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남았다

분류없음 2014/03/17 08:09

짝이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갔다. "잠시" 갔다는 게 맞다. 한 달 뒤에 오실 거니까.

그런데 나는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는 듯한 기분에 젖어 있다. 그러니까 실제 눈물이 흐른다는 건 아니다. 왜냐하면 빨래도 해야 하고 밖에 나가 물건도 사와야 하고... 그러니까 살아야 하니까니미.

 

한국에 가고싶은 마음은 정말 크다. 생각해보라. 먹는 것, 입는 것, 냄새, 풍경, 사람들, 어느 것 하나 그립지 않은 것이 없다. 칠십년대 중반에 태어나 서른 넘기까지 한국 땅에서 먹고 입고 자랐다. 초등학교 - 국민학교 - 때부터 최루탄 가스 냄새를 맞는 (맡는) 게 일상인 줄 알았고 전세계 대통령들은 죄다 대머리인 줄 알고 살았다. 군인들이 정치하는 걸 불필요하다고 생각해본 적 없는 어린 날을 그렇게 지났다. 그리고 사람들이 무던히 싸우고 죽고 다치는 그런 나날들을 또 경과하면서 지금의 내 삶이란 게 고스란히 그냥 주어진 게 아니구나 그런 생각을 어렴풋이나마 하던 찰나에 대학생이 되었다.

그 거리의 냄새, 사람들의 지친 하루가 묻어나는 밤과 새벽을 지나 시큰한 토사물들을 이리저리 피해 성추행이 넘실대는 지옥철을 타고 매일매일 학교에 가면서 과연 내가 무엇을 느꼈겠는가. 혁명? 아니올시다. 그건 염세였다. 염세. 만약 그 과정에서 혁명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글쎄 나는 그에게 납죽 엎드려 소인을 죽여죽시옵소서라고 하기보다는 니미니밥구룻을 뻥--- 차버렸을 것 같지만 또 그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어쨌건너쨌건 가장 치열한 시점에 그 시절을 견뎌낸 그 도시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건 미움이라도 좋아. 사랑과 미움. 그래도 좋아. 나는 그 아침 공기가 너무나 좋았더랬다. 살아야 해 살아야 해. 아침 여덟시, 빠닥빠닥 고개를 쳐들고 계단을 치오르며 맡는 아침공기, 그리고 만나던 사람들, 공기, 기운... 스물의 나이만이 누릴 수 있는 그 뻔함 속의 젊음이란.

 

예상했겠지만 잡생각이 이리 많다보니 운동권 주류에게서 사랑을 받지 못하였다. --- 슬픈 결론?

 

십 년이 한참 지난 아침 나절 출근길에 그 기운을 다시 느끼게 되었을 때, 아니 어느날 문득 그 기운을 느꼈을 때 뭐랄까. 이건 뭐랄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 기분은 뭐랄까. 그걸 알까.

그걸 알게 되었을 때, 가까스로 알게 되었는데 또 그 도시를 떠나야 했을 때의 그 비애란. 슬픔이란, 연민이란. 상처란. 그러나 그럼에도 그 이별이란.

 

그러니 왜 가고 싶은 마음이 없겠느냔 말이다.

 

그리고 희망. 세상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 나는 어딘가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 내가 생각하는 세상을 함께 짊어질 이가 또 있을 것이라는 희망. 그 희망 없이 어찌 이 치욕을 견뎌낸단 말이오. 그리고 그 희망을 일상에서 함께 일굴 이, 짝이 있는데 내가 어찌 그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있단 말이요시방.

 

그런데 막상 갈 생각은 없다. 피붙이 모두 나를 나로 받아들이지 않는 그 세계에서 홀연히 느낄 그 외로움을 접수할 그 용기가 아직은 없는 것이리라. 내 몫까지 먹어주라. 해삼멍게광어짬뽕신떡모두다.

