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연대
분류없음 2016/09/10 00:16
클라이언트 하나 (남자, A) 가 강제퇴거조치를 당했다. 사정은 이랬다. 다른 여성 클라이언트 (B) 가 성추행 사건을 보고했다. A가 자기 방문을 두드렸고 문을 열었더니 성관계를 제안했고 거절하자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는 것. 한남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원칙 "무죄추정의 원칙" 이 이럴 때에도 적용된다. 우리 스탭은 알 수 없다. 제3자는 알 수 없다. 원칙대로 하는 수밖에.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경찰에게 리포트를 반드시 해야 한다. 스탭이 해도 되고 당사자가 해도 되고. 당사자 B 에게 상황 설명을 했더니 자기가 직접 리포트를 하겠단다. 남자경찰 두 명, 여자경찰 한 명 도착. 남자경찰들은 클라이언트 A와 대화한다. 즐겁게 음악얘기, 날씨얘기 등등. 그 사이 여자경찰은 클라이언트 B에게서 상황 청취를 했다.
클라이언트 B와 대화를 마친 여자경찰이 클라이언트 A, 남자경찰 두 명, 그리고 스탭이 있는 곳으로 왔다. 다가오면서 "A가 B를 만졌어" 라는 말을 했는데 이 말이 끝나자마자 남자경찰 두 명이 태도를 확 바꿔 클라이언트 A 를 제압했다. 두 손을 등 뒤로 하게 만든 뒤 현장에서 바로 수갑을 채웠다. "he touched her" 이라고 말한 게 전부였는데 완전히 급반전한 상황. 클라이언트 A는 완강하게 저항하지만 물소처럼 생긴 경찰 두 명의 완력을 당해낼 재간은 없다. 미란다 원칙이 고지되고 그렇게 클라이언트 A는 경찰차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철컹철컹.
삼일 뒤. 커스터디 상태에서 정신건강법원으로부터 훈방 조치를 받은 클라이언트 A가 현장에 다시 나타났다. 일 회에 한해 소지품을 회수할 목적으로 현장에 올 수 있고 담당워커나 경찰과 나타나야 한다. 담당워커가 서류를 보여준다. 소지품을 전달해줬고 뒷마당에서 버릴 것, 가져갈 것 등을 분류한다. 그사이 또다른 클라이언트 C (역시 남자) 가 그들에게 접근해 버리는 것 가운데 쓸만한 것을 달라고 했다. 선글라스 하나를 얻었다. 그리고 클라이언트 A와 담당워커는 떠났다.
잠시 뒤 사무실에 들른 클라이언트 C의 말이 가관. 자기는 성추행을 리포트한 클라이언트 B 를 믿지 않는단다. A는 좋은 사람이고 B의 거짓말에 당한 거란다. 한남들의 말로 하면 꽃뱀에게 당한 것 정도 되겠다. 네 일이 아니니까 더 이상 관여하지 마. 원하면 경찰에게 리포트를 해. 전화번호 줄께. 하고 싶어? 라고 했더니 어깨를 움추리며 그건 아니라고 다만 클라이언트 B가 거짓말을 한 거라고 계속 그 말만 무한반복. 충분히 들었고 네 비즈니스가 아니니까 손 떼. 경찰에게 보고하거나.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그것 뿐이야. enough is enough. 뒤돌아가면서 계속 bitch 어쩌구저쩌구 한다. 연대의식이 철저한, 자기 일도 아닌데 저렇게 열심히 나서는 어느 집단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