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도 정상적인

분류없음 2012/12/19 02:36

어제 12월 들어 첫 교대근무를 어제 하게 됐다.

간만에 일하려고 하니 영어도 잘 안나오고 해서 벅벅. 옘비. 

 

만약 클라이언트들이 공공 안전에 위해를 가하는 행위를 하면 '경고'를 받거나 경고 3회 누적시 강제 퇴거조치를 당한다. 그런데 이 공공 안전에 위해를 가하는 행위의 기준이 참 한국적인 기준과 다르다. 건물 안에서는 술담배/마약을 할 수 없다. 술담배/마약을 할 때 스탭이 이를 목격하면 경고, 그러나 건물 밖에서 하면 뭐, 상관 안 한다. 술병을 갖고 들어오다 걸리면 밖에 나가서 먹든가, 들어오려면 버려. 둘 중 하나 택해. 뭐 이렇게 얘기한다. 장난으로 화재경보기를 울리면 바로 퇴거. "F" 로 시작하는 말을 사람을 향해 하면 바로 경고, 하지만 허공을 향해 하면 그냥 이봐, 좀 조심해줘. 정도? 둘이 만약 싸움이 붙었는데 아무리 욕을 많이 해도 먼저 때리는 사람만 바로 퇴거. 반면 욕한 사람은 그냥 경고...너 죽일 거야, 라고 사람을 향해 말하면 위협이므로 경고 혹은 퇴거. 말을 안 들으면 심할 경우 경찰을 부르고 바로 체포당하거나 경찰의 완력으로 퇴거조치 당한다. 대개 그런 일은 자주 일어나지 않는데 아주 가끔 그런 안쓰러운 클라이언트들을 보곤 한다.

 

그런데 어제 두 명의 클라이언트가 강제 퇴거(당)했다.

내 교대근무가 시작됐을 때에는 이미 사태 종료였고 나는 거의 그 뒷수습을 맡았는데,

 

그 가운데 한 명이 자기 방에 이른바 '(진짜)똥칠'을 했다는 거다. 나는 그 현장을 보진 못했고 내 근무에 앞서 일을 했던 사람들이 그 클라이언트의 옷가지와 개인물품을 수거했고 그이로부터 '똥칠'의 현장 이야기를 들었다. 매니저는 다음날 전문가를 불러 청소를 한다고 해서 그 유닛은 잠정 폐쇄되었는데,

 

나는 그 진상 클라이언트가 자기 방에 똥칠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통령 후보 가운데 한 명과 현직 대통령을 함께 떠올렸다.

 

사실 정신질환을 겪는 데에 겹쳐 코카인이나 헤로인 등 마약을 하게 되면 그 당사자는 왕왕 헛것을 보거나 경험하게 되고 그 때 종종 토하거나 똥칠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배설기능을 조절하는 신경계통에 장애를 일으켜 자기 자신도 모르게 일을 보거나 혹은 일을 보면서 느끼는 그 쾌감에 지배당해 그 결과물(배설물)에 집착하게 되는 것. 물론 이 경우는 심각한 케이스다. 그런데 그 진상 클라이언트가 바로 이 경우에 해당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 인물이 오후 다섯 시 경 이모인지 고모인지를 대동하여 자기 물건을 찾으러 왔다. 나를 비롯한 스탭이 네 조카가 얼마나 황당한 짓을 저질렀는지 왜 우리가 그 인간을 강제 퇴거시켰는지 줄줄줄 설명을 했더니 몹시 불만스러워하기는 했어도 알았다고 사실을 받아들였다. (이 나라의 관습이 좋은 것 중에 하나는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고 그 이유가 타당하면 대화가 된다는 점. 뭐, 봐주세요. 보통 사람들 모두 인터넷 아이디 50개 정도 있지 않나요? 문 잠그고 내가 안 나가면 감금당하는 것 아닌가요? 뭐 이딴 식으로 얘기하면 바로 경찰 부른다. 하긴 경찰도 같은 편이니...이런, 누굴 불러야 하나...피리를 불어야 하나)

 

그리고 이어 그 문제의 인간이 정문 앞에 와서 자기 물건을 인계 받았는데,

 

마치 자기 스스로 현 정부 난봉 5년에 적극 협력한 주역임에도 대통령이 되면 잘 할 수 있다고 설치는 그 사람 얼굴 같았다. 아니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저런 매우 지극히도 정상적인 얼굴로 나타날 수 있는 거지? 염치나 뭐 기본 소양 그런 건 아예 없는 건가? 미안한 게 없는 건가? 게다가 담배를 내놓으란다, 담배를 방에 두고 왔는데 소지품 리스트에 없는 걸 보니 스탭이 자기 담배 훔쳤다면서. 5년동안 못 살게 굴었으면서 못 산 건 네 탓이니 5년 더 못 살아라, 뭐 이건가. 신천지식 신종 저주? 아니면 혹시 그 신천지 사람들 단체로 약 하나?

2012/12/19 02:36 2012/12/19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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