 

2014/03/17 08:09 2014/03/17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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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타령아냐

분류없음 2014/03/11 12:57

우리 여성들은 같은 여성들에게 더 냉정할 때가 있다. 같은 여성이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같은 약자의 처지에서 겪어내는, 관통하는 억압의 구체를 더 잘 알기 때문이다. 때로는 세상의 '표준'에 들어맞지 않는 나의 존재를 감추기 위해 그 억압의 구체를 억압자보다 더 잘 내면화하기도 한다. 간혹 장삼이사들이 읊는 '피해의식'은 그 내면화의 대표적인 예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의식' 이나 '망상'은 아니다. '피해' 그 자체에 가깝다. 아니, 피해, 손해이다. 불평등이다. 그러나 이 피해의 컨텐츠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은 '피해망상에 젖었다'든지 '유난을 떤다'며 그 힘든 고백을 가소롭게 만든다, 만들기 위해 애를 쓴다.

 

오늘 무척이나 고단한 하루를 보냈다. 우선 그동안 맡았던 한 클라이언트가 예정보다 일찍 프로그램을 떠났다. 내 계획에 없던 일이었고 나를 대하는 태도와 다른 워커(들)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 달랐기 때문에 나로선 무엇이 그이의 진짜인지 잠깐 혼란스러웠다. 그이를 진단한 어떤 이는 보더라인퍼스널리티디스오더(BPD)인 것 같다고 하는데 의당 의사들이나 씹쭈구릴 그런 병명 따위엔 사실 관심이 없다. 나는 그것보다 그이의-여성의- 말을 제대로 청취하지 못하는, 못하는 것 같은 이 환경에 화가 났다. 같은 말을 해도 남성들의 이야기는 쉬이 전달된다. 남성들의 언어가, 그들의 삶이 표준인 까닭이다. 그러나, 그이의 말은 몇 번이고 필터링됐고 이따금 '거짓말'로 취급받기도 했다. 물론 이건 나의 소견이다. 나는 아마도 카운터트랜스퍼런스를 겪고 있는지도 모르고 제대로 클라이언트를 옹호하지 못했다는 자책을 할 수도 있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이 사건과 이 현실과 거리를 두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다. 그게 가장 필요하다. 어쨌든 그녀는 차디찬 거리를 향해 따뜻한 곳을 스스로 박차고 나갔다. 떠나는 그이를 창문을 통해 바라보며 속이 쓰렸다. 인간에 대한 실망감과 더불어 나에 대한 무력감, 그리고 나는 죽어도 그들의 마음을 알 수 없다는, 알아낼 수 없다는 요령부득의 절망감.

 

또 하나 다른 일. 이 와중에 끊임없이 앞선 그이에게 추파를 던지던 다른 남성 클라이언트가 부적절한 언사를 내게 했다. 전화번호를 줄테니 자기가 이 프로그램을 나가거든 연락을 하란다. 참 나. 너와 나 사이에 네가 한 그 말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니,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니. 네 생각을 얘기해봐. 하고 물었더니 농담이란다. 농담이겠지. (나는, 네 농담을 아주 잘 이해할 수 있어, 이 씹짱생아. 왜냐고. 그런 네가 나였고 그런 내가 너니까. 우리 인간은 그냥 백지 한 장 차이야.) 한 번만 더 그런 이야길 하면 너는 이 프로그램을 바로 떠나야 해. 아무도 널 도울 수 없어. 이것만 기억해, 라고 구두경고를 했다. 알았단다. 알아줘서 고마워, 라고 대화를 마친 뒤 썩은 양파 같은 기분을 수습해야했다. 날이 풀리면서 우울증이나 조울증을 심하게 앓는 사람들이 더 곤란을 겪고 있다. 안다. 나도 그렇다. 아프지. 나도 아퍼. 도리가 없구나. 거리를 둬야 해. 눈을 똑바로 뜨고 현상 너머를 봐야 해. 그게 힘들면 현상 그 자체만이라도 제대로 보자꾸나. 냉정하게. 다만 날씨가 풀린 것 뿐이야. 봄이니까.

