓은 보고서를 보더라도 2031년이 되면 한국경제의 경제성장률은 0%가 될 수도 있는가 하면 세계 4위의 부국이 될 수도 있다는 각기 다른 전망을 내놨다.
전자는 우리민족의 통일을 전재로 내놓은 전망이고 후자는 그렇지 않을 경우의 전망이다. 이를 보더라도 우리에게 통일은 반드시 이뤄야할 지상과제인 것이다. 화해와 협력으로 나아가서 금강산 교류도 재개하고, 남북경제협력도 원활하게 이루어져서 개성공단도 당초 목표대로 가야한다. 나아가서는 오늘 우리가 토론회를 열고 있는 이 철원 땅에 개성공단 같은 공장을 지어서 역으로 북한의 노동자들이 이곳으로 출퇴근 할 수도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실질적인 통일이다. 문화 체육 같은 민간 교류도 활발해질 때 더더욱 금상첨화일 것이다.
남북한의 화해 협력, 우리가 노력한 만큼 가까워진다. 10년 후 통일 그리 어려운 일 아니다. “어서 우리 다함께 대륙으로 가는 길을 함께 열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