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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뼈

목이 아프다. 마치 목구멍 벽에 작은 바늘들이 무수히 돋아나

반대편 벽을 살짝 살짝 찔러대는 것 같다.

목 아픈거 한 두 번도 아니지만, 그래도 싫다.

생각해보니 지난 1년 2개월동안 했던 말들보다 더 많은 말을

지난 일주일에 쏟아내었다.

어쨋거나 두 시기 모두 나에겐 의미없는 말들 뿐이었지만.

 

출소할 때 좀 조용해져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잘 안된다.

수다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수다 떠는게 얼마나 즐겁고

또 어떤 면에서는 참 좋은 일이라는 것을 알지만,

필요이상의 너무 많은 말을 하면서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쉽게 내뱉은 말들사이로 날카로운 뼛조각이 날아가고

사람들의 가슴에 박히고, 이미 주워담을 수 없는 말들을 후회하고

그러길 몇차례였던지. 시간이 지나면 가슴에 박힌 뼛조각도 빠지고

상처도 아물겠지만, 흉터는 남을 것이다.

누군가의 가슴에 내가 남긴 흉터를 보는 순간들은

정말이지 내 입을 강력한 주술로 봉인하고 싶었던 기억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감옥안에서 정말이지 무의미한 이야기들을 쉴새 없이 떠들어대는-주로

과장된 자기 자랑과 허풍들, 자기가 밖에서 얼마나 잘나갔는지를 과시하기 위한-

사람들을 보면서 그사람들에게 내가 느끼는 감정을 살펴보면서

'내가 수다스럽게 이야기할 때 그 이야기가 재미 없던 사람들은 지금 나와

같은 느낌이었겠구나' 싶었다.

 

나는 실없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하는 편이지만,

실없는 이야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이제는 습관처럼 굳어져 있을 뿐이다.

 

말의 뼈가 있다면,

난 조용히 침묵하면서 그 뼈를 둥그렇게 갈고 닦고 싶다.

그래서 꼭 뼈가 담긴 말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무심코 내뱉는 말이 아니라, 정성스레 갈고 닦은 그 뼈를

무게있는 말에 실어서 보내어

말의 뼈를 맞은 사람이 아프지 않도록.

그러면서도 뼈를 느낄 수 있도록.

그때까지 조용히 날카롭고 가벼운 내 말의 뼈가

묵직한 무게와 둥근 모서리를 가질수 있게 노력하고 싶다.

 

어쩌면 선천적으로 약한 목은

하늘이 내게 내려준 마지노선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침묵이 필요할 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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