2014/03/11 12:57 2014/03/11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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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아너는왜

분류없음 2014/03/10 03:10

이토록 더딘 것이냐

2014/03/10 03:10 2014/03/10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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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우상종

분류없음 2014/03/01 12:29

이 나라에 온 첫 해와 이듬해에는 인컴택스보고를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이 나라에 오래 머무를 생각도 없었고 한국에 있을 때부터 나라에서 뭘 하라고 하는대로 한 적이 없어서 익숙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풀타임 학생이 되고 일자리를 구하고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인컴택스보고, 즉 연말정산 보고를 하지 않으면 받는 불이익이 "너무" 컸다. 온전히 감당하기에는 '이주노동자'인 내가 짊어질 그 산이 너무 컸다.

정신을 조금 차리고 우선 한국인을 대상으로 그런 일을 돕는 사무실을 찾았다. 읍내 다방처럼 생긴 그 곳은 이 나라가 이른바 '선진국'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이상스럽게 시대에 뒤쳐진 느낌을 줬다. 어쩐지 일하는 사람들이나 분위기가 딱 한국의 7-80년대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학교에서 배운 것, 지하철을 타고, 평소에 어울리던 사람들, 그런 아우라를 "전혀" 느낄 수 없는 그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이건 뭔가 아니다, 싶은 느낌을 받았지만 이미 늦었다. 달라는대로 서류를 전하고 이 나라 돈으로 오십 달러, 한국 돈으로 약 오만 원가량의 돈을 지불하고 이 년치 인컴택스보고를 의뢰했다. 그게 끝이었다.

상황을 제대로 깨달은 것은 학교를 일 년 마친 뒤, 이 나라 사회복지시스템을 어느 정도 공부하고, 커뮤니티 자원활동을 하고 난 뒤였다. 다음 해 인컴택스보고는 학교 학생회의 서비스를 받아 '무료'로 진행했고 나의 권리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 회계(accounting)를 공부하던 그 서비스 공급자(자원활동가)는 나에게 친절히 그 과정을 설명해주었고 "너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야"라며 다음부터는 나 혼자 할 수도 있음을 알려주었다. 아뿔싸, 아까운 나의 오십 달러.

 

그 다음 해. 이 나라의 국세청에서 진행하는 인컴택스보고자원활동 프로그램에 등록을 했다. 저임금 혹은 사회지원을 받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텀택스보고를 돕는 자원활동 프로그램인데 누구나 등록할 수 있고 약간의 교육만 받으면 어렵지 않게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솔직히 말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이제는 에이전시를 선택할 순서. 이왕이면 한국인을 돕는 일을 하자, 그래서 한국사람들의 정착을 돕는 에이전시에 신청서를 냈다. 그리고 그 일을 지난해 3월, 4월 두 달 동안 했다.

그 때 만났던 그 업무의 담당자는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미국 국적의 백인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인데 한국의 Y 어학당에서 인연을 맺어 한국어와 한국사회를 공부한 그는 한국의 '매력'에 흠뻑 빠져 한국과 인연을 맺는 일을 계속하게 된 것. 자원활동이 끝난 어느 여름. 디브리핑, 이른바 평가자리에 참여해 그이를 다시 만났다.

 

"어르신들이 오시면 자리도 안내해주고 친절하게 모셔야죠.", "인컴택스보고만이 아니라 다른 것을 물어봐도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대답해야죠", "저는 몸이 부서지게 일할 거예요."

 

아니 이게 뭥미? 한국에서도 듣지 못한 차원의 이야기를 백인아저씨에게 그것도 한국어로 듣다니? 이 나라에 온 뒤 십여 군데가 넘는 에이전시에서 자원활동을 하고 이 나라 사람들을 만났지만 저런 싸다구없는 이야기는 듣도보도 못했다. 게다가 인텀택스보고 자원활동은 국세청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고 개별 에이전시는 각 클라이언트들의 요구에 따라 대행을 할 뿐이다. (그러나 요구가 많을 경우 다음 해 정부지원을 요청할 때에 유리하다). 너무나 기가 막혀서 그 백인 아저씨에게 한국어로 따졌다.

 

"선생님의 에이전시에서 제공한 설명서를 보면 그건 선생님들의 역할이지 저희 자원활동가들의 역할이 아니에요. 그런 걸 원한다면 선생님들이 하시든가, 애초에 트레이닝을 할 때 미리 말씀하셨어야죠."

