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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거리

시원하게 비가 쏟아진다.

마치 폭격기의 굉음과도 같은 천둥이 나를 깜짝 놀래킨다.

오늘같은 주말은 집에서 푹 쉬어야 할텐데

아무일도 없이 그저 비오는 거리를 걷고 싶어서 집밖으로 나섰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어느덧 잠이 들어 종로까지 가버렸다.

에헤라 어차피 걷고싶어서 나온거 잘되었다고 생각하고 무작정 걷는다.

갑자기 빗줄기가 굵어지고 땅바닥에서 튀어오르는 빗방울에

내 바지는 먼지와 함께 젖어버렸다.

 

비오는 거리를 걷는 일은 신기한 경험이다.

빗방울을 머금고 다가오는 바람에

우산밑의 나의 피부는 어느새 습해진다.

쌀쌀한 기운이 피부를 맴돈다.

그렇게 무작정 걷다보면

몸에선 슬슬 땀이 흐른다.

옷 안에서 흐르는 땀은 나의 등과 가슴과 배를

촉촉하게 적신다.

따뜻한 기운이 옷안을 맴돈다.

 

그렇게 무작정 걸어서 아랫집에 왔다.

그리고 아무도 없다.

무작정 걸어서 도착한 마지막.

나 혼자 여기 있다.

문득 생각이 든다.

산다는 것은 이렇게 무작정 걸어서 결국에 혼자 남겨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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