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 도서관에서 피서놀이
분류없음 2012/06/11 23:17일하는 회사의 규칙 상 모든 직원은 -정규직, 비정규직 가리지 않고- 일 년에 두 번 다양성에 관한 이해를 드높이는 트레이닝을 받아야 한다.
작년에는 실습생 자격으로 한 번 받았는데 다양한 사람들의 대한 소개, 이해, 차별의 정의 뭐 이런 거였다. 그 때에는 게이, 레즈비언,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백인이 아닌 사람, 여성, 이주민 등 이른바 마이노리티로 분류하는 사람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그리고 차별, 편견 같은 게 무엇이고 어떻게 다른지에 관해 트레이닝을 받았더랬다.
지난 주 금요일에 올 해 첫번째 트레이닝을 받았는데 주제가 'Joy of Gender'라서 이건 뭐냐. 내가 여성(혹은 남성)이라서 기쁜 일에 관해 토론하려는 모양이지, 하고 별 준비를 안하고 같는데 아 글쎄
트랜스젠더에 관한 거였다.
아무래도 게이, 레즈비언을 차별하면 안된다는 이야기는 많이 오가니까 (보통 수준의 의식이 있는) 사람들은 드러내놓고 게이, 레즈비언을 싫어하는 티를 내지 않는 것 같은데,
트랜스젠더는 경우가 많이 다르다. 이른바 트랜스포비아, 라고 할까.
머리(카락)를 아주 짧게 이발하고 여자화장실에 들어서면 사람들이 가끔 흠칫 놀라거나 '위민스와씨룸' 하면서 가르쳐주기도 한다. 나는 이게 그냥 동서를 막론한 여성들 의식 속에 내면화된 위기감(그러니까 누군가에게 공격당할 수도 있다는 자신의 처지를 무의식적으로 자각하고 있는)의 반영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반응도 트랜스포비아의 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왜 그런지에 관해서는 지금 4분밖에 남지 않아서 쓸 수가 없다는 것을.
어쨌든 한국 땅이 아닌 데서 살다보니 이런 교육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구나.
그런데 이 나라에 뿌리를 내린 한국형 기독교 사회는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고 교포사회를 중심으로 반대 서명을 받고 있다. 참 딱한 것은 동성애만 반대하면 불충분하고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도 반대해야 하는데, 안 그러면 나중에 서명받을 일이 더 많아질텐데 싶어서 차라리 "이성애만 찬성" 이렇게 서명운동을 하면 간단하고 선명해서 더 좋지 않을까? 아무튼 국내외적으로 무리지어 다니면서 미운 짓만 어쩜 그렇게 잘들 하나. 이 한국형 기독교 집단을 어찌해야 천국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이 고민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