 

돌아온 말은,

 

"한국 사람이 그렇게 한국의 전통과 정서를 모르냐"는 것이었다.

같은 한국인에게 이런 말을 들어도 기가 찰텐데 백인 아저씨에게 이런 말을 한국어로 듣고 앉아 있으니 그야말로 멘붕.

 

샘 해밍턴이라는 호주 출신의 백인 남자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저 백인 아저씨를 떠올렸다. 샘 해밍턴이 뭐가 좋아서 한국에 정착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에-충 알 것 같기는 하다.

 

재미난 것은 이른바 후(중)진국, 제3세계로 카운트되는 나라에 인연을 맺은 백인남자들이 그 나라의 근대적인 젠더롤과 전통에 유화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는 거다. 순종적인 (동)아시안 여성을 흠모하는 백인남성들, (세계요리인 타이요리를 눈감고도 해내는) 타이출신 아내를 둬 직장동료들의 부러움을 한껏 사는 백인남성들, 그리고 남존여비의 유교쓰레기에서만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일부 백인(역시 쓰레기)남성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런 백인남성들을 찬양하는 데에 지칠 줄 모르는 사회와 미디어. 쓰레기는 쓰레기를 알아본다. 

 

2014/03/01 12:29 2014/03/01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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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소회

분류없음 2014/02/21 00:10

케이블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아 텔레비젼을 볼 수 없다. 함께 사는 분과 집에서 텔레비젼을 보지 않는 것으로 합의를 했기 때문이다. 이 도시에 사는 수많은 한국인들은 어떤 서비스를 신청해서 실시간으로 한국방송을 보기도 하고 또 카톡인가 뭔가를 해서 한국에서 사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구가하신다. 상대적으로 나와 같은, 내 짝과 같은 사람들은 그 커뮤니티에서 '배척'을 당한다.

 

동계올림픽이 한창이다. 유튭서비스는 올림픽 소식을 싣지 못하는 것 같다. 저작권이나 중계료 탓이려나. 일터에서는 클라이언트들이 하루 종일 올림픽 방송을 시청한다. 작정하고 텔레비젼을 보면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내 일이라면 일이겠지만 천성이 워낙 허접해서 텔레비젼을 보며 누구와 이야기하는 것을 즐기지 못한다.

 

어제 아예 큰 맘을 먹고 인터넷을 뒤졌다. 이 나라 국영방송에서 인터넷 클립을 제공하는데 그걸 보려면 원치 않는 짧은 광고 두 개를 '일단' 시청해야 한다. 쇼트트랙 여자 계주 결승을 먼저 봤다. 심장이 오그라들었다가 펴지는 그런 기분? 안현수 경기도 봤다. 이 인간 정말 난 놈이야. 봅슬레이도 봤다. 대여섯 명의 여자 피겨스케이팅 쇼트와 중국 출신 이 나라의 남자영웅 스케이터 클립도 봤다.

 

김연아 선수는 정말이지 뭐라 말을 할 수가 없다. 정말로 감사한 것은 내가 사람으로 태어났기에 그런 아름다움에 공명할 수 있다는 점. 만약 강아지나 지렁이로 태어났다면?

자기 자신의 몸을 이용해 음률에 맞춰 감정을 표현해내는 능력은 이루 설명할 수 없는 지경이다. 프리 음악으로 선곡한 것이 아디오스 노니노. 한 사람이 걸어가는 삶의 여정에서 한 변곡점을 표현하기에 이보다 더 들어맞는 곡이 있을까.

 

이 나라 선수들이 열연한 피겨 스케이팅 클립 몇 개와 쇼트트랙 클립 몇 개를 보다가 갑자기 얄미운 생각이 들었다.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도, 그들을 서포트하는 코치들도, 경기를 중계하는 앵커들도 모두 "즐거워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 금메달을 따도 울고 은메달을 따도 울던 한국쇼트트랙 선수들과는 뭔가 질적으로 다른 느낌을 받았기 때문. 우리도 곧 그렇게 될거야. 다만 시간이 걸릴 뿐이지.

