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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구났다...

믿었던게 잘못일까? 10호 소식지가 빵꾸 났다. ㅠㅠ

애초에 이번 기획은 자봉 아이들에게 맡기고 나는 편집과 내용만 조금 봐주고 빠지기로 했는데, 꼭 그러고 싶어서 그런게 아니라 자봉 아이들도 이제는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해보라는 요량으로. 근데, 어떻게 처음부터 이런식으로 배신을 때리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내일 아니고, 내가 책임자가 아니라는 생각때문에서 였을까? 편집 마감이라는 문자를 몇번이나 치고 전화를 해도 계속 불통이다. 평소의 나 같으면 이럴 때 화를 있는대로 내면서 씩씩거리며 못참아!를 연발 했을텐데 의외로 침착해지고 있다. 그리고 결국 10호 소식지는 그냥 빵구 내기로.... 사실, 원고 마감일이 다가오면 초조해지고 불안해지고 다른일은 손에 잡히지도 않고 그렇게 소식지 만드는 일로 10개월을 버텨 왔는데...어쩌면 그런 부담감에서 조금이라도 해방되어 보려는 '욕심'이 너무 컸는지도 모르겠다.  쨌든, 마음이 너무 허탈하다. 자봉은 아직도 문자 한줄도 없고...괴씸한것~!

 

소식지에서 한발짝 멀어지니 여유가 좀 생긴다. 평소 같으면 지금쯤 열나 봉투에 풀칠해서 발송작업 을 하고고 있었을텐데....가만히 생각해보니 짜여진 '일'에 관성화 되어가는게 이렇게 무서운 거구나, 라는 생각도 든다. 대표에게 매일 듣는 구박도 창조성 및 창의력이 부족하다는 건데...소식지를 왜 혼자 만드냐는 구박을 받다가 받다가 겨우 생각해낸게 자봉에게도 '책임'을 지우고 일단 맡겨보자는 심사였건만 그것마저 깨져 버리니 의욕이 안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 대표는 우리가 소식지를 만드는 이유는,  '가난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목적을 달성 하려면 주민과 같이 해야하고.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그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하는건데  너는 왜 그거 하나 제대로 못하고 맨날 혼자 낑낑거리냐? 그래, 너는 항상 말은 잘하지. 말로는 무엇을 못하겠냐?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냐? 그렇다면  벌써 하고도 남았지... 언제나 말만 앞서는 대표, 한마디로 재수탱이다, 흥~!!

 

하튼, 여유로워진 시간을 좀 써 볼까? 틈틈히 도망갈 궁리를 하는데 그것도 쉬운일은 아니다. 쫌 시간이 날만 하면 사건이 터지고 쫌 일찍 퇴근할까 하면 외부에서 연락이 오고...어제는 오랜만에 당협 선거대책위에 참여 했다. 3월에 오는 반가운 눈을 맞으면서 차를 끌고 부랴부랴 움직였는데도 1시간이나 늦게 당협 사무실에 도착했다. 당 사람들은 내 사정을 알만한다고 생각했는데도 서운하게도 도대체 무슨 업무가 그리 바쁘길래 회의에 한번 참석하기도 그렇게 힘드냐? 면서 핀잔을 주기에 바쁘다. 제길~! 내가 놀면서 모임에 참석 안했냐? 써글....

 

여기도 저기도 나의 상황을 알아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은 왜 이렇게 찾기 힘든건지....에효~ 그냥 힘이 빠진다. 쩝~  어쨌든, 오랜만에 궂은 날씨도 무릅쓰고 당협에 왔으니 진지하게 회의하고 뒤풀이는 찌인~하게 하겠지 라는 기대를 품었건만 아니나 다를까, 눈도 오고 모두들 피곤하지 그냥 집에 가잔다. 쩝~ 오랜만에 서둘러 회의에 참석하고 뒤풀이에 갈 꿈에 부풀었건만 그것마저 무산되다니...내꿈이 야무졌던 탓인가...말한마디 못하고 다시 차를 끌고 집으로 왔다.  아무리 내가 알콜릭 이라지만 적어도 혼자 궁상떨며 집에서 술은 마시고 싶지 않았는데 이런날은 어쩔 수 없다. 혼자라도 마시는 수 밖에....홀짝 거리며 마신 맥주 캔이 하나 둘 널부러진다.

 

인생이 그런거지 뭐~! 스스로 자위 하면서 마신게 벌써 열개의 캔은 더 뜯은 것 같다. 마침 시음으로 (동거인이)가져온 아사이 일본 캔맥주가 냉장고에 쌓여있다....(앗싸~! ㅋ) 다행이다. 너 마저 없었다면 빵구난 소식지에 빵구난 가슴에 빵구난 일정들을 누가 채워 줄 수 있으리오....

 

근데, 나를 이번 선거에서 지역위 장애인 비례대표로 나갈 수 있냐는 뜬금 없는 그런 말은 너무 쉽게 던지는거 아니니? 그런 진정성이 없어 보이는 말을 아무런 검증 없이 던지는게 그게 너희들이 운동방식이라면 난 정중히 사양하겠다. 내가 그렇게 우스워 보이는 인물이냐? 아무리 정치판이라는 '게임'의 판돌이라지만...제길~! '정치'가 도대체 뭐길래? '선거'는 또 뭐고..... 다 좋은데,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있는거니까 내가 가진 핸디캡을 '이용'하지는 말아다오. 이용하는것 까지는 좋은데, 빵구를 메꾸는데 쓰는 굴러다니는 껌딱지로는 생각 안했으면....쩝~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는 하루였다..... 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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