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변신 중분류없음 2013/07/02 11:57 Allison Balsom의 트럼펫 연주를 듣다가 차라리 블로깅을 하는 게 나을 것 같아 포스팅을 한다. / 이 곳 생활을 지속할수록 청각과 후각이 발달하고 있다. 시력은? 글쎄, 나빠지지는 않는다. 아니, 뭐야, 나 이러다 진짜 개가 되는 거냐? 특히 청각이 예민해져서 미치겠다. 여기 사람들은 왜 그렇게 폭죽놀이를 좋아하는지 정말 정말 정말 괴롭다. 팡 팡 팡 팡 도대체 어디서 터지는 건지 감잡을 수도 없는 이 못된 소리들이 무슨무슨 날, 기념일이면 언제나, 늘, 나를 괴롭힌다. 이제는 화약 냄새까지 맡을 수 있다. 등에서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심장박동이 빨라져서 터질 것 같다. / 아마도 나는, 이 곳 생활을 견디기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동물적 감각들을 드높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무렴. 내게 위해가 될만한 요소들을, 특히 소리와 냄새로 파악하여 대처하려는, 태초에 인간들이 지녔을 그런 능력들을 재개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솔직히, 말을 해도 상대가 알아듣지 못할 때는, 알아먹으려 하지 않을 때는 그냥 목줄을 하고 다니는 개가 낫겠다 싶을 때가 있다. 그런 생각을 많이 해서 그런 걸까? 개로 변신 중인 내 상태의 원인은? 좋아. 이왕이면 귀여운 웰시코기로 변신하자. 털이 날려도 좋아, 그런 것쯤은. 주인님, 귀마개는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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