 

"누구도 노력하는 사람을 따를 수 없지만 노력하는 사람은 타고난 사람을 따를 수 없다. 그러나 노력하는 사람과 타고난 사람도 따를 수 없는 이가 있는데 바로 즐기는 사람이다."

 

2014/02/21 00:10 2014/02/2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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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다완죤짱

분류없음 2014/02/17 06:02

http://www.youtube.com/watch?v=t6lHm-stXdM

 

죄다완전짱
니랑함께하면죄다완전조아
우덜이살고싶은대로살면죄다완전짱야

 

우덜이함께있음진짜루다조아
옆에딱붙어있응께니랑내랑완전쌨어
그냥술이나들자고
우덜은같어난니가좋고넌내가좋고
우덜은그냥하모니랑께

 

죄다완전짱야
살고싶은대로걍살아보자규

 

++++++++++++++

티건이랑 사라 완전 조아~~~~~~~~~~~~~~~~~~~

2014/02/17 06:02 2014/02/17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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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해

분류없음 2014/02/10 03:09

++

지긋지긋할 정도로 눈이 온다. 다 내렸나 싶어 아싸 이제 봄을 준비해야지----하다가 또 눈이 내리고 살짝 얼었다가 녹고 다 녹았어 아싸----했는데 또 눈이 오고. 평생 볼 눈을 이번 겨울에 다 보는 심정이라면 누가 믿어줄라나.

눈이 내리면 눈 멎은 뒤를 걱정하는 걸 보니 늙은 게 틀림없다. 이른 봄에 목련이 피면 다 지고 난 뒤를 걱정하는 그런 철없음과는 어쩐지 격이 다른 눈에 관한 걱정.

 

그만 좀 오세요. 많이 하셨다 아입니까.

 

++

작년 봄엔가, 대책없이 돌아다니다가 비를 쫄딱 맞고 감기에 옴팡 걸렸다. 일찍 퇴근하고 집 앞 약국에서 종합감기약을 샀다. 눈도 어른어른하고 글자도 잘 눈에 들어오지 않아 대충 이쁜 걸 사갖고 들어왔다. 싹 씻고 침대에 누워 약병을 뜯었는데... 어린이종합감기약이었다. 젠장. 이미 뜯었으니 교환하기에도 그렇고 어린이 용법보다 두 배 먹으면 되겠지 싶어 대충 먹고 잤는데 그게 효능이 있었다. 그 뒤로 계속 그 감기약만 먹는다. 엊그제 짝이 낮용, 밤용 두 병을 사다줬는데 같은 감기약. 쿄쿄쿄. 어른용은 너무 세서 먹고자면 거의 오버도즈한 기분에 좀비가 된 것 같다. 이 어린이약은 안그래. 홍홍홍. 좋아.

 

++

감기도 눈도 지긋지긋하다. 다 모두 가버려. 내 마음 속에 간직할테니 훠어이 저멀리 가버려. 얼쑤.

2014/02/10 03:09 2014/02/10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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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보다 해몽

분류없음 2014/02/05 14:10

정신적 고통을 너무 많이 느끼는 날들을 지나며 마치 내 몸이 적도를 횡단하는 것 같아, 라고 꿈에서 주절거렸다. 정말로 적도를 따라 지구를 횡단하면 어떤 기분일까.

2014/02/05 14:10 2014/02/0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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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ing soon

분류없음 2014/01/27 13:21

from MLB FanCave

2014/01/27 13:21 2014/01/2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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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먹자

분류없음 2014/01/15 09:39

여름에 비해 살이 6kg 정도 빠졌다. 다행히(!) 독감에 걸리진 않았지만 - 아직 - 살이 빠지면서 동시에 식욕부진, 수면장애, 신경과민 등에 시달리고 있(었)다.

