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에독경
분류없음 2016/09/15 08:36
제목: 쇠귀에 경 읽기
일군의 사람들이 말한다. 메갈리아는 폭력의 언어를 쓴다고. 당연한 거 아닌가? 현실세계에 엄연히 존재하는 폭력을 혹은 그 폭력의 언어를 미러링했는데 그게 달콤하게 들리면 그건 듣는 사람의 공감능력에 문제가 있는 걸 거다. 다행히 이렇게 폭력적인 메갈리아의 언어에 상처받았다며 감정을 드러내는 분들이 한둘이 아니니 그들의 공감능력, 즉 그들의 뇌기능 (전두엽) 에는 이상이 없다는 소리다. 다행이다. 그런데 꽃개는 공감능력을 갖고 있는 이런 분들이 그동안 메갈리아가 미러링한 대상들에 분노하거나 함께 연대하려 했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다. 예컨대 소라넷에 올라왔던 (그리고 지금도 꾸준히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몰카를 금지하고 여성 개개인의 자기결정권을 지키자는 운동에 이들이 나섰다는 말은 금시초문이다. 폭력을 미러링해서 폭력의 언어로 되돌려주는 운동을 보고 폭력적이라서 싫다니 이 양반들, 세상 너무 편하게 사는 거 아닌가 싶다. 어쩌면 이 분들의 공감능력은 누군가 말한 것처럼 (초라한) 남근다발에서만 비롯하여 남근다발에게로만 작동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렇게 "무죄추정의 원칙" 을 금과옥조로 모시나? 아니면 철저히 내 "기분 (kibun) 이 나빠야" 만 반응하는 기부놀러지스트들 (Kibunologists) 인가?
남자 어린아이를 성추행한다는 말, 이른바 "좆린이" 에 흥분하기에 앞서 (그리고 그 성추행이 실제 일어났는지 그게 사실인지 그것도 잘 모르겠지만서도) "로린이" 운운하며 소아성애의 욕망을 드러내던 어른들의 행태와 이의 연장선상에 있는 여아 성폭행 문제로 관심을 돌리기 바란다. 윤봉길, 안중근 등 의사를 욕되게 하는 행태에 흥분하기보다 유관순 누나는 왜 "의사" 가 아니라 "누나" 로 불리는지, 일베에서 진즉에 그 "누나" 를 어떻게 다뤘고 왜 당신들은 가만히 있었는지 그것을 먼저 돌아보길 바란다. 6.9cm라고, 소추라고 놀려대는 그(녀)들 때문에 안그래도 작은데 더 쪼그라들었다며 성질내기에 앞서 지금껏 (그리고 아마도 앞으로도) 여성들의 몸이 부위별로 어떻게 품평받았는지, 혹여 당신은 그런 대화에 아무런 거리낌없이 참여하거나 나완 상관없는 일이라며 침묵하지는-방관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길 바란다. (어 사이즈 더즌 매러) 이제는 그나마 글리젠도 없어 있는지 없는지조차 알 수 없는 메갈리아는 그만 패라. 지진이 일고 해일이 오고 있는데 언제까지 개불이나 줍고 앉아 있을 거냐. 정말로 발기해야 할 일은 따로 있다. 답답하다. 다같이 정신차리자꾸나.
* 어제 일기로 써 둔 것을 오늘 업뎃하면서 이렇게 훌륭한 글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글을 읽는 일, 그 일이 바로 인터넷의 장점이다.
** 위의 훌륭한 글에서 언급하고 있는 디시인사이드가 김치녀를 내버려두었다가 김치남이 흥하자 급작스럽게 둘 다 금지했던 데에는 추측컨대 다른 이유도 있다. 김유식 씨가 대표로 있는 디시인사이드는 2015년 3월 국군이 운영하는 사지방 (사이버지식정보방) 군장병포털 MplusV (www.mplus-v.kr) 의 운영자로 선정됐다. 사지방은 군인들이 이용하는 피씨방이고 물론 공짜는 아니다. 이용료는 고스란히 군인공제회로 들어간다. 자, 그럼 군인들은 군장병포털 사이트에서 무엇을 보게 될까? 군인들이 사회에서 자신들과 같은 남자들이 김치남으로 불린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리고 디시인사이드가 그것을 허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아마도 현재 시사인 절독 사태를 디시인사이드가 먼저 겪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그럴 일은 절때! 일어나지 않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