짝이 권한 중국인 중의사를 만나 침을 맞고 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 분과 호흡이 아직까지는 잘 맞는 편이다. 혈압이 낮은 데 비해 심박동이 무척 빠른 편이고 맥이 너무 약해서 이 양반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 와중에 이 양반이 내게 '육고기'를 먹으라고 난리를 치는 바람에 적극적으로 고기를 먹으려 애를 쓰고 있다. 처음에는 돼지의 간을 필두로 소-양 등의 붉은색 고기를 먹으라고 하셨다. '닭을 먹으면 안될까요?' '저는 두부와 콩을 아주 좋아하고 해산물도 엄청 좋아해요'라고 했더니 껄껄껄 웃으시면서 두부와 콩은 그만 먹어도 된단다. "그래, 알아 네가 얼마나 새우를 좋아하는지 알아. 그런데 그건 그만 먹어도 돼." 

 

어쩔 수 없이 쇠고기로 타협을 봤다. 돼지고기는 정말이지, 못 먹겠다. 양고기는 먹어본 적도 없지만, 귀여운 뿔이 달린 양이 떠올라서 먹는다는 것을 생각만 해도 눈물이 찔끔 난다.

 

이제 다음 관문은 요리. 처음에 고른 요리는 갈비찜이었다. 한국인이 경영하는 부처샵-정육점에 들러 사정을 설명하고 특등급의 갈비 2파운드를 샀다. 레시피는 현지 한국 신문에서 골랐다. 글자로 읽을 때는 그럴싸했는데 막상 요리를 하면서 살펴보니 문제있는 부분이 한두 개가 아니다. 요리책을 만드는 편집자들은 아마 대번 걸러낼 수 있을 것 같다. 가령, 당근과 감자를 어떤 모양으로 썰라는 건 있는데 얘네들을 언제 넣으라는 건지 그 부분이 없다. 제일 중요한 것은 고기를 찬물에 30분 담가 핏물을 빼라고 했는데 30분은 얼토당토하다. 그 30분을 칼같이 지켰던 나는 나중에 기름덩어리의 고기를 울면서 먹는 수밖에 없었다. 가장 속터지는 부분은 "은근히 졸인다" 이게 뭐야? "은근히" 졸여? 여러 사람들에게 묻고 이 곳에서 요리를 전공하는 분에게도 여쭈었으나 속시원한 대답은 얻지 못했다. 이거 은근히 사람 힘들게 하더라.

어쨌든 갈비찜은 눈으로 보는 면에서는 성공했지만 맛에서는 나의 까다로움을 따라잡지 못해 '울면서' 먹고 있다. 짝은 한 덩어리 먹어보더니 "맛있는데 너무 달아요" 라고 하시면서 더 이상 잡숫지 않았다. 흑흑.

 

다음 요리는 그냥 볶기만 하면 되는 불고기로 골랐다. 오늘 낮에 부처샵에 들렀는데 젠장, 다 떨어졌어. 돼지고기 불고기는 있는데 소고기는 없다. (아, 이 나라에선 돼지고기나 소고기나 가격이 엇비슷하다.) 돼지고기는.... 안 드시죠? 주인장께서 확인하신 뒤 미안하다고 하시는데 그 분이 미안하실 주제가 아니지.

 

이런저런 토론 끝에 스튜-헝가리안 굴라쉬로 요리를 결정하고 양지머리를 5달러어치 샀다. 다행히 맛있는 부위로 미리 썰어 준비하신 탓에 별 어려움없이 구입할 수 있었다. 지금 요리를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제발 이번엔 짝이 맛있게 먹어주었으면 좋겠다.

 

다음 요리는 불고기. 그리고 다음 요리는... 음... 샤브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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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만들고보니 굴라쉬, 라기보다는 그냥 소고기스튜. 망했어. 털썩. 그래도 빵이랑 먹으니 맛나다.

 

드시는 짝의 눈치를 살피다가 그냥 깍두기랑 밥 드릴까요? 했더니 (기다렸다는듯이) 네, 하신다. 역시 망했어.

 

혹시 몰라 덧. (요즘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 나라에서도 고기가 질좋은 채소보다 싸답니다. 당분간 식재료값 걱정은... 응? (그래도 두부가 쌉니다. 흑흑)

 

 

2014/01/15 09:39 2014/01/1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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